색다른 태국 여행기 7편(우본을 향해 그리고 러이끄라틍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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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태국 여행기 7편(우본을 향해 그리고 러이끄라틍 축제!)

낙화유수 2 1591
오늘은 일찍 눈이 떠졌다! 눈을 뜨니 아침 6시 30분!

나는 내 몸에 내장되어 있는 바이오 시계에 대해 거의 100%의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다음날 특정한 스케줄로 인해 특정한 시간에 일어나기를 원하면 평소보다 신경을 집중시켜서 다음날 일어나야 할 시각을 의식적으로 뇌에 주입을 시켜놓으면 여지없이 일어나야 할 시간에서 거의 10분전에는 눈이 떠진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나는 어제 잠들기 전 오늘 7시 30분 경에 피마이를 출발하는 버스를 타려면 적어도 아침 6시 30분 정도에는 눈을 떠야 했기에 의식적으로 다음날 일어 날 시각을 바이오 시계에 입력을 시켜놓았었다.

역시나 여지없이 내 몸에 내장 된 나의 바이오 시계는 평소의 믿음과 신뢰에서 조금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시각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준다.

차가운 샤워기의 물줄기에 몸을 내어 맡기니 이른 아침의 서늘함과 에어컨을 밤새 틀어놓은 덕분에 실내의 온도가 뚝 떨어져 있는 상태에 있는 여파로 인해 더한 한기를 느끼게 되었지만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오늘은 이틀간의 짧은 체류를 한 이 곳 피마이를 떠나 정겨운 도시 우본을 향해서 출발하는 날이다. 앞으로 다시 피마이를 방문 할 일이 또 있을까????

샤워를 마치고 배낭을 꾸리고 시간을 보니 7시!

침대 머리맡에 룸을 청소하는 여인을 위해 50밧을 성의표시로 놓아두고 프론트로 내려가 체크아웃을 마치고는 레스토랑에 들러 간단히 쥬스 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하니 코랏을 향해 이제 막 출발하려는 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어서 버스에 올라타기를 재촉하는 레스토랑 여 종업원의 환송을 받으며 코랏행 로컬버스를 향해 걸음을 바삐 옮긴다.

7시 15분에 출발한 버스는 코랏을 향해 계속 승차하는 승객들을 태운 채 바삐 이동을 한다.
촌스러운 주름치마를 입은 낙슥사 한 명이 내 옆으로 오는가 싶었는데 바로 옆 좌석의 슬리퍼를 신은 발이 꼬질꼬질한 허름한 복장을 한 푸차이 옆에 앉는다.

내 좌석이나 그 푸차이 좌석이나 한 쪽이 비어있기는 마찬가지였고 그 뒷좌석도 많이 비어있었는데 낙슥사는 왜! 빈 좌석을 놓아두고 유독 꼬질꼬질한 허름한 복장을 한 푸차이 옆에 앉는 것이냐?????

반대편 좌석에 깔끔한 복장으로 앉아 있는 이방인인 나를 의식해서였을까..............

출발한지 30분 정도가 경과하자 코랏행 로컬버스는 승객들로 인해 좌석이 거의 다 채워졌고 남자차장이 요금을 받기 위해 슬슬 차내를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코랏행 로컬버스는 이틀 전 경험했던 선풍기가 돌아가던 고물 버스와는 달리 에어컨이 쌩쌩 가동되고 있어서 다소 의외였는데 코랏에 도착한 시각도 훨씬 빨랐고 이동구간도 잘 포장된 도로를 이용해서만 이동을 했다.

이틀 전 피마이 답사를 위해 이용했던 선풍기가 돌아가던 그 고물버스는 도로상태가 개판인 길로도 이동을 했었는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이냐????

잠시 후 남자차장은 나에게도 요금을 받으러 왔는데 "빠이 코랏 캅!" 하며 100밧을 건네주자 10밧 짜리 3장과 7밧 짜리 1장으로 된 무슨 쿠폰 같은 표딱지를 주면서 잔돈이 없었던지 40밧을 건네주더니 이내 되돌아와 10밧 짜리 동전 하나와 1밧 짜리 동전 3개를 주고는 이제 볼 일이 끝났다는 듯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조수석을 향해 되돌아간다.

100밧을 주었으니 37밧 짜리 표딱지를 주었으면 잔돈은 63밧을 주어야 하는데 왜! 53밧만 주는거지????? 잠시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이내 피식 웃음이 나온다.
띠바넘이 셈을 잘 못했구나! 녀석이 분명 셈을 잘못해 가지고 63밧을 거슬러주어야 함에도 53밧을 준 것으로 밖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

10밧이 부족하다고 따지려다가 팁으로 준 셈 치니 차라리 마음이 편~안~하다!

피마이를 향할 적에는 2시간도 더 걸렸던 같은 코스를 에어컨 버스는 불과 1시간 30분만에 나를 코랏 버스터미널에 내려놓는다.

코랏과 피마이 간을 다양한 버스가 운행되는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이방인인 나는 모를 일이다.......

아침을 쥬스 한 잔으로 대충 때운 탓인지 코랏 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보니 시장기가 엄습을 해 와서 코랏 버스터미널 내에 있는 깔끔한 터미널 식당으로 들어가 처음 보는 볶음밥으로 아침을 해결했는데 볶음밥과 함께 딸려 나오는 국물 맛이 개운하니 매우 좋았다. 마치 우리나라 멸치국물을 맛보는 기분이어서 개운한 국물 맛에 반해 두 공기를 뚝딱 해치워 버린다.

그나저나 우본행 에어컨 1등 버스의 시간대가 워낙에 좋지가 않다.
코랏 터미널에 오전 9시도 못되어서 일찌감치 도착을 했건만 에어컨 1등 버스는 무려 오후 4시나 되어야 출발한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에어컨 1등 버스의 매표소를 뒤로하고 주황색바탕의 버스들이 많이 서 있는 승차장에서 우본행 버스를 문의하니 제일 빠른 시간에 출발하는 에어컨 2등 버스는 그나마 오전 11시 40분 발 이 유일하다.

띠 바! 잠이나 푹 더 자고 반얀뜨리나 한 번 더 가 볼 것을 쓸데없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일찌감치 코랏에 도착한 부지런함이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배차간격이 듬성듬성 할 줄 미처 예상을 하지 못한 것은 엄연한 나의 실수다!

할 수 없이 결코 원치 않았던 난생 처음 타 보는 에어컨 2등 버스였지만 160 몇밧인 가를 주고 표를 구입했는데 매표창구에서 표를 판매하지 않고 우본행 2등 에어컨 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가 우본행 버스 근처에서 직접 매표원의 역할 까지 겸하고 있다.

우본행 에어컨 2등 버스표를 구입하고 한동안 표를 직접 판매하던 버스기사와 워낙에 출발시간 까지의 시간이 많이 남아돌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약 20분간에 걸친 대화로 인해 버스기사와 약간의 친분을 쌓은 덕으로 그나마 그 길고 긴 우본까지의 버스여행을 함에 있어 여러 가지 친절을 그 기사에게서 받게 된 계기가 된다.

한동안 버스기사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돌아서 원님 덕에 나팔 분다는 속담 따라 시간도 죽여 줄 겸 현지물가 답사를 해 보기로 즉각적으로 계획을 수정한다.

이 곳 코랏 버스터미널에서 빅-C 까지는 500미터에 불과한 가까운 거리였지만 날이 무척이나 무더워서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모터싸이를 20밧에 잡아타고 이동을 했다.

지금부터 할인 매장 빅-C에서 직접 확인한 태국의 서민물가를 함께 체험해 보기로 하자!

환타 오렌지 3캔 60밧!
200밀리 쥬스 3개 11밧!
2리터 생수 6병 40밧!
700밀리 식초 한 병 10밧~13밧!
생선통조림(우리나라 참치 캔 크기) 7밧!
조금 큰 생선 통조림 5밧!
김치라면 4봉(우리나라 크기) 43밧!
양념돼지갈비 재 논 것 100그람 9.5밧!
큼지막한 바비큐 통닭구이 1마리 69밧!
깨끗이 다듬어 놓은 홍당무 1킬로 21밧!
수박 반 통 20밧!
메론 1통 29밧!
양파 1킬로 22밧!
펩시콜라 1.5리터 21밧
바닷 게(암게)1킬로 154밧!
새우 1킬로(40미 이상!) 79밧!
티 본 스테이크(쇠고기)1킬로 39밧!(쇠고기 가격이 너무 싸서 졸도 할 뻔 했다! 띠~~바!)
돼지고기 목삽겹 400그램 정도 되어 보였는데 33밧!)

* 한국제품들

소형 신라면 컵이 달랑 하나에 무려 43밧!
오징어 짬뽕라면 1개 43밧!
신라면 1개 37밧!
짜파게티 1개 38밧!
(가격보고 또 한번 졸도 할 뻔했다.....이걸 과연 태국의 서민들이 사 먹을 수 있겠냐! 같은 크기의 태국 컵 라면은 3개에 40밧도 안 하더라!)

그만 하렵니다.........워낙에 많아서.......(_ _)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높다고 좋아 할 것 하나 없다.
소득이 높으면 뭘 하냐! 물가가 졸라 비싼데!

위에 예시 된 태국의 물가와 우리나라의 물가를 비교해 보면 수입을 하거나 외국의 기술로 면허생산을 하는 공산품 외, 태국에서 자체 생산 할 수 있는 품목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어 어느 정도 양국의 물가에 대한 감이 대충은 잡힐 것으로 사료된다!

매장을 순시하며 열나게 태국의 물가를 130만 화소를 자랑하는 핸펀에 신나게 담아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매장관리원으로 보이는 웬 태국인이 다가와서는 지금 뭐 하는 시츄에이션이냐고 점잖게 항의를 한다. 아마 제품에 대한 가격을 정신 없이 핸펀에 담고 있는 광경이 감시카메라에 잡힌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마도 나를 가격을 염탐하러 온 스파이쯤으로 의심했나보다.

나는 사심 없는 한국의 여행객에 불과 할 뿐이므로 쓰잘데없이 버벅대거나 당황할 필요가 전혀 없다!

나 역시 정중하게 상황을 설명한다. 한국의 여행객인데 잠시 한국과 태국의 물가를 비교했다, 미안하다!

몰랐다는데 어쩔 것이냐! 잠시 후 상황 끄~~읏~~~~^^*

정보수집을 했으면 당근 빠따! 그에 상응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매너!!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 또한 나의 신조!!!

뭐! 살 만한 것 좀 없나~~하고 매장을 잠시 기웃거렸는데 마침 전방 5미터 지점에서 안테나에 포착되는 제품이 있다!

의류매장이었는데 디자인, 품질등이 제법 훌륭해 보이는 반팔 면 티셔츠가 눈에 확 들어온다. 한 벌에 단 돈 199밧! 볼 거 없이 두 벌을 충동적으로 구입해 버렸다.

내 장담하지만 이 정도 품질과 디자인을 자랑하는 면 티셔츠를 한국의 삼성 홈 플러스등에서 구입하자면 최하 15,000원은 주어야 구입할 수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정도 품질과 디자인의 상품은 거의 접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나도 보는 눈이 있다! 오늘 횡재했다!

나중 하절기에 태사랑 번개 있으면 필히 입고 가서 선 한 번 보일 예정이다! ^^**

매장을 순시하며 시간을 죽이다 보니 어느 덧 시계가 11시를 가리키고 있어서 서둘러 우본행 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금 코랏 버스터미널로 이동을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빅-C 앞에 모터싸이가 없어서 땡 볕이 내려 쪼이는 그 무더운 한 낮을 도보로 이동해야 했다.

무지하게 더워서 코랏 버스 터미널 까지 도보로 이동하느라 뺑이 좀 쳤다! 띠~~바~~

땡볕을 맞으며 도보로 코랏 버스터미널까지 부지런히 이동을 하다 보니 터미널에 도착한 순간 땀이 온 몸에 흘러내린다. 에고 더워라.....사람 잡겠네.......

선풍기도 없는 대기실에서 손수건으로 땀을 연신 닦아내며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보니 인상 좋게 생긴 버스기사가 운전석으로 올라가면서 손짓으로 어서 승차할 것을 권유한다.

밝은 주황색으로 산뜻하게 도색 된 에어컨 2등 버스의 외관은 무척이나 좋아서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막상 버스에 승차하고 보니 겉모습과는 달리 내부시설은 완전히 꽝이다!

무엇보다 좌석이 좁아서 무릎이 앞좌석과 거의 닿을 지경이다.
그렇지만 B군으로부터 전해듣기를 코랏에서 우본까지 에어컨 1등 버스로 약 4시간 30분 정도의 시간 밖에는 걸리지 않는다는 말을 사전에 지득한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리 뺑뺑이를 돌고 굼뱅이처럼 느리게 운행하는 에어컨 2등 버스라 할 지라도 6시간 정도면 우본에 도착하지 않을까 위안을 삼아보았으나 이러한 생각이 나의 커다란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데에는 결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버스는 출발을 한다.........

확실히 에어컨 1등 버스나 VIP버스와는 달리 에어컨 2등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상태가 너무도 다르다. 얼굴 표정도 삶에 지친 모습을 너무도 극명히 보여주었고 옷차림새 또한 남루하기 이를 데 없다!

코랏에서 출발한지 3시간 30분이 지나서 제법 번화한 도심의 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했는데 이런 우라질..........적어도 중간지점은 왔겠지 하면서 터미널을 살펴보니 이제 겨우 코랏에서 우본까지 3분의 1지점에 있는 지명이 보인다.

이런 식으로 벌벌 기어서 언제 우본에 도착을 시켜준다는 말이냐! 큰일 났네.....

우본까지 이동하는 도로는 왕복 2차선의 도로가 대부분이었는데 차량의 통행이 뜸했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였는데도 버스기사는 도무지 속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채 대략 70킬로 정도의 속도로 세월아 내월아 하며 운행을 한 것으로 기억된다.

다시 출발한지 3시간이 지났는데 좁은 좌석에 편치 않은 자세로 앉아가다 보니 허리도 아파 오고 다리도 저려오면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해서 다시금 제법 번화한(그래봐야 우리나라 읍사무소 정도의 규모다!) 어느 버스터미널에 버스가 정차하기에 간단한 전신운동도 할 겸 기사에게 "쑵 부리 다이마이 캅!"(아찌! 담배 한 대 피워도 될까!)하고 의향을 전하니 고맙게도 내가 담배를 다 피울 때 까지 기사가 출발을 보류한 채 기다려 준다! 내친 김에 막간을 이용해서 우본의 B군에게 전화통화를 하려고 공중전화를 이용했으나 공중전화가 전부 고장이다!

그러나 코랏에서부터 안면이 터진 순박한 버스기사가 자신의 핸드폰을 이방인을 위해 기꺼이 제공하는 선심을 베풀어 준 덕분에 우본의 B군과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 B군에게 현재의 지명을 말 하니 우본까지 1시간이면 도착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지만 1시간은 무슨 1시간...........우본 까지 1시간이면 도착 할 수 있다는 말과는 달리 막상 우본에 도착한 시간은 2시간이나 지난 저녁 8시가 넘어서야 가까스로 도착을 한다.

코랏에서 우본까지 거의 9시간 가까이나 걸렸다.
앞으로 내가 에어컨 2등 버스를 타는 일은 결코 다시는 없을 것이다.
무슨 놈의 버스가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은 이해를 한다 쳐도 들르는 동네마다 구석구석을 다 뒤지고 다니면서 완전히 밭을 간다! 밭을 갈아!

내가 탄 에어컨 2등 버스는 무수히 많은 곳에서 정차를 했고 또한 무수히 많은 승객들을 승, 하차시키면서 운행에 운행을 거듭했는데 태국의 실업률이 생각보다 심각한 듯 한창 일 할 나이의 젊은 청년들이 차량이 정차하는 곳마다 봉투에 담긴 까이 양을 한 손 가득 들고 버스에 올라 와서는 까이 양! 까이 양! 을 외쳐대면서 남루한 옷차림으로 호객을 하는 행위를 무척이나 많이 목격을 했다. 닭 반 마리 의 가격은 단 돈 20밧!

젊은 청년들이 일 할 수 있는 여건이 이렇게도 열악한 것인가.................................

태국의 다양한 서민들을 무려 9시간에 걸쳐 가까이에서 목격을 할 수 있게 된 에어컨 2등 버스의 경험은 그러나 나에게 미처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태국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준 값진 시간이 되었다.

버스 이동 중 나는 코랏 터미널에서 먹은 볶음밥 외 우본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아무 것도 먹지를 못하면서 이동을 해야 했는데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버스 안에 올라 와 호객을 하는 까이 양은 거부감이 들어서 먹지를 못했고 터미널에 정차하는 시간도 워낙에 짧아서 결국 우본까지 도착하는 무려 9시간에 가까운 버스여행을 쫄쫄 굶으면서 내내 이동을 해야 했는데 나중에는 너무 배가 고파서 아예 감각도 없을 지경에 처해버린 처량한 신세가 되고야 만다.

방콕에 체류 할 당시에는 껑 녀석에게 온갖 환대를 받으며 매 끼니를 잘 얻어먹다가 나 홀로 여행이 시작되면서 졸지에 정 반대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지만 어찌되었건 새로운 경험을 실 컷 체험한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길고 긴 이동을 거듭한 끝에 비로소 낮설지 않은 시가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우본이다! 눈물나게 반갑다!

한동안 시가지를 주행하던 버스 창가로 익숙한 SK 쇼핑센터가 오른쪽으로 스쳐지나간다.
우본 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8시 10분! 징글징글하고, 지루했던 버스여행이 비로소 종말을 맞는다.

코랏에서 오전 11시 30분에 출발을 했으니 무려 8시간 40분이 걸린 셈이다.
거리는 겨우 370킬로 정도........그 알량한 거리를 무려 8시간 40분이나 걸려서 도착을 했다.
허기와 피로감에 몸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다.

공중전화로 B군에게 도착을 알리려 했으나 공중전화가 제대로 걸리지를 않아서 할 수 없이 공중전화 인근에 있던 우본의 아가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커 톳 캅! 추어이 두어이 캅! 토라삽 메이다이 캅! (죄송한데요. 좀 도와주세요. 전화가 안돼요!)

나는 영어가 되었건 태국어가 되었건 나름대로 생존에 필요한 전투 용어는 상황에 맞게 유효 적절하게 구사한다. 일천한 태국어 실력으로 이 이상 나의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 할 방도가 달리 또 있겠는가!

나에게서 B군의 전화번호를 건네 받은 우본의 친절한 아가씨는 이내 상황을 간파하고 익숙한 솜씨로 전화를 연결해주어서 B군과 통화가 이루어 졌다.
B군에게 주절주절 잠시 이곳까지 이동해 오면서 겪은 고행담을 하소연하고는 정확한 현재의 위치를 B군에게 알려주기 위해 다시 한번 친절한 우본의 아가씨에게 수화기를 건네주니 B군과 통화를 마친 우본의 아가씨가 직접 내 손을 잡아끌고 B군과의 약속장소 까지 친절히 바래다주었는데 그 아가씨로부터 전해지는 체온이 무척이나 따스했다.

당시 경황이 없어서 그 아가씨에게 작업을 들어가지 못했던 점을 지금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깊은 반성 하에 있는 중이다! ^^* 전번 정도는 당시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치 자연스럽게 딸 수 있는 아주 적절한 환경과 분위기를 충분히 조성해 주었었는데........쩝........
우본의 친절했던 아가씨 역시 나에 대한 호감이 어느 정도는 있었던 것 같은데......나의 착각인가........잠시 실없는 소리 좀 했다! ^^***

우본의 친절한 아가씨가 직접 B군과의 접선장소를 안내 해 준 곳에서 서늘한 우본의 밤바람을 만끽하며 B군을 기다리고 있다보니 8시 35분이 되는 시각 B군이 익숙한 모습으로 나를 향해 다가오는 모습이 보인다.

당연히 나를 마중 나올 B군 이었지만 막상 B군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자 마치 저승길에 친구 만난 듯 반갑기가 그지없다.

우본의 기후는 아직까지도 더위가 가시지를 않은 방콕이나 피마이에 비해 무척 선선했는데 낮설지 않은 B군의 스쿠터에 올라타고 이동을 하면서 밤바람을 맞게 되어서는 쌀쌀함 마저 느낄 정도다. 더위를 느끼지 못하게 되어서인지 장거리 여행으로 진이 빠진 상태에 있었는데도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는 것만 같다.........

잠시 후 B군의 집에 도착을 했는데 예전 7마리만 있던 견공들이 그 새 한 마리의 새 식구를 받아들인 탓에 8마리로 늘어나 있었는데 새로 영입된 견공은 똥개 내지 잡종개가 아닌 제법 뼈대있는 닥스훈트! B군의 기척을 느낀 8마리의 견공들이 연주하는 개떼들의 합창으로 인해 한동안 정신 없는 정경이 연출되었지만 마치 고향에 돌아 온 듯 포근하기만 하다.

집안에는 가족들이 모두 러이끄라틍 축제를 구경하기 위해 외출을 한 관계로 아무도 없었고 B군의 와이프 닝 만이 나와 B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외출준비를 끝낸 듯 나와 B군이 집에 들어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 바로 러이끄라틍 축제를 참관하기 위해 다시금 출발을 서두른다.

B군이 운전하는 뽀다구 나는 125cc 스쿠터에 3명이 올라타고 러이끄라틍 축제가 한 창 진행되고 있을 행사장을 향해 우본의 밤거리를 머리카락 휘날리며 상쾌하게 질주하고 있는 와중에도 오늘이 마지막 행사일인 태국의 공식적인 축제의 장에 처음으로 참석한다는 기대감으로 인해서 나는 한껏 기분이 들뜰 수밖에 없다.

저녁 9시가 가까워 오는 시각에 라차팍 사범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이끄라틍 축제에 참석을 했는데 라차팍 대학 까지 이동하는 도로변에는 마치 우본시민들이 모두 몰려나온 것과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도로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차량의 홍수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B군에 의하면 태국인들이 비록 소득은 변변치 않아도 놀고 즐기는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국민성을 지니고 있어서 보통 축제를 한 번 했다 하면 몇 날, 몇 일이 이어지는 것은 기본이고 나름대로 그 날을 위해 다소 무리하게 발생되는 지출이 있다해도 별반 개의치 않게 생각한다는 말을 들려준다.

태국인들의 현실을 중요시 하는 이러한 국민성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국민성은 대부분 미래지향적이긴 하지만 한 편 주위를 의식한 체면문화의 모순에 파 묻혀 살아간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국민적 특성으로 인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부분 현실을  살아감에 있어 너무 여유가 없는 빡빡한 삶을 어쩔 수 없이 영위하고 있는 것 만 같다.

수억, 수십억의 자산을 통장으로 부동산으로 쌓아두고 있으면서도, 그저 생각 없이 막연하게 부를 축적시킬 줄만 알았지 축적시킨 부를 활용한 여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의 여유는 없이 오로지 쌓아놓은 자산을 유지관리 하는데 인생의 대부분을 허비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아니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한정된 수입만이 있을 뿐이면서도 주변을 의식하는 바람에 무의식적으로 무리를 하는 줄 뻔히 알면서 아파트의 평수를 넓히려는 욕심에 아니면 신도시에 살고 싶은 욕심에 금융부담까지 마다하지 않고 겉치레에 불과할 뿐인 그 알량한 아파트의 지정학적 위치나 평수의 변화 밖에는 달라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도 상당한 자산을 부동산에 지출 한 결과, 한정된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핸디캡의 부작용으로 인해 어떻게 보면 상대적으로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도 볼 수 있는, 여유로운 생활은 저당 잡힌 채 어쩔 수 없는 빡빡한 생활환경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것 같은 대다수 우리나라 국민들과는 달리 태국인들은 비록 수치상의 국민소득은 일천하다고 할지언정 막연한 미래의 안온한 삶보다는 현실의 삶에 더욱 충실한 사고방식을 견지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과연 어느 쪽이 더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그저 헷갈릴 따름이다????

매월 300만원의 수입이 발생하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신도시의 아파트에 살고 싶은 욕망으로 근 10년 이상을 먹고 싶은 것 먹지 않고, 입고 싶은 것 입지 않고, 사고 싶은 것도 사지 않으면서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 드디어 원하던 아파트에 입주를 했지만 한정된 자금력으로 인해 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 은행대출을 받았다면??? 그리고 내친김에 차량까지도 소형차에서 중형차로 바꿨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량할부금과 유지비 그리고 은행이자를 갚아나가는데 지출을 해야 하므로 결국 150만원의 수입만이 있다고 할 수 있어 비록 원하던 아파트와 중형차량은 확보했지만 상대적으로 지출의 상당부분을 엄한데 낭비하다 보니 결국 생활상으로는 쪼들리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는 없을 것인데...........

뭐! 겉으로야 남들과 같은 동급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위하에 남에게 과시하고 보여주기에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속사정은 꽤나 피곤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중 아파트 가격이 상승을 했다 하더라도 그럼 다른 아파트는 가만히 있고 자신의 아파트만 올라가냐! 아니면 죽은 다음에 그 아파트를 떠메고 갈 것이냐!

나중 죽은 다음에 아이들 좋은 일만 시킨다!

반면에 일찌감치 꿈을 깬 다른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위성도시에 같은 평수의 아파트를 같은 평수의 신도시 아파트의 절반 가격에 진작에 장만을 하고 가급적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차량도 불필요하게 자주 바꾸지 않거나 아니면 아예 차량구입 자체를 하지 않고 지하철등을 이용한 결과 매일 반복되는 교통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나고 차량할부금이나 유지비등에서도 해방될 수 있으며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훨씬 부담이 적었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대신 쓰잘데없는 엄한 지출이 사전에 예방되었으므로 수입의 대부분이 고스란히 남게 되어 그 여유 있는 수입의 상당부분을 해외여행이나 취미생활, 외식비용, 집안의 살림장만 등으로 의미 있게 사용하며 보다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면 과연 어느쪽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각자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이지만 수십억의 자산을 소유했다거나 매월 천만원 이상의 제법 빵빵한 수입을 보장받지  못하는 한, 한정된 수입만을 가지고 그 한도내에서 효율적인 생활을 해야만 하는 평범한 입장이라면 나의 경우 당연히 생각할 필요도, 고민 할 필요도 없이 후자 쪽을 선택하겠다!

찍다보니 글빨이 또 다시 엄 한데로 빠져버렸네....??? 우라질......!!! ^^**

다시 본론!!

라차팍 대학의 옆에 있는 연 못에는 많은 우본의 시민들이 모여서 그 연못에 불을 밝힌 종이배인지 나뭇잎인지를 꽤나 많이 물에 띄워놓고 있었고 라차팍 사범대학 교정에는 온갖 다양한 축제의 공연이 한 창 벌어지고 있었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대학축제를 보는 것 같다.

라차팍 사범대학의 교정에 발을 들여놓자 첫 번째로 우리 일행을 반기는 것은 미스 러이끄라틍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야외 광장!

생전 처음 미인대회를 라이브로 구경하게 된 이런 호기를 놓쳐서야 말이 되는가!
자연히 발걸음이 미스 러이끄라틍  미인대회를 하고 있는 야외광장으로 마치 자석에 이끌리는 쇠붙이 모양 자연스럽게 끌려가고 있다..............

2 Comments
Miles 2005.12.01 03:07  
  ㅋㅋㅋ 370키로 정도를 8시간이 훨씬 넘게 달려 가고 ...
따뜻한 그녀의 손에 이끌려 B군도 만나시고 ㅎㅎㅎ 영화 같아요[[으힛]]
러브타이2 2006.01.03 20:28  
  정말 글 잘 쓰시네여....
태국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나의 경험을 님의 경험과 오버랩하니 잼나요~~
태국의 버스여행...정말 짜증이 나면서도 그 넓고 평탄한 지형 구경하면서 오면 그런대로...님의 여행기 읽고 있으니 방콕에서 아란 야프라텟 국경도시까지 오고 가던 생각이 나네요~~
담에 태국 들어가면 함 만나서 같이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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