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혼자 여행하기 (카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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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자혼자 여행하기 (카오산)

soo 11 4290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나름대로 일찍 일어나서, H여행사에 가서 코사무이에서 방콕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 픽업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체크아웃했다.
짐은 게스트하우스에 맡겨두고,
일단 아침을 먹으러 카오산로드로 간다.

아침부터 사람들 디기 많네....ㅎ
카오산로드 쭉 한바퀴 돌아본후, 1층에 오픈된 레스토랑에 가서 커피와 프렌치 토스트로 아침을 떼움.
앉아서, 사람들 구경하고, 오늘은 뭘 할까 고민중....

원래 계획은 월텟이나 룸피니 공원을 가 볼까 했었는데,
거기까지 갈려니, 갔다가 돌아오는 일이 좀 귀찮다....ㅋㅋ 귀차니즘....ㅋ
그래서 그냥, 카오산주변에서 하루종일 개기기로 결정....ㅋ

리필도 안되고, 양도 적은 커피를 3잔 주문해서 마시고, (원래 아침에 커피를 좀 많이 마심....ㅋ)
환전하고, tourist information으로 가서 카오산 주변 지도를 하나 얻었다.
자세하게 나와있네.
어디를 가 볼까?
먼저, 파수멘 요새에 가기로 결정.
나름 괜찮네.
요새 안으로 들어가 볼수는 없었지만, 주위를 쭉 둘러보고 사진찍고, 공원 벤치에 앉아서 잠시 독서. ㅎㅎ
지도에 보니 차오프라야 강 따라 걸을수 있는 도로가 나와 있어서, 산책하기로 했다. 중간중간 선착장도 있고, 무슨 관공서 건물도 있고, unicef 사무실도 있고, 벤치도 있어서 쉬엄쉬엄 걸어 다닌다.

그리고, 큰길로 다시나와, 국립art gallery 까지 걸어가서,
미술관 관람.
안에 들어가니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고, 사람들도 적고, 태국왕실미술, 현대미술, 불교관련 미술, 사진전, 여유있게 쭉 돌아보면서, 문화생활을 즐김.

태국 대학생인듯한 여학생들이 이쁜 교복을 입고, 삼삼오오 미술관 관람을 하는 모습이 이뻐보이더라. 특히 그 교복.
나중에 코사무이 가는 버스에서 뉴스프로그램 틀어주던데, 누군지는 자세하게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무릎꿇고 꽃다발 주고, 책같은거 주고 그런걸 보니 아마도 공주 정도 되겠지? 그 공주가 낮에 미술관에서 봤던 여학생들과 똑같은 교복을 입고 있던데..... 아무튼~ ㅎㅎ

좀 많이 걸었다. 몇시간동안 계속 걸었으니깐.
무지 아픈 다리를 이끌고, 다시 카오산로드로 간다.
맥주를 한 잔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드네....ㅋ
어느 bar를 가지? 혼자가도 좀 덜 어색할것 같은곳 물색끝에, silk bar 당첨.
밤에는 사람들 많이 앉아 있더니, 낮이라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다.
1층 야외에 앉아서 맥주 두병을 마시니, 기분 나른하니.....좋다.

코사무이 가는 버스 시간까지 아직 한참 남았다.
배도 슬슬 고파오고해서, 길거리 팟타이를 먹기로 하고,
낮술마신 약간 몽롱한 정신으로 팟타이 노점상 헌팅에 나섰다. ㅋㅋㅋ

태사랑 "먹는이야기"에 어디 팟타이가 맛있다고 보긴 했으나, 당연히 기억은 못하지....ㅋㅋ
그래서 그냥 람부뜨리로드 세븐 일레븐 맞은편에 있는 노점에서 계란넣은 팟타이를 사 먹는데, 소나기가 갑자기 내린다. 
세븐일레븐 옆에서 비 피하면서 서서 먹었던 팟타이.....
한국에서 같으면 길거리에서 비 피하면서 뭐 사먹으면 아주 처량하게 느껴졌을텐데, 내가 뭘 하든, 길에서 뭘 먹든 아무도 신경 안쓰니깐,
뭐랄까....자유로움....남들의 시선을 신경써야하는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팟타이도 맛있었고, 기분도 아주 좋았다.
(팟타이 먹으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했군.....ㅋㅋ)

어디 장거리 이동할때, 비행기를 타든 버스나 기차를 타든 잠을 잘 못잔다.
오늘밤이 걱정이다. 코사무이까지 12시간 이동해야하는데.....
그래서, 좀 취하면 잠 잘올까 싶어서, 남부터미널로 이동하기 전까지 술을 마셔야겠다 싶다.
숙소가 람부뜨리에 있어서, 짐 가지러 갈것 생각해서, 주위에 있는 bar들을 한번 쭉 둘러보고, "O hungry"로 향함. 1층에 있어서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 구경하면 덜 심심할것 같아서....
맥주를 한병 주문하니, 웨이터가 음식을 주문 안하냐고 묻네. 방금전 팟타이 먹었는데....
그래서, "O i'm not HUNGRY"라고 했더니, 푸하하 웃는다....ㅋㅋㅋ

맥주 두병과 칵테일 한잔을 마시고 나니, 알딸딸, 기분이 딱 좋다....히히
숙소로 돌아가서 짐 찾고, 택시타고 남부터미널로 향했다.
이 택시기사....좀 돌아가는것 같다.....그래서 나 제시간에 버스 타야하니깐, 좀 빨리 가 달라고 했더니, 그때부터 똑바로 가는듯.....칫!

남부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해서 999vip버스에 탔다.
외국인은 한명도 없다.
다들 현지인...... 외국인들은 코사무이 갈때 어떻게 가지? 비행기 타고가나? 아님, 여행사 조인트버스 타고 가나? 암튼....
좀 어색하다.....

낮부터 섭취한 알콜 덕분에 버스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든다.
잠 잘 온다..... 행복.....ㅎㅎ
멋진 코사무이를 기대하며........후후후

방콕.....
앞 에피소드에서도 얘기했듯이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도시다.
특히 카오산..... 배낭여행자들의 천국.......
나름대로 어디 여행 많이 다니는 편이다. 1년에 두세번정도 해외여행하는데,
여지껏, 한번도 한국사람들 많이 모이는곳, 한국인 업소 가본적이 없다.
그리고 배낭여행자들 너무 많이 모이는곳에도 잘 안 간다. 론리플래닛도 안 본다. 안티 론리플래닛주의자. 
그래서 카오산도 별로 구미에 당기지는 않았지만, 숙소가 카오산이 싼것 같아서 카오산이라는 곳에 약간은 어쩔수 없이(?) 가게됐다.
방콕 카오산에서 3일을 보내고(비록 하루는 투어했지만), 방콕을 떠날려고 하니, 좀 섭섭하다.....
방콕....다시 가게 될까? 아마도 그럴것 같다.
카오산....거기도 다시가게 될까? 확실히 그럴것 같다. 만약에 방콕에 간다면....
딱 꼬집어 말로 표현하긴 그런데, 나름대로 가진 멋, 맛이 있다. 확실히....
방콕에 다시오면, 카오산에 다시 돌아가게 될것같다....^^


to be continued........
 

11 Comments
동심초심 2005.12.30 03:10  
  자유로움....남들의 시선을 신경써야하는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올인입니다
진주귀걸이 2005.12.30 18:15  
  카오산은 처자 혼자 여행 하기에 그만이라는 생각 입니다
아직도 태국의 어느지역을 돌고있는 처자에게
부러움을 보내며...
대만에서 부터~~ 2005.12.30 20:50  
  그러게여..저도 한국인이 많이 모이는 곳을 잘 가지 않던데여.. 괜히 의지만 될듯한 기분이랄까여?
그래도 여행중 만난 사람들은 정말 반갑더라고여..
2006.01.02 20:36  
  잘 읽고 있습니다...
아톰포에버 2006.01.03 02:51  
  카오산요..ㅋㅋ 저도 외국인과 또 한국인이 많아서 첨엔 너무 아니다 싶었는데..람푼같은곳을 또 혼자서 여행하다가 보니 마지막에 카오산왔을때 진자로 고향온것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곳이더라고요...ㅋㅋㅋ
이효균 2006.01.04 13:36  
  태국을 여행하는 사람에게 카오산은 고향같은 곳 아닌가요 ?? 전 그렇던데 ㅡ.ㅡ
아부지 2006.01.05 07:31  
  아..맞다..버스타기전에 맥주를 왕창마시고 자야겠구나..그생각을 못했었구만..으허헛..저 vip버스 빵 맛있지않나여? 태국은 빵이 맛있어여..^^
매일매일여행해 2006.01.05 11:39  
  글 읽기만 해도 그곳이 마구 떠올라 너무 그립네요..역시 혼자하는 여행은 very good!!
ss우힛ss 2006.01.05 21:29  
  헷..글 재밌게잘읽구있어여~저도2월달에 여자혼자 태국갈 계획하고있는데~많은 비법전수해주세용!!^^
사실 혼자가고싶기도하고 너무 외로울것같기도하고~
아직 맘을 못잡겠어요ㅡㅡ;; 암튼 즐거운여행하고돌아오세요~!!!
수라야 2006.01.06 13:04  
  흐윽~이번엔 안갈라 했는데...뱅기표 오늘 취소할라고 했는데...하루 더 생각해 봐야겠네요.ㅡㅜ
섬사랑 2006.01.11 11:31  
  맥주 좋아하시나봐요. ㅋㅋ 저두 맥주 킬런데. 방콕가는 기내에서 맥주를 얼마나 마셔댔는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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