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린 & 씨밀란 여행기 8-씨밀란으로 가는 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너는 잠시 당황했다.
전혀 낯선 장소에 네가 누워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너의 머리 속으로 어제 오후에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이 무성영화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일탈과 충동과 우연과 인연이라는 단어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의 삶 속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시간은 한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여행에서는 ‘내일’이나 ‘다음에’ 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네가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행해야 한다.
오전 8시, 너희는 숙소를 나섰다.
퐁이 씨밀란 행 스피드 보트 티켓을 예약한 여행사는
선착장 부근에 있었다.
숙소에서 선착장까지는 걸어서 2분 거리였다.
[image]IMG_0118.jpg[/image]
*탑라무 선착장. 씨밀란행 보트들이 대기하고 있다.
여행사를 향해 가면서 너는
씨밀란 행 스피드 보트의 독특한 개념에 대해
퐁으로부터 간단하게 설명 들었다.
씨밀란 행 스피드 보트는 단순히 씨밀란을 왕복하는 게 아니라,
1일 투어를 진행하는 보트였다.
오전 9시 탑라무 선착장 출발,
10시 30분 9번 섬 도착,
상륙은 하지 않고 스노클링을 한다.
11시 30분 8번 섬 도착,
상륙하여 뷔페식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
오후 1시 8번 섬 출발 6번 섬 도착,
역시 상륙은 하지 않고 스노클링을 한다.
오후 2시 4번 섬 도착,
상륙하여 휴식을 취하다가 오후 3시 출발,
오후 4시 30분 탑라무 선착장 도착.
씨밀란 스피드 보트 왕복, 점심식사, 음료수,
스노클링 장비, 국립공원 입장료(200밧),
푸켓 또는 카오락 지역 왕복 픽업이 포함된
1일 투어 요금은 2,500밧이다.
숙박은 8번 섬과 4번 섬에서만 가능하다.
숙박을 원하는 사람은 해당 섬에 도착했을 때
짐을 가지고 내려서 며칠이든 지내다가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다시 투어에 조인하면 된다.
퐁은 이처럼 약간 복잡한 내용을
‘씨밀란 행 왕복 보트 티켓을 사면 투어가 무료’라고
한 문장으로 너에게 설명해주었다.
퐁은 픽업을 받지 않는 대신, 즉 제 발로 여행사까지 찾아오는 대신
1,800밧에 그 투어를 예약했다.
덩달아 너도 그 요금에 투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쑤린은 식당에서 정수된 물을 무료로 공급하지만,
씨밀란은 물 사정이 좋지 않아서 사먹어야 한단다.
육지에서 7밧 하는 생수를 20밧 받는단다.
너희들은 선착장 주변 가게에서
생수 여러 통과 간식꺼리, 과일 등을 쇼핑했다.
노점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여행사 직원이 너희들을 불렀다.
보트가 떠날 시간이었다.
오늘 투어의 인원은 열댓 명 정도였는데,
현지인과 외국인이 7:3 정도의 비율이었다.
보트가 서서히 출발하자
자신을 ‘스페셜 가이드’라고 소개한 ‘빤’이
투어 일정을 브리핑하기 시작했다.
[image]IMG_0119.jpg[/image]
*일정을 브리핑하는 ‘스페셜 가이드’ 빤~
유창한 영어 실력을 자랑하는 빤은
몸집만큼이나 유머감각이 풍부했다.
설명이 끝나자, 그녀는 승객들에게 음료수를 하나씩 돌렸다.
보트가 본격적으로 속력을 내기 시작하자,
너는 앞으로 나갔다.
그곳은 지붕이 없었다.
덕분에 너의 두 팔은 단 10분 만에
안다만 해의 뜨거운 햇볕에 의해 바비큐가 되었고,
남은 여행기간 내내 영광의 상처(?)로 남았다.
스피드 보트는 이동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너무 빨라서 승선감이 좋지 않고
인원에 비해 실내가 좁아 답답한 게 단점이다.
그러나 네가 탄 보트는 꽤 큰 편이었고,
바다가 잔잔하여 승선감도 나쁘지 않았다.
[image]IMG_0122.jpg[/image]
*아싸~ 달려라 달려~
[image]IMG_0124.jpg[/image]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사람은 도중에 배를 갈아타야 한다.
드디어 씨밀란 9번 섬에 도착했다.
40분 동안의 스노클링 시간이 주어졌다.
마침내 씨밀란의 바다와 최초로 마주하는 순간이 왔다.
너는 서둘러 장비를 착용하고
가장 먼저 스피드 보트에서 바다로 뛰어들었다.
[image]IMG_0127.jpg[/image]
*9번 섬에서의 스노클링
씨밀란은... 쑤린의 바다와는 사뭇 달랐다.
우선 씨밀란의 바다 속은 시야가 아주 선명했다.
쑤린은 맑은 날에도 바다 속이 약간 어두워서
산호와 물고기들의 색상이 선명치 않았는데,
씨밀란의 바다 속은 형광등을 켜놓은 것처럼 무척 밝았다.
바다 속의 시야는 날씨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지만,
같은 날씨에서는 모래의 상태가 결정을 한다.
쑤린의 모래는 약간 갈색이지만,
씨밀란의 모래는 눈처럼 하얗다.
그 모래가 햇빛을 제대로 반사하여
바다 속이 더욱 밝게 보이는 것이었다.
산호와 물고기는 쑤린이 더 다양하고 볼만했다.
또한 쑤린의 바다는 수심이 일정하지만,
씨밀란은 갑작스럽게 깊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쑤린의 바다가 아기가지하다면
씨밀란은 크고 깊은 맛이 있었다.
9번 섬에서의 스노클링을 마치고
8번 섬으로 이동을 했다.
너와 퐁과 오는 여기서 1박을 할 예정이었으므로
모든 짐을 다 가지고 내렸다.
[image]IMG_0130.jpg[/image]
*8번 섬 상륙 직전, 바다가 너무 투명하다.
8번 섬의 숙박시설은 텐트였다.
텐트의 디자인은 쑤린의 것과 똑같았는데,
여기는 소형은 없고 대형 한 가지 뿐이었다.
요금은 쑤린과 같았고,
베게와 매트리스와 슬리핑백 2인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샤워실과 화장실이 함께 있어서
약간 냄새가 나긴 했지만, 관리 상태는 좋았다.
너는 텐트에 배낭을 던져놓고 해변으로 나갔다.
해변에서 바라본 경치는 너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커다란 유리판을 깔아놓은 것처럼 투명한 바다,
분가루처럼 곱고 뽀얀 모래,
먼 바다 위에 정박해 있는 고급 요트,
그 위로 비행선처럼 둥둥 흘러가는 흰구름...
이보다 더 아름답고 낭만적인 광경이 어디 있으랴!
[image]IMG_0129.jpg[/image]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image]IMG_0152.jpg[/image]
*바다, 구름, 요트... 이보다 더 매혹적인 풍경이 어디 있으랴...
[image]IMG_0154.jpg[/image]
*저 보트를 몰래 훔쳐 타고 수평선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혼났다. ^^;
그렇게 한동안 눈앞의 경치에 홀려 있는데,
빤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점심식사가 준비된 모양이었다.
반찬 3가지와 밥이 뷔페식으로 차려져 있었다.
물도 한 병씩 주고
후식으로 과일도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멋진 곳에서 하는 식사라서 그런지 밥맛이 꿀맛이었다.
[image]IMG_0135.jpg[/image]
*점심식사 서빙을 하는 빤
[image]IMG_0136.jpg[/image]
*뷔페식 점심식사, 끝 무렵이라 남은 음식이 별로 없다.
식사 후 투어 보트는 다음 섬으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너희들은 빤에게 내일 8번 섬에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리 이야기를 해야 좌석이 준비된다고 했다.
투어 보트가 떠나자
섬은 태초의 평온 속으로 빠져들었다.
발가벗은 서양아이 둘이 해변에서 모래장난을 하고 있었다.
퐁과 오는 낮잠을 자야겠다며 사라졌다.
너는 아까부터 눈여겨보았던 전망대를 오르기로 마음먹었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긴 했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10여 분 정도의 등산이었는데,
날씨 더워서 땀이 꽤 솟았다.
[image]IMG_0155.jpg[/image]
*상투처럼 볼록 솟은 바위가 전망대
[image]IMG_0151.jpg[/image]
*전망대로 오르는 입구에 놓인 나무다리
전망대에서 네가 맞닥뜨린 경치는 100만불짜리였다.
막힌 데 없이 탁 트인 시야,
시퍼런 혀를 넘실대는 안다만 해,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수평선,
그 위로 통통거리며 오가는 고깃배,
너의 머리를 헹구며 스쳐가는 시원한 바람...
모든 것이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순간이었다.
지금 이대로 시간이 정지하고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해도 후회가 없을 정도였다.
그 기분을 고스란히 가슴 속에 간직하고 싶어서
너는 오랫동안 전망대 바위 위에
혼자서 오도카니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image]IMG_0137.jpg[/image]
*전망대에서 바라본 8번 섬 해변. 빠져죽고 싶을 정도로 시퍼런 바다였다...
[image]IMG_0138.jpg[/image]
*전망대 오른쪽 바다
[image]IMG_0143.jpg[/image]
전혀 낯선 장소에 네가 누워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너의 머리 속으로 어제 오후에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이 무성영화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일탈과 충동과 우연과 인연이라는 단어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의 삶 속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시간은 한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여행에서는 ‘내일’이나 ‘다음에’ 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네가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행해야 한다.
오전 8시, 너희는 숙소를 나섰다.
퐁이 씨밀란 행 스피드 보트 티켓을 예약한 여행사는
선착장 부근에 있었다.
숙소에서 선착장까지는 걸어서 2분 거리였다.
[image]IMG_0118.jpg[/image]
*탑라무 선착장. 씨밀란행 보트들이 대기하고 있다.
여행사를 향해 가면서 너는
씨밀란 행 스피드 보트의 독특한 개념에 대해
퐁으로부터 간단하게 설명 들었다.
씨밀란 행 스피드 보트는 단순히 씨밀란을 왕복하는 게 아니라,
1일 투어를 진행하는 보트였다.
오전 9시 탑라무 선착장 출발,
10시 30분 9번 섬 도착,
상륙은 하지 않고 스노클링을 한다.
11시 30분 8번 섬 도착,
상륙하여 뷔페식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
오후 1시 8번 섬 출발 6번 섬 도착,
역시 상륙은 하지 않고 스노클링을 한다.
오후 2시 4번 섬 도착,
상륙하여 휴식을 취하다가 오후 3시 출발,
오후 4시 30분 탑라무 선착장 도착.
씨밀란 스피드 보트 왕복, 점심식사, 음료수,
스노클링 장비, 국립공원 입장료(200밧),
푸켓 또는 카오락 지역 왕복 픽업이 포함된
1일 투어 요금은 2,500밧이다.
숙박은 8번 섬과 4번 섬에서만 가능하다.
숙박을 원하는 사람은 해당 섬에 도착했을 때
짐을 가지고 내려서 며칠이든 지내다가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다시 투어에 조인하면 된다.
퐁은 이처럼 약간 복잡한 내용을
‘씨밀란 행 왕복 보트 티켓을 사면 투어가 무료’라고
한 문장으로 너에게 설명해주었다.
퐁은 픽업을 받지 않는 대신, 즉 제 발로 여행사까지 찾아오는 대신
1,800밧에 그 투어를 예약했다.
덩달아 너도 그 요금에 투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쑤린은 식당에서 정수된 물을 무료로 공급하지만,
씨밀란은 물 사정이 좋지 않아서 사먹어야 한단다.
육지에서 7밧 하는 생수를 20밧 받는단다.
너희들은 선착장 주변 가게에서
생수 여러 통과 간식꺼리, 과일 등을 쇼핑했다.
노점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여행사 직원이 너희들을 불렀다.
보트가 떠날 시간이었다.
오늘 투어의 인원은 열댓 명 정도였는데,
현지인과 외국인이 7:3 정도의 비율이었다.
보트가 서서히 출발하자
자신을 ‘스페셜 가이드’라고 소개한 ‘빤’이
투어 일정을 브리핑하기 시작했다.
[image]IMG_0119.jpg[/image]
*일정을 브리핑하는 ‘스페셜 가이드’ 빤~
유창한 영어 실력을 자랑하는 빤은
몸집만큼이나 유머감각이 풍부했다.
설명이 끝나자, 그녀는 승객들에게 음료수를 하나씩 돌렸다.
보트가 본격적으로 속력을 내기 시작하자,
너는 앞으로 나갔다.
그곳은 지붕이 없었다.
덕분에 너의 두 팔은 단 10분 만에
안다만 해의 뜨거운 햇볕에 의해 바비큐가 되었고,
남은 여행기간 내내 영광의 상처(?)로 남았다.
스피드 보트는 이동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너무 빨라서 승선감이 좋지 않고
인원에 비해 실내가 좁아 답답한 게 단점이다.
그러나 네가 탄 보트는 꽤 큰 편이었고,
바다가 잔잔하여 승선감도 나쁘지 않았다.
[image]IMG_0122.jpg[/image]
*아싸~ 달려라 달려~
[image]IMG_0124.jpg[/image]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사람은 도중에 배를 갈아타야 한다.
드디어 씨밀란 9번 섬에 도착했다.
40분 동안의 스노클링 시간이 주어졌다.
마침내 씨밀란의 바다와 최초로 마주하는 순간이 왔다.
너는 서둘러 장비를 착용하고
가장 먼저 스피드 보트에서 바다로 뛰어들었다.
[image]IMG_0127.jpg[/image]
*9번 섬에서의 스노클링
씨밀란은... 쑤린의 바다와는 사뭇 달랐다.
우선 씨밀란의 바다 속은 시야가 아주 선명했다.
쑤린은 맑은 날에도 바다 속이 약간 어두워서
산호와 물고기들의 색상이 선명치 않았는데,
씨밀란의 바다 속은 형광등을 켜놓은 것처럼 무척 밝았다.
바다 속의 시야는 날씨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지만,
같은 날씨에서는 모래의 상태가 결정을 한다.
쑤린의 모래는 약간 갈색이지만,
씨밀란의 모래는 눈처럼 하얗다.
그 모래가 햇빛을 제대로 반사하여
바다 속이 더욱 밝게 보이는 것이었다.
산호와 물고기는 쑤린이 더 다양하고 볼만했다.
또한 쑤린의 바다는 수심이 일정하지만,
씨밀란은 갑작스럽게 깊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쑤린의 바다가 아기가지하다면
씨밀란은 크고 깊은 맛이 있었다.
9번 섬에서의 스노클링을 마치고
8번 섬으로 이동을 했다.
너와 퐁과 오는 여기서 1박을 할 예정이었으므로
모든 짐을 다 가지고 내렸다.
[image]IMG_0130.jpg[/image]
*8번 섬 상륙 직전, 바다가 너무 투명하다.
8번 섬의 숙박시설은 텐트였다.
텐트의 디자인은 쑤린의 것과 똑같았는데,
여기는 소형은 없고 대형 한 가지 뿐이었다.
요금은 쑤린과 같았고,
베게와 매트리스와 슬리핑백 2인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샤워실과 화장실이 함께 있어서
약간 냄새가 나긴 했지만, 관리 상태는 좋았다.
너는 텐트에 배낭을 던져놓고 해변으로 나갔다.
해변에서 바라본 경치는 너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커다란 유리판을 깔아놓은 것처럼 투명한 바다,
분가루처럼 곱고 뽀얀 모래,
먼 바다 위에 정박해 있는 고급 요트,
그 위로 비행선처럼 둥둥 흘러가는 흰구름...
이보다 더 아름답고 낭만적인 광경이 어디 있으랴!
[image]IMG_0129.jpg[/image]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image]IMG_0152.jpg[/image]
*바다, 구름, 요트... 이보다 더 매혹적인 풍경이 어디 있으랴...
[image]IMG_0154.jpg[/image]
*저 보트를 몰래 훔쳐 타고 수평선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혼났다. ^^;
그렇게 한동안 눈앞의 경치에 홀려 있는데,
빤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점심식사가 준비된 모양이었다.
반찬 3가지와 밥이 뷔페식으로 차려져 있었다.
물도 한 병씩 주고
후식으로 과일도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멋진 곳에서 하는 식사라서 그런지 밥맛이 꿀맛이었다.
[image]IMG_0135.jpg[/image]
*점심식사 서빙을 하는 빤
[image]IMG_0136.jpg[/image]
*뷔페식 점심식사, 끝 무렵이라 남은 음식이 별로 없다.
식사 후 투어 보트는 다음 섬으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너희들은 빤에게 내일 8번 섬에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리 이야기를 해야 좌석이 준비된다고 했다.
투어 보트가 떠나자
섬은 태초의 평온 속으로 빠져들었다.
발가벗은 서양아이 둘이 해변에서 모래장난을 하고 있었다.
퐁과 오는 낮잠을 자야겠다며 사라졌다.
너는 아까부터 눈여겨보았던 전망대를 오르기로 마음먹었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긴 했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10여 분 정도의 등산이었는데,
날씨 더워서 땀이 꽤 솟았다.
[image]IMG_0155.jpg[/image]
*상투처럼 볼록 솟은 바위가 전망대
[image]IMG_0151.jpg[/image]
*전망대로 오르는 입구에 놓인 나무다리
전망대에서 네가 맞닥뜨린 경치는 100만불짜리였다.
막힌 데 없이 탁 트인 시야,
시퍼런 혀를 넘실대는 안다만 해,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수평선,
그 위로 통통거리며 오가는 고깃배,
너의 머리를 헹구며 스쳐가는 시원한 바람...
모든 것이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순간이었다.
지금 이대로 시간이 정지하고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해도 후회가 없을 정도였다.
그 기분을 고스란히 가슴 속에 간직하고 싶어서
너는 오랫동안 전망대 바위 위에
혼자서 오도카니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image]IMG_0137.jpg[/image]
*전망대에서 바라본 8번 섬 해변. 빠져죽고 싶을 정도로 시퍼런 바다였다...
[image]IMG_0138.jpg[/image]
*전망대 오른쪽 바다
[image]IMG_0143.jpg[/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