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린 & 씨밀란 여행기 7-여행은 운명이다
여행은 네게 운명이다.
평소에는 일기 한 줄도 제대로 쓰지 않지만
여행기만은 밤을 새워서라도 쓰고 마는 너.
그 어떤 소설책보다
여행기를 더 재미있게 탐독하는 너.
여행 가이드북 사 모으는 게 취미인 너.
잠이 안 올 때는 여행 가이드북을 뒤적이는 너.
네가 사는 동네에 새로 생긴 밥집보다
방콕 카오산에 새로 생긴 밥집에 더 관심이 많은 너.
그런 너에게 여행은 운명일 수밖에 없다.
여행을 떠나면 너는 새로운 운명과 만난다.
어쩌면 새로운 운명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너는 쑤린을 나와서 싸무이로 갈 예정이었다.
2월 11일은 태국의 최대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었다.
태국의 신년인 4월의 쏭클란도 큰 명절이지만,
이때는 자신들의 거주지에서 명절을 보낸다.
태국인들이 집을 떠나 여행을 하는 명절은
바로 2월의 명절, 부처님이 설법을 하신 날이 유일하다.
이 시기에는 전국의 주요 관광지로 가는 교통수단은
매진이 된다.
(5년 전, 너는 푸켓에서 이 명절을 맞아 발이 묶인 적이 있다.)
쑤린에도 무려 400명의 대학생들이 단체로 온다고 했다.
30여 명이 스노클링을 나가도 바다가 목욕탕으로 변하는데,
400명이라니!
너는 이 아름다운 섬에 며칠 더 머물고 싶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떠나야 했다.
오전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오니
벌써 섬 전체가 태국 청년들로 북적거렸다.
너는 서둘러 샤워를 하고 짐을 싸고 밥을 먹고
장기여행 중인 노처녀를 제외한 다른 4명과 함께
오후 1시 보트를 타고 쿠라부리를 향해 떠났다.
의대생은 결국 한번도 펴보지 못한 해먹을 짊어진 채
여전히 끙끙거리고 있었다.
그 옆에서 어머니도 역시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 옷으로 가득한 가방을 들고
낑낑대고 있었다.
연 이틀 스노클링을 강행한 탓인지 대학원생은 며칠 사이에
약간 홀쭉해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너의 눈에는
그녀가 걸어 다니는 건지 굴러다니는 건지 가늠을 할 수 없었다.)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스노클링을 제대로 못한 펀드매니저는
못내 아쉬운 눈길로 멀어져가는 쑤린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쿠라부리에 도착하니 오후 3시 30분이었다.
사비나 투어에는 방콕행 버스티켓 4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제 너는 일행과 헤어져 혼자가 되어야 할 시간이었다.
그들은 북으로 가고, 너는 남으로 가야 한다.
그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너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image]IMG_0113.jpg[/image]
*쿠라부리 버스정류장
너의 다음 행선지는 꼬 사무이였다.
꼬 사무이로 가는 보트는 수랏타니에서 타야 하는데,
아뿔싸, 오늘 수랏타니로 가는 버스는 이미 끊겼단다.
버스정류장에서 표를 파는 청년은 유창한 영어로
일단 따꾸아빠로 가서 1박한 뒤,
내일 아침 수랏타니행 첫 버스를 타야 한다고 알려줬다.
따꾸아빠는 푸켓행 버스를 타고 가다
도중에 내리면 된다는 설명과 함께.
30분쯤 지나자, 푸켓행 버스가 도착했다.
너 이외에도 쑤린에서 나오는 보트에서 얼굴이 익은
몇몇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만원이었다.
하지만 따꾸아빠는 1시간 남짓한 거리이므로
문제될 건 없었다.
“너 씨밀란 가니?”
옆에 서 있던, 쑤린에서 보트를 함께 타고 온
동양인 청년이 네게 유창한 영어로 묻는다.
“아니, 꼬 사무이.”
일본사람 같지는 않고...
때깔이 고운 걸로 봐서 싱가폴 사람인가? 대만? 홍콩?
“오~ 반대편 섬으로 가네.”
청년은 씩 웃더니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본다.
1분쯤 지났을까, 이번에는 네가 묻는다.
“너는 씨밀란 가니?”
“응. 쑤린하고 씨밀란하고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려고.”
버스 차장이 요금을 받으러 왔다.
너는 따꾸아빠까지 표를 끊었다.
청년은 너보다 멀리 가는지 요금을 약간 더 냈다.
“씨밀란은 어떻게 가지?”
“탑라무로 가서 보트를 타고 가야 해.”
“오늘 떠나는 보트가 있어?”
“아니, 오늘은 탑라무에서 자고 내일 아침 보트를 타야 해.”
그때 옆에서 너희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서양인 하나가 끼어들었다.
“너희들 씨밀란 가니?”
“아니, 나만. 얘는 싸무이 간대.”
“씨밀란... 좋지.”
“가봤어?
“응.”
“어때? 쑤린 하고 비교해서?”
“쑤린보다 좋아.”
“정말?”
청년의 얼굴은 흥분과 기대감으로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버스가 멈추었다. 따꾸아빠였다.
너는 거기서 내려야 했다.
네가 타고 온 버스도 15분간 휴식이라 모든 승객이 내렸다.
너는 출출한 속을 달래기 위해
버스정류장 근처 간이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
네가 물국수를 허겁지겁 들이키고 있는데,
누군가 네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조금 전 버스 안에서 네게 말을 걸었던
그 청년이었다.
그의 손에는 팟타이가 한 그릇 들려 있었다.
너희들은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고,
각자 먹는 일에 충실하기 시작했다.
국수를 먹으면서 너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리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건물들은 죄인처럼 우중충한 낯빛을 하고 서 있었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서글퍼졌다.
팟타이를 다 먹었는지 청년은 버스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너는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따라 잡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Can I follow you?"
너의 뜻밖의 질문에 약간 당황하던 그는
이내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으며 이렇게 말했다.
“Why not!"
그는 태국인이었다. 이름은 퐁.
미국에서 공부를 했고, 잠시 직장생활도 했었단다.
얼마 전 고향인 치앙마이로 완전히 귀국해서
현재는 직장을 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도 너만큼이나 바다를 좋아하는 놈이었다.
작년에 꼬 따오에서 오픈워터 자격증을 땄고,
만약 직장이 구하는 게 어려우면
다이빙강사가 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버스는 탑라무에 도착했다.
오후 6시 30분, 쿠라부리에서 2시간 거리였다.
[image]IMG_0190.jpg[/image]
*탑라무 버스정류장. 오토바이 택시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선착장까지는 40밧.
너희는 탑라무 버스정류장에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선착장으로 이동을 했다.
선착장 부근에 퐁이 예약해둔 숙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은 주로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콘도 같은 곳이었다.
그 숙소에 도착해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곳에는 퐁의 여자친구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퐁의 여자친구 ‘오’는
치앙마이 모 대학병원의 간호사라고 했다.
오의 휴가에 맞춰 함께 씨밀란을 여행하기 전에
백수라서 시간이 많은 퐁은 쑤린을 거쳤던 것이다.
퐁이 예약해놓은 숙소는 더블베드 룸과 싱글베드 룸,
2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요금의 일부를 부담하고 네가 싱글 룸을 쓰기로 했다.
[image]IMG_0116.jpg[/image]
*퐁이 예약한 콘도형 숙소 입구. 에어컨 2베드룸이 1박에 700밧.
[image]IMG_0115.jpg[/image]
*외국인을 위한 숙박시설과는 다른, 현지인을 위한 휴양시설처럼 보였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너희들은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선착장 주변에 허름한 식당이 몇 있었다.
그중 한 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
너희는 요리 몇 가지와 맥주 4병을 나누어 마셨다.
33살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퐁은 아직 개구쟁이 티가 가시지 않은 청년이었다.
2남 5녀의 막내라는데,
세상의 모든 막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29살의 오는 첫 인상이 약간 차가워보였지만,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렇게 해서 그날,
너는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사람들과 함께 밤을 보내게 되었다.
여행이라는 이름을 빙자한 운명에 의해...
[image]IMG_0120.jpg[/image]
퐁과 오, 이들과의 만남은 운명이었을까?
평소에는 일기 한 줄도 제대로 쓰지 않지만
여행기만은 밤을 새워서라도 쓰고 마는 너.
그 어떤 소설책보다
여행기를 더 재미있게 탐독하는 너.
여행 가이드북 사 모으는 게 취미인 너.
잠이 안 올 때는 여행 가이드북을 뒤적이는 너.
네가 사는 동네에 새로 생긴 밥집보다
방콕 카오산에 새로 생긴 밥집에 더 관심이 많은 너.
그런 너에게 여행은 운명일 수밖에 없다.
여행을 떠나면 너는 새로운 운명과 만난다.
어쩌면 새로운 운명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너는 쑤린을 나와서 싸무이로 갈 예정이었다.
2월 11일은 태국의 최대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었다.
태국의 신년인 4월의 쏭클란도 큰 명절이지만,
이때는 자신들의 거주지에서 명절을 보낸다.
태국인들이 집을 떠나 여행을 하는 명절은
바로 2월의 명절, 부처님이 설법을 하신 날이 유일하다.
이 시기에는 전국의 주요 관광지로 가는 교통수단은
매진이 된다.
(5년 전, 너는 푸켓에서 이 명절을 맞아 발이 묶인 적이 있다.)
쑤린에도 무려 400명의 대학생들이 단체로 온다고 했다.
30여 명이 스노클링을 나가도 바다가 목욕탕으로 변하는데,
400명이라니!
너는 이 아름다운 섬에 며칠 더 머물고 싶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떠나야 했다.
오전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오니
벌써 섬 전체가 태국 청년들로 북적거렸다.
너는 서둘러 샤워를 하고 짐을 싸고 밥을 먹고
장기여행 중인 노처녀를 제외한 다른 4명과 함께
오후 1시 보트를 타고 쿠라부리를 향해 떠났다.
의대생은 결국 한번도 펴보지 못한 해먹을 짊어진 채
여전히 끙끙거리고 있었다.
그 옆에서 어머니도 역시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 옷으로 가득한 가방을 들고
낑낑대고 있었다.
연 이틀 스노클링을 강행한 탓인지 대학원생은 며칠 사이에
약간 홀쭉해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너의 눈에는
그녀가 걸어 다니는 건지 굴러다니는 건지 가늠을 할 수 없었다.)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스노클링을 제대로 못한 펀드매니저는
못내 아쉬운 눈길로 멀어져가는 쑤린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쿠라부리에 도착하니 오후 3시 30분이었다.
사비나 투어에는 방콕행 버스티켓 4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제 너는 일행과 헤어져 혼자가 되어야 할 시간이었다.
그들은 북으로 가고, 너는 남으로 가야 한다.
그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너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image]IMG_0113.jpg[/image]
*쿠라부리 버스정류장
너의 다음 행선지는 꼬 사무이였다.
꼬 사무이로 가는 보트는 수랏타니에서 타야 하는데,
아뿔싸, 오늘 수랏타니로 가는 버스는 이미 끊겼단다.
버스정류장에서 표를 파는 청년은 유창한 영어로
일단 따꾸아빠로 가서 1박한 뒤,
내일 아침 수랏타니행 첫 버스를 타야 한다고 알려줬다.
따꾸아빠는 푸켓행 버스를 타고 가다
도중에 내리면 된다는 설명과 함께.
30분쯤 지나자, 푸켓행 버스가 도착했다.
너 이외에도 쑤린에서 나오는 보트에서 얼굴이 익은
몇몇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만원이었다.
하지만 따꾸아빠는 1시간 남짓한 거리이므로
문제될 건 없었다.
“너 씨밀란 가니?”
옆에 서 있던, 쑤린에서 보트를 함께 타고 온
동양인 청년이 네게 유창한 영어로 묻는다.
“아니, 꼬 사무이.”
일본사람 같지는 않고...
때깔이 고운 걸로 봐서 싱가폴 사람인가? 대만? 홍콩?
“오~ 반대편 섬으로 가네.”
청년은 씩 웃더니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본다.
1분쯤 지났을까, 이번에는 네가 묻는다.
“너는 씨밀란 가니?”
“응. 쑤린하고 씨밀란하고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려고.”
버스 차장이 요금을 받으러 왔다.
너는 따꾸아빠까지 표를 끊었다.
청년은 너보다 멀리 가는지 요금을 약간 더 냈다.
“씨밀란은 어떻게 가지?”
“탑라무로 가서 보트를 타고 가야 해.”
“오늘 떠나는 보트가 있어?”
“아니, 오늘은 탑라무에서 자고 내일 아침 보트를 타야 해.”
그때 옆에서 너희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서양인 하나가 끼어들었다.
“너희들 씨밀란 가니?”
“아니, 나만. 얘는 싸무이 간대.”
“씨밀란... 좋지.”
“가봤어?
“응.”
“어때? 쑤린 하고 비교해서?”
“쑤린보다 좋아.”
“정말?”
청년의 얼굴은 흥분과 기대감으로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버스가 멈추었다. 따꾸아빠였다.
너는 거기서 내려야 했다.
네가 타고 온 버스도 15분간 휴식이라 모든 승객이 내렸다.
너는 출출한 속을 달래기 위해
버스정류장 근처 간이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
네가 물국수를 허겁지겁 들이키고 있는데,
누군가 네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조금 전 버스 안에서 네게 말을 걸었던
그 청년이었다.
그의 손에는 팟타이가 한 그릇 들려 있었다.
너희들은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고,
각자 먹는 일에 충실하기 시작했다.
국수를 먹으면서 너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리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건물들은 죄인처럼 우중충한 낯빛을 하고 서 있었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서글퍼졌다.
팟타이를 다 먹었는지 청년은 버스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너는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따라 잡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Can I follow you?"
너의 뜻밖의 질문에 약간 당황하던 그는
이내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으며 이렇게 말했다.
“Why not!"
그는 태국인이었다. 이름은 퐁.
미국에서 공부를 했고, 잠시 직장생활도 했었단다.
얼마 전 고향인 치앙마이로 완전히 귀국해서
현재는 직장을 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도 너만큼이나 바다를 좋아하는 놈이었다.
작년에 꼬 따오에서 오픈워터 자격증을 땄고,
만약 직장이 구하는 게 어려우면
다이빙강사가 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버스는 탑라무에 도착했다.
오후 6시 30분, 쿠라부리에서 2시간 거리였다.
[image]IMG_0190.jpg[/image]
*탑라무 버스정류장. 오토바이 택시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선착장까지는 40밧.
너희는 탑라무 버스정류장에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선착장으로 이동을 했다.
선착장 부근에 퐁이 예약해둔 숙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은 주로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콘도 같은 곳이었다.
그 숙소에 도착해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곳에는 퐁의 여자친구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퐁의 여자친구 ‘오’는
치앙마이 모 대학병원의 간호사라고 했다.
오의 휴가에 맞춰 함께 씨밀란을 여행하기 전에
백수라서 시간이 많은 퐁은 쑤린을 거쳤던 것이다.
퐁이 예약해놓은 숙소는 더블베드 룸과 싱글베드 룸,
2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요금의 일부를 부담하고 네가 싱글 룸을 쓰기로 했다.
[image]IMG_0116.jpg[/image]
*퐁이 예약한 콘도형 숙소 입구. 에어컨 2베드룸이 1박에 700밧.
[image]IMG_0115.jpg[/image]
*외국인을 위한 숙박시설과는 다른, 현지인을 위한 휴양시설처럼 보였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너희들은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선착장 주변에 허름한 식당이 몇 있었다.
그중 한 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
너희는 요리 몇 가지와 맥주 4병을 나누어 마셨다.
33살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퐁은 아직 개구쟁이 티가 가시지 않은 청년이었다.
2남 5녀의 막내라는데,
세상의 모든 막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29살의 오는 첫 인상이 약간 차가워보였지만,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렇게 해서 그날,
너는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사람들과 함께 밤을 보내게 되었다.
여행이라는 이름을 빙자한 운명에 의해...
[image]IMG_0120.jpg[/image]
퐁과 오, 이들과의 만남은 운명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