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린 & 씨밀란 여행기 3-방콕, 카오산 그리고 밤 버스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쑤린 & 씨밀란 여행기 3-방콕, 카오산 그리고 밤 버스

필리핀 3 2406
그날 오전 8시,
너는 방콕 카오산 쏘이 람부뜨리에 있는
람푸하우스 팬 더블룸(without bathroom)에서 깨어났다.
한인식당 동대문을 통해 예약한 그 겟하우스에
새벽 3시에 체크인을 한 뒤,
간단하게 샤워만 하고
그대로 침대 위에 고꾸라졌었지.
짧았지만 달콤한 잠이었지.
너는 눈꼽도 떼지 않은 몰골로
방람푸 시장 노점에서 두유 한 잔을 마셨다.
방콕에 올 때마다 들리는 단골인데도
여주인은 아직도 너를 몰라본다.
그래서 어떤 때는 6밧(현지인 요금)을 받고
어떤 때는 10밧(외국인 요금)을 받는다.

[image]IMG_0074.jpg[/image]
방람푸 시장에서 파는 두유


[image]IMG_0072.jpg[/image]
오랜 단골을 몰라보는 두유 아줌마



이어서 단골 국수집의 뜨거운 어묵국수
한 그릇을 땀을 뻘뻘 흘리며 먹고 나자,
드디어 방콕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났지.

[image]IMG_0071.jpg[/image]
25밧짜리 어묵국수



익숙한 것과 그렇게 한번씩 조우하고 난 뒤,
너는 카오산 거리를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카오산 거리는 여전했지.
간밤의 파튀 여운이 곳곳에 남아 있는
적당히 이국적이고 적당히 혼잡하고 적당히 지저분한 그 거리...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 앞에 쭈그리고 앉아
20밧짜리 수박 쉐이크를 빨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멍하니 구경해보았지.
그렇게 잠시만 앉아 있으면
세상의 모든 인종들을 섭렵할 수 있으니까.
그게 카오산이니까.

[image]IMG_0076.jpg[/image]
밤마다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카오산 거리
 

[image]IMG_0081.jpg[/image]
카오산 거리의 최고 인기 식품 팟타이



네가 계획한 이번 여행의 일정은 이랬다.

2월 7일 19시 인천 출발
2월 8일 2시 방콕 도착, 19시 밤 버스로 쿠라부리 행
2월 9일 4시 쿠라부리 도착, 9시 쑤린 행 보트 탑승,
          11시 30분 쑤린 도착, 14시 스노클링 투어 시작
2월 10일 9시~11시 30분, 14시~16시 30분 스노클링 투어
2월 11일 오전 스노클링 투어 후, 13시 배로 쑤린 출발,
            15시 30분 쿠라부리 도착, 버스로 타꾸아빠 혹은 수랏타니 이동 숙박
2월 12일 꼬 싸무이로 도착
2월 13일 꼬 싸무이 해변에서 뒹굴기
2월 14일 꼬 팡안으로 이동 풀문파튀 참가
2월 15일 꼬 팡안 해변에서 뒹굴기
2월 16일 꼬 따오로 이동
2월 17일 밤차로 방콕으로 이동
2월 18일 방콕 도착
2월 19일 방콕에서 헤매기
2월 20일 정오 뱅기로 방콕 출발, 23시 인천 도착...

아직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섬 쑤린은
네가 가보지 않은 태국의 몇 안 남은 섬 중
가장 오래 전부터 마음을 사로잡고 있던 곳이지.
그곳에서의 스노클링을
너는 무척 기대하고 있었지. 
풀문파튀는 이제 네가 끼이기에는
체력적으로 좀 벅찬 파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는 꼭 다시 한번 그 파튀에 참가하고 싶어 했지.
3년 전 싱가폴 아이들과 어울려서 마셨던
머슈룸 쉐이크의 맛을 못 잊어서일까...

[image]IMG_0078.jpg[/image]
어디론가 떠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뚝뚝



그날 오후, 너는 땡화생백화점에 들러
쑤린에서 쓸 용품을 쇼핑했다.
샴푸 작은 걸 하나 사고,
스노클링한 뒤 간식으로 먹을 비스킷과 초콜릿을 사고,
바르는 모기약도 사고,
치약도 예비용으로 하나 샀다.
그리고 숙소에 맡겨두었던 배낭을 찾아들고
동대문으로 갔다.
방콕-쿠라부리 편도 밤 버스와
쿠라부리-쑤린 왕복 보트를 동대문에서 예약했기 때문이다.
그날 밤 버스로 쿠라부리로 가는 사람은
너를 포함하여 모두 6명이었다.
앙코르 왓에서 산 자신의 몸집만한 철제 해먹을
기필코 쑤린 해변에서 펼쳐놓고 사진 한방을 박겠다는 각오로
낑낑거리며 짊어지고 온 의대생과,
그런 딸내미의 고집에 못 이겨
해먹을 제외한 다른 모든 짐을 혼자 들고서 주체할줄을 모르는
교사 출신의 어머니 커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기여행 중인 노처녀,
남자친구가 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몸매를 한 대학원생,
그리고 펀드 매니저라고 했던가,
암튼 그와 비슷한 직업의 고소득 프리랜서 남자 하나가
너와 쑤린까지 함께 갈 면면들이었다.
마치 단만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처럼
저마다 사연이 있는 듯한 얼굴들이었지...

[image]IMG_0082.jpg[/image]
밤 버스를 타면 무료로 제공되는 야참

3 Comments
재석아빠 2006.03.03 14:31  
  다음에 그집에서 국수 드실때 똠얌 쎌렉으로 달라고 하시면 얼큰 하니 좋습니다..

생선 국물이라 시원하니 얼큰 하고 좋습니다..

아~찔끔 찔끔 감질나요~~

왕창~~[[으힛]]
후니니 2006.04.01 16:08  
  저 두유엔 튀긴 빵이 잇어야 제 맛인데...
아리잠 2006.04.21 17:44  
  작은딴지하나여~....
남자친구가 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몸매를 한 대학원생->그 대학원생 보시면 어쩌실려구...ㅋㅋㅋㅋ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