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린 & 씨밀란 여행기 11-끄라비를 거쳐 꼬 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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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린 & 씨밀란 여행기 11-끄라비를 거쳐 꼬 잠으로

필리핀 4 2054
이제 너에게 허락된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내일, 늦어도 모레 밤에는
너는 방콕행 밤 버스를 타야 한다.
지긋지긋한 여행자 버스는 떠올리기도 싫지만,
요금이 저렴하고, 카오산에 정차하고,
서양애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게
네가 그 버스를 선택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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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사 버스



잉글리쉬 네이티브들을 만나면 너는 벙어리가 된다.
하지만 다른 서양애들과는 어느 정도 영어 대화가 가능하다.
특히 요즘은 동구권 애들이 많기 때문에
영어 회화 연습 파트너로 적격이다. 
어쨌거나 너는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꼬 사무이 행을 포기하고,
꼬 잠으로 루트를 변경했다.
꼬 사무이는 푸켓에서 너무 멀었다.
버스만 4시간을 타야 했고,
다시 보트를 2시간이나 타야 한다.
기다리는 시간까지 치면 8시간은 걸린다.
꼬 잠은 푸켓에서 2시간 거리인 끄라비에서 보트를 탄다.
3년 전, 꼬 리페에서 만난 스위스 가이가 극찬하던 꼬 잠...
각자의 취향, 특히 서양인과 동양인의 취향은 차이가 많기 때문에
스위스 가이의 말을 가려서 들어야 하지만,
어쨌든 너는 처음 들어보는 섬이라는 점에 끌려
꼬 잠을 가보기로 그날 아침
푸켓의 300밧짜리 겟하우스에서 눈을 뜨자마자
충동적으로 결정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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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에서 핫야이 행 버스를 타고 가다 중간에 내린다


 
쉣, 쉣, 쉣!
푸켓에서 끄라비까지 2시간 걸린다던 버스가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명색의 1등 버스인데 수시로 정차하여 손님을 태운다. 
첫차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끄라비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교외에 있는 끄라비 버스터미널에서 썽태우를 타고
시내에 있는 여행사로 잽싸게 달려갔지만,
꼬 잠 행 오전 보트는 이미 출발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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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에 있는 끄라비 버스터미널



오후 3시에 출발하는 보트 티켓을 끊자,
숙소는 예약했느냐고 여행사 직원이 너에게 묻는다.
꼬 잠은 선착장이 없어서 바다에서 긴꼬리배로 갈아타야 하는데,
네가 예약한 숙소에서 마중을 나온다고 했다.
즉, 숙소를 예약하지 않으면 마중을 나오지 않으므로
꼬 잠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너는 제일 싼 350밧짜리 방갈로를 1박만 예약했다.
꼬 잠이 기대 밖이면 1박만 하고 나오고,
괜찮으면 연장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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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십니다~ 끄라비 타운에서 하루종일 신호들을 들고 게시는 분들...



너는 끄라비 타운의 유일한 백화점인 보그 백화점에서
윈도우 쇼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4층에 있는 아쿠아숖은 방콕의 웬만한 백화점보다
다양하고 쓸만한 물건을 갖추고 있었다.
구 선착장에서 보트 티켓을 파는 삐끼들과
농담 따먹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다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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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선착장에 항상 대기하고 있는 삐끼들... 상당히 집요하다!



10여 명의 서양인들과 트럭 짐칸에 실려
새로 지은 선착장으로 갔다.
꼬 잠은 꼬 란타 행 보트를 타고 가다가
도중에 내려야 했다.
30여 명쯤 되는 승객의 대부분은 꼬 란타까지 갔고,
너와 스위스에서 온 두 청년만이 꼬 잠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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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지은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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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라비 인근의 섬을 오가는 보트 시간과 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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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 잠은 꼬 란타 행 보트를 타고 다가 도중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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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배로 갈아타고 있다.



350밧짜리 방갈로는 썩 훌륭했다.
오랜만에 괜찮은 숙소에서 묵게 되어 기분이 좋아진 너는
밀린 빨래를 한바탕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빨래를 하고 있는데,
천둥 번개가 치더니 폭우가 퍼붓기 시작했다.
빨래가 끝날 때쯤 비도 멎었다.
너는 카메라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왔다.
하늘 한 켠에 무지개가 걸려 있었다.
몇십 년 만에 보는 무지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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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밧짜리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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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 비누, 종이로 싼 컵 등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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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래하기 좋게 물통이 2개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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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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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본 무지개



너는 무지개를 카메라에 담고 해변으로 갔다.
썰물 때라서 바다는 저만치 물러가 있었다.
수심이 얕은 곳은 돌이 많아서 수영을 하기에는 좋지 않았다.
모래가 갈색이어서 바다 속도 투명하지 않았다.
한적한 곳에서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만,
바다를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권하기 어려운 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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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돌이 많고 모래도 갈색인 꼬 잠 해변



너는 내일 꼬 잠에서 나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긋지긋한 볶음밥으로 저녁을 때우고,
밤늦도록 그동안 못 읽었던 책을 읽었다.
밤새도록 온갖 벌레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어떤 교향곡보다도 아름다운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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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또 볶음밥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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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이 미나 2006.03.08 21:11  
  350 밧 짜리 방갈로..훌륭하네요*^^*
쉣,쉣,쉣!...ㅋㅋㅋ[[웃음]]
러브시티 2006.03.10 00:34  
  끄라비항구에서 꼬란타로 큰배를 타고가다가 중간쯤 바다 한가운데에 배가 서면 왼편에서 롱테일보트가 달려와서 꼬 짬 방문객들을 픽업해 가는데 거기서부터 꼬 짬 해변까지 헤엄쳐서 돌아가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굴낙지 2006.11.08 11:07  
  너는 ?? 나는?? 외국에서 오래 사셨나봐요?
Metamorphosis 2006.11.27 10:29  
  학력도 높으시다는 분이 왜이러실까 ㅡ_ㅡ;ㅋㅋ 너는 이라고 하는것은 한가지 표현 기법일 뿐입니다. 실제 국문쪽 글을 읽다보면 저런식으로 표현되어 있는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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