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창 여행기(5): 스노클링, 그 환상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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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창 여행기(5): 스노클링, 그 환상의 날

chonburi 0 2154


꼬창 여행기(5): 스노클링, 그 환상의 날


일어나니 7시다.
담배 한 대 피우고, 샤워를 하고 나니 30분이 지났다. 에....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해버려? 에이 안돼... 그럼 못할 짓이지. 에이 그래도 방이 맘에 안 드는 걸 어찌 해. 오늘 밤에 또 자면 미칠 것 같은데.?’

이런 저런 생각에 일단 짐을 싸 놓고, 스노클링을 하기로 했다. 오늘 쯤이면 한국분과 연락이 될거고, 같이 와서 자면 되겠다 싶었다. 그럼 무섭지도 않을 거고, 재미있게 보낼 것 같았다.

리조트에서 아침을 먹는 사이 또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프런트에 가서

“저.......죄송한데요. 오늘 체크아웃하면 안 될까요?”
“(갑자기 펑 찐 표정으로 있다가 웃으며) 괜찮아요. 돼요.”

한다. 그래서 너무 미안해서 미안하다고 다시 말을 했다. 마음이 바뀌어서 오늘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체크아웃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니 속이 편했다. 오늘 스노클링이 끝날 때까지 그 한국분과 연락이 되면 하루 더 자고, 아니면 그냥 집으로 쑹~~!이다.

차를 몰고 까이배 헛으로 갔다. 참 많이도 변했다. 예전의 나무로 된 방갈로는 이제 깔끔한 시메트로 예쁘게 지어 놓았다.

“쿤 싸우를 만나러 왔는데요”

하고 말하자 종업원이 옆집을 가르킨다. 가 보니, 스노크링을 하는 곳이다. 물어보니 9시 반에 출발을 한단다. 그리고 4시에 끝이 난단다. 에이..~~ 지금이 8시인데.. 잉,... 아직도 한시간 반을 기다려야 한단다.

“오늘 스노클링은 몇 명이나 하나요?”
“한 20명쯤 될거예요.”

하고 답한다.

잠시 차를 몰고 나와 혹시나 싶어 숙소를 구해 보았다. 그렇게 그 근처에 참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새로 지은 건물이다. 프런트에 가 보았더니 사람이 없다. 방 하나가 문이 열려 있어 보았니, 어제 묶은 리조트보다 더 크고, 더 깔끔하고, 침대도 큰 침대 하나였다.

주인은 아줌마였는데, 하루에 900밧이란다. 그래서 낼름 오늘 4시에 올테니 방을 비워놓으라고 했다.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한 후,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사진을 찍었다. 부두로 가니 스피드 보트가 한 대 있다. 자리를 세어 보니, 20명이 타기엔 무리인 듯했다. 아니 너무 작아 보였다. 그 옆에 커다란 통통배가 있는데, 그 큰 통통배가 작은 통통배보다 빠르다. 혹시 그 큰 통통배가 작은 통통배보다 빠르다는 이유로 스피드 보트가 되는 건 아니겠지? 하는 의아한 생각도 해보았다. ^^


빈둥대기를 1시간.
배들은 준비가 되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으~메, 이거 또 30분 늦게 출발하는 거 아녀?’

하고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까, 스피드 보트가 한 대 온다. 그러더니 종업원이 타란다. 내가 타고갈 스피드 보트란다.

‘응? 그려?’

가만히 보니, 큰 스피드 보트였다. 보트 안에는 태국인과 동양 외국인인 커플이 두명, 나컨빠톰에서 온 여자 3명, 그리고 방콕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는 내 또래 되어보이는 남자 3명, 그리고 대학행 5명이 전부였다. 배에 앉으니 그래도 자리가 널널했다.

배가 출발했다.

‘앗싸~~! 으메~! 정말 빠른 거’

그렇다. 배는 통통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출발했다 싶더니만 벌써 항구를 빠져나왔고, 내가 탔던 곳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져 버렸다.

“앗싸~~! 바람 좋고, 시원하고, 자리 널널하고~~!! 기분 째진다. 앗싸~~!”

지나가는 통통배가 있다. 위층과 아래층에 손님이 가득찬 배였다. 아마도 스노클링을 하는 배리라. 보트는 그들을 추월해 버리더니 이내 지평선 끝으로 밀어 버렸다.

오전에 스노클링은 2군데를 했다. 꼬와이를 지나 한참을 가더니만 작은 섬 앞에 배를 댔다. 근데 다들 밍그적거린다. 다들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왔는데, 모두들 그 위에 구명조끼를 입니는다.

“잉? 나는 수영복 입고 왔는디~~!! 에구~ 수영복 입고, 오리발 차고, 새로 산 물안경 끼고 멋있게 수영해야 하는디~~에구!!”

하여간 태국인들은 옷을 입은 채 모두 물속으로 첨벙했다. 나는 그래도 옷을 벗고 수영복만 입고, 물속으로 첨벙했다.

오리발을 신으니 좀 불편하기는 했다. 우선은 배에서 내려갈 때도 불편하고 올라올 때는 아예 오리발을 벗고 올라와야 했다. 게다가 오리발을 신고 산호나 바위 위에서 잠시 쉬려면 이놈의 오리발 때문에 한참을 씨름해야 했다. 하지만 편하기도 했다. 산호 위를 살짝 밟아도 되고, 날카로운 바위 위를 밟아도 안전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오리발을 신으니 물속에서의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그렇게 오전에 두 군데의 스노클링을 했다. 배는 다시 떠났고 나는 점점 배가 고파졌다. 옆에서는 태국인 남자 3명이 빵을 조금씩 나누어 먹는다.

‘짜식 한번 먹어보라고 안 하네..쩝~!’

그런데 배는 두 섬 사이를 가로질러 물빛 파란 해변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단다. 둘러보니, 바닷물 빛깔이 천하제일이다. 큰 섬과 바로 옆에 작은 섬이 있는데, 그 사이 수위가 낮아서 걸어가도 될 듯 싶었고, 그래서 그런지 물 색이 너무 좋았다. 해변도 고운 모래에 흰~~색!!!

“음마!! 미치겠다. 너무 좋다.”

정말로 피피섬 물색과 손색이 없었다. 그곳에서 점심을 준다. 점심은 도시락인데, 맨밥 위에 오징어 튀김과 간장이 있다. 나는 너무 배가 고팠던 탓에 그 밥을 다 먹어버리고 말았다. 하나도 안 남기고 말이다. 밥을 먹으니 과일도 주었다. 수박과 파인애플이었는데, 꼬창에서 재배한 파일애플이라네? 믿거나 말거나 ^^ 하여간 준 거니까, 예의상 먹어주고~~!!

잠시 그 해변에서 쉰 다음 다시 스노클링 포인트로 갔다. 역시 첨부덩하고 물속으로 들어가 놀았다. 마지막은 꼬와이 해변가네 우리를 내려주었다. 그때가 2시였는데, 3시 반에 꼬창으로 출발을 한단다. 그러니 이 섬에서 우리는 한 시간 반을 버텨야 한다는 거다.

다들 표정을 보니 지친 표정이다. 빨리 가고 싶은 표정이 역력해 보이는데, 보트 기사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리난다. 할 수 없이 내렸다.

화장실을 들어 우선 음식 하나 더 먹고 싶었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시켰다. 샌드위치가 비쌌다. 거의 60바트 수준이다. 먹고 있는데, 같이 스노클링을 한 태국인 3명이 온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디에서 왔어요?”
“방샌에서 왔어요.^^”
“태국사람 맞지요?”

응? 내 얼굴이 아무리 시커멓게 탔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말을 하다니.. 음~!

“한국인인데요..”
“아 그래요? 태국사람인줄 알았네.”

이 남자 셋은 나보다 1살, 3살, 4살이 어린 남자들로 모두들 총각이란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다. 그 나이에 총각이라니 어찌 믿으라고.. 하여간 이들은 모두 엔지니어라는데 방콕에서 왔단다. 어찌나 부럽든지.

‘야, 나도 한국에 니네 같은 친구 많어.’

하고 말 한마디 해주고 싶었다. 너무 부러워서리.

혹시나 싶어 한국분에게 전화를 해봤다. 어제밤에 몇 번의 통화가 연결되지 않아서 속으로는 아마 꼬막이나 꼬꿋에 들어간 게 틀림없다고 생각되었다. 그렇잖아도 오늘 집을 돌아갈까를 망설이고 있는데, 이 분과 연락이 되면 같이 하룻밤을 더 머물고, 그렇지 않으면 오늘 돌아가고 싶었다.

“띠리링~!”
“여러보세요?”

한국인의 소리가 들린다. 뜻밖에 통화가 되어서 뭐라 말이 안 나왔다. 하여간 그분은 이제 뜨랏으로 가는 배안에 있단다. 그래서 내가 그냥 꼬창에 계신지 알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고 했더니만 만나잔다. 뜨랏에서 기다리시겠단다. 그래서 뜨랏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 오랜만에 한국어 했다.

그렇게 그렇게 띵까띵가 해변에서 둥굴다가 3시 반 되었다.
배는 다시 꼬창으로 향했다.
마음속 섬을 또 지평선 넘어로 남겨 놓고 말이다.
아. 이곳에 또 언제 오려나...

* 첫번째 사진은 점심을 먹었던 꼬랑입니다. 해변에 숙소는 없었습니다. 정말 예쁘더군요. 물 색깔이 너무 좋았습니다.

*두번째 사진은 꼬와이입니다. 식당에서 해변을 바라보며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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