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지치다.

그래서 국경을 넘는다. 

빡세Pakse에서 살라완Salavan과 타오이Taoy를 거쳐 라레이Lalay포인트까지는 260km, 

까다롭지 않은 라오스 출국 절차를 거치고 

까다롭지 않은 베트남 입국 심사까지 마친다. 

국경까지의 라오스 길은 완만하고 평평해서 지루하기 까지 한 반면 

국경에서 아루오이Aluroi까지 50km의 베트남 길은 안남산맥을 가로지르는 길이여서 충분한 재미와 긴장을 가진다. 

모든 것이 생경하다. 

언어도, 음식도, 거리도, 잠자리까지도 라오스와는 너무 다르다. 

이제서야 살아있음이 느껴진다. 

다낭Danang까지는 아직 160km가 남았다. 

훼Hue의 언저리를 돌아서 곧장 다낭가는 1A 도로를 달린다. 

그렇게 월경을 하였고 

그래서 마음속의 익숙함과 낮섬의 경계도 넘는다. 

그리고 흡사 죽음같던 깊은 나른함으로 부터 벗어난다. 

모든 감각 기관이 예민해지고 의식은 명료해진다. 

20여년전, 처음으로 길을 떠나던 그때도 이랬다. 

하이반 고개만 넘으면 다낭이다. 

그곳에는 낮선 언어도, 낮선 사람도, 낮선 상황도 더욱 많을 것이고 

그만큼의 당황스러움도, 호기심도, 고립감도 느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