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 문화적 소양이 없는 자들의 뉴욕 문화 맛보기 –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공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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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 문화적 소양이 없는 자들의 뉴욕 문화 맛보기 –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공원들

고구마 3 445

 

뉴욕에는 공원이 많다. 

그중 규모면으로도 그렇고 명성으로도 그렇고 원탑은 센트럴파크

여행 전 검색하다가 본 글귀인데, 센트럴파크가 없었다면 100년 뒤 그만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들어섰을 것 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출처는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맨하탄의 삶이 만만치 않다는 뜻일테고 또 그만큼 센트럴 파크가 뉴욕시민들에게 안식처가 되어준다는 의미도 있을테고... 

하여튼 이방인인 우리는 그냥 그렇게 생각해본다. 

 

센트럴파크 동편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서편에 자연사 박물관이 있는데 우리는 자연사 박물관은 패스하기로 했다. 왜냐면 곧 워싱턴으로 새벽 고속버스를 타고 떠나는데 워싱턴에도 자연사 박물관이 있고 거기는 입장료도 무료. ^^ 그리고 사실 자연사에 크나큰 관심이 없기도 해서 조금 미련을 두다가 일정에서 잘랐다.

 

가기 전에 주워들은 바에 의하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일컬어지는 이 위풍당당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그 안의 작품들을 감상하기에 하루로는 도저히 성에 안차고, 할인표가 아닌 정식티켓을 사면 3일 간 볼 수 있는데 그 3일 내내 봐도 좋다는 평도 있었다만... 우리는 우리의 문화적 소양의 깊이를 잘 안다. 우리는 엘에이의 게티 센터에서도 몇시간으로 땡친 사람들이다. 물론 게티가 예술품 소장한 걸로 보자면 메트로폴리탄에 대적할 수준은 아니어서 비교는 좀 그러지만... 하여튼 미술품에 대한 우리의 소양이 그냥 얕다는 이야기... ^^

 

토요일은 오후 10시까지 한데서 느즈막하게 입장을 했다. 입장을 할 때는 닫을 때까지 있으려고 했는데, 요왕은 3시간, 나는 4시간 보니까 이제 볼 건 다 봤다. 뭐 이런 느낌적인 느낌이 들면서 다리도 무지 아프다. 그리고 계속 서있었더니 허리도 아프고... 아~ 휴족시간이 필요한데, 왜 그걸 안 챙겨왔을까~

 

티비에서만 보던 고흐와 고갱의 명화를 보는 건 정말 여기까지 온 보람을 차고 넘치게 충족시켜줬다. 그런데 이런 메가톤급의 명화 말고... 그외의 명화들은 내가 그 스토리를 다 꿰기에는 좀 힘든 뭔가가 있었다.

명화 마다마다 신화와 극적인 이야기들이 깨알같이 수놓아져 있다는 건 분명히 알겠는데, 정작 그 역사적인 신화와 중세 기독교문화에 대해서 깊이 있는 이해가 내 머릿속에 없으니... 명화 앞에서도 그냥 ‘오~ 보기에 참 아름답도다.’ 뭐 그정도랄까... 

 

관람을 다 마치고 미술관을 나오니 숙소로 돌아갈 일이 좀 까마득하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앞은 지하철이 없어서 밤이 깊게 내려앉은 도로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이것도 사실 시간 맞춰 딱딱 오질 않아서, 부촌으로 유명한 어퍼이스트의 공기(실제로는 매연이겠지만...)나 실컷 마시며 뉴욕의 밤거리를 느껴본다. 

 

사실 메트로폴리탄은 좀 아쉬움이 남긴 남는다.

혹시 다음에 뉴욕에 오게 될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정식 티켓을 구입해서 적어도 이틀이상 이 보물창고를 찬찬히 둘러보고 싶고 그리고 중세 고성을 그대로 가져와서 꾸며놓았다는 클로이스터 미술관도 보고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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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이란게 사실 여행자 입장에선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 뭐 그런 정적인 공간이지 않나... 그런데 뉴욕에서의 공원은 워낙 많은 영화와 미드의 배경이 된 탓에, 그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켜켜히 깔려 있어서 그런가 공원 마다마다 관광리스트에 오르는 지경이다. 

 

센트럴파크로 가기 전 지하철 5번가 역에서 내려 우선 공원에서 먹을 샌드위치를 샀다. 서브웨이 샌드위치였는데, 태국에서도 좋아하는 프랜차이즈라 주문하는 방법은 문제 없었는데 종업원이 재료를 고르지도 않았는데 자꾸 그만하라고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한다. ㅠㅠ

그 다음부터는 쫄아서 서브웨이 갈 때는 빵은 뭐, 야채는 뭐, 소스는 뭐 이렇게 미리 생각을 해 놓고 들어가서 종업원이 답답하지 않게 빠르게 말을 했다.

사실 그 후로 다닌 미서부의 서브웨이 들은 여기처럼 조급하게 재촉한 곳은 없었다.

뉴욕이 지내기 빡빡한 곳이란 걸 다시금 느꼈다.

 

토요일날 간 센트럴파크는 뉴욕시민들과 여행자들로 버글버글하다. 평일이면 이런 북적북적거리는 무드랑은 좀 다를라나... 

근처 어퍼이스트와 어퍼웨스트의 부촌에서 가족들이 공원에 나들이라도 나온걸까? 어린이들도도 많았다. 

분수대가 있는 근처의 광장에는 수많은 테이블이 놓여있고 사람들이 체스를 하고 있다. 

우리처럼 느리게 걷는 이들, 활기차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그리고 뉴욕답게 어김없이 뭔가 공연을 준비하는 이들...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 옆으로 젊은 여성둘이 나란히 지나간다. 그런데 그 중 한 백인여성이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정말 셔츠 앞판을 완전히 오픈시켜서 가슴전체가 다 드러났다. 그냥 옷이 어쩌다 풀어헤져친게 아니라 아예 각을 잡아서 젖힌 채 고정시킨거다. 

토플리스야 동남아의 해변에서 가끔 보던거긴하지만... 이런 공원에서 멀쩡해 보이는 여자가 정말 앞을 의도적으로 완전 열어젖히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는걸 보니 갑자기 내가 얼어붙을 지경. 이 아가씨의 등장으로 뭔가 공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정말 영화 속에 들어와있는거 것 같다. 뉴욕엔 별 희한한 사람들이 많아서 왠만해서 사람들이 신경을 안쓴다는데 이 아가씨의 궤적을 따라 사람들의 시선이 흔들리며 따라붙는다.

그렇다고해서 노골적으로 기름기 흐르는 눈으로 보는 사람은 없었는데, 여기선 그런 태도가 왠지 뉴요커 답지않게 촌스럽다고 느껴지는걸까?

 

그러고 보니 지하철에서 우리 바로 맞은편에 앉아있던 백인 아저씨도 생각이 난다.

그 사람 키가 185정도에 온몸이 울룩불룩 근육질에다가 머리칼 하나 남기지 않은 완벽한 대머리의 50대 남성이었는데... 눈에는 스모키, 입술은 새빨강, 귀에는 치렁치렁 귀걸이 옷은 타이트한 스커트에 팬티스타킹 신까지 갖춰신고 그 큰발에 맞는 힐이 있다는게 놀라운데 하여튼 분홍색 힐까지 풀장착을 했다. 그는 아주 커다란 여성용 보스턴백이 다리 사이에 두고 있었다. 덜컹덜컹 지하 감옥 같은 지하철 안에서 바로 맞은편에 그와 마주하고 있으니 시선처리가 꽤 당혹스러웠다.

 

해외토픽 사진보면 센트럴파크에서 일광욕하는 유명인들 사진도 종종 봐 와서 오늘 혹시나? 하고 기대해봤는데 그런 유명인은 없었지만 아무튼 이날의 전경은 다채롭긴 했다. 

이 많은 사람들 중 과연 얼마나 뉴욕커인지는 모르겠으나... 하긴 여느 공원이 다 그렇긴 할테지만, 여긴 그 색의 대비가 훨씬 선명해 보인달까... 

 

그 다음은 브라이언트 공원

이 공원 바로 옆에는 뉴욕 공립도서관(역시 영화나 미드에 자주 나온 곳)이 있고, 이 공원에서 고개만 살짝 들면 빌딩 군 사이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인다. 

사실 공원 자체로만 본다면... 그냥 일반적인 공원이다. 뭐 세상 어느 곳이나 공원이 다 비슷한 모양새지... 

우리는 바로 근처에 있는 홀푸드마켓에서 통닭구이랑 베이글, 레모네이드를 사와서 공원의 테이블에 앉아 뜯어 먹었다. 

우리는 커피를 그다지 즐기지 않아 모르겠는데 이곳에 블루보틀 커피라는 유명 커피 체인점이 있어서, 브라이언트 공원에서 커피를 마시는 여행후기들도 많았다.

여행에서 돌아와보니 이 블루보틀이 우리나라에도 지점을 낼거라는데... 뭔가 다른 게 있어서 이렇게 인기인가보지. 근데 우리나라는 이미 스타벅스가 엄청 많은데 얼마나 선방을 하려나 모르겠네...

브라이언트 공원에서 닭고기로 단백질 섭취를 한 후 우리는 뉴욕 공립도서관과, 그랜드 센트럴 기차역을 같이 구경했다. 영화 속 배경이 된 곳이어서 기대가 엄청 빵빵한 것에 비하자면 살짝 평이한 정도... ? ^^ 너무 기대가 컸나보다. 

하지만 두 건물 다 외관이 아주 아름다웠고 특히 그랜드센트럴기차역의 천정은 와~ 소리가 나올 만했다. 

 

 

이제 다음 공원은 유니언 스퀘어

여기서는 딱히 시간을 크게 보낸 건 없다. 노숙자가 좀 많았고 도심 속의 작은 공원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곳이 나름 교통의 요충지이기고 하고 해서 유니언 스퀘어라는 이름이라는 설명... 

 

다음은 워싱턴 스퀘어 파크인데 이 공원은 다른 곳보다 좀 더 우리 마음에 들었다. 

아마도 이 공원에 다다르기 전에 우리가 아주 많이 걸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공원에서 쉰다는 편안한 느낌도 들었고, 그날따라 엄마들이 아기들이랑 많이 와서 그런가, 뭔가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며 가족적인 분위기도 나고... 이곳도 공원의 한 켠에 체스테이블이 있었다. 모르는 사람끼리 와서 현장에서 게임을 하는건가? 

공원에 있는 워싱턴 아치(생긴 게 꼭 개선문 같이 생겼다.)와 분수대의 조화도 아름답다.

바로 근처에 뉴욕대학이 있는데다가 바와 카페가 많은 맥두걸 스트리트도 있고, 여행오기 전에 뉴욕에 대한 문화적인 소양을 높인다면서 미리 봐둔 비긴 어게인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고 말이다. 

분수도 크고 아름다웠고 여느 공원에서 다들 그러하듯 여기도 거리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뭔가 클래식한 연주를 하고 있어서, 음... 역시 뉴욕대 근처라서 그런가 학구적인 분위기가 있구먼... 이라고 생각하기도... 

 

지금 뒤돌아 생각해보면... 

파인다이닝으로 유명한 뉴욕에서 미식을 즐기지 않았던 것... 그러니까 유명스테이크집 또는 산뜻한 브런치식당을 가지않았던건, 그때도 그렇고 여행을 되새겨봐도 전혀 아쉬움이 안 느껴진다. 그런 식당에서 먹는 음식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입맛이랑 싱크가 좀 맞지 않아 그런 듯... 

그런데 문화적인 부분을 많이 공부하고 가지 않아서, 그 대단한 예술품 앞에서 다소 멀뚱멀뚱해졌던건...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다. 뉴욕이 초행이라 처음에 도시개념 잡는건만으로도 내겐 쉽지 않았니까... -_-;;

 

아무튼 이 대도시에서의 일정이 이렇게 저물고 우리는 이제 세계 수도인 뉴욕을 떠나, 세계 최강대국의 수도인 워싱턴으로 간다. 

 

 

 

 

센트럴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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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트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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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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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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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스퀘어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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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두걸 스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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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3 Comments
알뜰공주 2018.11.23 13:01  
센트럴파크의 규모가 엄청큰데 미술관관람까지하다니 다리와 허리가 엄청 아팠겠어요.
고구마님과 함께 뉴욕구경 잘했습니다.감사합니다.** 워싱턴도 기대가 되네요~~^^
롤러캣 2019.11.17 12:13  
멧은 공립이라 입장료는 없고 서제스트드 어마운트예요. 전 거기서 미대를 다녔는데 첨엔 간판에 적힌대로 내고 다녔는데 필드트립때 교수가 오십센트내라고 해서 학생때 다들 일불 주고 다녔구요 다른애들은 뭐 동전한개 쿼터도 내고 그러고 다녔어요 사설인 휘트니 구겐하임 아런데는 입장료있구요
롤러캣 2019.11.17 12:18  
관광객 적어서 클로이스터가 좋아요 지하철타고 산책가듯 가고 버스타고 할렘내려오면 되구요 며칠 더 계셨으면 폴티코로 락키펠러 생가 구경 가시면 잼나요. 그때는 1850-1900년, 부자도 방사이즈가 오종종하게 짓던 시절이라 별로 부잣집 같지가 않대는거.
근데 이스테잇 부지랑 마굿간겸 차고에 마차랑 골동카 콜렉션 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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