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캄보디아 앙코르유적지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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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캄보디아 <11> 앙코르유적지둘째날.

Hong G. 0 3632
2003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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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첫 코스로 돈 유적지 앞에,
풀 뜯고 있던 한가로운 황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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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가도 유적은 끝이 없어라-
자세히 볼라볼라 하면, 더욱 끝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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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
찌푸린 표정의 소녀는 햇빛을 좋아할까?

피리 부는 소년은 피리가 좋을까? 원딸라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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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명문 대학교에서 견학 온 모습이다.
이들은 어찌나 장비가 빵빵한지,
디지털 카메라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우리 드라이버들과는 달리
이들은 캠코더를 들고 유적지를 촬영하더라.
빈부차이란 참, 씁쓸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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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어떤 문양일까, 어떤 의미일까?
하나하나 생각하고 유적 하나를 돌아보려면,
아마 열흘은 걸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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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 팔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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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게 직업이라지만, 더위에 지쳐있는, 라따나와 마브.
그리고 아이들.
엽서파는 아이들, 모빌파는 소녀, 그리고 조용하지 않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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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일본인 관광객이었던 듯.
열심히 유적지 안에서 책자를 읽고 있어.
더우니까, 그늘에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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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뻔.
신기한 형태의 유적지였어.
뱀이 또아리를 튼 형상이 유적 귀퉁이마다 서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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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빽빽 대는 아이들를 싫어해.
근대 여행에서 돌아와보니, 내 카메라에 담긴 것에
상당한 부분이 아이들 사진이더라.
순수한 눈빛 보여?
맑은 표정 보여?
장사질을 한다해도 돈맛을 안다해도 애는 애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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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소리 참 좋아.
달러가 넉넉했더라면, 몇 푼 주고 싶더라고.
음악 소리가 우리나라의 '한'을 담은, 판과 닮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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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거야.
유적지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다양한 사람들 속에 대부분은 여행자야.
그리고는 장사하는 사람들.
근대 저 둘은 이 중 아무것에도 안 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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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테라스 유적 위에 올라,
바라본 유적지 내의 뻥 뚫린 차도 모습이야.
훗,
흙밭이 보여?
온통 흙먼지로 가득차있는 황토색 세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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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달러를 원했는지도 모르지만,
소년은 내게 참 친절하게 유적지 세부를 안내해주고,
영어로 차근차근 설명해줬어.
서로의 영어 발음 차이로 원활한 의사소통은 안되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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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 안내해줬던 소년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압살라' 였어. 앙코르 유적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모양이지. 여자가 손을 한쪽으로 꼬아 올려 들고,
엉덩이와 허리곡선이 아주 예쁜 압살라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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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마지막으로 보았던 유적지 코스야.
코끼리 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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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바켕 모습. 우리는 일몰을 보러 올랐어. 경사 급한 이곳에서 말이야.
라따나와 마브, 그리고 우린 정말 친해졌어.
하루밖에 안 남은 우리의 시간을 마구 아쉬워하며,
오개국어로 수다를 떨었어.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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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바켕에 올라서 그 위의 모습이야.
일몰을 보러 올라온 여행자들도 많지만, 현지인들도 꽤 되더라.
우리 넷이 너무 친하게 수다를 떠니까.
현지인들이 우리를 이상하게 쳐다봤어.
쳐다보거나 말거나, 우리는, 중국어로 프랑스어로, 영어로,
되지도 않는 말들로 장난을 하다가,
한국말 가르쳐주기 캄보디아어 배우기 놀이도 하고,
라따나와 마브가 주고받는 캄보디아 대화를
막 따라하다가 낭패를 보았어.
지들끼리 속어를 한 모양인대.
그걸 내가 그대로 따라 말한거야.
그것도 주위에 들릴 정도의 큰 소리로.
근대 그 말이 우리나라로 치면, 젊은이들의 꽤나 쓰는 속어였던건가봐.
라따나가 당황하며, 나보고 다신 이말을하지 말라고 하더군.
우리나라 남자애들이 잘 쓰는 그런 투의 속어 말이야.
아무튼 갑자기 주위 현지인들이 나를 주목해서 쳐다보는대
무섭더라구, 훗 알게 뭐야. 재밌었어.

아 그리고, 이날 팔팔 타오르는 오토바이 엔진에 내 다릿살을내어 주었다.
화상 입은 상처가 여행에서 돌아온지 네달이 되어가는 지금도 있다. 훗.
(후에 태국 꼬창에서 바다 수영할 때에도 딱지가 띠어져서 엄한 고생을 했다는 흐흐)

마브가 캄보디아 씨엠럽 시내 구경을 가자고 했다.
곤양도 좋아하는 것 같았고,
순간적으로 나도 매우 신이 났다.
근대, 전날 밤새 캄보디아 와인으로 밤을 꼴 딱 샌.
나의 드라이버 라따나의 상태가 매우 안 좋아 보였다.
졸음 운전이라도 하는 날엔, 헬멧 조차 쓰지 않은,
이 오토바이 위에서 마주 오는 트럭에 부딪힐 수도 있는 일.
아니나 다를까=_=

이날, 아주 큰 교통 사고가 대박 일어날 뻔 했다.
시내 구경을 안 가기로 마음 먹고,
그들이 게스트 하우스 앞까지 데려다주는 길이었는대,
글쎄 라따나가 신호를 무시한 채 급커브를 도는 길에서
맞은편 자동차 헤더부분이 내 무릎을 작살낼 뻔 했다.
다행히 나의 탁월한 순발력으로=_= 잽싸게 다리를 들어올려
사고를 피했다.
아침부터 라따나 운전이 불안해서, 내가 계속 앞에 오는
차들을 주시하며, 갔던 나의 안전민감증의 덕이기도 했다.
겉은 태연한 척 했지만, 속에서는 가슴이 벌렁벌렁.
라따나도 몹시 미안했다는듯이 보였고, 나는 내 목숨의 위협을 느끼며=_=
하지만, 우린 계속해서 밤 하늘을 보며, 다소 낭만적 이야기들로,
숙소 앞 까지 왔다.

이제 내일이 이들과 함께 앙코르 유적지를 돌아보는 마지막날.
시간 참 빠르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뒤,
곤양과 나는, 각자 마브와 라따나에게 내일 전해줄,
엽서를 썼고, (인사동에서 사 갔었던 것) 그리고 일기를 오랜만에 쓰고 잠 들었다.



3월 16일. (노트에 기록했던 내용 옯김)

라따나와 어느새 너무 친숙해져버린,앙코르 유적 이틀째.
솔직히 거대한 유적이 놀랍고 신기하긴 하지만,
라따나와 마브와 이야기 나누는것이 훨씬 재밌는 법.
오전에 힘들게 사원 구경을 하고 점심을 쎈터 마켓에서 먹자마자,
난 탈진 상태에 빠져 버렸다.
당황스러운 미지근한 오렌지 쥬스와 기가막히게 덜익은 팬 케익,
그리고 스프링 롤을 순전히 살기 위한 목적으로 내 입 속으로 꾸역꾸역 쑤셔 넣었다.
화장실 앞에서 일달러를 요구하는 여인을 가볍게 무시할정도로
난 무섭게 캄보디아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적응 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뒤, 3시 30분에 라따나와 마브가 왔다.
어제밤 내내 오토바이를 타고 술을 마셨다는 라따나는
분명 우리나라로 치면, 폭주족 날라리쯤 될 거다. 후훗.
하지만, 좋은 드라이버. 4년째 이 일을 한다는 라따나는자기 삶에 만족할 줄 알고,
또 열심히 사는 사람 같기도 하다. 매일 랭귀지 스쿨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고,
또 그의 꿈을 호텔 매니저란다. 관광 사업만이 유독 발달한 캄보디아에서는
어쩌면 단순하고도 당연한 꿈일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꿈을 말하는 라따나가 좋아 보였다.
어제 숙소로 돌아오며,나누었던 유치하고도 낭만적인 이야기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어젯밤에 자기는 별을 따느라 잠을 못잤다고 귀엽게 라따난 농담을 던진다.
유적지를 돌아보고 시간이 늦어져서 서바라이를 못가고 곧바로 노을을 보러 산을 올랐다.
라따나는 일출과 일몰 그리고 자연을 참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묻는 다소 원론적인 물음에
그는 'I don't know' 라는 말을 참 자주 했다.
내가 좋아하는말인대.
나 역시 아무것도 모른가.
삶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무척 피곤해 보이는 라따나는 그래도 역시 good teller다.
(이하 2줄 차마 공개 못함-_- 두줄 생략.)
마치 우리에게 주어진3일은, 신이 내린 장난같은 날들과 인연.
핫메일주소를 받긴 했지만, 내일이 가고나서 다시 볼 수 있을가.
여행에서 만나는사람들과의 인연은 정해진 헤어짐과
그 짦은 시간 때문에 더욱 애절하고 소중한 것이다.
시내 구경을 시켜준다는 마브에게 조금의 실망을 안겨주고 곤양과 나는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라따나에게 엽서를 줘야지.^*^

*어제 본 앙코르와트는 최고로 예뻤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여성 부조의 가슴 부분을 꼭꼭 만지고 다녔던 한국인 아저씨 관광객들.
*사람의 기억력 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인지..
캄보디아 온지 3일짼대. 벌써 치앙마이때 사람들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한다.



지출내역

오토바이-8달러.
롤+점심+음류수(2)+물(2)-6달러.
저녁밥(2)(된장찌개,과일,쉐이크)-5.5달러.
숙소비-8달러.

합계-27.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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