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와 망구의 묻지마 관광 - 2.
삼천포는 술을 아주 좋아한다.
술과 함께 외길 인생 반백년,술의 대마왕,주신의 강림등등의 별명을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부류의 인간이다.(흠...자랑이다...^^;;;)
여행 전날 삼천포는 언니를 제끼고 먼저 시집을 가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여동생과 제부를 만나
부모님의 효도관광을 심도 깊게 논의하기 위해서 만난 모임에서 가볍게 반주로 시작한 술 한 잔에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
만행동생 : 언냐~ 내일 여행 가잖아...좀 자제하시지~
삼천포 : 걱정 마셔~ 내일 저녁 7시15분 뱅기야~푹 자고 일어나면 돼~캬캬..술 맛나다!건배!!!
부어라,마셔라~ 주거니 받거니~하며 혼자서 술빨 받기 시작하는 삼천포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던 동생과 제부는 이윽고 12시가 가까워 올무렵 삼천포가 화장실을 간 틈을 이용해
슬며시 술자리를 싸악~ 치워버리고 파장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다.
만행동생 : 언냐~ 캐리어는 쌌어? 여권은 챙겼구? 환전은 했어?
삼천포 : 우~쒸~ 짐은 내일 싸묜 되능거이구, 여권은 아..몰라..어딘가에 있겠지..
환전? 내일 공항 가서 할건데...
이런 삼천포를 한심하다 못해 동정심 그득한 촉촉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동생 부부는
12시가 땡~하고 울리자마자 삼천포를 가차 없이 집밖으로 쫓아내버렸다.
12시가 땡 하고 울리면 무도회에서 쫓겨나 재투성이의 옷을 입고 집으로 향하는
신데렐라의 처량한 발걸음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터덕터덕 옮기는 삼천포의 전화벨이
갑자기 띠리릭~하고 울린다.
오랜만에 친한 동생이 전화를 했다.
울동네에 왔다고 술이나 한 잔 하잔다.
앗싸~~~!!!!!
6월 29일의 아침.
눈을 떠 보니 10시다.
오후 5시에 공항에서 망구를 만나기로 했으니 집에서 2시 반쯤에 나가야 한다.
일단 케리어를 싸려고 캐리어를 꺼내 온다.
베란다에서 캐리어를 꺼내서 방으로 가져가려고 드는 순간 갑자기 눈앞이 핑~하고 돌기 시작한다.
휘청하고 쓰러질 뻔 한다.
모친이 걱정스레 쳐다보신다.
모친 : 아이고~ 희야~ 어지럽나? 해필 여행 가는 날 몸살이라도 났나? 우야면 좋노?
삼천포 : 모친~ 그게 아니라.......우....우웩~~~~~~
두손으로 입을 감싸쥐고 화장실로 득달같이 달려간다.
잠시후 화장실에서 나온 삼천포, 두 눈은 퀭하니 뚫려 흉흉한 기운을 띄고 있고 눈 아래는
지난밤 술과 함께 한 아름다운(?)추억들이 찬란하게 빛을 발한 진한 갈색의
깜찍발랄한 다크써클이 추욱 늘어져서 흉흉한 눈빛과 묘한 조화를 이룬 가운데
구토에 지친삼천포의 거친 호흡은 짓궂은 동네 개구장이들에게 쫓기다 지친
한마리의 야생 짐승을 연상시킨다.
모친 : 이..이..문디..가시나...또 그 술지뢀했나? 머시마가 술 처묵고 댕기도 뉘집 아들인지
그 집 아들내미 건사 퍽도 잘했다고 입에 거품을 물면서 욕 할긴데 우리집 잘난 따님께서
이리도 술지뢀을 하고 댕기시니..내가 남사스러버서 오데 가서 남의 집 자식 흉을 몬본다..고마!
모친의 네버엔딩 아름다운 격려말씀과 애정이 듬뿍 담긴 따스한 손길을 온몸으로 받으며
술에 취한 건지 술이 안 깬건지..휘청휘청~ 비틀비틀~ 거리면서 간신히 캐리어를 챙겨서
인천공항 행 버스에 오른다.
저어기 멀리서 망구가 삼천포를 향해 손을 흔든다.
망구 : 허억~천포야~ 얼굴이 왜그래?
삼천포 : 왜애? 내 얼굴이 어때서?
망구 : 너 어제 술 마셨냐?
삼천포 : 헉~ 어찌 그리 예리하신지요...하..하.....그리 티 나나?
망구 : 얼굴에 술! 이라고 써 있구마...캬캬캬...
그러나 문제는 술이 아니었다.
술이 덜 깨어 비몽사몽간에 캐리어를 챙긴 삼천포가 빼 먹고 안가져 온 물건들이 수두룩했으니..
1.카메라! (덕분에 라오스 사진은 한 장도 없다.망구의 카메라로 대만과 카오산은 몇 장 찍었으나
그나마도 여행 이틀만에 배터리가 뚝!하고 떨어져 버렸다..)
2.화장품(여행지에서는 쌩얼로 다니니 별 문제 없으나 기본적인 스킨,로션 조차도 거의 안챙겨온
상태로 여행 내내 스킨과 썬블록 딸랑 두개에 의지해 지내느라 24시간 얼굴이 땡겼다.)
3.빤쓰(ㅡㅡ; 결국 라오스에서 500원짜리 조악한 빤쓰라도 안 샀으면...ㅋ)
4.목욕 타올과 바디제품
어쨌거나...여행을 다녀보니....
여행시 꼭! 챙겨야 할 건 여권과 돈!!!!뿐이더라는 결론!!!
나머지 것들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리 큰 불편함 없이,살 수 있더라는 것!!!!
카메라가 없으니 처음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자동적으로 우울 모드로 변신하곤 했는데
것두 점차 익숙해지더니 나중엔 사진 찍으려고 거울 보고 명랑 발랄한 포즈를 취하느라
입가 양쪽 근육이 파르르 떨리는 짓을 하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카메라 없는 여행이 더
자유스럽고 행복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대신....망구와 삼천포는 라오스의 눈물나도록 아름답고 그리운 풍경들과...
치앙마이의 한가로운 광경들...
그리고 우리 동네 어느 골목가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카오산의 익숙하고 정겨운 기억들을
머릿속에..그리고 가슴속에 차곡차곡 채워서 풍요로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다른 이들이 추억의 한페이지를 넘기고 정리하면서 디카에 저장된 사진들을 들여다 볼때
망구와 삼천포는 오래도록..우리 마음속에서만 남아있을....우리의 기억을..쉴 새 없이 떠들어가며
잊지 않도록....기억하고..또 기억하고....
그러다 못 견디게 그리워지면..아마도 라오스와 태국 사진을 다시 찍으러 가기 위해 캐리어를
꾸리게 될지도 모른다...
삼천포는 망구의 얼굴을 보면 라오스가..태국이...떠오를 것 같다...
망구도 아마도 삼천포의 얼굴을 보면서 우리의 지난 일들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겐 사진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했다......................
사진보다 더 뚜렷한 기억이란 것이...그리고 추억이란 것이 있었으니까..........
대만에 대한 기억은 단상으로만 정리하련다.(에바 항공을 이용했다.29일 밤에 대만 도착.
7월 1일 새벽에 방콕으로 갈 때까지 아주 짧은 여행을 했다.)
에피소드.하나!
대만 공항에서 공항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버스 도우미(?)아저씨가 어디 가냐고 묻는다.
다른 한국 아이들은 영어로 목적지를 말하는데 삼천포는 한자를 대만발음으로 말했다.(물론
미리 복사해서 간 것 그대로 읽었지만...)
삼천포의 유창한(?) 대만어 실력을 들은 아저씨..갑자기 눈이 반짝반짝해지시더니
그 후로 모든 설명은 대만어로 해주시는 친절함(?)을 발휘하셨다.
졸지에 삼천포는 중국어에 능통한 사람으로 인정 받았다...헐~ ㅡㅡ;
에피소드.두울!
타이페이시는 방값이 비싸다.
싼방을 구하려고 돌아다니다 귀곡산장 같은 델 들어가기도 했고 금방이라도 벽뚫고 퓨쳐~!하면서
누군가 나올 것 같은 그런 으시시한 건물에 들어가기도 했다.
무려 2시간을 헤매다 구한 방은 러브호텔이었다.
가격은 28,000 원 정도.
가격 대비 무지 깔끔하고 시원한 방이었다.
러브 호텔이라는 특성상 창문이 없어서 좀 답답하긴 했지만...
문제는 러브 호텔!!! 이라는 특성상의 문제로 인해 생긴 것이었다.
망구가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갔다.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서 발꼬락을 벅벅 긁고 있는데 삼천포의 눈 앞으로 뭔가
꾸물꾸물하고 허연 실루엣이 라~라~라~~~~하고 등장한다.
허억~~~!!!
삼천포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반투명 욕실 창문으로 비춰지는 망구의 아름다운 S라인
실루엣이었다...
삼천포는 망구의 S라인을 보면서 망구에게 내심 미안해졌다.
삼천포가 욕실로 들어가면 망구도 본의 아니게 삼천포의 A라인의 눈부신 실루엣을
보게 될텐데.....
아...왠지....너무나..너무나...미안해졌다............
에피소드.세엣!
울 러브호텔 바로 앞엔 세븐 일레븐이 있었다.
세븐 일레븐 총각은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한다!!!
하다 못해 하이~땡큐~ 이런 말조차도 전부 대만어로 한다.
대만 도착하기 전 비행기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었다.
평소에 커피를 안 마시는 삼천포가 왜 그날따라 커피를 마셨을까...
그놈의 커피 때문에 삼천포는 대만에서의 첫날 밤 한 숨도 못 잤다...새벽 5시까지 뒤척이다
결국 잠옷을 입은 채로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 총각,우유와 물을 사는 삼천포에게 커다란 통을 내밀며 웃는다..
그리고 손짓으로 뽑아보라고 한다...
뽑아본다...
뭔가가 적힌 종이가 뽑혀 나온다...
대만 총각 혼자서 신나서 박수를 치면서 대만어로 뭐라뭐라 떠들어 대더니 잠시 기다리라는
몸짓을 하더니 어디론가 간다...
잠시 후 아이스크림 통에서 멜론맛 아이스바를 꺼내오더니 삼천포의 손에 쥐어준다...
삼천포는 대만에서의 새벽에 멜론맛 아이스바가 당첨되는 행운을 누렸다... ㅡㅡ;;;
망구가 깰까봐 호텔로도 못들어 가고 새벽 5시..어슴프레 동이 밝아올 무렵...호텔 골목 앞
지저분한 벤치에 앉아서 삼천포는 우유를 마시며 대만 총각이 손에 소중하게 꼬옥 쥐어 준
멜론맛 아이스바를 먹어야하나..말아야 하나..한참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런 삼천포의 등 뒤로 새벽 청소차를 몰고 빗자루질을 하는 청소부 아저씨들의 분주한
움직임만이 조용히 느껴질 뿐이었다....
*대만에서도 여러가지 즐거운 에피소드가 많았습니다...
다만 태사랑이니까....짧게 생략해서 올립니다..!!!
제 글 재미있게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구요!!!
매일 매일 한 편 씩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우리 모친께서 컴퓨터를 못하신다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ㅋ
아마도 제가 모친을 이렇게 희화화 시킨 걸 아시면...저는 당장 머리채 두어번 휙휙 돌려져서
집 밖으로 내동댕이 쳐질 겁니다...ㅋ
술과 함께 외길 인생 반백년,술의 대마왕,주신의 강림등등의 별명을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부류의 인간이다.(흠...자랑이다...^^;;;)
여행 전날 삼천포는 언니를 제끼고 먼저 시집을 가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여동생과 제부를 만나
부모님의 효도관광을 심도 깊게 논의하기 위해서 만난 모임에서 가볍게 반주로 시작한 술 한 잔에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
만행동생 : 언냐~ 내일 여행 가잖아...좀 자제하시지~
삼천포 : 걱정 마셔~ 내일 저녁 7시15분 뱅기야~푹 자고 일어나면 돼~캬캬..술 맛나다!건배!!!
부어라,마셔라~ 주거니 받거니~하며 혼자서 술빨 받기 시작하는 삼천포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던 동생과 제부는 이윽고 12시가 가까워 올무렵 삼천포가 화장실을 간 틈을 이용해
슬며시 술자리를 싸악~ 치워버리고 파장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다.
만행동생 : 언냐~ 캐리어는 쌌어? 여권은 챙겼구? 환전은 했어?
삼천포 : 우~쒸~ 짐은 내일 싸묜 되능거이구, 여권은 아..몰라..어딘가에 있겠지..
환전? 내일 공항 가서 할건데...
이런 삼천포를 한심하다 못해 동정심 그득한 촉촉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동생 부부는
12시가 땡~하고 울리자마자 삼천포를 가차 없이 집밖으로 쫓아내버렸다.
12시가 땡 하고 울리면 무도회에서 쫓겨나 재투성이의 옷을 입고 집으로 향하는
신데렐라의 처량한 발걸음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터덕터덕 옮기는 삼천포의 전화벨이
갑자기 띠리릭~하고 울린다.
오랜만에 친한 동생이 전화를 했다.
울동네에 왔다고 술이나 한 잔 하잔다.
앗싸~~~!!!!!
6월 29일의 아침.
눈을 떠 보니 10시다.
오후 5시에 공항에서 망구를 만나기로 했으니 집에서 2시 반쯤에 나가야 한다.
일단 케리어를 싸려고 캐리어를 꺼내 온다.
베란다에서 캐리어를 꺼내서 방으로 가져가려고 드는 순간 갑자기 눈앞이 핑~하고 돌기 시작한다.
휘청하고 쓰러질 뻔 한다.
모친이 걱정스레 쳐다보신다.
모친 : 아이고~ 희야~ 어지럽나? 해필 여행 가는 날 몸살이라도 났나? 우야면 좋노?
삼천포 : 모친~ 그게 아니라.......우....우웩~~~~~~
두손으로 입을 감싸쥐고 화장실로 득달같이 달려간다.
잠시후 화장실에서 나온 삼천포, 두 눈은 퀭하니 뚫려 흉흉한 기운을 띄고 있고 눈 아래는
지난밤 술과 함께 한 아름다운(?)추억들이 찬란하게 빛을 발한 진한 갈색의
깜찍발랄한 다크써클이 추욱 늘어져서 흉흉한 눈빛과 묘한 조화를 이룬 가운데
구토에 지친삼천포의 거친 호흡은 짓궂은 동네 개구장이들에게 쫓기다 지친
한마리의 야생 짐승을 연상시킨다.
모친 : 이..이..문디..가시나...또 그 술지뢀했나? 머시마가 술 처묵고 댕기도 뉘집 아들인지
그 집 아들내미 건사 퍽도 잘했다고 입에 거품을 물면서 욕 할긴데 우리집 잘난 따님께서
이리도 술지뢀을 하고 댕기시니..내가 남사스러버서 오데 가서 남의 집 자식 흉을 몬본다..고마!
모친의 네버엔딩 아름다운 격려말씀과 애정이 듬뿍 담긴 따스한 손길을 온몸으로 받으며
술에 취한 건지 술이 안 깬건지..휘청휘청~ 비틀비틀~ 거리면서 간신히 캐리어를 챙겨서
인천공항 행 버스에 오른다.
저어기 멀리서 망구가 삼천포를 향해 손을 흔든다.
망구 : 허억~천포야~ 얼굴이 왜그래?
삼천포 : 왜애? 내 얼굴이 어때서?
망구 : 너 어제 술 마셨냐?
삼천포 : 헉~ 어찌 그리 예리하신지요...하..하.....그리 티 나나?
망구 : 얼굴에 술! 이라고 써 있구마...캬캬캬...
그러나 문제는 술이 아니었다.
술이 덜 깨어 비몽사몽간에 캐리어를 챙긴 삼천포가 빼 먹고 안가져 온 물건들이 수두룩했으니..
1.카메라! (덕분에 라오스 사진은 한 장도 없다.망구의 카메라로 대만과 카오산은 몇 장 찍었으나
그나마도 여행 이틀만에 배터리가 뚝!하고 떨어져 버렸다..)
2.화장품(여행지에서는 쌩얼로 다니니 별 문제 없으나 기본적인 스킨,로션 조차도 거의 안챙겨온
상태로 여행 내내 스킨과 썬블록 딸랑 두개에 의지해 지내느라 24시간 얼굴이 땡겼다.)
3.빤쓰(ㅡㅡ; 결국 라오스에서 500원짜리 조악한 빤쓰라도 안 샀으면...ㅋ)
4.목욕 타올과 바디제품
어쨌거나...여행을 다녀보니....
여행시 꼭! 챙겨야 할 건 여권과 돈!!!!뿐이더라는 결론!!!
나머지 것들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리 큰 불편함 없이,살 수 있더라는 것!!!!
카메라가 없으니 처음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자동적으로 우울 모드로 변신하곤 했는데
것두 점차 익숙해지더니 나중엔 사진 찍으려고 거울 보고 명랑 발랄한 포즈를 취하느라
입가 양쪽 근육이 파르르 떨리는 짓을 하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카메라 없는 여행이 더
자유스럽고 행복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대신....망구와 삼천포는 라오스의 눈물나도록 아름답고 그리운 풍경들과...
치앙마이의 한가로운 광경들...
그리고 우리 동네 어느 골목가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카오산의 익숙하고 정겨운 기억들을
머릿속에..그리고 가슴속에 차곡차곡 채워서 풍요로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다른 이들이 추억의 한페이지를 넘기고 정리하면서 디카에 저장된 사진들을 들여다 볼때
망구와 삼천포는 오래도록..우리 마음속에서만 남아있을....우리의 기억을..쉴 새 없이 떠들어가며
잊지 않도록....기억하고..또 기억하고....
그러다 못 견디게 그리워지면..아마도 라오스와 태국 사진을 다시 찍으러 가기 위해 캐리어를
꾸리게 될지도 모른다...
삼천포는 망구의 얼굴을 보면 라오스가..태국이...떠오를 것 같다...
망구도 아마도 삼천포의 얼굴을 보면서 우리의 지난 일들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겐 사진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했다......................
사진보다 더 뚜렷한 기억이란 것이...그리고 추억이란 것이 있었으니까..........
대만에 대한 기억은 단상으로만 정리하련다.(에바 항공을 이용했다.29일 밤에 대만 도착.
7월 1일 새벽에 방콕으로 갈 때까지 아주 짧은 여행을 했다.)
에피소드.하나!
대만 공항에서 공항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버스 도우미(?)아저씨가 어디 가냐고 묻는다.
다른 한국 아이들은 영어로 목적지를 말하는데 삼천포는 한자를 대만발음으로 말했다.(물론
미리 복사해서 간 것 그대로 읽었지만...)
삼천포의 유창한(?) 대만어 실력을 들은 아저씨..갑자기 눈이 반짝반짝해지시더니
그 후로 모든 설명은 대만어로 해주시는 친절함(?)을 발휘하셨다.
졸지에 삼천포는 중국어에 능통한 사람으로 인정 받았다...헐~ ㅡㅡ;
에피소드.두울!
타이페이시는 방값이 비싸다.
싼방을 구하려고 돌아다니다 귀곡산장 같은 델 들어가기도 했고 금방이라도 벽뚫고 퓨쳐~!하면서
누군가 나올 것 같은 그런 으시시한 건물에 들어가기도 했다.
무려 2시간을 헤매다 구한 방은 러브호텔이었다.
가격은 28,000 원 정도.
가격 대비 무지 깔끔하고 시원한 방이었다.
러브 호텔이라는 특성상 창문이 없어서 좀 답답하긴 했지만...
문제는 러브 호텔!!! 이라는 특성상의 문제로 인해 생긴 것이었다.
망구가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갔다.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서 발꼬락을 벅벅 긁고 있는데 삼천포의 눈 앞으로 뭔가
꾸물꾸물하고 허연 실루엣이 라~라~라~~~~하고 등장한다.
허억~~~!!!
삼천포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반투명 욕실 창문으로 비춰지는 망구의 아름다운 S라인
실루엣이었다...
삼천포는 망구의 S라인을 보면서 망구에게 내심 미안해졌다.
삼천포가 욕실로 들어가면 망구도 본의 아니게 삼천포의 A라인의 눈부신 실루엣을
보게 될텐데.....
아...왠지....너무나..너무나...미안해졌다............
에피소드.세엣!
울 러브호텔 바로 앞엔 세븐 일레븐이 있었다.
세븐 일레븐 총각은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한다!!!
하다 못해 하이~땡큐~ 이런 말조차도 전부 대만어로 한다.
대만 도착하기 전 비행기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었다.
평소에 커피를 안 마시는 삼천포가 왜 그날따라 커피를 마셨을까...
그놈의 커피 때문에 삼천포는 대만에서의 첫날 밤 한 숨도 못 잤다...새벽 5시까지 뒤척이다
결국 잠옷을 입은 채로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 총각,우유와 물을 사는 삼천포에게 커다란 통을 내밀며 웃는다..
그리고 손짓으로 뽑아보라고 한다...
뽑아본다...
뭔가가 적힌 종이가 뽑혀 나온다...
대만 총각 혼자서 신나서 박수를 치면서 대만어로 뭐라뭐라 떠들어 대더니 잠시 기다리라는
몸짓을 하더니 어디론가 간다...
잠시 후 아이스크림 통에서 멜론맛 아이스바를 꺼내오더니 삼천포의 손에 쥐어준다...
삼천포는 대만에서의 새벽에 멜론맛 아이스바가 당첨되는 행운을 누렸다... ㅡㅡ;;;
망구가 깰까봐 호텔로도 못들어 가고 새벽 5시..어슴프레 동이 밝아올 무렵...호텔 골목 앞
지저분한 벤치에 앉아서 삼천포는 우유를 마시며 대만 총각이 손에 소중하게 꼬옥 쥐어 준
멜론맛 아이스바를 먹어야하나..말아야 하나..한참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런 삼천포의 등 뒤로 새벽 청소차를 몰고 빗자루질을 하는 청소부 아저씨들의 분주한
움직임만이 조용히 느껴질 뿐이었다....
*대만에서도 여러가지 즐거운 에피소드가 많았습니다...
다만 태사랑이니까....짧게 생략해서 올립니다..!!!
제 글 재미있게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구요!!!
매일 매일 한 편 씩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우리 모친께서 컴퓨터를 못하신다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ㅋ
아마도 제가 모친을 이렇게 희화화 시킨 걸 아시면...저는 당장 머리채 두어번 휙휙 돌려져서
집 밖으로 내동댕이 쳐질 겁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