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로 하여금 꿈꾸며 말하게 하는곳, 태국을 다녀와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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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로 하여금 꿈꾸며 말하게 하는곳, 태국을 다녀와서-①

내꼬 1 1814
2006.6.25 출국

드디어 떠나는 날이다.
방학이 시작된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그동안 띵까띵까 가만히 있다가,
급하게 준비하기 시작한게 이틀전,
에휴!! 나는 여전하다.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내 자신을 바꿔보고자 그렇게 노력했는데,
20여년동안 쌓인 내 습성은 그대로다

발등에 불 떨어져야 움직이는거,
이거 참 안좋은거다, 글케 당하고도 아직도 안고치다니,
나도 어지간한거 같다.

서둘러 짐을 싸고 그녀를 만나 공항버스를 탔다.
그런데 공항버스는, 계속 빙빙 돌고 있다.
공항리무진이 아니라, 김포공항 경유해서 가는 606번 고속버스,
종점에서 타서 그런지 오래도 걸린다. 1시간, 1시간 30분이 지났다.
이젠 내리고 싶다. 아니 내려야 한다.
슬금슬금 그녀의 눈치를 본다
어서 빨리 도착해야 할텐데..!!

출발시간 4시간 전에 떠났는데,
그녀의 손목시계를 보니 이제 2시간 20여분이 남았다.
야단났다. 공항리무진을 탈걸, 이건 아니었다.
얼릉 해결해야한다. 일어나서 기사님께 여쭤본다.
기사님, 약 30여분정도 걸린다고 하신다.
헉!!

이번엔 기사님이 물어본다

" 학생 근데 돈 냈어요?? "

작년에 공항리무진을 타고간 기억에 따라,
버스를 탈 때 자연히 돈을 안내고 탔다.
그때처럼 타고나면, 어떤 다리위의 사무소에서 누군가가 돈을 걷으러 오는줄로 알았다.기사님도, 우리가 너무 당당하게 타서, 머라고 못했단다.
하하하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돈을 내고, 다시 자리로 돌아온다.
이제 잠도 안온다. 그녀는 이제 말이 없다 , 말을 막 걸어본다.
말이 없다. 이럴땐 눈치껏 조용히 있어야 한다.
한동안 그녀의 눈치를 살핀다.


공항에 도착해 병무사무소에가서 출국신고를 한다.
이놈의 출국신고! 얼릉 군대를 가든지 해야지, 귀찮다.
사실 더럽고 아니꼽다. 나를 하나의 자원으로만 구분하는 국가,
잠재적 범재자로 취급하여 예전엔 연대보증 5000만원까지 서야했다.
한명이 서면 됐지, 왜 꼭 제 3자가 또 연대보증을 서야 했나,
예전에 서류뭉치들고, 병무청에서 기다리던 생각이나
그만 불끈했다. 그나마 이렇게 바꼈으니 다행이라고 애써 자위를 해본다.

출국신고를 마친뒤, 약국에 들러 미처 사지 못한약을 샀다.
일요일이었기에, 생각났을때는 동네 약국들이 문닫은 상태였고
결국 심하게 바가지라고 하는 공항 약국에 왔다
너무 비싸다, 약몇개 사는데 2만원이 훌쩍 넘어갔다
흙흙, 피같은 내돈..!!
태사랑에서 공항 약국보고 욕한글이 떠올라
그녀와 같이 실컷 흉을 본다. 흥흥흥 솔직히 너무 비싸다 -_-+

보딩이 시작되고, 드디어 비행기를 탔다.
대한항공, KE653편,
으아~ 대한항공이다!! 사실 넘 기분이 좋다 ㅋ
사실 대한항공을 처음 타는건 아니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작년엔 타이항공을 타고 갔었는데, 이번엔 대한항공이다 ㅋ
물론 돈은 15만원정도 더들었다(46만원)
하지만, 이번엔 한명이 마일리지로 공짜로 가는거라,
항공권 경비는 작년에비해 전체적으로 줄었다.

좌석에 앉는데,  왠지 작년보다 내가 업된 느낌이다!!
둘다 기분 좋다!! 최고다ㅋ

우리둘은 기내식을 좋아한다.
먹는것도 좋아해 둘다 항시 통통한데,
평소엔 쉽게 못먹는 기내식이란 우릴 항상 유혹한다.
언제나 기다려지는 음식인것이다.
비행기가 이륙한다. 이제 기내식이 나오겠지??
이제 떠난다는 감상보다 기내식에대한 생각이, 내 머리를 차지한것에대해
일말 반성도 해본다.

스튜어디스분들이 지나간다.
대한항공은 옷이 바뀐이후로 확 달라진 느낌이다.
너무 이쁘다. 머리에 꽂은 핀까지 너무 너무 이뻐졌다.
옷이 이뻐서 자꾸 쳐다봤더니 그녀가 눈치를 준다ㅋ
옷이 너무 이뻐서 봤다는 말에 그녀가 코웃음을 친다.
안믿는 눈치다. 정말 사실인데...

1시간쯤 됐을까, 불이 꺼진다. 바로 기내식을 줄줄 알았는데..
완전 실망이다. 잠도 안오고해서, 가이드북을 꺼내든다.
태국관광청에서 공짜로 받은 가이드북,
우리가 가는곳만 제본해서 나머지는 놓고 왔다.
작년 겨울 터키 갈리타탑에서 만난 중년의 선생님 두분이 알려주신것이다.
그분들은 근 한달째 동유럽을 여행중이셨는데, 각 도시별로 모든 가이드북을 잘라서 들구 다니셨다. 가이드북에는 돈을 아끼지 말라고, 현지에선 정보가 곧 돈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 올때는 정말 가이드북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저스트고, 헬로태국, 론니플래닛, 태국관광청 가이드북..등, 

그리고 그중 우리 일정에 필요한 정보들은 50%축소복사해서,
일일히 태국관광청가이드북에 붙였다. 아주 작은 크기라서 참 좋았다.
 
새삼 그때 기억이 떠오른다.
 고등학교2학년인 사촌동생과 같이 갔던 여행,
낯선 터키땅에서 만나는 한국분들께 우리둘은 먼저 인사를 했다.
보통 한국여행자들끼리 그냥 무시하면서 가기 마련인데, 먼저 인사를 하니 너무들 반가워하시고 좋아하셨다, 먼저 인사한게 인연이 되어, 밥도 많이 얻어먹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못할거 같다.
사실, 왠지 연인끼리의 여행은,
한국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꼭 이상하게만 생각하는거 같아,
싫다. 이번에도 한인업소는 피해야겠다.
이부분은 생각만 하면 속상하다.

돈무앙공항, 드디어 도착이다.
작년과는 다르게, 모든게 익숙하다.
입국수속을 밟은뒤, 그냥 가방을 메고, 나왔다.
아마 우리가 제일 빨리 나온듯하다,
입국장에 나오니 왼쪽은 단체, 그룹투어객들이
오른쪽은 개인여행자가 나가는 출구다,
오른쪽으로 나가니 조그만 KFC가 보인다.
아주 조그만 KFC라 찍고나서 네이버에 올릴 생각을 했다.
" 세계에서 가장 작은 KFC 매장 " 이라고 말이다.
갑자기 붐업이 생각났다. 열심히 찍었다.
혹시 붐베가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중학생들이 자기반애들 이름을 쓰는것처럼 말이다.

택시타는곳으로 나오니, 드디어 태국이라는것이 실감이간다.
길게 늘어져있는 여행자들의 줄뒤에 섰다.
우리둘의 시선은 계속 우리가 나온 출구로 향해있다.
두명인 한국인 여행자가 있으면, 같이 쪼인트해서 갈 생각이었다.
이런! 줄은 계속 줄어드는데 한국인 여행자분은 나오지 않는다.
진짜. 기내에서 봤던 수많은 한국분들은 다 어디가신건지
서양인, 중국인들만 계속 나온다. 흙 짐을 안맡기고 왔더니,
다른분들 짐 찾을때 우린 너무 빨리 나왔나보다. 할수 없지,

택시를 탔다. 300B 고속도로로 가자는 아저씨보고,
미터로 가자고, 50B 더 주겠다고 했다.
밖은 비가 내려서인지, 더 어둡고 침침하다.
작년에 한달간이나 있었는데,
밖이 낯설고 무섭다.
그녀의 손을 꽉 잡는다.
아저씨는 아무말이 없다. 더 무섭다. 제길
그래서 낮비행기 도착하는거 구하려했는데,,
확실히 할인항공권은 시간대가 안좋은것 위주인가보다

불안해하며 30여분정도 지났을까,
익숙한 길들이 보인다.
안심이다. 다시 마음이 편해진다.
카오산 로드
내가 아는곳, 내가 항상 꿈꾸던곳, 다시 그곳이다.
1년만에 돌아왔다. 1년, 정말 딱 1년이다.
작년에는 6/23일날 이곳에 도착했다는것을 빼고는 말이다.

람푸하우스에 짐을풀고 침대에 누워,
혼자 말을 걸어본다

반갑다 카오산아-!!  라고..

한창 분위기 잡는데 그녀가 옆에서 막 웃는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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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카오산 이동 택시비 30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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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anny00 2006.07.14 02:30  
  내꼬!! 님 넘 잼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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