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와 망구의 묻지마 관광 - 11.
7월 9일 (여행 열한번 째 날)
미니버스는 우리를 타페 거리 게스트 하우스 앞에 내려준다.
입구도 아기자기하게 예쁘고 조명도 환하다.평소 스타일 대로였으면 다른 숙소를 둘러 볼 필요도 없이
바로 냉큼 방을 잡았겠지만,삼천포의 남동생 "쥬드" 와 미소네에서 만나기로 하고 여행을 왔었다.
백수건달(-_-)인 삼천포와는 달리, 성실한(-_-) 직딩인 쥬드는 5박6일간의 휴가를 삼천포와 함께
치앙마이에서 보내기로 하고 7일 밤비행기로 방콕으로 와서
8일 아침부터 치앙마이에서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예정대로라면 8일날 치앙마이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방비엥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망구와 삼천포는 라오스를 떠나기가 싫어서 쥬드를 쌩깔까도 생각했었지만....
20 여년 전 터질듯한 볼따구니에 콧물을 질질 흘리고 다니던 사악한 어린이였던쥬드에게
20 여년 간 꼬잡기를 당해 왔던 망구가 두려움에 떨며 치앙마이로 어여넘어가자고 애원(?)했다.
가진 거라곤 똥배짱에 누구에게나 배째라~로 밀어붙이는 천하무적 시트콤 콤비인 우리건만
그런 우리도 찍소리 못하는 절대지존 쥬드~!!!
술과 함께 외길 인생 반백년인 삼천포마저도 무릎 꿇게 만드는 "절.대.주.신" 쥬드~!
키 180 에 58 kg 이던 소말리아 난민 시절을 벗어나
피눈물나는 헬스 수련 기간을 거쳐풍만한 B 컵 가슴의 소유자가 된 글래머 쥬드~!
요즘 들어 운동부족으로 인하야 B컵 가슴이 점점 처지고 있는 쥬드~!
그리하여, 삼천포와 함께 바스트업 체조를 열심히 하는 쥬드~(-_-;;)
언젠가는..쥬드의 가슴이 삼천포의 가슴보다 더 커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오면..쥬드의 가슴을 가슴이란 단어 대신 과슴이라고 불러주마~! 꺄하하..과한 가슴 -_-;
성태우 뚝뚝이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잡고 미소네를 물어 본다.아무도 모른다.
망구와 삼천포 둘만 있다면 그래도 괜찮을텐데,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만 따라온 이장님과아가와 둔탱공주에게 미안해진다.
밤 12시가 넘은 시간..커다란 짐보따리를 매고 치앙마이의 밤거리를 헤매는 우리들....그래도,
착한 아이(?)들은 웃어준다.우리끼리 찾아갈테니 근처 가까운 숙소를 잡으라고 말해도,
말없이 우리를 쫓아온다..크헉...눈물난다... 결국 피씨방으로 가서 미소네 위치 확인.
성태우를 집어 타고(20밧) 미소네 도착.성태우를 타고 달리다 미소네 발견~!!! 다들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문이 굳게 닫혀 있다....
카오산의 숙소들처럼 개방되어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것도 우리들의 착각이었다.
사장님께 전화를 했다.한참 후 오신다.늦게 와서 죄송하다고,
동생이랑 만나기로 해서 늦은 밤 어쩔 수 없이 실례를 했다고 말씀드린다.뒷문을 열고 들어간다.
방이 없어서 도미토리에 묵기로 한다.(100밧)도미토리엔 아무도 없다.
망구랑 삼천포랑 둔탱공주가 전세 냈다.
완전.씻고 옷 갈아입고 다같이 축구를 보러 가기로 했다.
월드컵 준결승전 날이란다.아가는 피곤하다고 먼저 자고 우리들은 밖으로 나간다.
성태우 기사에게 월드컵을 볼 수 있는 펍으로 데려다 달라고 해도 못 알아듣는다.
몇 번의 시도끝에 포기한다.걷다보니 갈비집 "대장금" 이 보인다.대장금을 지나쳐,갑자기 번화해진다.
어디선가 개떼같이 몰려나오는 쭉빵 미남 미녀들..새까맣게 탄 우리들과 비교되는 허연 얼굴의 멋쟁이들...
츄리닝에 반바지에 쓰레빠를 질질 끌고 나온 꼬질꼬질한 우리들과는 달리
초절정 간지가 폭포수처럼 좔좔 흐르는 존내 멋진 언니,옵빠들~
이장님, 또다시 눈돌아 가신다.몸은 우리와 함께 있건만 영혼은 쭉빵 언니들 곁으로 훨훨 날라가고 있다. -_-우리는 그날 밤 보았다...유체이탈의 현장을...이장님의 목마른 영혼이 빈껍데기같은 육체를 벗어나
이쁜 언니들 무리 곁으로 춤을 추듯너울너울 날아가는 현장을~ -_-;;
이장님은 정신과 육신이 분리 되는 상태, 해체 직전이었다.
우리는 초절정 간지 남녀들의 집합소인 "디스커버리" 디스코텍이 있는
큰 건물 앞 계단에 앉아 편의점에서 사 온 맥주와 컵라면으로 자정이 넘은 시각,
늦은 저녁을 떼운다.강남의 잘 나가는 나이트 앞.
웨이터들의 철저한 수질 검사를 거쳐야지만 입장 할 수 있는 살벌한 그곳 앞에서
삼천포가 만약츄리닝 바지를 입고 철퍼덕 주저앉은 채 한손엔 맥주를 들고,
한손으로는 컵라면을 들고 그러고있었다면, 웨이터가 아마도 삼천포를 존내 팼을거다 .
그날 새벽..이장님의 유체이탈에 이은 호러 퍼포먼스 2탄을 또 보게 되었다..
후덥지근한 치앙마이의 새벽 공기를 단번에 날려준 간담이 서늘했던 그 모습...
창비어가 새겨진 후줄근한 티셔츠에 꽃무늬 반바지를 입은 새까만 이장님이
어디선가 줏어온하얀색 하이힐을 신고 우리를 향해 몸을 S 자 각도로 꺾으며 배시시 웃고 있다.
털이 무성한 다리에 하얀 색 힐을 신고 우리를 향해 살인미소를 날려주는 이장님..
컵라면을 먹다가 그 모습을 봤다.
푸...풉~!!라면 가닥이 콧구멍으로 뿜어져 나오는 그런 경험 해 본 적 있수~??
가슴 속 깊이 잠자고 있던 살인 본능이 욱 하고 치밀어 오른다.나 살인 저질러도 돼~?? -_-;;
우리 옆 계단에 앉아서 대화를 주고 받던 태국 여자 둘.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후, 호러 퍼포먼스 3탄 -_-;;
싸우던 그 여자들이 갑자기 와락 부둥켜 안더니 열정적인 키스를 불싸지른다.
늬들~!!!그럼 안돼~!!!늬들 취향이야 늬들 맘이니까 참견 하진 않겠어,아니 존중해 주겠어~!
그치만...그치만....밤이면 밤마다 대바늘로 허벅지에 십자수를 수 놓으며
긴긴 밤 눈물로 지새우는 이 늙은 언니 앞에서 그럼 안되는 거지...
똥물에도 파도가 치는 법이고, 찬물도 언니 먼저 드셔야지,
라면 중에서 젤루 저렴한농심 육계장 조차도 형님 먼저 드시요~ 하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강조하는 복고 CF 를 틀어대는이 시점에...
아아...내 입은 그저 밥 먹고, 남 뒷다마 깔 때만 쓰는 존재로 전락한 지 오래건만.....
늙은 언니 염장 지르는 건지, 바로 옆에 앉아서 주둥이가 터지도록 입술을 부벼대는 것들..
눈앞에서 레즈 커플을 본 건 처음이었다.
여자들끼리 키스 하는 걸 본 것도 처음이었다...이상하다..징그럽다..이런 느낌보다는
타인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그녀들의 불타는 사랑이그저 대단하다고 느껴질 뿐이었다...
새벽 3시.우리는 치앙마이 길거리에 널부러져 앉아서 날밤을 까고 있다.
중고딩 시절에도 안 해본 날밤 까기를 다 늙은 나이에 이국 땅에서 하고 있다.
맥주 한 병 씩을 더 사들고 숙소로 돌아온다.MT 분위기 창출이다.
진실 게임을 한다. -_-;;삼천포가 걸렸다.
이장님 : (주저주저) 저....기.....취미가 모야...?죽방 날리고 싶다. -_-;;;
또다시 살인 본능이 깨어난다.좀 더 원초적이고 사악한 질문을 하란말이닷!!!
새벽 6시.다들 말똥말똥 하다.
진실 게임 속에서 오고가는 다정한(?) 질문들에 다들 제대로 삘 받았다.
새벽 6시 30분.망구와 둔탱 공주의 눈이 슬슬 감긴다.
아침은 오랜만에 김치찌개에 소주 한 잔 씩 하기로 했다.
아침 식사 시간 시작은 8시란다.
망구와 둔탱이를 재우고 이장님과 삼천포가 불침번을 선다.
소주..소주..노래를 부르는 이장님...잠들면 끝장이다...
왠지 무슨 일이 있어도 김치찌개와 소주를 꼭 먹어야만 할 것 같은 이 알 수 없는 의무감.
쥐도 새도 모르게 잠 들어버릴 사태에 대비해 잠을 쫓기 위해
이장님과 삼천포는 비디오를보기로 한다.심혈을 기울여 고른 영화는 공포영화 "폰"
삼천포에게 공포 영화를 본다는 것은 삼천포에게 "금주"를 하라고 하는 것만큼의 고통이다.
그치만..잠을 쫓기 위해 우리는 울면서 공포 영화를 본다...
조낸 무섭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만 나온다...
그냥 자면 될것을...왜 그렇게..목숨 걸고 안 자려고 하면서까지...
김치찌개와 소주 한 잔에 핏발을 세우며 날밤을 지샜는지...
우리가 왜 그랬는지는...모르겠다...
인생 다 그런거 아니겠어...
사소한 일에 목숨 걸고..집요하게..그렇게...사는 거...돌아보면...모든게 다..유치함의 극치였다...
아침 7시.
이장님과 삼천포는 공포 영화를 틀어 놓고 절대 안보고, 이빨만 까고 있다..
이장님 : 8시 땡 하면 바로 김치찌개 시킨다~!!!
삼천포 : 8시에 바로 시키면 사모님 놀라시겠다, 8시 1초에 시켜..
이장님 : 이제 59분 남았다...8시 1초에 바로 시킬테다!!!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쏟아지는 잠을 쫓으려 이장님과 삼천포는 메뉴판만 뚫어져라 본다...
이장님 : 나 이제 메뉴판 다 외우겠다...
삼천포 : 나두..나두...김치찌개 120 밧, 된장찌개 100밧..
이장님과 삼천포는 장학 퀴즈를 시작한다.-_-;;
이장님 : 그럼, 신라면은 얼마일까요?
삼천포 : 음...90밧!!!
이장님 : 네, 정답입니다! 짝짝짝!!!
처음엔 잠을 쫓으려 시작한 장학 퀴즈 였건만,
나중에는 피 튀기는 두뇌싸움(-_-)에 서로의 자존심을 건 묘한 경쟁의식이 생겨 난다.
주관식과 객관식을 넘나드는 조낸 살벌한 퀴즈의 세계..
결국, 한 문제를 틀린 삼천포의 석패로 끝이 난다. -_-;;
아침 8시 1초.
결국 우리는 김치찌개에 된장찌개에 신라면에 제육덮밥을 시키고
알싸한 소 주 한 잔에취해버린다.
오랜만에 마셔 보는 쌉싸름한 소주...250 밧이라는 거금을 주고 마신 소주 한 잔...
알딸딸한 취기 속에 치앙마이의 아침이 눈 부시다...
오전 10시.
소주 3잔에 아침부터 후끈 달아오른다...
주당인 삼천포의 음주 경력에 아침술은 난생 처음이다.
아침에 가끔 해장국집엘 가면 해장국 한 그릇에 소주를 부어서 마시는 아저씨들이 가끔 있다.
정말 정말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낯선 광경들이 치앙마이에서 재현된다...
아...아...
참으로 조쿤요...딸꾹.....
이래서 아저씨들이..딸꾹...
그릏게...딸꾹...
아침부터..술을....드시던 거였군요...딸꾹...
오전 10시 10분.쥬드가 묵고 있는 콘도로 찾아간다.
쥬드의 절친한 후배이자 삼천포가 너무나 이뻐라 하는 귀여운 동생 "광몽" 이가 문을 열어 준다.
반가워서 방방 뛰며 얼싸 안고 좋아하다가, 갑자기 픽 쓰러져 버린 삼천포와 망구.
깨어보니 오후 1시 반이다.
광몽이는 황당했다고 한다.
반갑다며 끌어안고 잠이 덜 깨 정신 없는 쥬드와 광몽이에게 뽀뽀를 해대며 헤실헤실 웃던 삼천포가
"우리 잠깐만 누워 있을께"라는 말을 할 때까지만 해도 말 그대로잠깐만 누워 있을 줄 알았는데,
동생들의 침대를 하나씩 차지하고 대자로 뻗은 누나들은
잠시 후 코를 드르렁, 드르렁(-_-) 골며 거친 숨을 몰아 쉬며 그 거친 숨소리에
소주 냄새를 가득내뿜으며 눈을 까뒤집고 잠이 들었다고 한다.
정신을 차리고 술도 좀 깨고..-_-;;도이수텝을 보러 가기로 한다.
일단 우리는 미소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동생들은 우리를 대신해 버스터미널에 방콕행밤버스를 예약하러 다녀온다.
오후 3시 30분.도이수텝에 가려 했으나 지금 가면 너무 늦는다며 미소네 사장님이 가지 말라고 하신다.
결국 도이수텝은 못 갔다.치앙마이까지 가서 도이수텝도 못 보고 온 허접한 여행자는 우리뿐이 없을겨 ㅠ_ㅠ 대장금 갈비집 옆 MK에서 수끼를 먹는다.처음으로 먹어 본 수끼였다.
시원하고 개운하고 담백했다. 수끼집 건너 편,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어쨋든 큰 건물에서 환전을 한다.쥬드가 환전을 하자, 생글생글 웃으며 완전 친절한 여직원.
쥬드가 엉뚱한 곳에 사인을 해도 샤방샤방 웃으며 상냥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여직원.
망구가 환전을 하자 완전 무뚝뚝한 표정으로 돈을 툭 던지는 여직원.
남녀차별 지대로다!
성태우를 타고 선데이 마켓에 갔다.
3시간 정도를 정신 없이 돌아다니며 구경했다.볼거리도 많고 다양한 품목들에
아기자기 하고 예쁜 물건들이 많았다.
근처에 맛사지 가게를 찾아봤지만 보이질 않았다.
다시 미소네로 돌아와 미소네 근처 맛사지 가게로 간다.가격은 120밧이었나???
암튼 무지하게 싼 가격이었다.
타이 맛사지 완전 제대로 받았다.
맛사지 받는 내내 눈물이 찔끔찔끔 났다.
삼천포의 몸을 오징어 뒤집듯 이리저리 뒤집으며 뼈마디에서 우두둑 우두둑 소리가 나도록
조낸 학대한 맛사지사 아줌마.
그 중 두피 맛사지가 압권이었다.
삼천포의 머리카락을 쥐어 뜯을 듯, 우악스럽게 문질러 대는데,
순간 맛사지 아줌마의멱살을 잡고 싶을 정도로 울고 싶을만큼 아팠다...
광몽이는 한시간 내내 설렁설렁 대충 해주는 아저씨 때문에 입이 댓발이나 나왔다.
같은 가게에서 받아도 광몽이와 삼천포는 비교체험 극과 극이었다.
미소네 콘도 맞은 편 카페로 맥주를 마시러 간다.삼천포는 중간에 이장님을 만났다.
이장님을 꼬드기고 또 꼬드겼다기보다는 거의 윽박 지르다 시피 협박해서 오토바이를 빌리게 했다.
라오스에서도 오토바이에 한이 맺혔었던지라...
야구 모자를 쓰고 그 위에 헬멧을 살포시 얹은 채로 나타난 이장님 ㅡㅡ;
비주얼은 뭐...-_-;;;어쨋든 오토바이만 타면 된다.
오빠, 달려~~!!!!!
겁 많은 삼천포는 이장님이 조금만 속도를 내도 이장님의 목조르기로 바로 들어간다.
-_-설설 기다시피, 개나소나 아무한테나 다 추월당하면서 느리게...느리게..오토바이를 탄다.
이장님 : 이대로 방콕까지 바래다 줄까?
삼천포 :ㄲ ㅑ 하~~^^ 쪼오아~~~^^!!!!
그럼 우리 또 영화 찍는겨~?
클래식에 이어 이번엔 "천장지구" 한 번 찍어볼까나~~??!
그러나...우리는 "초절정 궁상 커플" 이었다.
여행 경비를 망구에게 몽땅 맡긴 삼천포의 수중엔 달랑 20밧이 전재산이었고
이장님은 오토바이를 빌리고 남은 200 밧이 전부였다.
결국..방콕까지 도피행각을 벌이려던 "초절정 빈티 질질 궁상 커플"은 오토바이를 돌려 다시 컴백한다.
카페에서 맥주를 마신다..
손님이라곤 우리팀 달랑 한 테이블 뿐..
완전민망+ 완전 황송 한 서비스를 받는다.
우리 테이블 옆에 찰싹 달라붙어 술 한 모금을 마시기가 무섭게
두손으로 공손히 술을 따라주는극도의 친절함을 보여주는 서빙녀들.
어찌나 지나친 친절을 베풀던지 우리는 그 황송함에 몸둘 바를 몰라했다.
우리 일행끼리 서로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심하게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라이브 가수 아저씨...
참다참다 못해...스피커를 조금만 줄여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갑자기 풀이 죽어 목소리가 작아지는 가수 아저씨.....
조낸 미안해진다...
그치만....우리도 대화라는 걸 좀 해야되거등요..
맞은 편 항아리 수끼 집에서 갑자기 라이브 가수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우리 카페 아저씨...라이벌 의식 때문인지...
자극 받아서인지...갑자기 아까전보다 더 크고 우렁찬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아...이제 손님 따위는 안중에도 없나보다...
맞고소, 맞주먹질, 뭐 이런 말은 들어봤어도 맞노래질(-_-) 이런 건 처음 본다.
여기서 잠깐..
삼천포의 남친 시리즈 2탄(재미 들렸다...흐흐)
삼천포를 징하게 큰 고양이로 둔갑 시켰던 그 남친과의 일화 한토막.
낮에는 열심히 공부(-_-) 하는 대딩이자
밤에는 라이브 카페에서 통키타를 치며 노래를부르는 알바를 하던 남친.
어느날, 문득 남친이 보고 싶어서 예고도 없이 남친의 카페를 찾아간 삼천포.
삼천포가 온 줄도 모르고 눈을 감고 자신의 노래 실력에 뻑 간채로 기타를 띵까띵까 치며
열심히 알바를 하고 있는 남친.
그런데, 술이 거나하게 취한 아저씨 손님이 자꾸만 시비를 건다.
아저씨 : 아..저 시키...존나 시끄럽네...얌마..목소리 좀 줄여...
큰 목소리로 쩌렁쩌렁하게 욕을 해대며 남친을 갈구는 손님.
남친 표정이 일그러진다.그치만, 꾸욱 참고 노래를 부른다..
아저씨 :뭐야~시키야..내말이 말 같지가 않어~! 술 맛 떨어지게스리..!
하면서 계속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술 취한 아저씨.
남친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게 보인다.
삼천포도 화가 났다.확 테이블을 뒤집어 엎어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요기는 나름 남친의 직장인지라 꾹 참는다.
결국, 개지뢀 소지뢀을 해대던 아저씨는 술이 떡이 되어 나간다.
나가는 손님의 뒤통수에 대고 인사를 하는 남친.
마이크에 입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목소리를 쫙 깔고..
"안녕히 가세요~!...............................라고 할 줄 알았냐? ㅆ ㅂ ㄹ ㅁ !!!!!!!!"
순간 카페 안 분위기는 쏴해지고..나가려다 말고
욱 하고 돌아서서 남친에게 돌진하던 아저씨는 술이 과했는지 그대로 픽하고쓰러져 버렸고..
그 일로 결국 남친은 그 카페에서 짤렸다 -_-;;;
마지막으로 받은 알바비로 삼천포가 좋아하는 곱창을 사주며 울던 남친 .
그치만 그 후 그는 잘나가는 가수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밥벌이는 하는 가수로 나름 성공했으니
그날 흘렸던 눈물이 그에게는 값진 경험으로 작용했었던 것 같다...
내일은 골든 트라이앵글 투어를 하기로 예약했다.
그리고 투어를 마친 뒤 밤버스로 방콕으로 간다.
오늘은 그래서, 이장님과의 마지막 밤이다.
맥주를 마시며 작별 인사를 하며, 일부러 웃었다...
장난스럽게 인사를 하고 돌아선다...
이장님..안녕~!그동안 즐거웠어요..
그리고 너무 고마웠어요...
숙소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도 길을 잃고 해매던 어리버리한 삼천포를
그게 매력이라며위로해줘서 고마웠어요~!!^^
귀찮게 엉겨붙어도 투덜투덜 대면서도 묵묵히 다 들어줘서 감동했어요~!!
^^비탈길에서 낑낑대며 캐리어를 끌던 삼천포에게 다가와
말없이 캐리어를 대신 들어줬던 이장님.덕분에 너무너무 좋은 여행이었어요~!!!^^
당신...그 따뜻한 성품과 사람 좋은 웃음.....분명히 좋은 수의사가 될 거예요~~!!!^^
*예전에 필리핀을 다녀와서 여행기랍시고 어설프지만 필리핀 카페에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3편까지 올리고 다 삭제해버렸어요 -_-
어찌나 난다긴다 하는 필리핀 전문가들이 많은지..
지명이나 백화점 이름 한글자만 틀려도 이건 맞네, 틀리네 지적 들어와 주시고
"님, 그런 것도 모르시고 무슨 필리핀 여행을 하셨나요?" 같은 댓글이 달리고
쇼핑몰에 갔더니 여직원들이 우리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우리가 뭘 사나궁금해했다 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더니
바로"님, 필리핀에 외국인들이 얼마나 많은데 할 일 없이 님 뒤만 따라다니겠어요?
혹시 공주병이 심한 거 아닌가요?"라는 댓글이 달려서..
소심한 마음에상처만 잔뜩 받고 여행기를 중단해 버렸었죠...
사실, 태사랑에도 여행기를 올릴까 말까 무지 고민했었습니다..
아는 거라곤 없이, 묻지마 관광을 뭔 자랑이랍시고 올리나 싶어서..고민했죠.
아무것도 모르는 일자무식 여행기라서 뭐 달리 정보면에선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 다는 건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아니까요...
그치만,아예 이렇게 무식하고 단순한 여행기가 그나마..
정보력은 빵점이지만나름 재미는 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에 점점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설렁설렁, 대충대충 한 여행이지만...
가끔은 저처럼 이렇게 하는 여행을즐기시는 분들도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도 용기 내어 여행기 올립니다
무한 애정을 가지시고, 결점을 덮어주시는 님들..
그 덕분에 오늘도 삼천포의묻지마 시리즈는 이어집니다...*
올해는 사진이라곤 없어서, 작년 묻지마 관광 때 찍은 사진 한 장 올립니다.
땟물이 꼬질꼬질한 얼굴에 그래도 사진 찍는다고 립글로스는 곱게 바르고
카오산 시장에서 220밧 주고 산 아주 저렴한 원피스를 입고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