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밀린 숙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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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룽족의 일상탈출 3> 첫날, 밀린 숙제하기

따라구룽 4 942
태국에서 100밧 넘는 음식을 먹은 적이 거의 없다.
태국에 도착하면 이내 현지물가에 빠른 속도로 적응하여 조금만 비싸다 싶으면 이내 포기해 버렸다.
이번엔 맛있는 음식도 먹어보고(그 유명한 쏨분 씨푸드에도 가보고),
엄마가 주문한 실크 스카프도 사기로 했다.
그리고 관광도 계획했다.
그야말로 밀린 숙제하는 기분으로 이번에는 해치워야지 하는 마음이 컸다.


- 프로젝트 1 : 엄마 스카프~

첫날에 엄마가 부탁한 스카프를 사러 가기로 했다.
게시판에서 짐톰슨 아울렛이 좋다길래 위치 적어두고 먼저 월텟으로 갔다.
얼마나 저렴한지 직접 가격을 비교확인해보기 위해서.

월텟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2번, 79번 버스가 월텟으로 간다.
2번 빨간 버스는 에어컨이 없다. 그래서 저렴하다. 7밧.
79번 에어컨 버스는 14밧.

버스는 월텟 맞은편 Big C 앞에 세워준다.
육교를 건너서 월텟 1층의 짐톰슨 매장을 찾았다.

체질적으로 화려한 매장은 별로다. 외양부터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짐톰슨도 내 기준엔 좀 부담스런 외양의 매장이다.

먼저 가격 확인 들어간다.

면스카프    small 360밧
실크스카프 small 800밧
실크스카프 large  1650밧
실크손수건 410밧
실크넥타이 1700밧

그렇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엄마한테 그 정도야 쏠 수 있지만.. 아울렛 매장에도 가 보기로 한다.
아울렛 매장 물건이 별로라면 다시 월텟에서 살 요랑으로.

시암센터로 걸어갔다.
거기서 BTS를 탔다.
시암에서 온 눗(On Nut)까지 35밧.

온 눗역 3번 출구로 나오면 soi 81이란 간판이 보인다.
soi 93까지 부지런히 걷는다.

앞에서 열심히 걸어가는 여성분이 있다.
처음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이분은 짐톰슨 아울렛으로 가는 분. 발걸음은 확고하고 흐트러짐이 없다.
길 찾느라 두리번 거리지 않고 이 분 뒤만 확실하게 쫓았다.

soi 93 으로 접어 들었다.
길 양옆으로 차량들이 양껏 들어서 있다.
열심히 걸었다.
생각보다는 매장은 안쪽 깊숙이 있었다.

1~3층 : 원단 / 4층 : 악세사리(스카프, 옷, 가방, 모자 등등) / 5층 커피숍

판매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고심끝에 스카프를 구입했다.
처음으로 가족들 선물을 이 곳에서 일괄구입했다.
월텟보다 가격은 저렴하고 물건의 질은 괜찮아 보여서 마음에 들었다.

실크스카프 large  650밧
실크손수건 170밧
면 손수건  140밧

실크손수건은 이뻤지만 쓰기 편한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해서
엄마 물건을 제외하고는 전부 면제품으로 구입했다.
아주 뿌듯했다. 이제 마분콩에 들렀다가 쏨분 씨푸드로 가야지.

갈 때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마분콩으로 가는 버스를 알아봤지만 안 보였다.
그래서 결국 2번 버스를 타고 월텟에서 내려 마분콩까지 걸었다.
가능하면 버스 타지 마시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지겨울 정도로 멀게 느껴지고 특히나 에어컨이 없는 버스라 너무 더웠다.

마분콩 옆의 도큐도 백화점에서는 세일이라고 법석이다.
하지만 이미 현지 물가에 적응한 내게는 비쌌다.
구경만 슬쩍하다가 4층 슈퍼에서 망고스틴을 발견했다.
근데 가격이 너무 비싼 거 아냐?
앞서 Big C에서는 보지도 못했다. 큰 맘 먹고 질렀다.
1kg에 무려 90밧이었다.
(이튿날 카오산에서 50밧에 파는 걸 보고 아까워 죽는 줄 알았다.)

- 프로젝트 2 : 쏨분 씨푸드를 찾아라~

마분콩을 나와서 국립경기장을 지나 한참을 걸었다.
제법 많이 걸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할 것.
오른쪽 길 건너에 로터스 매장이 나오면 가게가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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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    l                          l      l  로터스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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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    l                          l        l
                  국립경기장    ㅣ    ㅣ

                  마분콩


오른쪽을 슬쩍 보고 로터스 매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을 건너지 말고 왼쪽으로 꺾어서 또 계속 걷는다.
soi 8까지 계속 걸으면 길가에 쏨분이라는 중국음식점이 있다.
그 가게 앞에서 왼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면 쏨분 씨푸드 간판이 보인다.

가게에 도착한 시각, 오후 6시.
시간이 이르기  때문인지 손님은 몇 명 없다.
자리에 앉아서 그 유명한 뿌팟 뽕 커리를 시켰다.
小 200밧, 밥 10밧, 서비스료 10밧
다른 음식도 먹고 싶었지만 혼자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일단 하나만 시켰는데 역시 다른 음식은 더 먹을 수 없었다.

처음엔 정말 너무 맛있었다. 냠냠 쩝쩝 넘 맛있게 먹었다.
나중엔 너무 많아서 게만 쏙쏙 발라먹었다.
다 먹고 나니 뿌듯하고 든든했다.

다시 국립경기장 쪽으로 걸어서 버스정류장에서 15번 버스를 타고 카오산으로 향했다.
내일은 아유타야를 갔다가 치앙마이로 갈 생각이다.
치앙마이로 가는 여행사 버스를 예약하고 짐 맡길 곳도 찾아야지.



* 슬프게도.. 엄마는 내가 사온 스카프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이게 스카프가? 보자기지!
충격적인 엄마의 말에 다시는 선물 사오란 소리 말라고 했다.
그게 내가 사온 물건 중에 젤 비싼 거였다. --;;
4 Comments
걸산(杰山) 2006.09.04 16:06  
  이게 스카프가? 보자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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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처절한 거 알겠는 데, 저절로 웃음이 나오네요^^
따라구룽 2006.09.04 16:25  
  아, 제 동생이 절 거들면서 한마디 보태긴 했습니다.
"이게 스카프지 우째 보자기고? 엄마는 실크 보자기 봤나?"
bluelove 2006.09.04 16:47  
  ㅋㅋ자꾸만 그리워 지내요~카오산 거리..빅c쇼핑 하던거  ..전  실크 보자기 안사왔어요~ㅋㅋ
산세 2006.09.05 22:23  
  저두 담에는 쇼핑같은 것두 좀 해 볼래요. 재밌었겠다. 나라야 사오려고 했었는뎅, 노니라고 바빠서 쇼핑센터 근처에도 못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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