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de의 나를 따라와 - 3
모닝콜이 울려 잠을 깨, 커튼을 젖혀보니 창밖으로 썰렁한 풍경이 들어온다.
세수를하고 짐을 대충 정리한 후 조식을 먹으러 갔다.
식사는...로얄 벤자보다도 더 구리다.
비행기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했지만 다음엔 절대 오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체크아웃을하고 다시 돈무앙공항으로 건너와 국내선 청사쪽으로 가는 통로로 걸어갔다.
통로에는 에어컨이 1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 전기세 무지 나올 것 같다.
국내선 청사에 들어서니 대부분이 TG 카운터다.
화장실 다녀와서 물 한병 사먹고 나니 벌써 비행기에 탈 시간이다.
우리가 인천에서 방콕에 올 때보다 더 큰 비행기다.
잠을 얼마 못자 피곤한데 비행기를 타니 말똥말똥해진다.
이쁜 승무원 언냐가 준 간단한 스낵을 먹으며 만담을 주고 받다보니 비행기는 치앙마이 공항에 도착한다.
예정 시간보다 30분 딜레이 되었다.
한국에서 오기 전에 미소네에 픽업을 신청해놨는데, 혹시 기사가 기다리다 가 버렸을까봐 마음이 급하다.
아무리 찾아 보아도 미소네 피켓은 안보인다. 이미 가 버렸나보다. 광몽이는 미안하니까 더 기다려보자고 한다.
30분을 더 기다리다 할 수 없이 우리는 택시를 타고 미소네 지도를 보여준다.
택시기사는 미소네로 가는 동안 일일투어 팜플렛을 보여주며 우리를 유혹한다.
예의상 명함 한 장 받아주고, 미소네에서 내린다.
미소네에 들어서자 태국이 아니라 한국에 온 것 같다.
사장님에게 Jude로 예약한 사람인데 비행기가 딜레이되서 픽업차량을 못만나 택시를 타고 왔다고하자,
갑자기 일이 생겨서 픽업을 못보냈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_-;
그런줄도 모르고 치앙마이 공항에서 더 기다렸다면 우린 망부석이 될뻔했다.
"Judy님이 예약하신 방은 아직 체크아웃 전이라 한 3시까지만 밖에 구경 좀 하다 오세요."
"전 Judy가 아니라 Jude인데요. (__)"
왠지 Judy하면 이런 이미지가 떠올라...-_-;
"네, 아무튼 Judy님...짐은 여기다 맡기시고 놀다오세요."
계산을 하는데, 광몽이가 장부를 보더니 막 웃는다.
"냐하하, 예약장부에도 Judy라고 적혀있어..ㅋㅋ"
ㅡㅅㅡ
광몽이가 계산을 하는 동안 먼저 밖으로 나간다.
"Judy형 어디가, 같이가~~ㅇㅎㅎ"
"너 이역만리 타국에 뼈를 한 번 묻어볼텨? -.ㅡ+"
광몽이가 비굴모드로 싹싹 빈다.
"왜그래, Jude님..^^;"
미소네 주변을 어슬렁거리는데 배가 슬슬 고파온다. 길가의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노점이 보인다.
왠지 맛있을 것 같다. 사람이 너무 많아 10분정도 기다려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우리가 먹은 쌀국수와 이름은 모르는 달짝 지근한 소스가 뿌려진 밀전병말이(?)
너무 맛있어서 게눈 감추듯 먹었다..^^
식사를 하고 광몽이가 계산을 했다.
Jude는 바트가 없다. 작년에 쓰다 남은 40바트가 전부다...^^;
일단 센탄(깟쑤언 깨우)의 시암뱅크에 들러 환전을 한다. 출장갈 때마다 아껴 모았던 달러들이 날아간다.
1층에는 주택분양을 하는 모델하우스(?) 비스무레한 것도 있다.
"우와, 저 집 이뿌당..저거 사서 나중에 게스트하우스나 하나차릴까봐..*^^*
욕쟁이 할머니는 많은데, 욕쟁이 할아버지는 없으니까 특이하게 욕쟁이 할아버지 GH는 어때?"
광몽이가 날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한마디 툭 던진다.
"욕실력이야 이미 경지에 올랐으니 집만 사면 되겠네..ㅋㅋ"
아, 정말 저건 여행파트너가 아니라 웬수다, 웬수!!!
미래의 치앙마이 '욕쟁이 할아버지 게스트하우스' 후보들...ㅎㅎ
전통의상을 입고 촬영해주는 스튜디오도 보인다. Jude는 전통의상 입는 걸 무척 좋아한다.
"광몽아, 우리 저거 찍자!!!"
"난 관심없는데, 형이나 찍으삼!"
"야, 기념인데 한 방 찍어, 내가 쏠께!!! 작년에 Jason이랑 방콕에서 찍을 때도 재밌었다니깐"
안찍겠다는 광몽이를 꼬드겨 스튜디오에 들어갔는데 작년에 방콕에서 찍었던 치앙마이 전통의상뿐이다.
난 이런걸 쓰고 사진을 찍고 싶었다구!!! 알럽 쉐다~~~♡
스타일이 단 한가지다. 작년이랑 재탕하면 재미없는데...ㅠ_ㅠ
벌써 3시가 가까워진다. 땀에 흠뻑 젖어 온몸이 끈적하다. 광몽이가 미소네로 돌아가자고 징징거린다.
일단 짐도 정리하고 땀에 젖은 옷도 갈아입기위해 미소네로 발길을 돌린다.
한국인 Jude
작년에 마분콩에서 깨떡칠 한 태국인 J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