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팅의 방콕 여행일기 07 - 방콕의 택시, 그 터프함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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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팅의 방콕 여행일기 07 - 방콕의 택시, 그 터프함에 관하여

노바노바 1 1140
나는 태국 출장을 준비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가지 여행기와 정보를 수집해 보았었다.

그중에 인상적인 내용 하나가 있었다.
어떤 미국인 여행자가 방콕의 택시기사에게
공항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다.
택시기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면서
15분이면 갈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그 외국인 여행자는 이런 제안을 했다.
요금을 두배로 줄테니 그 시간의 두배로 가자라고...

질주하는 두번째 택시안에서 나는 그 에피소드를 떠올렸고
왜 그 외국인 여행자가 그런말을 했는지 알것 같았다.

방콕은 교통체증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내가 묵은 숙소는 서울로 치면 성남쯤이나 되는 변두리였고
내가 가려는 협력사는 수원쯤이나 되는 공단지역에 있었다.

그리고 방콕은 산이라고는 아무리 둘러봐도 찾을수 없는 평지이며
따라서 도로도 직선으로 호쾌하게 뚫려있다.

이쯤에서 여러분은 택시가 한 시속 200킬로정도로 달렸다고 상상할지 모르겠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하다.
택시의 속도는 그저 평범한 120~130 이었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었다. 그 드라이빙 스타일이었다.

태국인은 친절하다. 여행을 다녀온 분은 모두 아실 것이다.
친절이 지나쳐 소심하기까지 하다.
길을 찾지 못해 미안했던 까닭이었을까?
두번째 택시의 기사는 죽어라 달렸다.

쉬지않고 앞차에 접근했다.
마침 줄자가 없어서 정확히 재보지는 못했다.
앞차와의 거리를 2m 이내로 줄이고 추월했다.
시속 120을 넘긴채로...

트럭이나 대형버스? 생까버린다.
사이드 미러와 대형 버스의 바퀴가 키스할뻔 하려 했는데도
의연히 제껴버린다.
그 버스의 바퀴가 자기쪽이 아닌 내쪽에 있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일본의 폭주족들이 한국의 가스배달 오토바이에게 형님한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한국의 총알택시는 방콕의 택시기사들에게 꿇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갓길쪽 차선을 보니
역주행하는 오토바이가 보인다.
살다살다...
역주행하는 오토바이는 첨 봤다.

이세상에 고난만이 있다면 모두들 자살해버렸을 것이다.
고난에는 끝이 있고 그래서 "고진감래"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미친듯한 질주끝에 택시는 공단에 도착했고
대략 320바트가 나온 택시비에 나는 400바트를 내밀었다.
물론 두번째 기사 역시 잔돈을 내줄 타이밍에 우물쭈물거렸고
돌아갈 길이 멀다는 시늉을 하며 다소 비굴한 표정을 지었으며
내게는 항의할 마음의 여유도, 기력도 없었다.

어쨌거나 나는 협력사에 도착했고
두번 다시 방콕에서 택시를 타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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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기에 보면 사전따위는 필요없다고 적혀 있을 것이다.
  사전을 필요없다. 하지만 최소한 숫자는 말할줄 알아야 한다.
  당신이 태국인에게 12를 영어로 말한다고 상대방이 알아들을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
  물론 관광지에서는 대개 알아들을 것이다.
  하지만 관광지가 아닌 곳은 상황이 다르다.
  당신이 살고 있는 한국의 동네 구멍가게 할머니가
  12를 영어로 알아들을 것 같은가?

2. 잔돈을 준비하라.
  나처럼 거스름돈을 뜯기지 말라.
1 Comments
지구반바퀴 2006.09.03 15:42  
  맞아요 택시는 항상 잔돈이 있어야 하더라구요 글구 숫자정도는 그나라언어를 배워가야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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