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부부여행기-(2) 방콕의 첫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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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난 부부여행기-(2) 방콕의 첫느낌

오오카 3 2005

<방콕도착>

현지시각 00:50

여권심사대에는 사람들이 긴줄을 이루고 있었다.
이리저리 기웃기웃거리며 맘씨좋게 웃고있는 심사원을 골랐다.
무표정에 무뚜뚝한 심사원들은 정말 기분 별로인데다가
게다가말이다..난 여권 2개월 조금 남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무사통과했다. 여행 첫 조짐이 좋아보인다.
돈무앙공항은 생각보다 작았다. 무슨 여객 터미널같은 분위기군 하며 24시간 다닌다는 버스를 타기위해 육교를 찾았다.

오른쪽으로 가서 마치 주유소입구 같은 길로 따라 내려가니 육교가 있었는데
아..조금 헷갈림. 지금 생각하면 그냥 육교 지나쳐서 내려가면 되었을것을
읽었던 정보에서 계단을 내려간다는 말이 있어서 일단 육교를 올라갔는데
영 난감함.
한 태국인이 타이어로 뭐라고 말한다. 시내방향이냐 외곽방향이냐고 손짓하며 물어본거 같은데..새벽에 무서웠던 나는 "NO"라고 하며 무시했다.
그 사람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하고 가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아..친절이었나보다."

지도보니 잘 모르겠고 차방향으로 판단하기로 하고 시내쪽을 바라보니 원두막같은 정류장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그리로 내려가니 외국인은 우리밖에 없고 안내판에 59번 쓰여있다.
공항에서와 달리 핑크색, 파란색, 주황색 신차택시들이 줄줄이 서있다. 호객행위도 없이 가만히 우리를 기다리는 택시들.. 맘에 들었다.

차가 좀전에 지나갔는지 사람들이 다 떠났는데 2시는 가까워오고 버스는 올생각도 않는다.
멀리서있던 택시기사가 와서 "택시? 빠스?"라고 말하길래 "빠스"라고 했더니 오케이하며 활짝 웃고 간다.

2시되도 안오면 저 핑크색 예쁜택시를 타리라 했는데 눈앞에 59번 지나가는게 아닌가.

으아악...손 흔들었더니 30미터 앞에서 세워준다. 후다닥 올라타니..음마야. 버스에
창문이 다 떨어지고 없고 몹시도 후즐근한 ..귀신 나올듯한 버스다. 다 떨어져나간
창문들로 방콕의 매캐한 공기가 회오리바람이 되어 버스안을 요동친다.
창문내릴려고 보니 아예 2/3가량의 유리가 없는지라...포기하고 대충 앉았다.
안내양이 와서 뭐라고 하는데...이런...바람소리때문에 하나도 안들린다.
"방람푸"라고 3번이나 소리질렀더니 뭐라뭐라고 손내밀길래 20밧 쥐어주니까
3밧 거슬러주면서 내손에 동전 쥐어주고 손을 두들겨준다.

그때의 느낌도 좋았다. 피곤에 찌들어서 "난 잠이 필요해"라고 얼굴에 쓰여있는
안내원 아주머니가 내 손을 가만히 두들겨주었을때..그때도 생각했다.
"아..친절이었나보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얼굴이 퉁퉁 부은채 민주기념탑 지나서 내렸다. 이 늦은밤 도로에
사람들 우르르 앉아있기에 "음..역시 여행자의 거리야"하면서 흐뭇하게 남편이랑
웃으며 발길을 재촉했다.
갑자기 왠 여자가 깔깔깔 웃으며 우리앞에 지나가는데..이상한 느낌.
게다가 앞 도로에 뭔가를 기다리며 서있던 여자는 못생겼다기 보다는 정말 이상한 인종같았다.

나 : "뭐...뭐지? 이사람들?"
남편 : 태연하게 "남자쟎아. 근데 진짜 못생겼다"
나 : "으아악...얘들 다 게이야? 모하는거야? 이시간에?"
남편 : "보면 모르냐..?"
나 : "남편아...나한테 고마워해야해. 나 없었으며 당신 벌써 납치되었을꺼야"

혼자 59번을 타고 내리면 위험할거 같았다. 난 담에 혼자 오면 택시탈꺼야..하며
로타리를 건너는데 윽..신호등이 없다. 차는 왜그리 쌩쌩달리는지..게다가 완전 차선무시다.
덜덜 떨면서 로타리 건너니까 외국인들이 보인다. 카오산이다.

숙소인 람푸하우스를 찾는건 어렵지않았다. 세븐일레븐 들어가서 물이랑 라이타 사고 로비에서 체크인하는데 친절하다. 이 사람들 미소가 점점 마음에 든다.

팬룸이었는데 방콕은 그날따라 하나도 덥지않았다.
문 열자마자 침대 2개가 압박이란...--;
음...이정도가 그나마 좋은 게스트하우스란 말이지..? 그럼 딴 방들은...?
미리 예약해둔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잠을 청했다.

3 Comments
걸산(杰山) 2006.09.16 13:42  
  낯 선 여행길은 작아도 모든 게 다 살얼음걷기 같다는 느낌이 저절로 다가섭니다. 진짜로 긴장해야 할 때도 있지만, 엉뚱하게 잘 못 알고 그런 걸 나중에 알면 그냥 웃음만 나오더라도 - 그 때만은 어쩔 수 없겠지요.
어쭈리 2006.09.16 22:49  
  민주기념탑앞에서 내리셨으면 많이 걸으셨겠네요.^^ 다음부터는 공항버스타세요.
돈 얼마 차이안납니다.(버스 에어콘 빵빵)
람푸하우스주인이 중국인이어서 한국인에게는 친절합니다.(동대문 사장님이 작업많이 해놨거든요.^^)
람푸하우스 2층 샤워실 무료로 이용도 할수 있고요.
시내나가실때는 동대문에서 안쪽으로 더들어가셔서 골목길 지나 왼쪽으로가시면 수상버스 선착장 있습니다.
수상버스 이용하셔서 시내가셔도되고, 짜오프라야강을 관광(?)하셔도 좋습니다.
즐거운 여행되세요.
필리핀 2006.09.23 10:20  
  새벽 2시에는 공항버스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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