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년 여름 동남아 쏘다닌 여행기..라오스#2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 라오스
여행기

03년 여름 동남아 쏘다닌 여행기..라오스#2

NAM 0 2406
무앙싱에서는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었지만 시간은 참 잘 지나갔다. 중국 반나에서는 몸이 아파서

맥도 못추고 골골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라오스에서는 제법 팔팔하게 돌아다녔다. 전기 없이 사는

생활에도 익숙해지고 해지고 부터 저녁 9시까지만 들어오던 전기가 나가고 나면, 반빗불 보며 별보며

모기에 뜯기며 한가한 라오스의 밤을 즐기는 것이 가장 큰 재미이자 행복이었다.

1. 오후가 막 지나가고 4시가 넘어가면, 꼭 스콜이 크게 내리기 시작했다. 아주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다보니까 이쪽에서는 비가 안 내리는 데, 건너편 마을에서는 비가 오는 모습을 보기

도 한다. 사진을 잘보면 구름이 땅에 닿은 것처럼 보이는 곳이 있는데 비가 내리는 곳이다.

9667_2167_9.jpg


2. 내가 묵었던 아디마 GH의 주인에게 물어보니 숙소로부터 중국 국경까지가 북쪽으로 8km밖에

되지 않는단다. 하지만 이 국경은 라오스인과 중국인만 통과할 수 있는 곳으로 외국인은 내가

넘어온 보텐 국경을 이용해야만 한다. 한가로운 어느 날 오후 점심을 먹고 스콜이 지나간 틈을 타서

해지기 전에 이 곳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중국측에서 비용을 부담하고 길을 포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걷는 데는 불편함이 없다.

9667_2167_1.jpg

9667_2167_2.jpg

오후 한창때가 지난 시간이라 햇볕이 그리 따갑지 않다. 이 기회에 하야디 하얀 살을 태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반바지에 선글라스만 쓰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국경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오고 가는 길에 차한대가 지나가지를 않는다.

국경에 도착하니 이곳부터 라오스 땅이라는 표시로 국기가 휘날린다.

9667_2167_3.jpg

9667_2167_4.jpg

국경에 도착해서 이민국 관리에게 잠깐 넘어가서 중국 국경에서 사진망 한 장 찍고 오겠다는데

해질때가 되서 안된다고 한다. 할 수 없이 포기를 하고 앉아있는데 중국으로 넘어가기 전에

쉬고 있는 중국인들이 몇몇 보인다. 중국 땅 한 가운데 정주에서부터 화물차를 몰고 온 운전

기사도 있다. 내가 정주에 잠시 가본 적이 있다고 말하니 무척 반가워한다. 살벌한 국경의 모습

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이민국과 위생국 직원들은 팀을 나눠서 배구를 하며 놀고 있다.

라오스 땅끝에 와 봤다는 의미만 살린 채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서둘렀다.

9667_2167_5.jpg

9667_2167_6.jpg

9667_2167_7.jpg

길을 가다가 셀프 샷 한 방!

9667_2167_0.jpg


3.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아카족 꼬마 아이가 꼭지가 나간 내 검은 우산을 달라고 한다. 하나밖

에 없는 우산이고 우기에 우산 없이 다닐 수는 없어서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며칠 지나지 않

아 이 우산을 어느 여행사 사무실에 두고 나오는 바람에 잃어 버리게 되었다. 지금도 후회되는 것이

이렇게 이럴버리게 될 거 이 아이한테 주어버리고 시장에서 하나 사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한다.

중국 국경에 가서 숙소로 돌아온 후, 아무도 없는 방갈로에 덩그러니 혼자 있기 싫어서 GH에 딸린

작은 식당에 앉아서 해질 때까지 시간을 보냈다.

중국에서 사온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며 일기를 쓰고, (노란색 종이에 빨갛게 인쇄된 봉투가 해바라기)

9667_2386_0.jpg

저녁 메뉴는 밥과 똠얌(원래 태국 요리로 시큼한 맛이 강한 태국식 찌개 요리)

9667_21834_1.jpg

그리고 아디마 GH에서 내가 잔 방갈로 내부 풍경, 이 곳은 내가 라오스에서 가장 비싸게 잔 방이다.

하루에 3불. 라오스에서는 보통 2불이면 방을 구할 수 있다.

9667_21834_2.jpg


4. 무앙싱을 떠나 우선 루앙프라방으로 향하기로 했다. 지도상으로 200km정도 되는 이 길이 이렇게

오래걸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사실 길에서 만난 여행자들이 내게 중간에 하루 쉬었다 가라고 했

지만 정보가 부족한 나는 왜 그런 소리를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무앙싱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여

루앙프라방에 도착한 시간이 다음날 새벽 1시. 중간에 버스를 두 번 갈아탔고, 세 번째 탄 버스는

아예 고장이 나서 중간에 차를 고치느라 1시간 반여를 서 있기도 했다.

무앙싱을 떠나기전 찍은 아디마 GH 모습

9667_21834_3.jpg

무앙싱 시내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의 모습

9667_21834_4.jpg

중간 우돔사이에서 만난 일본인 여행자 쿠오노. 티벳으로 가기 위해 운남성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

고 있었다. 운남성에서 내려왔다고 하니 이것 저것을 묻길래 가르쳐 주었다. 80년생으로 나고야에서

일을 하다가 정리하고 5개월을 잡고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티벳에 도착하면 부쳐주기로 하고

내 사진을 찍어주었다. 언제 내게 사진을 보내줄런지.

9667_21834_5.jpg

9667_21834_6.jpg

우돔사이에서 루앙프라방까지 타고 간 문제의 버스. 초등학교 저학년때 보던 현대자동차 버스다.

9667_21834_7.jpg

nam's home
0 Comments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