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캄보디아 여행기(6/10; 하노이 진국사와 씨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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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캄보디아 여행기(6/10; 하노이 진국사와 씨엠립)

세상만사 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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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여행기에 사용된 사진은 제가 직접 찍은 사진들인데, 사람의 얼굴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진은 제가 본인의 동의를 얻거나 아니면 행사장에서 찍은 것에 한해서 이 곳에 올립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면이 아닌 부분을 주로 찍었습니다. 혹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사진을 퍼 가실 경우에는 초상권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처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0.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을 먹고 이번에도 쎄옴기사를 불러 진국사(鎭國寺; 쩐꿕 사원 Chua Tran Quoc)까지 20,000동 주겠다고 하니 찍소리 하지 않고 잘만 달립니다. 진국사도 서호(Ho Tay) 안쪽에 있는 작은 섬위에 지어졌습니다. 중국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절입니다. 8각탑이 높이 솟아 있어 멀리서도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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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국사의 탑 모습(오른쪽은 길가에서 찍은 전경)

입구까지 걸어가면서 보니까 역시 수질은 문제가 있습니다. 죽은 고기가 둥둥 떠 다니는데, 그 옆에서는 낚시를 하는 인간들이 보입니다. 절 옆에서 낚시라뇨. 절 입구에는 나무그늘에서 여자 사진사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 기념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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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국사 입구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여자 사진사들/ 호수가에 죽어 떠 다니는 고기들

시멘트로 만든 정문에는 ‘진국고사(鎭國古寺)’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8각탑이 있는 곳의 전각은 아마도 조사전인 것 같습니다. 조사전 앞에 있는 나무 밑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가 보았더니 사람들이 박쥐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저도 선명하게 찍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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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국고사라고 표기되어 있는 정문/경내 나무에 붙어 있는 박쥐

좀 더 안쪽에 있는 대웅전 안에는 굉장히 여러분의 부처님과 보살님을 모셔서 막상 맨 위에 모신 석가모니불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부처님을 모신 단상이 앞뒤로 꽤 깁니다).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佛法僧을 三寶라 말하지만 이를 현판같은데 쓴 것은 제가 보지 못했는데 이 절에서는 가운데에 ‘불’자를 쓰고 그 좌우에 ‘승’자와 ‘법’자를 써 놓았습니다. 즉 ‘僧佛法’ 현판이 걸려 있는 것이지요. 서가에는 乾隆大藏經이 수십권 꽂혀 있는데 지금은 누가 꺼내 보는지 궁금해 지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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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륭대장경이 꽃혀 있는 서가/대웅전안의 모습

밖으로 나와 탄니엔 길을 건너 쭉박 호수(Ho Truc Bach)가로 나와 커피를 한잔 사 먹고(8,000동) 길을 따라 천천히 진무관(眞武觀 ; 꽌탄 사원 Đen Quan Thanh)쪽으로 걸어가면서 데이트족을 서넛 만났습니다. 평일 아침 모두 출근할 시간인데 쌍쌍이 호수가에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조금 이상하기도 합니다. 어느 커플은 다정하게 앉아 있고 어느 커플은 남자가 여자 허벅지를 베개 삼아 누워 있고 어느 커플은 갑자기 정열적인 키스를 하는 바람에 제가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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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다정한 연인들의 모습

하노이시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음식점(카페?)도 여럿 보이는데, 어느 집은 성시인 데 비해 어느 집은 아주 한가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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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거리 까페 풍경


진무관은 도교의 도장이라는데 ‘관’자를 볼‘觀’자로 표기한 것이 특이했습니다. 들어가 볼까 하다가 입구 사진만 한장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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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무관 입구 모습

호텔로 돌아오려고 쎄옴기사를 불러 15,000동으로 협상하려 했는데 ‘므어이 남’이 생각나지 않아 손가락을 굽혀 가며 ‘남(5),남,남’ 했더니 못 알아 듣습니다. 옆에 있던 경찰이 ‘바(3) 남’하니까 고개를 끄덕이면서 오토바이에 시동을 겁니다. 호텔에 도착해서 지갑을 보니 돈이 10만동짜리만 있어 $1을 주었더니 입이 찢어집니다.

짐을 싸서 호텔로비로 내려와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6박 동안 숙박료가 약 590달러 정도 됩니다. 신용카드를 꺼내 계산하고 짐을 맡긴 다음 한낮의 거리구경을 나가 봅니다. 대우호텔 주변은 길 중앙에 화단도 있는 비교적 잘 정비된 거리입니다. 그늘에 대우 씨에로와 마티즈 택시가 나란히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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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호텔 길 건너 그늘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중앙분리대의 꽃밭

길을 건너 낌마거리를 따라 도심방향으로 걸어가다가 보니 휴대폰 판매상중 삼성과 노키아 상표가 서너집 건너마다 하나씩 보입니다. 노키아 휴대폰모델은 아마도 베트남에서 인기있는 여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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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호텔 거리 근처 풍경(왼쪽부터 삼성광고판, 휴대폰 판매점, 판매점 입구에 세워져 있는 선전물)

무단횡단을 해서 길을 건넜다가 다시 호텔쪽으로 돌아오면서 자세히 보니까 횡단보도가 조금 이상하게 생긴 것을 발견했습니다. 보행자 대기장소에 무리하게 화단을 만들어서 흰색선이 끝나는 지점이 갑자기 꽃밭으로 변합니다. 가라오케집은 층마다 엘지 에어컨을 달고 있습니다. 삼성이나 엘지, 대우나 현대 등 자랑스런 한국 상표에 가슴이 뿌듯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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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호텔 거리 근처 풍경(이상하게 생긴 횡단보도)

호텔로비로 돌아오니 APEC경제각료회의 수행원들을 위한 여행안내 데스크에 파란색 아오자이 정장을 한 여인이 앉아 있습니다. 제가 그냥 지나칠리가 없죠. 다가가서 물어봤습니다. ‘저쪽 호텔 레스토랑에 있는 여자들은 머리에 아무 것도 쓰지 않았는데 넌 왜 그걸 쓰고 있냐?’ 라고 했더니 비행기 스튜디어스나 레스토랑에서 서빙하는 여자들은 고개를 숙일 때 모자(khan quan dau; 하노리객님 고맙습니다)가 벗겨질 수 있기 때문에 쓰지 않지만 모자까지 써야 완전한 정장이 된다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붉은 색 옷은 결혼식 때 입던 것인데, 요즈음은 서양식 웨딩드레스를 입는 여자들이 늘어난다는 설명도 해 주더군요. 사진모델이 되어 달라 했더니 흔쾌히 포즈를 취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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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통복장을 한 여행데스크 직원(대우호텔내)

초청기관에 전화해서 공항까지 갈 차는 필요없다 이야기 하고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으면서 이별의 정을 나누었습니다. 지금 헤어지면 언제 다시 볼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서 운전기사에 대한 팁을 물어보았더니 절대로 자기 기사에게는 팁을 주지 말라 하더군요. 간혹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10,000원($10 상당) 정도를 기사에게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이 누적되면 고용주가 기사를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합니다. 친구말로는 현재 기사의 월급은 $180이지만 현지 특성상 시간외 근무가 많아서 평균적으로 $320정도 받아 가는데 비해, 영어 잘하는 대졸 신입사원들이 희망하는 월급수준은 $20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랍니다.

점심을 먹은 후 호텔 바로 앞에서 1시경 7번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떠났습니다. 친구는 혹시 시간이 지체되면 어떻게 하냐며 걱정했지만 약 40분후 제가 탄 버스는 공항에 잘 도착했습니다. 친구말로는 승용차로도 30분은 걸린다 하더군요. 출국 수속(출국세 $14)을 마치고 비즈니스라운지에 가서 친구에게 공항에 잘 도착했다 전화하고 과일도 먹고 위스키도 마시고 인터넷도 합니다. 한글 입력은 되지 않지만 읽을 수는 있더군요.

탑승예정시간이 되어 지정된 gate로 가니 항공사 직원이 아무도 없습니다. 어찌된 일인가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비즈니스라운지에서 저를 찾으러 왔습니다. 씨엡립행 비행기가 지연되고 있다고 하면서요. 잠시 후 탑승게이트도 바뀌고 시간은 좀더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결국 1시간 15분 정도 지연되어 16:45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공항에서 안내방송을 몇번 들었는데 베트남말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여자가 천천히 또박또박 말을 해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비행기에서 주는 식사를 하고 위스키 한잔 했더니 벌써 씨엠립공항입니다(18:30/ 도착예정은 원래 17:05). 밖은 완전히 어두워졌습니다.

서울에서 준비해 간 비자양식에다 사진 한장과 비자발급수수료 $20을 내고 오른쪽에 가서 기다렸더니 몇분후 군말없이 여권에 비자를 붙여줍니다. 그런데 다음 단계에 있는 입국심사관이 계속 one dollar, one dollar 하면서 궁시렁댑니다. 못 들은 척하고 천장만 쳐다보고 있었더니 이제는 제 소매를 끌어다가 $1이라고 쓴 걸 보여줍니다. 계속 모른 척했더니 할 수 없는지(?) 여권에 입국필 도장을 팍 찍습니다.

세관심사 서류를 건네주고 출국장으로 나가 호텔에서 보내주기로 한 툭툭 기사를 찾습니다. 우리가 탄 비행기가 1시간도 넘게 연착을 했기 때문에 아마 무척이나 지루하게 기다렸을 거라 생각했지요. ‘golden angkor hotel(855 63 964 039)’을 외쳤더니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다가옵니다. 저와 3일을 같이 할 툭툭기사입니다. 이름은 ‘레이’라 했는지 ‘리’라 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솔직히 자세히 묻지 않았다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겁니다). 오토바이 뒤에 럭셔리한 리어카를 단 형식의 툭툭에 난생 처음으로 올라타 호텔로 향합니다(18:50). 출발전 기사가 안전헬멧을 쓰길래 물어 봤더니 여기서는 손님을 태우고 운전할 때 반드시 헬멧을 쓴다 하더라고요. 또 영업주행시에는 번호가 적힌 조끼를 입더군요.

한참을 달려 6번 도로옆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습니다(19:20). 주인장이 환하게 웃으며 반기더군요. 뭐 숙박계 이런 거 다 생략하고 방 열쇠를 내 줍니다. 3층 방에 짐을 풀고 나서 압사라춤을 보고 싶다 했더니 쟈스민레스토랑으로 데려갑니다(꿀렌 2가 호텔 가까이 있는 줄 미리 알았으면 그리로 갈걸 그랬습니다). 부페값으로 $12 달라 하데요. 기사에게 기다려 줄거냐 물었더니 그리한다고 해서 $1 주고 뭣좀 사먹으라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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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살라댄스공연장의 민소매 차림인 한국청년 2명

여기서도 또 민소매 티만 입은 한국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왜 공연에 대한 예의가 없는 걸까요? 정말 몰라서 그런 걸까요? 정말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공연이 다 끝나고 댄서들이 모두 나와 관객에게 인사한 다음 그대로 서 있는 틈에 껴서 기념사진 한장 박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기사가 맛사지샵을 가리키면서 갈거냐 묻기에 거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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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마친 무희들/ 그 사이사이에 정렬한 관광객

호텔로 돌아와 요금협상을 했더니 일출 일몰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하루에 $12 달라 합니다. 마지막 날은 오전만 돌아다닐 거니까 $10으로 흥정했고요. 다음 날 아침은 7시 반에 데리러 오라고 했습니다. 방에는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으나 제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가 없습니다. 아마 밖에서 일괄적으로 켰더 끄는 것 같습니다.

방에는 냉장고와 자그마한 티비, 책상, 옷장 등이 있습니다만 전화는 없습니다. 그런데 티비 리모콘은 누가 망가뜨렸는지 1/3쯤이 깨져 있는 것을 고무줄로 묶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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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내부

이 날은 출국세 포함 총 $50 + 3.3만동을 썼습니다. 캄보디아에 도착해서 쓴 돈은 비자발급수수료 등 $34입니다.

2 Comments
세상만사 2006.11.04 21:26  
  혹시 압사라 무희들의 발가락 모양이 각종 유적지에 있는 부종의 모습과 비슷한지요?
kevin13 2006.11.04 23:30  
  모자도 쓰는거군요. 아오자이.. 참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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