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캄보디아 여행기(2/10; 하롱베이 관광)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베트남-캄보디아 여행기(2/10; 하롱베이 관광)

세상만사 4 1383

[제 여행기에 사용된 사진은 제가 직접 찍은 사진들인데, 사람의 얼굴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진은 제가 본인의 동의를 얻거나 아니면 행사장에서 찍은 것에 한해서 이 곳에 올립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면이 아닌 부분을 주로 찍었습니다. 혹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사진을 퍼 가실 경우에는 초상권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처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5. 하노이에서의 첫날(하롱베이 관광)<?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아침 6시 모닝콜을 받고 벌떡 일어나, 세수하고 1층 부페식당에서 이것 저것 골라 먹은 후 시계를 보니 6시 30분, 부리나케 방에 돌아가서 필요한 물품 챙기고 방 청소 팁으로 또 $1 놓고 내려와 친구 조언대로 택시를 타서 주소를 보여주니 자기가 잘 안답니다.

전 지도와 여행사 주소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고 기사는 차량과 오토바이가 뒤섞인 길을 잘도 빠져나가더니 어느 시장인가를 조금 지나 고개를 갸우뚱 합니다. 난 뭐 큰일났나 싶어 길을 잘못 들었냐 하니까 그건 아니고 하면서 조금 되돌아 왔는데 주소지에 있는 가게가 문을 열지 않았던 겁니다(06:50 도착/ <?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제 친구 메모에는 07:20쯤 호텔을 나서 08:00경 그 곳에 도착하라고 했는데, 제가 너무 서둘렀나 봅니다. 그나저나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것은 좋은 일이잖아요?). 겨우 번지수 확인하고 거금 76,000동 주고 문도 열지 않은 Hong Ha 93번지 신까페 앞에 서서 처음 맞는 하노이 아침 풍경을 구경하였습니다.

IMG_1268-20060923.JPGIMG_1269-20060923.JPG
문 닫힌 신카페/ 주소를 적어 놓은 항아리

조금 더 있자니 어느 젊은 남자가 닫힌 문을 가리키며 뭐라뭐라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 없어 골목안 구경(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뭘 먹는 사람, 우리네 19공탄보다 직경이 작은 연탄을 자전거에 옮겨 싣는 광경, ADSL광고가 붙은 인터넷까페 등)을 하다가 나왔더니 드디어 가게문이 열리고, 내게 말을 걸던 청년이 자기가 가이드라고 하면서 나와 또 한명을 미니버스에 태우더군요.

IMG_1267-20060923.JPG
연탄을 자전거에 옮겨 싣는 남자/ 바로 앞은 아침 식사중인 사람들

제가 참여한 투어는 하루에 다녀오는 것으로 비용은 $22(버스, 배, 배 위에서의 점심 포함)이었는데, 절 태운 버스는 하노이 시가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예약된 손님들을 피컵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한 후 드디어 08:25쯤 본격적인 투어에 들어갔습니다. 그 덕분에 전 차안에서 하노이 출근길 거리 표정을 포함하여 시내구경을 잘 했고요.

IMG_1419-20060924.JPG
여러분들도 다 잘 아시는 아침 거리 풍경(얼굴을 완전히 가린 마스크에다 팔도 모두 감춘 여인)

마침 제 옆에 한쌍의 젊은 베트남인 연인이 자리했는데, 이 친구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둘다 대학을 나오고 남자(25세)는 미국계 회사에, 여자(23세)는 혼다오토바이 판매회사에 근무한다 하더군요(아래 쪽배 위 사진 참조). 베트남에서 영어가 되는 사람이 옆자리에 있다는 것이 이처럼 좋은 것인 줄 미쳐 몰랐습니다. 아무튼 이들 덕분에 하롱베이까지 지겨운 줄 모르고 잘 갈 수 있었습니다.

거의 마지막 순서로 차에 오른 사람들은 어린이를 대동한 서양남-동양녀 가족이었는데 아무도 이 세 사람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 주는 사람이 없어 버스 여정 내내 떨어진 자리에 앉아 가더군요. 우리나라 같았으면 아마도 아이 엄마가 3인용 자리 내 놓으라고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어가 시작되자 가이드가 각자 자기소개를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국적과 하노이 체류 기간 등을 이야기 했는데, 다 듣고 보니 정말 다국적군입니다.

호텔을 나와 투어를 시작하기 전까지 약 두시간동안 제가 하노이 시내를 다니면서 받은 인상은 “엄청 시끄럽다, 매연 많다, 차가 우선이냐? 오토바이나 사람이 우선이냐? 이러고도 사고 않나냐? 어떻게 아침 일찍부터 거리에 쪼그리고 않아 뭘 사먹냐? 등등” 이었습니다. 또 엄청난 경적소리(자동차 및 오토바이)에 제가 낯선 곳에 와 있음을 깨달았죠.

호텔에서 나올 때 물을 갖고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중간크기의 생수 2병을 샀는데, 밖에다 내놓고 파는 거여서 물맛이 그야말로 미지근합니다. 시내에서 동쪽으로 홍강위에 난 쯔엉드엉다리를 건넌 버스는 하롱베이를 향해 잘도 달려갑니다. 중간에 장애아동들이 만드는 제품을 파는 곳에 들렀다가 다시 길을 떠나 하노이로부터 약 2시간쯤 갔을 때 제가 밖을 내다보면서 ‘야 거의 다왔나 보다’ 했더니 현지인 커플이 아니라고 하면서 1시간은 더 가야 바다라네요. 그런데 밖의 풍경은 꼭 사진에서 보던 것만 같았는데 산을 깎아 내린 모습이 마치 채석장 같은 분위기가 나더라고요. 나중에 친구로부터 들은 바로는 그 근처에 큰 시멘트공장이 있고 시멘트의 원료가 되는 석회석을 채석하기 위해 산을 깎아낸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단양이나 제천과 비슷하게요. 실제로 하롱베이의 바다물이 탁한 옥색을 띠고 있는 것이나 바위 밑으로 동굴이 뚫린 것 그리고 ‘띠엔 꿍’ 동굴의 형성 등이 모두 석회암 지대라서 그런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곳을 지나니 밖의 풍경은 우리네 시골길과 아주 닮았습니다. 낮은 구릉이 동네 뒤를 감싸고 있고 들판에는 추수를 기다리는 벼가 익어가며 소들이 노니는 것만 본다면 어느 나라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듯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길가에 연이어 지어진 집 – 길가에 면한 앞부분은 약 4미터 정도로 좁고, 뒤쪽으로는 길게 그리고 최소 3층은 되는 집들의 연속 –이더라고요(왜 이런 모양의 집이 지어졌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의 글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드디어 유람선이 출발하는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12시 직전). 전 아침을 조금만 먹었기 때문에 ‘밥은 언제 주나?” 하고 있었더니 배타고 나가서 한참 있다 준다기에 쪽배를 타고 접근해서 관광객에게 바나나 등을 파는 여인으로부터 작은 바나나 한송이를 10,000동 주고 샀습니다(나중에 보니 비싼 값이더군요). 승선티켓을 보니 보험을 포함하여 30,000동짜리네요.

Img_1315-20060923.jpg

출발하면서 찍은 사진/흐릿 합니다

그런데 날씨는 절 도와주지 않더군요. 뿌옇게 낀 해무인지 스모그인지 때문에 항구 주변은 흐릿한 모습이었는데 다금바리 등을 파는 수상시장 근처에 가니 대기가 조금은 깨끗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은 엔진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도 않고 아무튼 전 경치 구경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었는데 우리가 탄 배를 수상시장옆에 대고는 조개나 물고기를 사면 요리해 준다고 하더군요.

IMG_1332-20060923.JPG
다금바리 맞나요? 현지에서 회로 먹으면 흐물흐물하지만, 제주도 근처 찬물에서 1주일만 담가두면 쫄깃쫄깃 해진다는 이야기가..

제 모습이 다금바리 사 먹을 것처럼 생겼는지 자꾸 제 소매를 끌어당기며 ‘싸다싸다’ 그러는데 마침 제가 탄 배에는 한국사람이 저 혼자였거든요. 그거(무지하게 큽디다) 샀다가 다 먹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그래서 관두었습니다. 아예 값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조개 4개를 $5 달라고 해서 샀는데(깎지도 않고, 아무래도 바가지 쓴 듯) 배 위에서 조리해 준 것 외국 친구들과 나눠 먹었습니다. 목도 마르고 해서 맥주를 하나, Coke를 하나 먹고 돈을 내려 했더니 맥주가 2개라면서 무려 55,000동을 달랍니다. 나 맥주 하나만 먹었다 했더니 글쎄 조개 요리하면서 맥주를 하나 썼다네요. 바가지 한번 더 쓴 거 맞지요?

IMG_1335-20060923.JPG
조개 사진이 빠졌군요. 다른 분들은 다금바리 요리에도 맥주 하나 값을 추가해 받았다는..

점심을 먹은 후(맛은 그저 그랬습니다), 작은 배로 옮겨 타서 한쪽 발로는 방향을, 다른 발로는 엑셀레이터를 각각 조정하는 사공에 의지해서 동굴안까지 다녀오는 옵션(20,000동) 여행을 했습니다(경치야 좋았지요).

IMG_1337-20060923.JPG

엔진은 경운기처럼 손으로 돌려 시동을 겁니다./배 뒤에 앉은 사람은 베트남 커플

반환점에서는 하롱베이의 대표바위라 하는 암탉-수탉 바위를 거쳐 ‘띠엔 꿍’ 동굴을 둘러 보았습니다.

IMG_1376-20060923.JPG

둘이 싸우면 언제나 암탉이 이긴다네요

전 동굴을 최소한 두군데는 가는 줄 알았는데 승선티켓에 Route 1은 ‘Thien Cung Grotto, Dau Go Cave and other sites(except Sung Sot Cave)라 되어 있고, Route 2는 ‘Sung Sot Cave and other sites(except Thien Cung Grotto and Dau Go Cave)라 되어 있더군요. 둥굴안은 시원하지도 않았고 또 사람의 발길이 잦아서 그런지 물이 말라 더 이상의 석순이 자라지 않는 이미 죽은 동굴로 변한 것 같았습니다.

IMG_1391-20060923.JPG

조명을 통해 용처럼 보이게 해 놓은 곳


이제 돌아오는 길입니다. 많은 안내 책자들이 하롱시와 홍가이간 ‘다리가 놓이면’이란 기술을 하고 있는데 이미 멋진 다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대부분의 동행자들이 인근 호텔에 남아 버스에는 불과 서너사람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해가 서쪽 구름속으로 모습을 감추면서 어두움이 밀려오던 중 저는 오토바이 뒤에 큰 돼지 한마리를 싣고 가는 모습을 목격하였습니다. 아침에는 냉장고 같은 것을 싣고 가는 사람을 보았는데, 정말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로 못하는 게 없는 가 봅니다. 4인 승차는 기본이고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이동중에도 전화를 하거나 심지어는 화장을 고치면서 손을 자유자재로 씁니다.


IMG_1409-20060923.JPG
돼지를 싣고 가는 오토바이

하노이 시내에 도착하니 어느덧 오후 7시입니다. 일단 베트남 커플과 함께 멜리아호텔(호안끼엠 호수 남쪽)에서 내렸습니다. 마 방향도 모르겠고 음식점 정보도 없고 해서 거리를 걷는데, 무수히 많은 쎄옴기사의 승차요구가 날라옵니다. 레스토랑 & Bar라고 쓰여진 곳에 들어가서 25,000동짜리 음식을 하나 시켰습니다. 시원한 물을 주더군요. 음식 이름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쇠고기와 고추를 같이 찐 것에다 밥과 스프가 나왔는데 스프는 정말 먹기 어려웠습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쎄옴을 한번 타보자 하고 웨이터를 불러 낌마 정류장(Ben Xe Kim Ma)까지 얼마쯤이면 적당하냐고 했더니 20,000동쯤 한다 해서 처음으로 오토바이 승객 노릇을 해 보았습니다(다음날 친구에게 들으니 너무 많이 주었다 하더군요). 지도상으로는 곧장 가도 되겠구만 쎄옴 기사는 이리 저리 돌더니 마침내 낌마정류장에 오토바이를 세웁니다(다음날 아침 거리를 걸으면서 알았습니다. 일방통행 때문에 그리 했다는 것을).


낌마정류장에서 7번 버스를 타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기사가 시동이 걸리지 않으니까 갑자기 승객들에게 뭐라뭐라 하는 겁니다. 뒷자리의 젊은 것들이 우르르 내리길래 ‘야! 이거 분위기상 다른 버스 타라는가 보다’하고 따라 내렸다가 그 버스 밀어서 시동거는 거 도와주었다는 거 아닙니까.

남자 차장(7번 버스만 총 네번 탔는데 차장은 모두 남자였습니다)한테 5,000동짜리를 주었더니 거스름돈을 주지 않길래 ‘이거 3,000동 아냐?’ 했더니만 7번 버스는 5,000동이라네요. 어쨌든 차장 덕분에 저녁 8시에 대우호텔앞에 잘 내렸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니 깨끗하고 시원하고 침대 푹신하고 정말 좋습니다. 가져간 소주 2팩 까먹고 영어방송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아침일정이 비어 있어 여유있게 일어나도 되니까 맘 푹 놓고 자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1박 2일 일정이라면 깟바섬에 들르거나 하는 일정이 포함되었겠지만, 저는 친구의 강력한 권유(일요일 오후 운동계획)로 하루짜리 하롱베이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관계로 하노이-하롱베이 구간을 오며가며 한국-베트남 협력관계 증진을 위한 방법으로는 도로나 철도 등 사회간접시설 확충에 대외협력기금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베트남은 고속도로라 하더라도 길 가에 집들이 연이어 있고 오토바이가 차량과 뒤섞여 움직이기 때문에 효율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하노이-하롱베이 구간이 거리는 120Km정도이지만 버스로 3시간 정도 걸림). 그 길옆에 있는 기차길을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협궤 단선으로서 역시 수송능력이 떨어지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쓴 비용은 투어비용 $22에다 기타 부내비용 등을 합쳐 총 $27 + 31만동이었습니다.

4 Comments
세상만사 2006.10.31 18:10  
  사진을 넣으면 더 실감이 날텐데, 방법을 모르겠네요.
작은로마 2006.11.01 01:21  
  세상만사 다 그런것 아니겠습니까.. 아하하.. ( ") (의미없음)
필리핀 2006.11.01 11:55  
  하롱베이... 1박 2일 정말 좋은데...
나중에 가족이랑 한번 더 가세요.
저도 벳남의 도로 사정 보고 기함을 했습니다.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확실히 구분하는
교통정책을 하루 빨리 실시하지 않는 한
벳남의 발전은 그림의 떡입니다...
이리듐 2006.11.01 20:01  
  뭔가 독특하면서 재미난 일기 잘 보고 있습니다.. ^^

음식은 바가지 맞는듯 하구요..
쎼옴의 경우 가까운 거리는5,000동주심 되고,(3-4분 이내)
좀 멀리 가셨다 싶음 (10분정도) 1만동 주심 됩니다.

오토바이로 10분이면 꽤 멀리까지 가죠...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