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의 스릴넘치는 여행기 6 - 마사지,짐톰슨하우스
눈을 뜨니 10시가 넘었다. 너무 깊게 잠들었는지 그 시간까지 아무것도
몰랐다. 하긴 그도 그럴것이 그 방에는 창문도 없어 해가 중천에 뜨더라도
알 길이 없다. 생각해보니 내가 안좋은 방에 묶었구나.. 창이 있는 방들도
많을텐데..
아무튼 조식은 이미 물건너 갔고 급하게 움직을 필요도 없었다.
원래 오전에 왓아룬과 해부학 박물관에 가 볼 생각이었는데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귀찮았다... 누워서 나도 참 늙었구나 생각했다.
아직 쌩쌩할 나이인데... 예전같으면 새벽같이 일어나서 여기 저기 쑤시고
다녔을텐데... 지금은 그것보다 이 호텔방의 침대안이 훨씬 좋다.
비행기는 밤 11시 15분 출발.. 여유는 많았다. 오늘은 무엇을 할 것인가
잠시 고민을 했다.'어차피 체크아웃은 12시. 그때 까지는 이 방에서 쉬다가
카오산에 가자. 그곳에서 팟타이를 먹어보고 마사지를 받고 씨얌쪽에 한번
가볼까? 그래 짐톰슨하우스인지 뭔지 유명하다니까 한번 가보고 씨얌에서
저녁을 먹자..
그리고 돌아와서 짐을 찾아 공항으로 가는거야" 나름 정리가 되니 움직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3일의 여행 역시 짧은 기간이다. 오늘 쯤 비행기를 타고 날아서 푸켓의
해변으로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대신에 나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서 서울로 가야한다. 그리고 쉴틈도 없이
바로 출근을 해야한다. "에구야..."
체크아웃후 이번에는 툭툭을 타고 타랏차윙으로 향했다. 어제와는 다르게
아주 능숙한 모습으로 배에 오른다.
그리고 슬슬 여유있게 짜오프라야강을 둘어보았다. 그곳에서 본 태국인들이
며 서양인 여행객들의 모습도 몰래 카메라에 담아주면서..
[아마 호텔인듯..]
[멋들어지게 폼을 잡고 서 있는 플레이보이 청년..]
[넌 나보다 더 고민이 많아 보이는구나..]
[내가 영화를 찍으면 짜오프라야 수상버스 운전사역으로 꼭 캐스팅할거다]
타티엔,타창 등을 건너뛰고 카오산과 가까운 선착장에서 내렸다.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꽤 운치있는 곳이었다.
슬슬 걸어들어가니 어제와는 다른 분위기의 골목들이 나온다.
[어느 나라를 가든 미남미녀의 기준은 비슷비슷하다]
[이름도 모르고 레서피도 모르지만 맛있다]
길을 물어물어 시장통을 통과하니 다시 어제의 족발집이 나온다.
이곳에서부터는 길을 알고 있으니 다시 여유롭게 길을 걸었다. 맘에드는
팟타이 노점을 찾아 한그릇 먹어주고 맛사지집을 찾아 나선다.
[팟타이 - 계란을 추가하려면 5밧을 더 내야한다]
[카오산 초입에서 소꿉놀이중인 꼬마들.. 사진이 흔들렸군]
카오산 초입에 "허벌맛사지"라는 집이 눈에 띈다. 한글로도 가격이 안내되어
있는 것이 한국인이 소유주인듯 했다.
아무튼 3층까지 걸어올라 들어가니 생각보다 아담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나를
맞는다.
"1 Hour body+foot massage!" 1시간 코스의 몸과 발 마사지 코스를
주문한다. 가격은 왓포에서보다 더 저렴했다.
어두 컴컴한 방에 들어가니 서양인 한명이 맛사지를 받고 있다.
호리호리하고 얼굴도 잘 생긴것이 남자인 내가 봐도 끌리는 인상이다 ^.-;;
그 큰 덩치를 자그마한 태국 여성 한명이 낑낑대며 마사지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상대가 잘 생겼으니 속으로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옆에 누우니 슬슬 마사지를 시작한다. 체격도 작은 여성이라 어제보다
못할줄 알았는데 그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어깨부터 종아리까지 꾹꾹 눌러댈때마다 나도 모르게 신음이 튀어 나온다...
'아.. 시원하다'
1시간 정도 지나자 끝이났다. 로비로 나와 앉으니 차를 가져다준다.
앞에 앉아 있던 아저씨는 중국사람으로 보였는데 나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바로 한국말이 나온다. '한국인이었군' 아주 말이
많으신 아저씨였다.
50대중반쯤으로 보였는데 은퇴 후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 동남아를 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농장을 하나 살지 땅투자를 할지 고민중이라고..
나중에는 대학을 세울 계획이라고 했다. 조금 얼랑뚱땅 해보이는 계획이었지
만 아저씨는 진지했다. 조금 있으면 우리나라도 경제공동화가 일어난다.
빨리 외국으로 나와서 사업할 생각을 해야한다.. 등등..
아저씨의 연설은 끝이 날 줄을 몰랐다. 아무튼 이 머나먼 타국에서 한국인을
만나니 반가웠다. 나도 맞장구를 쳐주며 좀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같이 차한잔 하자는 아저씨의 제의를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하며...
사실 이곳까지와서 그런 얘기를 오랬동안 듣고 싶지는 않았다.
한국에가서 혼자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 정도로 만족..
택시를 타고 짐톰슨하우스라 이야기하자 못알아 듣는 눈치다. 여행책자를
꺼내어보니 현지인들은 '찜톰싼'이라 해야 알아 듣는단다. "찜톰싼!"이라
외치차 그제서야 오케이 오케이 하며 출발..
아무튼 방콕의 교통체증을 체험하며 도착.. 짐톰슨하우스는 사진에서
보던 그대로였다. 티켓을 끊고 들어가니 4시10분에 영어투어가 있으니
기다리라다. 시계를 보니 4시 5분..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사진을 찍으며
조금 기다리니 한 여자 가이드가 다가와 '사왓디'라 인사한다.
그리고 우리를 이끌고 짐톰슨 투어시작..
[화장실.. 왠지 귀엽다]
[식당 옆 연못]
[내가 한눈에 반한 태국인 가이드... 몰래 찍었는데 죄송해요]
[거실]
[유물에 대해 설명해준다. 집안은 유물로 가득 차 있다]
내부의 유물들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곳은 일종의 박물관구나'
친절하면서도 싱글거리는 가이드의 매력에 빠져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았지
만... 그렇게 구경을 마치고 가이드북에 소개된 '시파'를 찾았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였다. MK수끼나 쏨분씨푸드 등이 더 유명한 것 같았지만
시파가 찾기 쉬울것 같아 그집을 택했다. 씨얌스퀘어를 가로질러 조금 더
들어가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는 크지 않은 식당이었지만 깔끔하고 조용했다.
그렇게 먹어보고 싶었던 푸팟퐁커리는 양이 많은듯하고 주머니사정도
여의치 않아 포기하고 똠양꿍 작은것과 치킨요리를 하나 주문했다.
똠양꿍은 생각보다 입에 맞았다. 그 안의 해산물,버섯들도 맛이 좋았고..
뚝딱 비우고 자리를 일어나니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이제는 호텔로
돌아가서 짐을 찾고 공항으로 떠나야한다.
아쉬움의 감정이 밀려들었다.
호텔에 도착해서야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남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호텔에 로비에서 이것저것 잡지도 뒤적이고 그동안 찍은 사진들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약간 지루함을 느끼자 빨리 서울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친절한 호텔 직원이 잡아준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300밧,
예상보다는 저렴했다. 보통 바가지를 많이 씌우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마지막까지 방콕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
공항은 예상보다 컸고 특히 면세점 배치와 그 가운데 바들이 마음에 들었다.
어느 공항에서도 보지 못한 구성이었는데 면세점 길목에 곳곳 설치된 바와
그곳의 음식들이 보기에 좋았다. 머물지는 않았지만...
21시 30분 예정보다 15분 정도 늦게 비행기는 이륙했다. 어디를 가든
느끼는 것이지만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해변가 여정까지 포함하여 보다 긴 일정으로...
11시에 사무실에 도착하니 다행히 팀장님은 회의 중 다른 팀원들도 모두
바쁜듯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자리에 쓰윽 앉아 열심히 일하는 척 하고 있으니 하나 둘씩 나타난 팀원들이
건강검진 잘 받았냐는 질문으로 인사를 한다..
'그럼요^^' 좀 머슥하나마 거짓말을 하고 오후에 있을 회의 준비를 하며
점심시간을 기다린다...
'아 빨리 먹고 잠좀 자야지.. 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