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의 스릴넘치는 여행기 4 - 왓포,왕궁
8시가 다되어 일어났다. 몸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어제 밤에 느꼈던
피곤함과 두통은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다행이다. 더 안좋아지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호텔의 조식은 역시 소문대로 종류가 얼마 없긴 했지만
어차피 기대를 안했던터라.. 식당역시 중국풍의 모던한 분위기로 맘에
들었다. 암튼 이 호텔은 분위기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잡아 끄는 곳이다.
약간의 쏘시지, 계란 우유 등으로 식사를 마친뒤 길을 나섰다.
타 랏차윙까지 걸어가서 수상버스를 타기로 했다. 타티엔에서 내려 왓포,
왕궁과 왓프라깨우-국립박물관-카오산 이것이 오늘의 계획이다.
아침의 차이나타운은 활기찬 분위기에 기분을 들뜨게 했다.
날이 맑아서 따가운 햇살이 어깨를 때렸다. 약간 덥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날씨였다. 1km정도 걸었을까 선착장이 하나 보이는 듯 싶어 가까이
갔더니 타랏차윙이다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역 근처의 소갈비 국수
노점이 보였다. 왠지 허기가... 역시 아침이 부실했던 모양이다.
[소갈비국수 - 보기보다는 맛있다]
어차피 왕궁등을 돌아보려면 에너지가 필요할테니 조금 더 먹기로 했다.
국수는? 맛있었다.. 생각해보니 처음 먹어보는 태국 음식이다.
어제는 다 중국식으로 식사를 했으니..
선착장에 들어서니 나무로 대강대강 지어진 것이 좀 의아했다.
그렇게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곳이니 제대로 멋들어지게 지어 놓을 만도
한데.. 물론 나야 이런 분위기가 더 좋긴 하지만..
수상버스를 타고 타티엔으로 향했다. 중간에 왓아룬을 볼 수 있었다.
결국 왓아룬은 가보지 못하고 멀리서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타티엔에서 조금 걸어들어가기 왓포가 나왔다. 모든 지역들이 예상보다
멀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자 기분이 좋아졌다.
카오산에서 빈둥거릴 시간이 더 늘어나겠구나..
왓포하면 유명한 것이 그 누워있는 불상이 아닌가.. 불상은 생각보다 컸다.
그리고 불상을 모셔 놓은 경내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창사이로 들어
비치는 햇빛이 그 분위기를 멋지게 만들어주었다. 난 맑은날 창사이로
들어온 햇빛을 무척 좋아한다. 관광객들이 많아 좀 방해가 되긴 했지만
나름대로 분위기를 느끼며 사진을 찍어댔다.
그렇게 돌아돌아가며 왓포를 구경하고 말로만 듣던 맛사지 스쿨에가서
맛사지를 받았다. 시간이 없어 30분만 받기로 했는데 30분에 220밧,
우리돈으로 6000원정도이니 싼 것이다. 물론 일반 마사지 집은 더 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회사 근처 타이마사지 집에서 폭탄 세일을 한다며 1시간에
4만5천원이라고 꼬드기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나이 지긋이 드신 남자 마사지사 였는데.. 타이 마사지와 중국마사지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꺽고 비틀고 뒤집고.. 온몸이 쫙 풀리는 듯 했다.
대만족... 지금까지의 피로가 확 풀리고 머리까지 맑아지는게 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기분이 좋아 50밧 팁으로 쥐어주고 나왔다. 그 이후로 방콕을 떠날 때까지
피로감을 거의 느끼지 못했을 정도였다..
툭툭을 탈까 걸을까 고민했다. 왕궁이 어느 정도 거리인지 감이 안왔기
때문에.. 좀 걷다가 노점상에게 물으니 걸어도 된단다... 역시 오래 가지
않아 왕궁와 왓프라케우에 다다랐다.
왓프라케우에 먼저 들어가게 되어있는데 사실 난 이곳에 대해서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사진으로 많이 봐서 그런지 대강 그게 그거일거라는 생각에..
그런데 처음 왓프라케우에 들어서자 참 태국인들도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어찌나 이렇게 화려하게 만들었는지.. 이국적인 사원의 분위기
에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여기저기 많이 둘러보긴 했지만 솔직히 가장
기억에 남는건 출구쪽 카페에서 맛본 코코넛의 맛이었다. 별맛은 없지만
갈증이 심했었기에 시원한 그맛에 기분이 무척이나 상쾌해졌던 기억이..
아무튼 화려한 사원과 왕궁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