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의 스릴넘치는 여행기 3 - 팟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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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의 스릴넘치는 여행기 3 - 팟퐁

khuya 2 11714

스테이트타워를 내려왔을때는 9시 정도가 되어 있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툭툭기사가 나를 붙잡고 어디를 갈거냐고 뭍는다.

팟퐁이라고 이야기하자 눈빛이 달라지면서 모라모라 치근덕 거린다.

팟퐁이 방콕의 대표적 유흥가인데다가 불순한(?) 생각을 하고 있는거라

여겼는지 나를 붙잡고 좋은곳으로 안내하겠단다.

난 "됐다" 연발하며 택시를 찾았으나 택시가 쉽게 오지는 않았다.

툭툭기사가 계속 치근덕거린다. 100밧에 팟퐁까지 모시겠단다.

자기 딴에는 엄청나게 싸게 모신다는 식으로.. 피식 웃어주었다.

대강 지도로 보았을때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데다가 아무리 나와도 50밧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하지만 택시는 나타나지 않고 주변의 다른 툭툭기사까지 몰려들 기미를

보이자 흥정을 시작했다.

"50밧" "오 노.. 100밧!!"

결국 70밧에 가기로 하고 툭툭에 올랐다. 비싼것이라는 것을 알긴 했지만

더이상 싸우기 귀찮았다.

70밧이면 우리돈으로 2000원남짓.. "그래.. 2000원에 목숨걸지말자."

생전 처음 타 본 툭툭은 예상보다 재밌었다. 매연이 덜해서일까 공기도

맑은듯했다. 무엇보다 약간 더운 날씨에 바람이 온몸을 감싸고 돌아가니

약간 시원하면서 기분이 업되는 느낌이랄까?

조금가다가 툭툭기사가 씨익 웃으며 무언가를 내밀어준다. 별쳐보니

낮뜨거운 사진들이 가득한 홍보전단지였다.

"마사지?? 두유원트 마사지?? 뷰티불 레이디즈 어 랏!"

"됐다.." 몇번을 됐다했지만 계속 꼬드긴다..

'자슥.." 그냥 이 사태가 재밌게 느껴졌을 뿐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내가 원하는 건 그냥 팟퐁 구경하고 맥주 한두병 마시는 것이었다.

"왓 아 원트 이즈 저스트 루킹 어라운드 앤 드링크 비어, 저스트 테이크

미 투 팟퐁, 노 마사지"

몇 번을 꼬드기던 기사는 포기했는지 그냥 말없이 어느 거리앞에 내려준다.

난 이놈의 기사가 어디 엉뚱한데 세웠나해서 좀 머뭇거렸는데 저 앞치에

"Potpong"이라 쓴 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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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퐁 초입]

그래도 제대로 오긴 왔군.. 70밧을 주고 내려 슬슬 걷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팟퐁은 팟퐁1과 팟퐁2 두 개의 거리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넓은 지역이 모두 화교 한사람의 소유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물론 가이드책자에서... '대단한 인간이군 역시 이곳도 중국인들이 꽉 잡고

있구나..'

팟퐁1 거리의 가운데에는 길게 야시장 같은것이 형성되어 있었다.

기대했던 음식점은 별로 없고 옷이며 장신구며 갖가지 쇼핑거리였다.

현지인도 많았지만 서양인들이 더 많은듯 했다. 그 야시장의 양옆은 바들로

가득했는데 문이 열려 안으로 보이는 곳에는 여인네들이 봉체조(?)를 하고

있었다. 순간 뜨끔 놀랐지만 이미 들은바 있어 그리 충격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슥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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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댄스클럽인 king's Ca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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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운데 길게 형성된 야시장 - 잡화류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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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끼들 - 나름대로 유니폼까지 갖추어 입은게 꽤 체계적 관리가 되는듯 했다]


팟퐁2는 대부분 술집들인데 팟퐁1과는 달리 봉체조 유흥업소보다는 건전해

보이는 바들이 많았다. 역시 대부분 서양인 남녀들이었다.

웃고 떠들고 마셔대는게 홍콩의 란콰이퐁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혼자 있기에는 역시 뻘줌한

곳이지만.. 어디 자리를 잡고 한 잔 하려했으나 대부분 시끌벅적 마셔대는

분위기라 별로 앉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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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퐁2 - 팟퐁1과는 달리 건전(?) 바들 중심이다.]

다시 팟퐁1으로 돌아와서 마치 시골에서 상경한 사람인양 여기저기 구경하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두통은 심해지고 다리도 뻑적지근한데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그곳의 분위기란 사람을 각성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디선가 삐끼가 나타난다. 맥주한잔 하라고.. 호기심에 이끌려 그 봉체조

바에 들어갔다. 바에는 손님들로 가득했고 역시나 서양인 남자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동양인은 나밖에 없는 듯했다.

가운데 스테이지에서는 태국 아가씨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처음엔 신기함을 느꼈지만 이내 그이들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베트남전때 미군들의 휴식 장소로 출발한 이곳은 아직도 그때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서양인들의 지갑을 열기위해 밤을 밝히고 있었다.

이내 한 아가씨가 다가온다. 내부가 너무 시끄러워 대화를 할 수는 없었지만

맥주한잔 사주길 바라는 눈치다. 한잔사고 몇몇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대화가

진행될 수 는 없었다. 너무 시끄러워서..

처음 만나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 태국인이 술집의 댄스걸이라니..

좀 뭣하긴 했지만.. 아무튼 얼굴은 예뻤다.

대학생이고 밤에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는데 믿을만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수줍어하면서도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는데 난 두통이

심했고 게다가 그곳 여자들의 목적이 매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오래 앉아 있지는 않았다. 내가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하자 다시

올라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약간의 연민을 느끼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나를 위한 맥주 1병, 그 댄스걸을 위한 것 1병 그리고 웨이트리스 아줌마를

위한 1병 이렇게 300밧을 썼다.

몸이 피곤해서 태국 마사지를 받고 싶었지만 주변에 보이는 건 다들 그렇고

그런 마사지 샾으로 보였다.

그냥 일찍 들어가고 내일 왓포에서 맛사지를 받아 보기로 했다.

바로 방으로 들어가 자려고 했지만 차이나타운에 들어서자 그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발길을 빼았기고 말았다.

낮에는 없던 노점 식당들이 길 양옆으로 늘어서 국수며, 덮밥을 팔고

있었다. 그것을 보니 허기가 느껴졌고 간단하게 요기를 할 생각으로 여기

저기 돌아 보았다.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많은 것이 신기하였으나

조금 생각해보니 의문이 풀렸다. 그 주변의 상인들이 영업을 마치고 야식을

하는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손에 손에 봇짐을 들고 있었다. 게다가 이

시간에 음식을 팔고 있는 사람도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도 대부분 중국인

이었다.

순간 내가 태국에 있는 것인지 중국에 있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인곳으로 가라' 식당을 찾을 때의 나의 지론에

충실하게 사람이 가장 많아 보이는 노점에 자리를 잡았다. 알고보니 소의

내장으로 만든 탕을 파는 곳이었다.. '됀장.." 다른 곳으로 옮길까하다가

그냥 한 그릇 주문했다. 한번 엉덩이를 붙이고 자리에 앉아 일어서는 것조차

귀찮아졌다.


탕의 맛은?? 예상을 훨씬 뒤어넘는 맛이었다.

그 내장은 아마 위였던것 같은데..(혀부분 이었던 것 같기도하고)

일부는 삶고 일부는 튀겨서 국물에 담아 주었는데.. 그 맛이 기가 막혔다.

야들야들 씹이는 맛이란..

국물이 약간 짜기는 했지만.. 먹을만했다.

건더기만 다 건저 먹고 아주 만족스런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오는 길에 한 아주머니가 파는 어묵 튀김도 하나 샀다. 숙소에서 맛을

보았는데 역시 맛이 기가 막혔다. 어묵이라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건 아니고 아무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생김새에 맛이다..

자리에 누웠지만 밖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소리, 이야기하는 소리가 다

들린다.. "이런.." 방음이 엉망이었다.

아무튼 새벽 늦게야 겨우겨우 잠이 들었다.


2 Comments
초저녁달 2006.11.27 21:16  
  p;lll
그때그남자 2006.12.18 02:23  
  팟퐁에는 어고고바말고도 아주실력있는 라이브바가 마니있죠. 그런데서는 혼자서 한잔하는게 나름 운치있죠
그립다. 팟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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