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한 캄보디아-치앙마이 여행 8 (마지막 편)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4시 경이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내일 아침이면 방콕을 떠나야 한다.
이제부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입과 눈이 즐겁게 보낼 일만 남은 셈이다.
저녁은 어디서 뭘로 하지?
아무래도 Sea Food가 좋겠지?
강 건너 ‘욕요’로 가볼까?
그냥 싸얌에서 ‘쏨분’이나 ‘씨파’로 갈까?
차라리 카오산으로 돌아가서 놀다 ‘쩨허이’에서 먹을까?
※. 씨파의 '똠양 꿍'과 '텃만 꿍'(좌), 쏨분의 '느아 뿌 팟퐁카리' 外..
지난번 여행에서 먹은 음식들을 머리에 떠 올리니,
한편, 혼자서 먹어봐야 ‘요리 하나로 끝내야 하니…’라는 생각도 든다.
문득, 그래 ‘란 쏨땀 느아’로 가보자고 결정한다.
저번에는 마눌과 같이 저녁 먹으러 갔다가 가게 밖까지 서 있는 줄을 보고 포기했었는데,
오늘은 식사시간이 아니니 줄을 서지 않고 맛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오늘도 마찬가지다. 식사시간이 아님에도...
‘PAPAYA SALAD RESTAURANT’라고 써놓은 2층의 간판과 입구에 길게 줄을 선 젊은이들의 모습이
이 집의 특징이고, 가게 이름이 '맛있는 쏨땀 가게'라는 뜻이란다.
말 그대로 쏨땀으로 유명한 식당이라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상당히 세련되고 젊은 편이다.
기다리는 사람들로 부터 밖에서 미리 주문을 받는다.
어휴~! 얼마나 기다려?
15분만 기다리면 된단다.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며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있으니,
외로운 외국인으로 보였는지 주문을 하라면서 먼저 들여 보내준다.
쏨땀과 까이 텃, 카오 니여우 3가지를 주문하고 구석으로 들어가 앉는다.
입구에 들어서면 1층 중앙에 쏨땀을 만드는 주방이 있고,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다른 메뉴는 2층에서 만들어 온단다.
맥주를 주문하니 창이나 싱하는 없고 하이네켄 뿐이라네.
큰 걸로 주문(130밧)하고 음식을 기다린다. (음식 세가지 135밧, 合 265밧 = 6,900원)
어제 먹었던 치앙마이 ‘라따나 키친’의 쏨땀보다 맛있다. (어느 게 토종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먹은 이 3가지 요리가 쏨땀 먹을 때 가장 앙상블을 잘 이루는 음식이라지?
혼자 맥주와 이 모두를 먹고 나니 만사가 귀찮다.
배가 너무 부르다.(밥은 반을 남겼어도..)
지금까지도 쏨땀 맛이 입안에 뱅뱅 돈다.
어두워지기 전에 나서자.
카오산으로 가는 건 운하버스(Boat)를 탈 거다. 그러려면 지금 나서야 한다.
여기서 가까운 운하버스 선착장은 ‘후어창’이다.
‘짐 톰슨 하우스’ 뒷쪽, ‘칼립소 쇼’를 하는 아시아 호텔 가는 길에 있다.
BTS 싸얌 역으로 올라가서 역과 연결된 ‘SIAM CENTER’를 지나 ‘SIAM DISCOVERY’로 들어가면,
실내를 통과하니 시원하게 선착장으로 걸어갈 수 있다.
운하버스? 보기만 했지 타는 건 처음이다.
방콕 시내를 동서로 연결하는 운하를 따라 운행하는 BOAT로 빠르고 저렴한 교통수단이다.
이 배를 타면 민주기념탑 동쪽, ‘라마 3세 공원’ 부근의 판파 선착장까지 간다. (배삯 8밧)
판파까지 20분이 채 안 걸리니 무척 빠르고도 저렴한 거다.
물은 아주 더럽다. 그런데 배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승객에게 튀는 물을 방지하기 위해 천막을 쳐 놓았다.
타고 내리는 사람을 위해 천막을 내려 놓았다가 배가 서로 교차할 때는 천막을 올린다.
낮은 다리 아래를 통과할 때는 지붕을 낮추기도 하고...
아무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배를 타고 가는 길에,
사진에 보이는 앞 자리의 노랑머리 아가씨가 가이드 북을 펼쳐 들고 옆 자리 현지인에게
무언가를 묻는데 영 의사소통이 안 되는 모양이다.
여기서 외국인이 할 질문이라는 게, 카오산 가는 길 묻는 것 말고 뭐가 있겠어?
‘당신 카오산 갈 거야?’ 눈이 똥그래지며 그렇단다.
나 따라 와! 나도 카오산 가는 길이니까..
엄지를 치켜들며 최고란다. 큰 행운이라면서... 짜식 그 까짓 일로 뭘...
배에서 내려 걸어가며 몇 마디 하다 보니, 네덜란드에서 왔고 카오산은 처음이란다.
얘들은 아가씨인건 분명한데 도무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물어볼 수도 없고...
판파에서 배를 내려 걸어서 민주 기념탑을 지나 카오산 입구까지 대려다 주니 고맙다며
먼저 훠이훠이 걸어간다. (저 앞 파란 셔츠 아가씨다.)
강변의 야경을 보려고 파쑤멘 요새쪽 강변으로 나가서,
파쑤멘 요새와 라마 8세 다리, 삔까오 다리 방향, 강 위의 유람선 등을 카메라에 담고,
‘로띠 마타바’로 들어간다.
아직 배가 안 꺼져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잠시 쉬었다 가자.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시원한 2층에 자리가 있다.
왠일이지? 아하, 토요일 저녁이구나. .
마타바와 로띠 하나씩 하고 얼음을 주문해서 남아 있는 보드카를 한 잔 한다..
2층의 대장언니다. 요 녀석들이 얼마나 개구쟁이들인지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
42밧 짜리 손님이 배낭에서 술을 꺼내 마시는데도 친절과 명랑함을 아끼지 않으니...
9시가 넘었다. 카오산으로 돌아가자.
태국에 있지만 전혀 태국답지 않은 동네, 카오산 로드.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여행자들이 태국 여행의 시작점이자 마지막이 되는 이곳에 모여 번잡함과
소란스러움, 흥분과 아쉬움을 쏟아내고 있다.
동남아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 사이에 카오산 로드는 곧 ‘여행자들의 베이스 캠프’라는
불변의 등식이 성립되고 있다. (이 글은 ‘트레블 게릴라’에서 옮겨왔다.)
길거리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이곳 저곳 기웃 거리다가
창(맥주) 큰 거 하나와 펠라펠을 주문하고 분위기를 살핀다. (메뉴에 왠 ‘닭 간’이 저렇게 많이..??)
서비스와 음식, 분위기에서 경륜이 묻어난다. 굿이다.
자리를 접고 일어서니 11시 경이다.
숙소로 가는 길에 사원 담 밑에서 치앙마이에서 먹던 ‘망고 찹쌀밥’(길거리 표)을 만난다. 반갑다.
내일 아침이면 이 곳을 떠나야 한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으려나?
아쉬움을 안은 채 숙소로 들어간다.
13일차 - 9월 24일(일토)
▶ 아듀! 돈무앙 공항이여...
6시 전에 잠이 깼다.
간단히 씻고, 카오산의 아침 풍경을 보러 나간다.
람부뜨리의 아침 - 세팍타크로 하는 청년들과 탁발다니는 맨발의 스님, 차마 앞에서 못 찍어서...
람부뜨리를 지나 아침시장을 보려고 방람푸 시장 쪽으로 가니 장이 열리지 않았네??
우체국까지 가서 돌아 나오니 ‘코지 하우스’가 보인다. 아침이나 먹자.
이번 여행 중 처음으로 ‘American Breakfast’를 먹어 보기로 한 거다.
껍데기만 보고 선택한 80밧 짜리 아침식사에 대실망이다.
역시 자기 스타일대로 놀아야 돼.
차라리 죽이나 한 그릇 하는 게 백 번 옳았을 것을...(미처 생각을 못한 거다)
역시 아침의 신선한 공기처럼, 연신 신선한 죽을 끓여내고 있다.
다시 죽 한 그릇을 더 하기는 그렇고...
옆집의 금방 짜낸 오렌지 주스 한 병(10밧)을 집어 들고 길을 거슬러 숙소로 돌아온다.
‘뉴 시암 3’(게스트 하우스)가 오픈 했다는 말은 들었는데, 이제서야 내 눈에 띈다.
람부뜨리 서쪽 끝 약국 뒤에 있다. 요즘은 방 얻기가 어려워서 대기자들이 많단다.
‘나이소이’는 이제야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이 7시 30분인데...
비행기 출발 시각은 12시 15분.
카오산에서 9시쯤 출발하면 되겠다.
돌아갈 짐을 꾸린 뒤, 다리의 상처도 소독할 겸 샤워를 하고 나니 8시가 조금 넘었다.
창문을 활짝 열고 담배 한 대를 물면서 TV를 켠다.
뉴스 시간이다.
확실하게는 몰라도 쿠데타가 안정된 모양이다.
국왕 얼굴도 나오고, 진행자나 화면 속의 시민들 모습이 아주 밝은 표정들이다.
8시 반쯤 체크아웃을 하면서 DEPOSIT한 500밧을 돌려 받고 숙소를 나선다.
공항까지는 시내버스나 공항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다.
숙소에서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공항버스 정류장이 있으니 가는 길에 아무거나
눈에 띄는 대로 탈 생각으로 홍익인간을 지나 왼쪽으로 돌아 서는데...
택시를 세워두고 있던 중년의 기사가 내 차림새를 보고는 ‘Airport 200밧!’이라며 자기 차를 타란다.
웃으면서 ‘by Bus!’하고 갈 길을 가니 뒤 따라와서 팔을 잡는다.
일반적으로 카오산에서 공항까지 택시를 타려면 보통 300밧 정도 부른다.
미터요금도 고만고만하다. (고속도로 통행료 60밧 포함)
150밧만 받을 테니 자기 차를 타란다. 혼자서 막 웃으면서...
이거 타도 되나? 혹시 딴 생각 하는 건 아닐까? 하면서도 그래 한번 믿어보자 하고 탄다.
차가 출발하고도 계속해서 혼자 뭔가를 중얼 거리면서 낄낄댄다. (아니 이 친구가???)
미터기를 꺾더니 얼마나 나오는지 보란다.
그러더니 상의 윗 주머니에 든 돈을 꺼내어 세더니 이게 밤을 샌 수입의 전부란다.
100밧 짜리 서너장, 20밧 짜리 예닐곱장...
말은 못 알아들어도 하는 품새가 ‘아이구 힘들어, 어쩌다 내가 150밧 받고 공항까지...’
대충 이런 모습이다.
찟뜨라다 궁전 가기전 라마 5세 동상앞 광장에는 탱크를 배경으로 노란 옷을 입은 시민들이 사진도 찍고,
군인들에게 꽃과 음료수를 건네고 있다.
쿠데타가 일어난 상황이 아니라 무슨 축제를 하는 것 같다.
일요일 아침이어서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도 25분만에 공항에 도착한다.
너무 일찍 도착했다. 세 시간씩이나 뭘 하고 보내지??
택시 기사에게 100밧과 20밧 짜리 석장을 건네며 미터기를 보니 173밧이 찍혔다.
‘컵쿤 캅~’하는 기사에게 ‘땡큐’로 화답하고 공항청사로 들어간다.
그 동안 몇 번의 태국 방문時 드나들던 이 돈무앙 공항은
새로 건설된 쑤완나폼 공항에게 임무를 물려주고 일부 전세기와 전용기가 이용하게 된단다.
신 공항은 나흘 뒤인 9월 28일에 개항 된다지?
보안 검색 후 발권과 함께 일련의 수속을 하고 면세점을 돌아보고 탑승구로 향한다.
3시간 30분간 비행 후 16:55타이페이 도착,
Transfer하여 17:50타이페이 출발, 21:15인천 도착.
짐을 찾아 공항 청사 밖으로 나오니 제법 쌀랑하다.
배낭에서 긴 팔 남방을 꺼내 걸치고 버스 매표소로 간다.
10시 30분 막차가 있다. 심야라고 33,000원이란다.
버스에 올라 여행의 추억을 반추하며 깊은 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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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제 경험을 필요한 분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정보제공 목적의 여행사진 일기를 시작했읍니다만,
요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은 구닥다리 교과서 같은 글이 되고 말았읍니다.
재미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특히 중간 중간 응원을 해 주신 사깨우님, 쑤웨이막막님, 달띵이님 등..
쓰다보니 다 기억 안나네요.
혹 빠지신 분 계시면 글 올리고 난 다음에 추가해서 감사 드리겠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