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암인상기 2006] 04 - 여기 공항이야, 이상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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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암인상기 2006] 04 - 여기 공항이야, 이상한 출발!

걸산(杰山) 1 1188

시암인상기(Impressions of Siam) 2006

NO.04 - 여기 공항이야, 이상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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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두기
이 글은 올해 (2006 년) 우기가 영글어 갈 때
처음 가 본 앙코르유적과 오랜만에 다시 찾은 태국을
돌고 난 뒤 1 %의 사실과 99 %의 인상으로
얼버무린 조각들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음에 새겨진 이미지들이 더욱 돋보이게 새겨지거나
전문가가 아닌 나그네의 깊지 못한 생각으로
잘못도 있으려니 여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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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일정
서울(15:40) -> 인천공항(19:30)
-> 타이페이(23:05) -> 방콕(01:50) (돈무앙공항 -> 모칫마이)

I.

뒷구석에서 밤 늦게 혼자서
슬금슬금 짐을 꾸리다 말다 하는 데.

몇달 전부터 흉흉한 소문이 돌던 것이
드디어 방콕에서 쿠데타가 터졌다는 속보가.

앞으로 며칠동안 일 좀 보고와야 되겠다는
요상한 말로 흐리고는 나왔쥬.

II.

최종 시험중에 문제가 생겨
수리를 대신 받아주기로 했던 것이.

떠나는 날 아침에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 전화를 해도 감감무소식.

마음은 이미 '날새'에 올라타도 모자라지만
틀림음씨 돌아가야 하는 약장사도 빼먹지도 못 하고.

IMG_1228_fotomore2_20061106_forup.jpg

짐심 때가 되어가고나서야
디지탈카메라에 쓰는 이미지저장장치인

포토모아2가 아주 잘 고쳐서는
가져다 주니 마음이 날라갈 듯.

III.

공항버스에 오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마트에 들려 비장의 무기로 완전군장에 마무리를.

그래도 이 번에는 단촐하게시리
비빔밥고추장 2 통과 컵라면 8 개만으로 가방이 터질 듯.

IMG_1233_redpeppersaurce_forup.gif


공항버스출발지 지도를 몇 차례나 봐두었어도
막상 가서 찾으니 어리버리 오가는 모냥새란.

버스에 오르니 운전사를 빼곤
손님이라곤 달랑 두 사람뿐.

_MG_2633_to_airport_forup.gif


운전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처음운행이라는 건
코를 진동시키는 첫차증후군의 강도로도 충분.

새 차여서 깔끔한 건 좋은 데
정말 온통 차안은 새차냄새로 가득하다.

IV.

이 번 나들이를 마음 먹기 전에는
이 세상에 그런 항공사가 존재하는 것도 모르던.

에바항공(EVA/長榮)은 타이완국적기답게
들려 오는 소리는 역시 띵오와~

_MG_2644_evaair_forup.gif

널직한 공항의 창문으로는
서서히 넘어가는 저녁노을이 가득하고.

_MG_2634_at_airport_forup.gif


어디로인지 모르지만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은
무엇도 빠뜨리지 말려는 마음과 설레임이 교차하려나.

_MG_2639_at_airport_forup.gif

49 번 게이트 앞까지 한 번 쭈욱 들러 보고서야
마음을 놓고는 떠나기 전의 마지막 절차를.

V.

지금까정 일을 잘 꾸며왔는 데도
여기저기 엉떵한 곳으로 곁다리로만 돌다가는.

정말로 비행기에 타야 할 때가 되어서야
기계적으로 하나하나 단추를 누른다.

"그래 어디니?"

(서울이지 어디긴 어디유~)

"보는 일은 언제쯤 마무리 될 거 같은 데?"

(뭐, 더 두고 봐야겠지유)

... 중간 생략...

(저, 근데 나 지금 공항에 있어유 ㅠ..ㅠ;;;)

<전화기에서는 잠시동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네유>

"그럼 얼마나 걸리는 건 데?"

(뭐, 아직 딱 잘라 정확히는 좀 그렇구. 중간중간에 전화드릴께요.)

"그려, 그럼."

<정말 담박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메말라있다는 건 너무나 뻔하다는 생각뿐>

뭐, 알고 보면 - 이렇게 막무가내로 일을 벌인 건
이 번이 처음이 아니 데.

어쩌다가 오래 전에도 방콕행 비행기에 오른 건
어느 해 여름 썸머를 막 끝내자마자 꽁무니를 감춘 거.

올 해 추석연휴에도
요리조리 앞뒤로 꼼수를 부려.

무려 스무날을 꽉 채워
시암으로 달려가게 맹근 건 대체 무엇일까.

VI.

사실 에바항공을 고른 건
값이 제일 싸서였다는 걸 숨길 수 없는 데.

비행기에 올라보고는
저절로 생각을 깡그리 바꾸지 않고는 안 되더군요.

옆자리가 비어서
좁고 답답함보다는 한결 넉넉한 분위기를 더하고.

비행기좌석마다 개인적으로
마음대로 골라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있기도 하니.

_MG_2648_evaair_forup.gif

영화 다빈치코드를 골라
처음부터 끝까정 다시 열심히 보게 되네요.

_MG_2647_evaair_forup.gif

한글 자막은 없지만 그나마 간체가 아닌 번체라
대충 내용파악에는 어려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표현에서는
영어와 한자를 짝맞추며 쓰는 짓거리에 재미를^^

저녁 때 떠난 비행기는
어둠 속에 대북의 중정기장에 이르렀기에.

일부 가계들은 이미 문을 닫았고
손님들도 별로 없어서 후줄근한 공항을 더욱 늘어지게.

_MG_2649_taipei_forup.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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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 탄 비행기는 앞에 것과는 너무나 틀리다,
아니 어제쩍 747이래 - 극과 극 체험의 순간이동 같넹 -_-;

속으로 울부짓는다 : 내 모니터 내놩, 우씨~!

VII.

새벽에 도착한 돈무앙공항은
중정기장과 같이 처음 오는 곳도 아니고.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를 거치고 나올 때까지
북부터미날이나 아란 가는 사람을 찾아도 하나도 음따.

다른 데는 몰라도 앙코르를 보는 데는
다른 방도 없이 함께 도는 길동무가 정답인 데.

짝을 맞추려 전화를 하고 메일을 주고 받다가도
하나도 굳혀진 게 없으니 일단 혼자 헤처나가야지.

주어 들은 건 있어 가지고
3 층에 있는 출국장으로 올라가 택시를 잡는다.

모칫마이 북부터미날까정
200 바트에 잘라 탔는 데도.

즐거움보다는
앞으로 며칠동안 일이 어떻게 풀릴 지 모른다는.

온 몸을 움추러들게 맹글고도 남는
두려움에 더 다가서는 걸 느끼고 나서.

모칫마이에 도착해 내려 보니
터미널 안에는 하나 가득 누워 있는 노숙자들뿐.

이 새벽에 낯 설기만한 땅의 터미널에서
말 한 마디 건넬 사람도 없이 이제 몰 해야 하나.

1 Comments
미꼬씨 2006.11.11 00:40  
  날짜만 다른 같은 에바항공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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