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가족 네번째 배낭여행기(5.다시 태국으로)
5. 다섯째날 (12/24. 일) - 비엔티안을 거쳐 다시 태국으로
아침이다. 우리는 일찍 일어나 다시 강가로 나가서 방비엥에서의 마지막 경치를 구경하고 사진도 몇장 찍었다.
몇 번을 봐도 싫증이 안날것 같은 경치다.
<쏭강의 풍경들 - 한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다시 아침을 먹으러 루앙프라방 빵집으로 갔다.
양이 너무 많아 이번엔 바게뜨 샌드위치 3개만 시켰는데도 4명이 배가 불렀다.
정보에서 보기를, 버스가 시간 여유를 두고 타지 않으면 보조의자에 앉아 가는 경우가 있다고 들은 기억이 나서 9시 반쯤부터 어제 거기 예매한 곳에 나가있었다.
그 어리버리한 라오 청년은 우리를 보고 인사를 하더니 라오차를 끓여줄까 하길래 한잔 받아 마셨다. 우리나라 녹차랑 비슷하다.
<버스를 기다리며>
비엔티엔으로 떠나는 웨스턴들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일교차가 커서인지 옷차림도 참 다양했다.
털쉐타에 민소매 티에, 두툼한 잠바 등..우리는 의논을 했다.
이거 줄 서서 타는 것도 아닌거 같으니 우리가 일찍 왔다고 해도 소용이 없는거 같았다.
“버스가 오면 일단 웨스턴들이 배낭을 실어야 할테니 나한테 배낭을 맡기고 너네들은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잽싸게 올라가서 일단 자리를 맡아라”하고 말했다.
우리는 웃으면서 그러기로 작전을 짰다. 이윽고 시간이 되자 버스가 나타났다.이번에 VIP버스는 25인승 마이크로 버스였다.
<비엔티안 행 VIP 버스 -25인승 마이크로 버스였다>
그냥 이름만 붙이면 VIP버스였다.
빈버스가 아니라 역시 반 이상 사람들을 태우고 나타났다.
우리는 잽싸게 작전대로 움직여서 무사히 맨 뒤쪽 자리 4개를 차지 할 수 있었다.
배낭을 지붕에 얹어서 묶고 다 올라타니 좌석이 거의 찼다.
그리곤 두어군데 게스트하우스로 더 픽업을 다녔다.
쏭강 옆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들리고 마지막엔 비엔티안쪽의 방향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갔었는데 역시 예상대로 자리가 부족하여 마지막 몇 명은 좌석 옆에 달린 보조의자를 펼쳐서 앉게 되었다.
목 부분의 받침이 없는 좁은 의자인데 우리도 간격이 좁아서 불편했는데 덩치 큰 웨스턴들이 거기 앉아 가는걸 보니 측은하기도 하였다.
픽업을 기다리지 않고 거기까지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는 가다가 이번엔 산길이 아니리 휴게소 같은 곳에서 쉬었는데 화장실을 돈을 받았다.(1000낍) 그런데 무려 30분이나 쉬는 것이었다.
휴식 시간 포함해서 출발한지 딱 4시간만에 비엔티안 터미널에 내려주었다.
<비엔티안 터미널에 도착>
그곳에서 말로만 듣던 쿤밍이라는 곳을 가는 버스를 봤는데 침대버스였다.
침대버스는 어떻게 생겼나 하고 안을 들여다보니 우리가 타고 온 기차 같이 통로를 사이에 두고 길이로 위, 아래 이층으로 침대가 배열되어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 가길래 침대버스가 다 있을까 하고 나중에 서울 와서 태사랑을 뒤져보니 약 40시간 걸린다고 써 있었다. 40시간이면 으, 2박 3일..한번 타고 나면 다신 쳐다보고 싶지도 않을것 같았다.
우리는 지도를 보고는 점심을 먹으러 뚝뚝이를 잡아타고 식당들이 모여 있는 라오플라자 호텔 근처의 분수대로 갔다.
그런데 그 동네 레스토랑 음식값이 장난 아니게 비싼거였다.
주로 외국인 상대라 그런지 아니면 비엔티안에서 제일 고급인 라오플라자 호텔이 있어서 그런지 보통 3,4만 낍이나 했다.
우리는 라오플라자 호텔 앞 도로를 따라 걸어가다가(헬로 라오스 P204 77번쪽 도로) 길가에 테이블이 펼쳐진 가게들을 만났다.
바게뜨 샌드위치와 과일 세이크가 주종목이었는데 가격도 아주 저렴하고 맛있었다. 나는 이렇게 가격도 저렴하고 맛이 있는 곳이 좋았다.
샌드위치가 6000-7000낍이고 쉐이크가 5,000낍, 푸짐한 갖가지 종류의 열대과일 샐러드가 불과 9,000낍이었다.
<라오호텔 앞 길가 레스토랑>
먹고나서 갑자기 집사람이 참참~ 하더니 배낭에서 무언가를 부시럭 거리며 꺼낸다.
그러더니 나와 애들한테 크리스마스 카드를 한장씩 돌리는거였다.
그러구보니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날이었다.
우리는 준비한 것도 없는데 이런것까지 챙기다니~하면서 고마워 했다.
이국에서 받아보는 카드는 색다른 기분이었다.
우리는 거기서 점심을 먹고 국경으로 가면서 부다파크를 들리기로 하였다.
길가에 있던 뚝뚝이 기사와 흥정을 하였다.
국경까지 가는데 가다가 부다파크에 들려서 가자고 하였더니 우리가 4명이라구 20달러를 요구한다. 난 비싸다고 하였더니 그 기사는 인쇄된 프린트를 보이면서 자 이게 협정요금이다 거기는 갔다가 그냥 빈차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을 했다.
그래도 그렇지 국경에서 비엔티안 올때는 1인당 50-60바트였는데 너무 비싼거 같아 결국 15달러로 하기로 하고 갔다.
약 50분을 달려서 부다파크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에서 아주 뚝뚝이는 지겹도록 탔다.
부다파크는 국경 다리 옆을 지나 더 들어간 길가에 있었다.
입장료는 1인당 5000낍이었고 캠코더나 카메라는 별도로 2000낍을 더 받았다.
난 둘 다 가지고 있었으나 귀찮아서 디카만 있다고 하고 2000낍만 더 냈다.
사진에서 보던대로 묘한 조각상들이 많이 있었다.
커다란 돌로 만든 원형의 건축물이 하나 있었는데 안에 들어가니 3층으로 되어 있었고 좁은 통로를 따라 돌다보면 지붕으로까지 나가게 되어 있었다.
<부다파크의 기묘한 조각들>
구경을 하고 나오니 어느덧 5시 반이 되었다.뚝뚝이를 타고 오던길을 20여분간 되돌아 가서 국경에 도착하였다.
셔틀버스 표를 사고 남은 라오스돈 28,000낍을 적십자 모금함에 넣었다.
국경에서 바로 농카이로 가는 미니버스인지 뚝뚝이가 있는지 기사들이 자꾸 와서 흥정을 하길래 이미 셔틀버스표를 샀다고 했다.
간단한 출국 수속을 하고 다리를 건넜다. 라오스는 이제 안녕이다. 언제 또 올수 있을까.. 다리를 건너 태국에 입국을 하니 날이 어둑해졌다. 기사 하나가 농카이까지 160바트에 가자고 한다. 너무 비싸서 100바트에 깎았다.
어..그런데 뚝뚝인줄 알았는데 미니버스다.
우리 넷이서만 편안하고 안락하게 미니버스 타본게 얼마만이던가. 라오스 와서 덜덜거리고 매연냄새 나는 뚝뚝이를 많이 타고 사람들이 꽉찬 비좁은 버스를 타다 보니 너무 안락했다. 약 15분쯤 달려서 우리가 원한 VIP버스 정거장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으러 터미널 위쪽으로 올라가니 길가에 큰 식당이 2개 보여서 그중 큰 곳으로 들어갔는데 볶음밥이랑 쌀국수가 모두 30바트씩으로 저렴했다.
그리고 2개씩 시켜서 먹어보니 아주 맛있었다. 모처럼 쌀국수다운 쌀국수를 먹는거 같았다.
시간이 되어 8시쯤 출발하는 VIP버스에 올랐다. 제 시간보다 5분 일찍 출발했는데 좌석 빈곳이 몇 개 보이는걸 보니 굳이 미리 예매를 안해도 당일 살수는 있었을거 같았지만 그래두 가능한 미리 예매해서 준비해두는게 마음이 놓일거 같았다.
24인승이라 한쪽은 좌석이 1열이고 한쪽은 2열이었는데 좌석간 간격이 널찍했다.
뒤쪽의 화장실을 구경하니 깨끗했고 작은 세면대도 붙어 있었다.
<우리가 타고갈 VIP24 버스>
<버스 실내 - 좌석이 1열과 2열로 되어 있고 맨 뒤쪽에 화장실이 있다>
좌석마다 담요가 포장되어 있었고 출발하기 전에 빅사이즈 캔콜라와 초코과자 1상자를 주길래 난 콜라대신 물을 달라고 하였더니 물은 또 따로 주었다.
뭘 이리 푸짐하게 주는지 기차보다 훨씬 나았다.
하얀 와이샤츠를 입은 키 작은 운전기사는 우리쪽에 와서 몇시에 도착하는둥 하며 친절하게 설명을 했다.
버스는 출발하자마자 바로 소등을 하였다.
이런.. 책이나 좀 읽다가 잘까 했는데 바로 끈다. 개인등도 안들어왔다.
작은 후래쉬라도 들고 탈걸 그랬다. 다른 사람들은 담요를 뒤집어쓰고 잠에 빠져 들었다. 1시간쯤 달렸을까 어떤 시내로 버스가 들어서서 터미널을 돌고 나오는데 보니깐 우돈타니라고 써있었다. 아..저기가 바로 우돈타니구나. 방콕에서 비행기를 타고오면 이 우돈타니 공항에 내린다고 하였다. 나도 담요를 덮고는 잠에 빠져 들어갔다.
몇시간을 달렸을까 아까 그 운전기사가 우리를 흔들며 꺠운다.
부스스 일어나니 “잍 잍 ” 하며 먹는 시늉을 하면서 티켓 끊는거 같은 모습을 한다. 아..밥먹으란 소리구나 하고 일어났다. 출발한지 정확하게 4시간 만이었다.
기사는 친절하게도 손가락으로 2개와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인다. 20분 쉰다는 얘기였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내려서 남들을 따라 식당에 갔다. 버스 티켓에 붙은걸 한 장 떼어주니 죽 한그릇과 여러 가지 반찬 접시중에서 2개를 고르게 했다. 멸치와 소세지 같은건 좀 짰고 그중 집어온 거 하나는 무짱아찌 같은 맛이 나서 맛있었다. 귤도 하나 주는데 태국의 귤은 우리나라 것 보다 늘 싱거웠다.
<휴게소에서 식사 - 죽하고 반찬 2가지를 고르게 한다>
출발하기 전에 아까 그 운전기사에게 춥다고 에어콘을 좀 끄자고 하였더니 기꺼이 우리 부탁을 들어주었다.
여기는 참 이상한게 기차나 버스나 택시나 덥지 않은 기온에도 에어콘을 무조건 트는거 같았다.
버스는 다시 출발하였는데 그 후로는 잠이 깨서 자는둥 마는둥 하였다.
좌석 사이가 넓다고는 하지만 침대같이 누여지는건 아니라 점점 엉덩이가 배겨서 얼얼해져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였다.
시간이 오래 걸려두 기차는 누워서 가는거라 그게 더 편할듯도 싶었다.
오늘밤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더운 나라라 그런지 이브 기분도 덜했지만 그래두 밤버스 안에서 맞게 되다니 좀은 아쉬었다. 예정대로 카오산에서 맞이 했으면 훨씬 더 분위기가 나았으련만...
<오늘 쓴 돈 내역>
식사 및 간식대 : 51,000낍 + 140바트
교통비 : 78,000낍 + 12달러 + 100바트
기 타 : 61,000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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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190,000낍+12달러 +240바트(₩37,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