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가족 네번째 배낭여행기(4.방비엥의 하루)
4. 넷째날 (12/23. 토) -방비엥에서의 하루
아침이다. 어제 중무장을 하고 자서 그런지 그리 춥지는 않게 잤다.
8시가 넘어가는데도 많이 피곤했는지 애들은 아직도 쿨쿨 자고 있다.
시간이 아까워서 나는 집사람과 오토바이를 빌려서 이 근방을 돌아보기로 했다.
일단 내가 먼저 나가서 리버사이드 옆에 있는 오토바이 렌트 가게로 갔다.
어제 오후에 하루 종일은 5달러, 1시간은 1달러로 얘기가 되었기 때문에 아침에 1시간만 빌려 타려고 했는데 아침에 가보니 얘기가 달랐다. 1시간에 2달러를 달란다.
하루 종일이 5달러인데 어떻게 1시간에 2달러냐? 그리고 어제 나랑 1시간에 1달러로 얘기하지 않았냐..
몇 번 얘기해도 똑같은 얘기만 되풀이 하길래 어제 카약킹 투어를 예약한 리버사이드 투어로 갔다. 거기도 오토바이 렌탈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도 1시간엔 2달러를 내라는거였다. 오토바이가 신품이고 또 기본이 2달러란 얘기였다.보니깐 진짜 새 오토바이기도 해서 그냥 거기서 빌렸다.그런데 기름이 없으니 기름을 1달러만 넣고 타라고 게이지를 보여준다.
종일도 아니고 기껏 1시간 타는데 기름까지 넣어주다니.. 그렇지만 게이지가 거의 바닥이니 안넣을 수도 없었다.
직원이 복사한 방비엥 지도를 보여주면서 주유소는 여기에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나는 이 근방 돌아보는데 필요할 것 같아서 그 복사 프린트를 한 장 얻자고 하였다.
1장을 주는데 칼라로 되어 있어서 자세히 보니 칼라가 아니라 복사한 프린트에 예쁘게 색연필로 칠한거였다.저절루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오토바이를 빌리는 동안 와이프가 나왔다.
나는 와이프를 뒤에 태우고 일단 주유소를 찾아갔다.그런데 직원이 가르쳐 준 지도로 알고간 위치에 주유소가 안보이는거였다.
(헬로 태국북부와 라오스 책에 있는 Page 224에 있는 주유소 위치도 아니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길을 왔다갔다 하며 주유소를 찾다가 오토바이 타는 사람을 세워서 물어보니 손가락질만 하고 말이 도무지 안통하니 먼 곳인지 가까운 곳인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다가 다른 사람에게 물으면 모른다고 하고.. 결국 아까 오토바이를 빌린 리버사이드 투어로 돌아와서 도저히 못찾겠다고 하니 그때 마침 미니버스로 시동을 걸고 있던 운전기사 아저씨가 주유소를 가르쳐 줄테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했다.
여행자들을 싣고 떠나길래 따라가보니 그 미니버스는 바로 공터에 있는 버스까지만 손님을 태워다 주는 투어 사무실 미니버스였다.
<공터 터미널>
아마 자기네 투어에서 예약한 손님들인듯 싶었다.
그러면서 손으로 버스길 건너편을 가리키는데 과연 주유소가 보였다.
이제야 찾았구나 싶어서 그리로 갔다. 아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기름이 없다는거였다.
대체 몬 소린지..장난하냐 이리저리 헤매다 겨우 주유소를 찾아 왔는데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면 어쩌라구..?
경유만 있는건지 아니면 휘발유가 마침 떨어진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럼 어디에 또 주유소가 있느냐고 했더니 비엔티안쪽의 도로를 가리키면서 1킬로미터만 가면 있다구 했다.
난 투덜거리면서 도로를 따라갔다. 1킬로미터 정도만 떨어졌다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조금 가니 과연 또 주유소가 나오긴 했다.
거기서 기름을 넣었다. 10,000낍(약 1달러)어치를 넣으면서 여기는 기름값이 얼마나 하나 봤더니 1.3만큼만 돌아가더니 멈춘다. 아마 1.3리터 인것 같았다.
천원에 1.3리터라면 라오스 물가를 감안한다면 무척 비싼편이었다.
기름을 넣고 나니 무려 20여분이 그냥 흘러갔다.
기름 넣느라고 그랬으니 더 타도 되겠지 하고 우리는 그 동네를 두루 두루 돌아다녔다.
<남송호텔쪽 강가 - 카약킹 끝내고 올라오는 장소. 모터 쪽배들이 여기서 출발하곤 한다>
동네가 작아서인지 지도를 보면서 오토바이로 도니 지리가 금방 머리 속에 훤히 들어왔다.
쏭강 가까이는 경치가 좋을 것같은 게스트하우스도 몇 있었고 작은 마을과 학교도 있었다.
아침에 보는 쏭강의 나무 다리와 산의 풍경은 참 아름다웠다.
우리나라 1950년대 풍경같은 이발소 모습은 참으로 정겨웠다.
<정겨운 이발소 모습>
<이발소 옆의 튜브 빌려주는 곳>
<쏭강의 풍경>
시간이 되서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숙소에 오니 애들이 깨어 있었다.아침은 루앙프라방 빵집에서 먹었다.
샌드위치 2개와 세트 메뉴 2개를 먹었는데 라오커피가 맛있다고 해서 2잔과 마일로 2잔을 시켰는데 식어서인지 별로였고 오히려 마일로가 고소하고 맛있었다.
역시 커피는 연유를 듬뿍 넣은 베트남 커피를 못따라오는듯 싶었다.
샌드위치와 세트 메뉴인 바겟뜨 빵의 양은 거의 우리나라의 2배였다.
다 먹으니 배가 너무 불렀다.
<루앙프라방 빵집>
<완전히 곱빼기로 주는 바겟뜨 샌드위치와 바겟뜨 빵>
우리는 아침을 먹고 11시에 카약킹을 하려고 준비를 하고 나갔다.
속에 수영복을 입을까 하다가 그냥 가족끼리 소그룹이니깐 물장난도 하지 않고 조용히 탈 생각을 하고 옷 젖을 일이 있을려구 하면서 긴팔 옷에 바지를 입고 나갔다.
그리고 캠코더를 가지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카약킹 하기 전과 후에 찍어볼려고 미리 사온 아쿠아백에 넣고
디카는 카약킹 중간에도 계속 찍을려고 아쿠아백에 넣고 목에 걸었다.
아쿠아백은 미리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사온건데 영국제는 비쌌지만 중국제는 몇천원 밖에 안하고 저렴했다.
중국제로 사서 집에서 실험을 해보니 물이 새진 않았다.
투어 사무실에서는 포터를 개조한 썽태우 지붕에 커다란 카누를 3개 싣고 벌써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카약킹 하러 출발~>
우리를 태우고는 약 15분 정도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는 강변의 작은 공터에 내려놓는다.
거기에서 튜빙과 카누가 출발하는 곳인지 열댓명의 웨스턴들이 웃통을 벗고는 튜브를 준비하고 하나씩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우리도 카누를 내리고 구명조끼를 걸치게 하더니 노 젓는 방법, 물에 빠지면 뒤로 누우라고 하고 또, 가이드가 레프트 하면 왼쪽으로 라이트 하면 오른쪽으로 따라 오라는 등 간단한 교육을 시킨후 카누를 물에 띄었다.
작은 1인용 카누를 탄 가이드가 앞장 섰고 그 뒤로 와이프와 선미가 타고 2번째 배에 막내인 선경이와 내가 탔다.
노젓기는 생각보다 쉬워서 다들 처음엔 헤매더니 이내 익숙해졌다.
건기라 그런지 물살이 잔잔해서 배는 무리없이 천천히 나갔다.
이 정도면 캠코더도 좀 찍어도 될 뻔 했는데 물에 빠질까봐 우리 아쿠아 백안에 넣고 가이드가 준비해온 방수백 안에 이중으로 또 집어넣었었다.
다만 아쿠아 백안에 넣은 디카만 찍었다.
저어 내려가면서 가끔은 약간 빠른 물살을 만나기도 했지만 그 부분은 짧았고 오히려 너무 물살이 느리던 차에 재미있기도 하였다.
<가이드를 따라서 카약킹 출발>
느리게 저어가면서 가이드는 노로 우리들에게 물을 뿌리기도 하고 하면서 물싸움을 했다. 나는 가까이 가면서 배워온 라오말로 가이드에게 물었다.
“짜오 쓰양? ” (너 이름이 모냐?) 그는 내가 라오말로 묻는게 재미있는지 웃더니 미스터 떵이라고 했다. 발음이 좀 이상했다.
나는 또 물었다. “짜오 안유 짝삐래우?” (너 몇 살이냐?)
내가 보기엔 20살도 안되 보이는 작은 키인데 스물몇살이라고 한다.
순진하게 생겼다.나중엔 나보고 라오말을 할줄 아냐고 묻길래 고개를 저으면서 노노~ 했다
중간중간 강가에 나무로 만든 다이빙 대가 여러개 보였는데 다이빙 하는 사람들은 구경하지 못했다.
<중간 중간에 다이빙대도 보이고>
가끔 방향을 잡는데 서툴러서 배가 빙글 돌기도 하였지만 그럴땐 가이드가 얼른 다가와 봐주기도 하였고 강의 물깊이는 얕은 곳은 무릎이나 혹은 배가 바닥에 닿을 정도고 깊어봐야 허리나 가슴 정도인거 같았다.
1시간쯤 지나니 제법 익숙해지기도 하였고 팔다리가 슬슬 힘들어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저 앞에 보니 물길이 굽이쳐 휘어지는 곳이 있었는데 물살이 빨라 보였다.
가이드는 먼저 그곳에 가서 우리가 오는걸 지켜보고 있었다. 앞에 가던 선미와 와이프는 별일 없이 잘 통과하였다.
우리도 별 생각없이 휘어져 있는 곳으로 물살을 따라 돌아 나갈려고 했는데 물살이 생각보다 빨라 마음 먹은대로 안되더니 카누가 그냥 휭 한바퀴를 도는 것이었다.
에이..하면서 바로 잡을려구 하는 찰나 ..어어..하더니 중심을 잃으면서 그냥 배가 뒤집히면서 우리는 그만 풍덩 빠져버리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빠지고 나니 당황이 됐다. 더구나 물은 허리밖에 안왔으나 물살이 몹시 빨라서 일어서기도 힘들었다.
가이드가 와서 우리 카누를 잡아 바로 세우고는 우리를 나오게 했다.
선경이와 나는 한걸음 한걸음 손을 잡고 겨우 물살을 거슬러서 땅으로 나와서 잠시 정신을 차렸다. 디카는 무사했다. 아쿠아백을 사온게 정말 얼마나 다행인줄 모르겠다.
온몸에서 물이 뚝뚝 흘렀다. 다행히 물은 그리 안 차가웠고 온몸이 젖었지만 한낮이라 그리 춥지도 않았다.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던 선미의 배는 우리를 보고 막 웃었다.
종착점이 다 와 가는지 저 멀리 강 양쪽에 우리가 아침에 왔었던 나무다리와 양쪽에 원두막같은 야외 카페가 보였다.
강 양쪽의 카페에서 쉬고 있던 웨스턴들이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준다. 우리는 홀딱 젖은 몸으로 마주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런데 앞에 가던 와이프와 선미의 배가 웨스턴들이 앉아 쉬고 있던 원두막 앞으로 방향을 못잡고 흘러 들어가다니 별로 물살이 세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한바퀴 돌면서 그만 배가 뒤집어지더니 풍덩 하고 빠지는거였다.
역시 물깊이는 허리 정도밖에 안찼지만 가이드가 당황해하고 되게 미안해 하는듯 했다.
나와 선경이는 그 꼴을 보고 막 웃어댔다.
다행히 물살이 센 곳이 아니라 금방 배를 똑바로 하고는 다시 탈 수 있었다.
결국 우리 4식구는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됐다.
남송 호텔 쪽으로 와서 카약킹은 끝났다.
우리는 옷이 푹 젖어서 물이 줄줄 흘렀으나 서로 웃고 재미있어 했다.
거기서부터는 노를 손에 들고 마을로 걸어 들어왔다.
카약킹 시간은 약 1시간 반 정도 되는듯 했다.
나는 수고한 가이드 미스터 떵에게 물에 젖은 1달러를 잘 펴서 주니 무지 고마워했다.
<카약킹을 끝내고>
<카약킹을 끝내면 가이드는 구명조끼와 노를 챙겨서 터벅 터벅 마을로 걸어간다.-무거울거 같아서 같이 들어줬다>
이제 탐짱 동굴로 갈 차례다.
젖은 옷으로 터벅 터벅 걸어가는데 이발소 앞에 튜브 빌려주는데서 웬 띵띵한 동양 남자애와 여자애가 뚝뚝이 뒤에 올라타면서 우리를 보더니 반갑게 손을 흔들며 외친다.
“헤이 유 차이니스? ” 우리는 웃으며 “노~~코리안~” 이랬더니 아~~ 코리안 하면서 소리를 지르며 좋아한다. 자기네들은 중국이라고 했다.
나도 “오 차이니스? ” 하면서 반가워해줬다.
그들은 우리에게 손을 흔들며 튜빙을 하러 썽태우를 타고 우리로부터 멀어져갔다.
아마 여기서 동양 사람 보기가 힘들었던 차에 우리를 보더니 무척 반가운 것 같았다.
쯧쯧...몇시간 정도 물에 잠겨서 튜빙 하려면 좀 추울텐테 하며 우리는 걱정을 했다.
숙소에 와서 얼른 젖은 옷을 갈아 입고 뒤쪽 마당 빨래줄에 널고는 나갔다.
점심으로 볶음국수와 쌀국수를 시키고는 그동안 나는 내일 아침 10시 비엔티안행 VIP 버스표를 예매하러 갔다.
오후 1시반 버스로 갈까 하다가 가는길에 부다파크도 들려보구 그렬려면 아침 버스로 출발하는게 여유가 있을거 같아 10시차로 하기로 하였다.
아침에 오토바이를 타고 돌다보니 미니버스는 7달러였고 VIP버스는 루앙프라방 골목에서는 60,000낍이었는데 큰길에 있던 락클라이밍 투어에서는 55,000낍이었던 것이다.
5000낍 차이가 큰건 아니었지만 별로 거리가 떨어지지도 않은 곳에서 차이가 나는게 궁금하기도 해서 난 55,000낍 짜리 VIP버스를 예매했다.
(참고로 루앙프라방행 VIP는 95,000낍이고 미니버스는 105,000낍이었습니다)
거기는 그야말로 20살도 안되어 보이는듯한 젋은애들 둘이서 표를 끊어주는데 영어도 서툴르고 표에 기재하는게 영 불안해보였다.
심지어는 버스라는 스펠링을 못쓰고 B까지만 쓰고는 다른 애한테 물어보고 버벅거리길래 내가 BUS! 했더니 아 댕큐~ 이러면서 쓰는거였다.
그리고 내일 아침 10시인데 AM, PM도 잘 모르는거 같애서 일일이 내가 봐주고 내일 아침 AM 10시라고 확인 또 확인을 하였다.
저렇게 무식(?)해서야 어떻게 여행자들하고 영어로 얘기하면서 예약을 받는지 참 신기하기도 하였다. BUS라는 스펠링은 몰라도 회화는 가능한 듯 했다.
숙소가 어디냐 픽업 가겠다고 하길래 나는 머리를 잠시 굴렸다.
만약 비엔티안 가는 사람이 많은 경우 우리 숙소의 픽업 차례가 늦는다면 보조의자에 겨우 앉아가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르고 얘네들 일하는게 어벙하기도 해서 도무지 미덥지가 않아서 우리 숙소에서 거리도 멀지 않아 그냥 이리로 직접 나오겠다고 했다.
(이 예상은 들어맞는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는 길에서 뚝뚝을 불러서 렌트하기로 하였다.
루앙프라방 옆 환전소에서 40달러 환전을 했다.
한 장 덜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잘 세어봤다.
아니나 다를까 20,000낍 짜리 하나가 비는거였다. 으음.. ㅡ,,ㅡ
수십장 받은 것도 아니구 몇백달러 바꾼것도 아닌데 겨우 20,000낍짜리 열댓장 중에서 1장이 비다니..어이가 없었다.
도로 내밀면서 틀리다고 했더니 받아서 세어보고는 미안하단 말도 없이 그냥 한 장을 더 준다.
아무래도 고의성이 의심되었다. 환전때는 꼭 그 앞에서 세어보리라 결심을 했다.
뚝뚝이를 막상 찾으려니 길가는 뚝뚝이도 별로 보이질 않는다.
좀 기다리다가 한 대가 보이길래 탐짱까지 갔다가 대기하고 다시 태우고 오는데 얼마냐고 했더니 5달러를 달랜다.
가깝다고 하길래 4달러로 깍을까 하다가..1달러 깎으면 모할까 싶어서 그러기로 했다.
탐짱 동굴로 갔다. 탐은 라오말로 동굴이란 뜻이므로 정확하게 쓴다면 짱 동굴이 맞는 말이긴 하다.한 10여분 갔나..가까웠다. 리조트 입장료 1인당 2000낍을 내고 들어갔다.
뚝뚝이는 1시간 후인 4시에 오기로 하고 돌아갔다.
정보에서 본대로 푸른 잔디와 나무 등 경치가 좋았다.동굴 입장료는 외국인은 1인당 10,000낍을 받았다.
<방비엥 리조트 내의 정원>
(가파라 보이는 동굴 입구까지의 계단>
<경사는 급하나 길이는 그리 길지 않다>
<동굴 내부의 소리나는 바위 - 남들 다 두들겨 보길래..그냥 둥둥하고 울린다>
동굴 입구까지의 계단은 헬로 태국에서 보는바와 가파랐으나 별로 길지가 않아서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내부는 그다지 길거나 넓지 않아서 30여분만에 다 돌아볼 수 있었다.
정확히 4시쯤 내려와서 우리는 대기하고 있던 뚝뚝이를 타고는 마지막 코스인 쏭강 하류 다리 근처의 강변 레스토랑으로 갔다.
말이 강변 레스토랑이지 다리 건너가면 작은 매점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간단한 식사와 맥주 음료를 사서는 아무 강가 원두막 같은데 자리 잡고 쉬는거였다.물론 자릿세는 없었다.
<이름 없는 강변 레스토랑>
우리는 음료와 과자. 맥주를 사서는 자리를 잡았다.느긋하게 모처럼 쉬면서 책도 보고 누워서 잠시 졸기도 했다.
책에 보면 5시쯤이면 튜빙이나 카약 투어 하는 사람들이 떠내려 온다는데 아직 조용했다.
가끔씩 2명씩 여행객들을 태운 쪽배가 강 상류에서부터 내려왔다.
시간이 5시가 넘어가더니 드디어 하나둘씩 튜브가 떠내려 오는데 건너편에서는 중국 사람으로 보이는 단체 여행객들이 강가에 몰려 들어서 카메라도 들이대고 손도 흔들며 법석을 떤다.
튜빙하며 떠내려온 사람들은 추운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5시가 넘어가자 하나씩 슬슬 떠내려온다>
<카누도 나타난다>
다리 밑의 스톱 지점을 모르고 그대로 통과하는 사람도 있고 나오려구 하는데 튜브에 몸이 끼어 잘 안빠져 낑낑 대는 사람들도 있고..그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캬약도 떠 내려왔다.
마음 같아선 우리 앞에서 카약이 홀랑 뒤집어지며 빠져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강변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아마 좋아하리라.. 근데 능숙하게 잘 젓는다.
선미와 집사람은 아까 카약킹하면서 바로 강변의 노천카페에서 구경하던 웨스턴들 바로 앞에서 홀라당 뒤집어지면서 물에 빠졌는데 거 구경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즐거워했을까..우리는 이런 얘기들을 나누면서 낄낄 거리고 구경을 했다.
종일 투어로 안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동굴도 우리끼리 보고 무엇보다도 여기서 이렇게 쉬면서 느긋하게 구경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시간만 충분했다면야 카약킹 종일 투어를 했었겠지만..
5시반이 넘으면서 어둑해지려는 기색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일교차가 커서인지 저녁이 되니 벌써 서늘해지려고 한다.
우리는 들어가서 잠시 쉬고는 저녁을 먹고 어제 본 1시간에 25,000낍(약 2,500원) 짜리 라오 맛사지를 받기로 하였다.
저녁은 무얼로 먹을까하고 빙빙 돌다가 헬로태국 북부와 라오스편에 라오스 전문요리점이고 4인분 세트메뉴 8만낍(약 8천원)짜리 라오스 전통음식이 진수성찬으로 나온다는 레스토랑으로 가기로 하였다.
헬로 라오스의 지도를 보고 낭봇 레스토랑을 찾았다.
그러데 그 위치에 그 레스토랑이 없는 것이었다.
분명히 이 자린데..하고 왔다 갔다 뒤졌다. 이사 갔나 그새 없어졌나..그 거리를 온통 해매다시피 하다가 결국 물어보기로 했다.모를땐 물어보는게 최고다.
레스토랑 종업원인듯 보이는 현지인에게 “낭봇 레스토랑 유 싸이?” (낭봇레스토랑이 어디에요?)하고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공터 쪽을 가리키면서 에어포트 어쩌구 하는 것이었다.
아항~ 공터 쪽에 있는거구나 하고 우리는 골목을 찾아 공터 쪽으로 나왔다.
공터 쪽은 컴컴했고 썰렁했다.
도무지 식당같은게 있을거 같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런데 저 쪽으로 가게 불빛 같은게 보였다.
걸어가니 식당이 하나 떡~허니 있었고 그 앞에 평상에는 현지인 여럿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나는 그 옆으로 지나가면서 “사바이 디~”하고 인사를 하였다.그들도 합창을 하듯이“사바이디~” 하고 인사를 한다.
나는 그들중 한사람에게 여기가 낭봇 레스토랑이냐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작은 간판을 보니 정말 낭봇 레스토랑이라고 써 있었다.드디어 찾았구나 하고 우리는 기뻤다.
(헬로 라오스편의 P224의 낭봇 레스토랑은(43번) 지도보다 공터 아래쪽으로 더 내려와야 합니다.착오 없으시길~)
그런데 메뉴를 보니 4인 세트 메뉴는 140,000낍이었다.
아마 헬로 라오스 책의 80,000낍은 2003년-2004년도 개정판이기 때문에 그새 많이 오른듯 싶었다.
1인 세트메뉴는 40,000낍이었다. 각 종 음식과 과일, 라오 위스키까지가 순서인데 우리는 위스키 대신에 음료를 주문했다.
우리는 라오 전통음식이라기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음식이 차례 차례 나오는데 밥은 찹쌀밥으로 무슨 나무로 만든 밥그릇 같은데 담아주었다.
그리곤 닭튀김 생선 야채 고기볶음 등 여러 가지 반찬이 나오고 모듬 열대과일까지 나왔다.
닭튀김은 맛이 있었고 나머지는 그냥 그랬지만 라오 전통음식이려니 하고 먹었다.
<라오 전통 식사>
여럿이서 이곳에 가면 한번쯤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듯 싶었다.
다 먹고는 공터 쪽의 우리가 들어온 입구로 나가려고 하니 주인이 그 반대쪽 여행자 거리쪽으로 나가도 된다고 그리 안내를 하는거였다.
종업원이 안내해주는대로 따라가니 웬 어두컴컴한 짓다 말은 건물 1층 콘크리트 뼈대만 있는 곳을 쭉 통해서 걸어나가니 처음 우리가 헤맸던 여행자 거리의 그 지도 위치로 나오는 것이었다. 결국 지도표시가 아주 틀린건 아니었지만 건물이 다 지어진다면 역시 공터 쪽의 위치가 맞는 셈이긴 했다.
배도 부르고 기온은 역시 서늘하였다.
길거리 손수레 좌판에서 작은 인형 두어개를 기념품 삼아 사고 우리는 맛사지를 받으러 갔다.
발맛사지는 1시간에 27,000낍,라오 맛사지는 25,000낍이었다.
우리 4명은 라오 맛사지로 하기로 하였다. 남자 맛사지사도 있는지 여자 2명은 와이프와 선미를, 남자 2명은 나와 선경이를 맛사지 하였다.
처음엔 남자 손으로 주무르는 감촉이 좀 이상했지만 여자보다 힘이 더 있는지 아주 시원한거 같았다.
엎드려서 받는데 시작한지 조금 지나자 밤공기가 서늘하여 몸이 으스스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길가 바깥쪽으로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내 옆으로는 커텐 한 장만 달랑 쳐져 있었고 그 밖으로는 문도 없이 그냥 외기였다.
더구나 30여분 지나자 내 등에 웬 연고같은걸 손바닥으로 발라주는데 안티프라민 같이 싸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걸 바르니 등짝이 갑자기 시원해지기 시작했다.
이게 평상시 온도 같으면 시원하게 느껴졌을텐데 가뜩이나 서늘하게 느껴지던 판에 그걸 바르니 더 추워지기 시작했다. 그 연고는 시원한 기운이 금방 사그러드는게 아니라 끝날때까지 계속됐다.
나중엔 이빨이 달달 떨릴 정도로 오슬오슬 추웠다.할 수 없이 내 잠바를 가슴에 덮고 덜덜 떨면서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얘네들은 아마 맛사사지 하느라 몸을 움직일테니 우리같이 춥진 않으리라 생각됐다.
<라오 맛사지-얇은 잠옷바지 같은걸루 갈아입고 한다>
다 끝나고야 우리는 비로소 한숨을 내쉬었다. 나뿐이 아니라 와이프와 딸아이들도 추웠고 특히 그 이상한 연고 바른뒤로 너무 추웠다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나만 그런게 아니었던것 같다.
나는 4명에게 5,000낍씩 팁을 주었다. 1시간동안 맛사지 받고 2,500원이라니 정말 너무 저렴했다.
뜨거운 라오차를 한잔씩 주길래 마시니깐 몸이 좀 녹는것 같았다.
밖에 나오니 레스토랑들이 완전히 파장 분위기였다 이제 9시반밖에 안되었는데 그나마 있던 불빛도 꺼져가고 무슨 우리나라 새벽 1-2시 정도 분위기다.
우리는 추워 몸을 웅크리면서 숙소로 갔다.
마당에 걸려있던 빨래들을 걷고는 배낭을 싸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쓴 돈 내역>
식사 및 간식대 : 270,000낍
교통비 : 220,000낍(버스 예약) + 5달러
기 타 : 225,000낍+3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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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715,000낍+8달러(₩79,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