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가족 네번째 배낭여행기(3.라오스국경을 넘어 방비엥으로)
3. 셋째날 (12/22. 금) -라오스 국경을 넘어 방비엥으로
추워서 잠을 설치다가 새벽엔 다리쪽이 너무 추워서 얇은 바지를 벗고 결국 바지를 서울에서 입구 나왔던 좀 두꺼운 진바지로 갈아입었다.
천정에 붙어 있는 에어콘 찬바람은 천정에 바짝 붙여져있는 우리의 침대로 사정없이 들어오는거 같았다. 커텐을 쳤는데도 틈이 부실했다.
7시가 좀 넘어서 다들 눈을 떴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다들 엄청 추웠다고 했다. 나는 가만 누워 있는거보다 움직이는게 덜 추울거 같아서 화장실도 가고 객차 사이의 연결통로에 서서 창밖도 구경하였다.
길가의 민가에서는 아침 준비를 하는지 모닥불들을 많이 피워 놓고 무언가를 끓이는 모습들이 보였다.
우리는 어느새 좌석으로 변해 있는 빈 좌석으로 옹기종기 4명이 끼어 앉아 모였다.
어제밤에 그 아줌마가 오더니 식사준비가 되었다고 했다.
아줌마는 익숙한 솜씨로 좌석 아래에서 판대기 하나를 꺼내더니 받침대를 받치고는 좌석 사이에 작은 테이블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곤 어제 주문한 식사를 내오는데 이건 값만 비싼게 아니라 너무 부실했다. 다 식은 커피에 맛없는 죽에...
어제 새벽에 먹었던 람부뜨리 골목의 20바트짜리 노점 죽맛과 너무 비교되었다.
이런게 150바트라니...으...돈 아까워 혼났다.
아침에 보니 안먹는 사람도 있던데 더 버틸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들었다.
그래도 매너가 있어서 20바트 짜리를 팁으로 주니 좋아하면서 너네들 아주 굳매너라고 치켜세운다.
어디서 왔냐고해서 자랑스럽게 까올리라고 했다.
나는 하도 이상해서 이 칸이 에어콘이냐 팬이냐고 물으니 에어콘이라고 한다. 어쩐지 선풍기는 안돌아가고 밤새 에어콘을 틀더라니..
분명히 팬으로 달라고 했건만 전달과정에서 잘못 된건지 이 칸밖에 없어서 그랬던건지 알 도리가 없었다.
맛없는 아침을 먹고 나니 어느덧 농카이역에 도착하였다.
9시에 도착하였으니 꼬박 12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춥긴 했지만 그래두 누워서 와서 그런지 그다지 힘든거 같지는 않았다.
< 부시시한 모습으로 농카이역에 도착>
밖으로 나가니 뚝뚝이 기사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몰려든다.
우리는 천천히 한대를 잡고는 영어와 태국말을 섞어서 힘들게 설명을 했다. 일단 터미널 가서 24일 밤에 방콕으로 가는 VIP버스를 예약하고 다시 국경으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알아듣는 눈치였다.
뚝뚝이 기사는 우리를 터미널로 데리고 가서 VIP버스표 파는데 앞에 세워주고 대기를 하였다..
밤 8시표였고 700바트였다. 24일밤 버스표 4장을 예매해서는 잘 챙겨넣었다. 그리곤 10여분을 달려 국경으로 갔다.
이 요금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4명이 150바트 정도를 준거 같았다.
국경에 도착하여 일단 사람들 줄이 늘어서 있는 쪽에 우리도 섰다.
작년에 아란으로 해서 캄보디아 국경을 육로로 건넌 경험이 있었지만 그때는 서울가든에서 마중 나온 가이드가 비자라든가 출입국 수속을 다 해줬고 오늘은 우리가 직접 해야 되는터라 서울에서 스터디 할 때 미리 신고서와 비자 쓰는 것을 잘 숙지해오긴 했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또 실수를 했다.
출국신고서는 비행기에서 쓴걸로 그냥 내면 되는건데 나는 잘못 생각하고 거기서 출입국신고서 양식을 찾았으나 암만 찾아도 없었다.
게다가 화장실을 잠시 다녀오니 와이프가 말하길 패스포드 가져오면 양식을 준다고 하였대나...그래서 나는 줄 서 있는 맨 앞으로 가서 출국 신고서를 받고 있는 박스 안에 있는 직원한테 패스포드를 보이면서 손짓 발짓으로 양식을 달라고 하였다.
아마 그 직원은 무슨 소리를 하나 싶었을 것이고 줄 서 있던 사람들은 저 사람이 왜 새치기를 하려 하나 했을 것이다.
뭔가가 이상한거 같아서 잠시 생각을 해보니 아뿔싸.. 맞다! 쓰고 자시고도 할 것 없이 출국은 그냥 비행기 안에서 쓴 출입국신고서중 출국 신고서를 제출하고 가면 되는거였다.
그리고 라오스 들어갈 때 다시 출입국신고서 쓰고 나중에 다시 라오스에서 태국 들어올때 또 출입국신고서를 쓰는거였다.
이런 바보 같으니..그런데 대체 몇 번을 작성해야 되는거야... 우리는 남들 뒤로 줄을 섰다. 여권에 붙은 출국신고서를 찢더니 간단하게 그냥 통과였다.
대기해 있던 셔틀버스에 올랐다. 요금은 1인당 15바트.
이게 듣던대로 우정의 다리를 건너다 주는 버스였다.
버스는 다리를 건너며 5분 정도를 달려 우리를 라오스 출입국 사무소앞에 내려주었다.
내려서는 비자부터 작성하고 창구로 여권이랑 돈이랑 (1인당 30불) 주니 10여분 정도 있다가 다시 여권과 비자를 내준다.
<라오스 출입국사무실-왼쪽 작은 창구로 여권과 비자신청서, 돈을 내밀면 10여분후에 오른쪽 창구로 나온다>
이걸 보고 다시 출입국신고서를 작성하고 우리는 라오스로 입국했다.
입국세를 1인당 10바트를 받았다. 어느덧 시간은 11시 반이 되어 있었다.
뭘 하는데 이리 시간이 걸렸는지.. 환전소가 보이기에 일단 30달러만 환전을 했다.
당초 계획은 여기서부터 비엔티안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고 해서 (약 ·1시간 정도?)14번 버스를 현지인들하고 타고 가고 비엔티안에서 방비엥까지는 미니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게 또 삐딱하게 뒤틀린다. 여행이라는게 계획대로 착착 될 수도 있지만 예기치 못한 착오로 인해 엉뚱하게 갈수도 있긴 하다.
그건 그때 그때 알아서 대처해서 하면 되는 것이긴 했다. 지나고 나면 그게 또 다른 여행의 묘미이기도 했다.
정보에 의하면 라오스 입국후 약 5분간 걸으면 14번 버스 타는 곳이 나온다고 했었다. 5분이면 (10분이 될 수도 있기에) 피곤한 몸을 무거운 배낭 메고 가족들이 걷기는 약간 힘들수도 있는 거리다 싶어서 거기까지 뚝뚝이를 타고 가서 버스를 탈려고 달라붙는 삘기 한명한테 태국말과 영어를 섞어가면서서 버스정거장으로 가자고 했는데 알았다고 하면서 1인당 50바트를 내라는거다.
무슨 가까운 거리를 50바트나 달라고 하느냐면서 비싸다 깎아달라고 태국말과 라오말을 섞어서 해도 안먹히길래 좀 이상하게 생각은 하면서도 할 수 없이 올라타긴 했다.
얼른 목적지인 방비엥으로 가고 싶어서였다.
뚝뚝이에는 우리 외에도 3명이 앉아 있었다. 현지인 두명과 관광객 여자 한명.
그런데 한 10여분을 큰 도로를 그냥 냅다 달리는거였다. 무언가 이상했다.
버스정거장은 벌써 나왔어야 하는건데. 직감에 그냥 비엔티안까지 가는 뚝뚝이 같았다. 그냥 할수 없이 타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일반 버스를 타고 싶었는데.. 어떤 정보에 보면 뚝뚝이로 달리는 맛도 괜찮다고 했길래 그걸로 위안을 삼으면서 그냥 실려갔다.
날씨는 따뜻했고 달리는 맛도 그렁 저렁 괜찮았다.
우리 뒤로 웨스턴 커풀이 자전거를 타고 오길래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사람들도 손을 마주 흔든다. 속도가 훨씬 빠른 우리 뚝뚝이가 신나게 달리니 순식간에 뒤로 작게 사라진다.
꼬마애들도 걸어가는게 뒤로 보이길래 손을 흔들어주었다. 여기까지는 아주 괜찮았다.
조금 더 정도 달렸을까...털털털..하더니 뚝뚝이가 그만 고장이 나버렸다.
길 옆에 세우더니 시동을 거는데 덜덜거리면서 통 안걸리고 걸려두 몇미터 못가서 다시 서버리는 것이었다.
여행기를 읽어보면 장거리 로칼 버스는 가다가 한번씩 고장이 난다고는 했지만 뚝뚝이 고장 났단 얘기는 못들어봤는데 이거 라오스에 발 디디자 마자 고장이구나 싶었다.
한참을 그러다가 주유소 가서 기름도 넣어보고 별짓을 다했지만 시동은 걸리지 않았다. 아까 손 흔들어주었던 웨스턴 커풀이 어느새 자전거를 타고 가까이 오더니 날 보고 씨익 웃으면서 지나쳐간다.쩝~~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 기사가 핸드폰을 꺼내서 모라모라 하는 폼이 고치는 사람을 불르던지 다른 차를 불르던지 하는거 같긴 했다.
같이 있던 일행 중에 인도여자 같이 생긴 까무잡잡한 여자가 나보고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그 여자는 멕시코에서 왔다고 했다.
영어가 딸려서 그 이상은 대화가 진전이 없었지만 멕시코면 엄청 먼거리에서 온거였다. 한 3-40분을 지루하게 대책없이 기다렸을까..
뚝뚝이 하나가 우리 옆에 와서 섰다.
우리 기사는 그 기사와 흥정을 하는지 돈을 주고 받고 하는데 이거 말이 통해야 뭐라구 한마디도 하고 얼마인지 단단히 따지고 옮겨 탈텐데 그냥 찍소리 못하고 구경만 하다가 옮겨 탔다.
현지인 2명도 마찬가지였다.기다리면서 별로 화내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듣던대로 라오스 백성들은 그러한건가..
하다못해 고장났으면 얼른 다른차를 불르던가 고칠수 있게 사람을 빨리 부르라고 보채기도 할만한데 그냥 마냥 기다린다.
3-40분을 길에서 그냥 보낸 셈이었다.
으..아까운 시간. 두번째 뚝뚝이는 30여분을 더 달려서 시장이 보이는 어디에선가 현지인 남자 하나를 내려준다.
선글라스를 끼고 나름대로 멋을 낸 그 사내는 나를 보면서 여기가 모닝마켓이라고 가르쳐 주길래 “ 아~ 딸랏사오? ”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기사보고 방비엥 가는 VIP 버스를 타고 싶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고는 어디론가 다시 달려갔다.
듣기로는 시장 뒤편에 터미널이 있다고 하여 그리 데려다 주나보다 했다. 잠시후 좁은 도로를 돌아 들더니 무슨 투어라고 쓴 사무실 같은데서 우리를 내려준다.
외국인 여행자 몇몇이 그 앞에 있는 간이 의자에 앉아있었다
<방비엥행 버스를 타라고 내려준 비엔티엔의 투어 사무실>
뚝뚝이 기사는 우리한테 60바트씩을 요구한다. 이런~~내 이럴줄 알았다.
당초 50바트씩에 오기로 했는데 무슨 소리냐 따졌더니 자기는 중간에서 고장난 차 대신 왔으니 10바트씩을 더 받아야 한다는 거였다.(사실 말은 잘 안통했지만 그런 느낌이 팍 왔다)
오히려 우리 입장에선 덜 내두 시원찮은 판에 이건 더 달라니 적반하장이었지만 말이 안통하니 답답해도 어쩔수 없었다.
그리고 10바트 가지고 싱강이 하기도 그래서 그냥 웃으면서 줘버리고 말았다. 시간은 1시가 되었다.
우리는 그 투어사무실에 가서 버스 시간을 보니 1시반에 출발이었고 요금은 7달러였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을거 같아서 둘러보니 간단한 국수 파는데도 없고 구멍가게 하나만 보여서 그리로 가니 빵도 종류가 달랑 허접한 카스테라 한가지밖에 없었다.
이거라두 버스 안에서 먹자하고는 음료랑 같이 샀다.
그런데 좀 있다가 우리가 앉아 있던 길 앞으로 어떤 아줌마가 먹을거 같이 보이는 것을 리어카에 끌고 지나가길래 얼릉 나가서 보니 떡이었다.
모양도 이쁘고 먹음직스러운게 종류도 다양했다.
이거 저거 4가지 종류쯤을 20개쯤 골고루 골라서 비닐봉지에 담고는 계산을 했는데 겨우 11,000낍이었다(우리돈 약1100원)
정말 너무 저렴했다. 맛을 보니 찹쌀로 만들었는지 속두 들었고 아주 맛있었다.
<길가던 리어카에서 사먹은 떡- 아주 훌륭한 요기거리였다.>
우리가 사서 먹는걸 보더니 앉아서 기다리던 웨스턴들도 그 리어카로 몰려가서 떡을 사는 것이었다.
이윽고 시간이 돼서 버스가 왔다고 타라고 해서 보니 미니버스 2대가 대기해 있는게 아닌가.
VIP 버스가 아니고 미니버스였던 것이다.
어쩐지 버스가 들어와서 돌리고 하기엔 좁은 도로다 싶었다.
우리 미니버스엔 1명이 자리가 덜 차서인지 30여분을 기다리다가 결국 1명을 못채우고는 2시에나 출발했다.
동시에 떠난 2대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달려갔다.
1시간 반쯤 평지의 도로를 잘 달려서 지나더니 이내 산길로 접어들었다.
그리 높은 산들은 아니었는데 꼬불꼬불 계속 산길의 연속이었다.
몇몇 이름 모를 동네도 지나고... 가옥들은 왜 그리 길가에 주로 세워져 있는지 개들이랑 꼬마들이 길가에서 노는데 지나가는 차들 때문에 몹시 위험해보였다. 좀 달리더니 산고개 길에서 잠시 세운다.
그러더니 사람들보고 볼일들을 보고 오라는 거다.
듣던대로 여기다 세워서 화장실 볼일을 보게 하는구나 싶었다.
남자들은 대충 숲 쪽에서 볼일을 보고 여자들은 길 건너 숲속으로 사라졌다.
<가다가 산고개길에서 잠시 휴식>
10여분후에 다시 출발하여 정확히 출발한지 3시간만인 5시에 방비엥에 도착했다.
방콕에서 기차가 밤 8시 40분경에 출발했으니 그로부터 거의 20시간이 걸린 셈이었다.
작년에 아란을 거쳐 캄보디아 갈때도 북부터미날에서 한참을 버스 타고(3시간 반 정도던가...?)
또 비포장 도로를 택시로 3시간을 달려갔었지만(정확히는 비포장길은 1시간 반이 채 안된다) 그래도 10시간만에 씨엠리업에 도착하긴 했는데 방비엥은 정말 멀긴 먼 길이었다.
널찍한 공터에 도착하더니 몇 대의 차량이 보이는데 여기가 활주로로도 쓰였다는 그 공터 터미널인듯 싶었다.
우리 미니버스는 공터를 한바퀴 돌아 동네로 접어들더니 여행객들이 꽤 보이는 큰 골목으로 들어가서 어느 숙소 마당으로 들어가더니 우리를 내려주었다.
내려서 보니 바로 길 건너 앞에 책에서 보던 루앙프라방 빵집이 보인다.
묵을만한 숙소 정보 몇 개를 메모해오긴 했지만 우리가 내린 그 숙소에서 어떤 여자가 나오더니 우리보고 몇 명이냐고 묻더니 우리가 묵을만한 큰방이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방 구경을 해보자고 했더니 1층 방을 보여준다.
킹사이즈의 더블 베드와 싱글 베드 한 개가 있었는데 더블베드는 커서 3명이 잘만 했다.
더운물 나오냐고 했더니 나온다고 했고 하루 6달러라고 했다.
다른데 같았으면 2일 묵을거니 좀 깎아달라고 했을텐데 워낙 저렴해서 암말 않고 그냥 거기 쓰기로 하였다.
짐을 풀고 나와서 간판을 보니 거기가 바로 독쿤1 하우스였다.
<우리가 묵었던 독쿤 1 게스트하우스>
맞은편의 루앙프라방 빵집 바로 옆에 리버사이드 투어라고 있길래 내일 투어를 위해서 예약을 하러 들어갔다.
여기 오기전에 좀 고민을 했었다. 여러 정보를 보니 튜빙은 건기때는 물살도 너무 느리고 여러시간을 물속에 잠겨서 내려와 좀 추운게 단점이라고 했고 중간의 동굴 탐사도 좀 험한 코스로 설명이 되어 있었다.
또한 카약킹은 아침에 시작해서 오후 5시쯤 끝나는데 중간에 바비큐 식사가 제공되고 역시 동굴탐사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카약킹이 다음날 팔다리가 쑤실 정도로 힘들다고도 하고 잘못하면 배가 뒤집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물론 구명조끼는 주긴 하지만. 그거 말고는 모터 달린 쪽배를 (4불인가..) 빌려서는 1시간 넘게 쏭강 상류까지 도는 투어도 있다는 거였다.
여기와서 보니 날씨는 여름 날씨가 아니라 약간 더운 가을날씨 같아서 도저히 튜빙은 못할거 같았다.
그러면 할거라곤 카약킹이나 모터 쪽배 렌트 밖에 없는데 우리가 여기 오기 전에 이미 방비엥에 다녀갔던 경험이 있는 miles님의 쪽지에 의하면 카약킹을 꼭 하라고 권하고 있긴 했다.(miles님하고는 이미 씨엠리업에서 우리 가족들과 한차례 만났었다. 큰딸애 선미와 이름이 같았다.)
miles님은 지난번 우리가 베트남에 갈때도 나짱의 보트투어를 강력하게 권해주어 예정에 없던 나짱으로 가서 그 투어를 했는데 정말 안했으면 큰 후회를 할 뻔 하였었다.
이래서 먼저 경험해 본 사람들의 정보가 중요한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태사랑 라오스편에서 어떤 분의 경험으로는 자기애는 초등학생인데도 카약킹이 하나도 힘들지 않고 재미있으니 꼭 해보라고도 해서 난 카약킹으로 마음을 기울였다.
그런데 문제는 내일 하루밖에 방비엥에 있을 시간이 없는데 종일 카약킹 투어로 보내기는 시간이 좀 아까웠다.
오토바이도 좀 빌려타고 싶고 책에 있는거 같이 쏭강 주변의 노천 카페에 편하게 자리 잡고 맥주를 마시면서 책도 보고 느긋하게 쉬다가 오후 5시쯤 떠내려오는 튜빙 하는 사람들과 카약킹 하는 사람들을 여유있게 구경하고도 싶었다.
이 멀리 와서 내일 하루만 즐기고 모레 떠날 생각을 하니 아쉽기도 해서 하루를 더 있고도 싶었지만 이미 농카이에서 버스표도 예약을 해왔거니와 중요한건 서울에서 파타야의 좀티엔 가든 호텔의 4인용 스윗트룸을 2박동안 무려 15만원 정도를 주고 바우쳐를 끊어왔기에 일정 변경은 어림도 없었다.
여기의 독쿤하우스 1박에 6불에 비교하면 거의 10배도 넘는 금액이었다.
나는 투어사무실로 들어가 얘기를 했다.
일단, 우리 가족이 4명인데 소그룹으로 카약킹 투어를 하고 싶다고 했다.가능하냐고 했더니 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곤 시간도 없고 좀 피곤할거 같아 일찍 쉬고자 반일만 투어 하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했더니 그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오 빙고~!
단, 동굴 탐사와 점심 제공은 없고 오직 2시간 카약킹뿐이라고 했다.
반일 투어가 가능하다고 해서 다행이었지만 동굴탐사도 못하고 달랑 2시간 카약킹뿐이라 좀 아쉬웠지만 그리 하기로 했다.
원래 하루종일 투어는 1인당 12불이었지만 반일은 1인당 8불이었다.
4명이 32달러였다. 나는 30달러에 하자고 깎았는데 겨우 1달러 깎아주었다.
시간도 우리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서 우리는 11시부터 하기로 하고 예약을 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베트남 나짱의 보트투어는 하루종일 여러섬들 투어하고 점심도 주고 과일 파티도 해주고 오락시간도 벌리면서 1인당 6불인거에 비하면 무지 비싼거였다.
카약이 뭐 기름이 들어가길 하나.. 내 계획으로는 1시까지 카약킹을 하고 돌아와서 점심을 얼른 먹고는 가까운 탐짱 동굴을 뚝뚝이를 타고 우리끼리 구경갔다 온후에 쏭강 주변의 노천 카페에 자리 잡고 저녁때까지 쉬면 아주 훌륭하고 알차게 하루를 보낼거 같았다.
결국 하고 싶은걸 하루에 다 하는 셈이었다.
이렇게 빠듯하고 바쁘게 일정 잡고 싶지가 않았는데 참으로 어쩔수 없었다.
8일만에 라오스를 맛보고 또 애들이 가고 싶어하는 바닷가도 가는 2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허긴 처음부터 예견된 일정이긴 했다.
어쨌든 반일 투어가 다행히 있는 바람에 원하는 일정을 내일 다 할 수 있게 되어 나는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해 지기 전에 얼른 다리쪽의 경치를 보고자 쏭강 쪽으로 걸어가서 튜브 빌려주는 공터 앞을 지나 강변으로 내려갔다.
사진에서 보던 산과 얼기설기 만든 나무다리가 작은 강을 가로질러 놓여 있었다. 건기라서 그런지 강이라기 보다는 큰 개울 같았다.
뒤로는 멋진 큰 바위산을 배경으로 하면서 잔잔히 흘러가는 쏭강의 풍경은 지는 해와 어울 리면서 마치 한폭의 그림 같은 경치였다.
<쏭강의 풍경>
잠시 경치를 감상하다가 우리는 동네를 천천히 걸으면서 저녁 먹을데도 찾을겸 구경을 했다. 6시가 되니 벌써 어두컴컴해졌다.
그리고 날씨도 아주 쌀쌀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긴 옷 또는 패딩 잠바를 입고 다니고 현지인들은 털모자에 목도리까지 하고 다닌다.
그래도 일부 추위 안타는 웨스턴들은 반팔에 심지어 나시티를 입구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도 밤기차에서 추위에 질렸기 때문에 든든히 입고 나갔다.
거의 서울에서 공항 나갈 때 입었던 초겨울 의상 컨셉이었다.
걸어서 한바퀴 도니 벌써 동네 구조가 파악이 되었다.
튜브 빌려주는 공터에 바나나 팬케익 리어카가 3-4대 나와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바나나 팬케익을 좋아하는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2개를 시켰다. 라오스 스타일은 어떤가 했는데 태국 카오산보다 비싼 10,000낍(1000원) 이었지만 크기는 훨씬 더 컸다.
이곳의 큰 카페들은 대부분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웨스턴들은 비스듬히 누워서 열심히 그걸 보구 있었다.그런데 모니터들이 작은 크기였다.
루앙프라방 빵집은 빵집인데도 밤에 영화를 상영하는데 그 집은 화면이 아주 컸었다.
100인치 정도 될려나.. 우리는 골목길들을 슬슬 걸으면서 이리저리 구경도 하며 식당을 골랐다.
대체로 레스토랑 안이 어두웠다. 저런데서 어떻게 음식을 먹나 싶을 정도로 어두웠고 정육점 같이 붉은 조명이 대부분이었다.
곧 크리스마스인데도 한두군데 말고는 별로 크리스마스 장식도 없었다.
가끔 웨스턴들이 산타모자를 쓰고 다니거나 배낭에 크리스마스 반짝이를 장식하고 다니곤 하였다.
<유일하게 화려하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레스토랑>
우리는 밖에 있는 메뉴들을 살펴보면서 적당한 식당을 고르는데 여기 음식값이 태국이랑 비교해서 만만치가 않았다.
쌀국수가 보통 10,000낍 내지 12,000낍 (1000-1200원) 볶음밥도 20,000-25,000낍 정도 하는데 전혀 태국보다 싸지가 않다.
쏭강으로 향하는 대표적인 길이 두 개 있는데 우리 숙소 있는 쪽이 더 비쌌다. 우리는 한바퀴 돌아 옆의 골목길로 따라 올라갔는데 드디어 적당한 식당을 하나 발견했다.
쌀국수 값만 보면 그 집 가격 수준을 알 수가 있었는데 그 집은 8000낍 하였다.
그 집 맞은편에서는 길에 내논 석쇠에서 바비큐가 연기를 피우면서 지글 지글 익고 있었는데 먹음직스러워서 저절루 침이 넘어갔다.
저것두 라오 맥주랑 같이 먹고 싶었는데 그 집은 다른 식사가 없고 바비큐 고기만 구워 파는거 같았다.
우리는 식당에 자리잡고는 쌀국수와 볶음밥, 과일쉐이크, 라오맥주를 시켰다. 나는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다가 도저히 참을수 없어서 조금 사와서 맛을 볼려고 아까 그 앞집 바비큐 집에 갔다.
석쇠에는 돼지인듯한 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 같은 고기가 맛있는 냄새와 함께 지르지글 익고 있었다.
나는 돼지고기를 가리키며 포크? 하고 물었더니 그 아줌마 고개를 끄덕인다. 그 옆에 고기가 더 먹음직스러워서 이건? 하고 가리켰더니 아줌마는 고~ 한다.
몬 소린가 하고 응응? 하고 못알아듣는 시늉을 했더니 아줌마 “매해해해~~ ”한다.
아하~~~ 매해해? 나는 따라 하면서 그만 푸하~웃고 말았다. 아줌마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염소고기였던 것이다. 이런거 보면 여행을 와서 일상 생활만 하는데는 그다지 대단한 외국어가 필요하지 않은듯도 했다. ^^;
나는 염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가리키면서 20,000낍어치(약 2천원)를 사고는 우리 식당을 가리키며 그리 갖다 달라고 했다.
우리 식당 아줌마도 앞집서 바비큐를 사와서 먹는걸 웃으면서 네버 마인드 ~~ 하면서 괜찮다고 허락했다.
바비큐집 아줌마는 고기 한접시와 야채도 듬뿍 푸짐하게 한접시를 담아서 쏘스와 같이 갖다줬는데 라오맥주와 같이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우리 식당 아줌마도 인심이 좋은지 우리가 식사를 다하고 나니 과일 한접시를 내왔다.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맛도 괜찮고 친절하고 아주 좋은 식당이었다.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나오니 8시 반쯤 되었는데 일부 여행자들이 죽치면서 영화를 보고 있는 카페들과 식당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파장 분위기였다.
날씨는 늦가을 밤 기온 같았다. 입김을 호..하고 불어보니 약하게 입김이 보이는 정도였으니 추운 정도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우리는 어제부터 장거리 이동도 했고 피곤도 하여 숙소로 가서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하였다.
우리 숙소인 독쿤하우스 1층 우리 방 바로 바깥쪽에는 뜨거운물이 나오는 보온물통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라오차와 바나나가 공짜라고 써있었다.
라오차는 옆에 놓여 있었지만 바나나는 머무르는 내내 한번도 구경을 못하였다.
우리는 전에 여행 다닐때는 커피믹서와 녹차를 몇 개씩은 가지고 다녔는데 늘 더운물이 나오는곳이 없어서 한번도 먹어보질 못했다.
그래서 이번엔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그냥 오니깐 뜨거운 물이 눈앞에 있는 것이었다.
뜨거운 커피 믹서 생각이 간절했다. 숙소의 담요는 두툼했다.
우리는 기차에서 추위에 떨던 생각이 나서 반팔티 위에 긴팔 티를 걸치고 긴바지도 입고 하여 완전히 무장을 하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집에 있는 뜨끈한 은매트 전기 장판 생각이 왜 그리 간절하던지..
<오늘 쓴 돈 내역>
식사 및 간식대 : 600바트+155,000낍
교통비 : 3,100바트 + 28달러
기 타 : 60바트 +151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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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3760바트+179달러+155,000낍(₩29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