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가족 네번째 배낭여행기(2.농카이로)
2. 둘째날 (12/21. 목) -농카이로
아침에 늦잠을 좀 자려구 했으나 그놈의 닭소리 때문에 자다 깨다했다.
처음 왔을 때 만남의 광장 숙소 뒤편 닭소리 때문에 아침잠을 설치게 하더니 여기에서도 그랬다. 아주 닭들이 발악하는거 같았다
여기 닭들은 특이하게 꼬끼오~하다가 끝소리를 꼭 한번 더 질러준다.
라오스의 닭들도 만만치 않다던데 괜시리 불안해진다.
우리는 그래도 겨우 겨우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애들을 우리 숙소로 오게 하였다.
오늘은 밤차로 타고 갈 것이니 낮동안은 배낭을 맡겨두어야 했다.
다행히 에라완이나 람부뜨리 두군데서 다 배낭을 맡아주겠단다.
우리는 람부뜨리에 맡기기로 하였다. 큰 거리로 나오기가 아무래도 에라완 보다는 람부뜨리가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곤 낮 동안은 시내를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가 농카이로 야간기차편으로 가기로 하였다.
야간의 교통수단은 버스와 침대열차가 있었는데 시간은 버스가 덜 걸렸지만 이왕이면 골고루 우리는 한번씩 경험해보기로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침대차 타볼 기회가 앞으로 없을거 같아서였다. 예전엔 침대열차가 있었는데 요즘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침에 배낭 싸고 씻고 준비하는동안 난 택시를 타고 훨람퐁역으로 일단 기차표를 예매하러 가기로 했다.
가서 표가 있으면 사서 오늘밤에 올라가고 없으면 그냥 VIP버스로 간후에 농카이도착후 24일 내려올 기차표를 미리 예매하려고 마음 먹었다.
택시를 잡았는데 기사가 어디 가냐고 묻는다.
난 “훨람퐁 롯파이 스테이션~” 했다.
그랬더니 200바트를 달라고 하는게 아닌가..?
푸헐..이놈이..누굴 바보로 아나..사람 잘못봤지 여기서 훨람퐁역을 택시로 대여섯번은 더 타고 갔었구만..
난 타려다가 말없이 내리면서 문을 닫았다.
기사는 그제서야 “러이 바트!!” (100바트)했지만 난 뒤도 안돌아보고는 다른 택시를 잡아 탔다.
카오산에서 훨람퐁역까지는 50바트 약간 넘는다. 암만 막혀도 60바트는 안넘는 거리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딱 51바트 나왔다. 난 60바트를 주고는 나머지 거스름돈은 기분 좋게 넣어두라고 하고는 내렸다.
운전기사는 “컵쿤캅~” 하고 인사를 한다.
2월달보다 12월의 날씨가 더 선선한건지 이상 기온인지 방콕의 날씨는 생각보다 덜 더웠다.
훨람퐁역에 가서 외국인 안내센터에서 짧은 영어로 이리 저리 물어보니 끝 쪽 창구를 가리키며 거기서 기차 타임 스케쥴을 받아서 보라구 했다.
한 장 받아서 보니 밤 8시 50분 출발 기차였다.
밤엔 날이 선선할거 같아서 창구로 가서 팬으로 침대차를 예약을 하려하니 표가 없고 위쪽 (UP) 침대만 열몇개 정도 남았다고 컴퓨터 모니터까지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다. 도착 시간은 아침 9시였다. 꼬박 12시간 걸린다.
농카이로 가서 국경을 넘고 비엔티안까지 가면 거기서 방비엥 가는 버스는 아침 10시인가 10시반하고 낮 1시반에 있었다.
이제와서 생각이지만 여기서 내가 생각을 좀 더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VIP 버스는 9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좀 더 이른 아침에 농카이에 도착하게 되고 수속을 마치고 비엔티안까지 와서는 아침 10시나 10시반 버스를 타고 방비엥에 오후 1시나 2시 사이에 도착할 수 있었던 반면에 기차를 타게 되면 아침 9시에나 도착하게 되어 비엔티안에서 오후 1시반 버스밖에 못타게 되니 방비엥의 도착시간이 거의 5시가 되기 떄문에 그만큼 시간적으로 불리하였던 것이다.
더구나 버스를 타게 되면 농카이에 도착해서 3일 뒤의 방콕행 기차를 (시간도 충분하니)마음에 드는 위치로 예약하여 살 수 있었던 것을...
어쨌든 난 이왕 여기 온김에 표가 있으니 그냥 사버리자 하고는 UP으로 4장을 샀다.(1장에 688바트)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애들과 와이프는 배가 고프다고 난리였다.
람부뜨리에서 체크아웃을 하고는 짐을 맡겼다 배낭 한개당 20바트를 받았다.
시간이 12시가 훨씬 넘어서서 이제 먹으면 아침 겸 점심인 셈이라 우리는 이번에 필히 먹어보기로 한 똠얌꿍을 먹어보기로 했다.
카오산 메인로드의 D&D Inn 옆에 유명한 똠양꿍 집이 있다고 해서 그리 갔다.
똠얌꿍 레스토랑이라고 간판이 크게 걸려 있어서 찾기가 쉬었다.
작년에 발맛사지를 받았던 허벌맛사지 골목으로 쭉 들어가니 넓은 식당이 나왔다.
그런데 오후 2시 이후에나 영업을 한다는 거였다.
우리는 이따 다시 오기로 하고 나왔다.
그리고는 람부뜨리 골목의 카페에서 밥을 먹고는 센트랄 월드가 있는 시내로 나가기로 하였다.
뭘 타고 갈까 하다가 짜오프라야 강에서 제대루 수상버스 한번 타보자 하고는 에라완 숙소 골목을 다시 지나서 파아팃 거리로 나와 길을 건넜다.
이쯤 어딘가가 방람푸 선착장인듯 했다.
파쑤멘 요새 쪽으로 슬슬 걸어 올라가다보니 왼편으로 좁은 골목이 나오는데 그 끝으로 강이 보이고 매표소 같은게 보였다.
<파아팃 거리의 방람푸 선착장 매표소- 파쑤멘 요새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골목이 나타난다>
얼핏 여기구나 하는 직감이 왔다.
아니나다를까 거기서 아줌마가 배표를 팔고 있었다.
거기서 싸판딱신? 하니깐 고개를 끄덕이며 표를 끊어준다 1장에 18바트다.
우리는 싸판딱신까지 가서 거기서 BTS를 타고 씨얌으로 가기로 했다.
그냥 직접 택시 타고 가는게 더 빠르고 요금도 적게 나오겠지만 그냥 시간도 충분하니 안타본거를 타보고 싶었다.
15분쯤 있다가 배가 왔다. 아줌마는 친절하게 저 배를 타라고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르쳐 준다.
배는 생각보다 꽤 컸다.
배는 강건너 이쪽 저쪽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태우는데 선착장 마다 번호와 지명 이름이 써 있었다.
<수상버스는 생각보다 꽤 컸다>
<정거장마다 사람들이 타서 흩어져 앉는데도 이 언니 귀신같이 찾아가서 요금을 받는다>
교통체증도 없고 시원하고 탈만 했다.
약 30분을 타고 가서 NO 1 이라고 써있는 싸판딱신에 도착하였다.
거기서 싸판딱신 BTS역에 가서 씨얌까지 가는 표를 뺐다.(1인당 25바트)
탈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요 BTS 요금이 은근히 비쌌다.
출구로 나오니 파라곤 스토아와 연결이 되어 있었다.
그냥 구경하다가 센트랄 월드를 찾을려고 거리로 나왔다.
짐을 줄이려고 라오스와 태국 북부만 있는 헬로태국 가이드책만 가지고 왔더니 시내 지도가 없어서 방향을 도통 모르겠는거다.
대충 저쪽이 맞는거 같긴 한데...예전에도 지도상으론 한블럭 정도였는데 한참 걸었던 기억이 나서 택시를 타기로 하였다.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다.
“커톳캅..센트랄 월드 유티나이캅? ” (죄송합니다 센트랄 월드가 어디인가요)
그 행인은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킨다.
됐다 방향만 알면 되는거였다. 역시 처음에 짐작 가는 그 방향이었다.
우리는 택시를 잡아탔다. 역시 생각보다 꽤 거리가 있었다.
센트라 월드에 도착해서는 특별히 살게 없어서 이리저리 구경만 다녔다. 여기는 각 매장마다 터져 있어서인지 무지 넓었다.
더운나라의 크리스마스 풍경은 어떤가 궁금했는데 백화점 안에만 일부 장식해 놨고 그곳에서만 캐롤이 흘러나올뿐 거리는 전혀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센트랄 월드의 크리스마스 장식>
어슬렁거리다 보니 다리가 아팠다.
우리는 다시 택시를 타고 카오산으로 돌아왔다.
약간 출출해서 우리가 늘 즐겨먹었던 과일쥬스 집 앞 노상 쌀국수집으로 갔는데 아직 문을 안열은 것이었다.
여기도 저녁 장사인거 같았다.
이집 쌀국수 꼭 먹고 싶었는데 이번엔 인연이 닿질 않았다.
할 수 없이 길거리 볶음 국수랑 바나나팬 케익을 사먹고는 과일 쥬스를 사 먹었는데 날이 덥지 않아서인지 수박쥬스도 레몬 쥬스도 그다지 시원하고 맛있지가 않았다.
예전에 한참 더울떄 한모금 들이키면 머리가 띵 할 정도로 시원했는데 방콕의 날씨가 전에 같지 않았다.아무래도 12월이라 그런거 같았다.
저녁 무렵엔 오히려 긴팔이 적당할 정도였다.
그리곤 WATSONS을 가서 선크림 등 잡화를 좀 사고 이리저리 구경을 다니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와이프와 애들은 헤나를 하고 싶다고 하여 3명에 400바트로 흥정하고 헤나를 하기로 했다.
< 헤나- 생각보다 오래 안간다. 조심해도 한 3,4일 정도..?>
난 전에 해봤는데 3-4일이면 그냥 지워지길래 하지않고 그동안 허벌 맛사지에 가서 타이 맛사지를 받기로 했다.
30분만 100바트를 주고 했는데 너무 정성껏 하고 온몸이 시원했다.미안해서 20바트를 팁으로 줬다.
D&D Inn 옆에 있는 이 허벌 맛사지는 한국사람들이 자주 오는지 간판에 한국말로도 써 있고 따끈한 차와 파인애플도 서비스로 준다.
맛사지후 우리 가족은 아까 그 똠얌꿍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여기서 저녁을 먹고는 기차역으로 가서 드디어 침대열차를 타고 먼 길을 떠나는 것이다. 시간은 어느덧 6시가 되가고 거리는 어둑해질려고 한다.
똠양꿈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낮에 보는거보다 분위기가 아주 괜찮았다.
자리에 앉아서 종업원이 갖다 주는 메뉴를 보니 똠얌꿍옆에 120바트 180바트 두가지로 써있길래 이게 모냐고 물으니 종업원은 스몰, 빅사이즈라고 말하면서 우리 4명이면 빅사이즈가 적당할거 같다고 했다.
생각보다 저렴했다.
우리는 아까 간식도 먹고 해서 그다지 배고픈 상황이 아니라 샐러드와 음료도 생략하고 달랑 똠얌꿍과 포트밥(45바트)을 하나 시켰다. 너무 적게 시켜서인가..우리 테이블 서빙하는 종업원 안색이 좀 심드렁한거 같기도 하고 테이블이 좀 허전해 보이긴 했지만 뭐 어쩔건가 우리가 이것만 먹구 싶다는데야...
잠시후 불이 밑에서 타오르고 있는 똠얌꿍 냄비와 밥을 밥통째로 가져왔다.
맛을 보니 새큼하고 매콤한게 맛이 괜찮았다.
요 상태에서 맛있는 김치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우리는 튜브 고추장을 짜서 비벼먹으며 아쉬움을 달랬다.다 먹고 계산하면서 그 종업원한테 팁으로 20바트를 주니 금방 입에 미소를 지으며 컵쿤캅~ 하고 꾸벅 인사를 한다.
500원 정도를 팁으로 주면서 참 대우 받는다 싶었다.
더 이상 시간 때울데가 없어서 우리는 배낭을 찾아서 훨람퐁 역으로 갔다.
아직 이른 시간인지 예전같이 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사람들은 없었다.
아직도 1시간이나 남았다.
물도 좀 사고 앉아서 기다리다가 시간이 되어 드디어 기차에 올랐다.
<드디어 침대열차를 탄다>
나는 처음에 침대 기차는 영화에서나 보던거 같이 한쪽만 통로고 방같이 꾸며져 있는줄 알았다. 4인실이나 6인실로..
그런데 웬걸, 가운데로는 일반 기차 같이 쭉 통로가 나 있었고 양쪽으로 아래쪽은 마주 보고 있는 작은 좌석으로 되어 있었고 위만 침대가 길이로 걸려 있는게 아닌가...
이거 뭐 이렇게 희안하게 생겼냐.하면서 좌석표를 보고 번호를 찾아가니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좌석을 두고 왼쪽엔 짝수 번호가 오른쪽엔 홀수 번호가 써 있는데 우리는 4개가 죄다 홀수였다.
<침대칸 실내>
잠시 머리를 굴렸다.우리가 윗칸 침대로 산건 분명한데..아래칸은 그럼 침대가 아니고 좌석으로 앉아서 가는거란 말인가..그럼 앉아서 가다가 졸리면 위로 기어올라가서 자면 되는건가..
우리가 헤매니깐 옆에 마주 앉아있던 부부로 보이는 웨스턴 남자가 말한다.홀수는 UP이다 라고..
난 그제서야 아하~~ 하고 짐작이 갔다.
어디선가 들었던 얘기가 생각이 났다. 아래 좌석이 침대로 변한다고..
우리는 번호대로 위쪽 우리의 침대로 배낭을 옮기고는 일단 아래의 빈좌석에 마주 앉았다.
좌석은 좁아서 둘이 앉기는 좁았지만 우리는 끼어서 앉았다.
8시 40분이 돼서 기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발한지 10여분 지났을까..어떤 아줌마가 오더니 메뉴판을
보여준다.
VIP 버스는 물도 간식도 준다고 하길래 이 기차도 밤새 하두 오래 가니깐 꽁짜로 저녁을 주는건가 하고 물으니 내일 아침 식사인데 돈내야 된단다.
메뉴도 웃기는게 한 장의 프린트인데 반을 갈라서 한쪽은 거꾸로 써서 마주 앉은 좌석의 사람들이 서로 제대루 보이게 재미있게 써 있었다.
메뉴는 달랑 두가지, 죽과 빵 세트였는데 무려 150바트나 하였다.너무 비싸서 우리는 안먹는다고 하였다.
어차피 잠 잘거고 농카이에 내려서 느긋하게 먹으면 그만이었다.아 그런데 이 아줌마 아주 끈질겼다.
영어로 너네 아침 9시 도착까지 배고파서 어떻게 갈려구 하냐..
다들 여기서 먹으니 너네도 먹어야 된다는 식으로 아주 끈질기게 늘어붙는다.
내가 "마이 미땅~" (돈이 없다)해도 안통한다. 잡상인들 붙을때 이 말 한마디 하면 웃으면서 웬만하면 떨어지는데 이 아줌마 아주 대단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음식을 좀 사와서 보여주는건데...역시 정보 부족이었다.
농카이로 가는 교통편은 여행자들 대부분이 버스로 가는지 침대열차의 정보가 태사랑에도 부족하였었다.마치 안먹으면 밤새 잠 못재우고 옆에 앉아서 강매하려구 하는 분위기라 할 수 없이 빵 2셋트와 죽 2세트를 주문했다.
1시간쯤 지났을까 열차승무원이 오더니 열차칸의 끝에서부터 차례로 아래쪽 2개의 좌석을 펴고 침대로 만들더니 시트를 깔고 침대로 만드는 것이었다.
아하...저렇게 만드는구나.. 위쪽 침대칸에도 시트를 깔아줘서 잘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러니깐 아래 좌석에 마주 보고 있던 2명의 일행은 하나는 아래쪽 침대에 하나는 위로 올라가야 하는거였다.
난 좀 더 앉아서 밖에 구경도 하다가 졸리면 자고 싶었지만 더 앉아가고 싶어도 침대를 만드는 바람에 앉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사다리를 타고 우리는 각 자 위로 올라갔다.
<선반에 들어가 있는것 같은 위의 침대칸>
길이가 참으로 옹색했다. 발을 쭉 뻗어 대충 길이를 계산해보니 180센티가 약간 넘을까 말까였다.
키가 큰 사람들은 발도 쭉 못 뻗고 참 괴롭겠구나 싶었다.
마치 윗칸의 짐 넣는 선반에 들어가 있는 셈이었다.
옆으로는 떨어지지 말라고 밸트 같은게 2개 쳐져 있었는데 좀 허접했다.
그리곤 온몸을 감쌀수 있는 담요를 한 장 줬는데 너무 얇아서 마치 타올 덮는거 같았다. 근데 분명히 팬으로 달라고 하였는데 이상한게 선풍기는 안돌아가고 에어콘이 살살 나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서늘한데다가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웬 에어콘인가..
다들 긴팔티로 무장하고 잠이 들었다. 피곤한지 나도 이내 잠은 들었는데 자면서 너무 추워서 거의 1시간에 한번씩 눈을 떴다.
<오늘 쓴 돈 내역>
식사 및 간식대 : 775바트
교통비 : 3264바트
기 타 : 1254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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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5293바트(₩148,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