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가족 네번째 배낭여행기(1.방콕으로)
◈ 선미네 가족 4번째 배낭여행기
-글머리에-
처음 배낭여행을 태국에서 시작하여 그 이듬해 캄보디아, 그리고 작년 2월에 베트남을 거쳐 이번엔 라오스로 계획하였습니다.
매년 2월 중순쯤에 가족여행을 갔습니다만 이번엔 구정이 늦어서 여행하고자 하는 기간에 겹치고 또 구정을 지낸 다음에 1주 정도 휴가를 가려니 너무 쉬는 기간이 많아서 고민하던 차에 막내인 선경이가 방학 무렵이니 체험학습이 가능할거다란 말을 듣고는 부랴부랴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가뜩이나 비싼 비행기값이 12월 21일을 기준으로 무려 10여만원이나 차이가 나길래 출발일은 19일이나 20일부터 하기로 하였습니다.
항상 2-3개월 정도 전부터 준비를 해왔는데 이번엔 불과 20여일밖에 기간이 없어 나름대로 자료 수집차 무척 바빴고 더구나 라오스는 교통정보가 생각 외로 부족했습니다.
배낭여행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초행길에서는 교통정보가 제일 중요합니다.
숙소나 먹는거는 어디 가두 있게 마련이니...
처음엔 아시아나로 밤 9시 반 도착하여 밤 11시에 농카이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바로 가려고 계획을 하였고 라오스 여행 후에 방콕으로 돌아오는 12월 24일 이브를 카오산에서 보내고자 동대문을 통해 미리 숙소까지 예약을 하였으나 어느분이 농카이로 가는 버스는 밤 9시밖에 없다고 하여 어떤 정보가 맞는지 무척 고심하였습니다.
결국은 직접 가서 확인하여 버스가 있으면 바로 그날밤으로 농카이로 가고,만약 없으면 방콕으로 가서 하루 자고 다음날 밤에 가기로 하고 떠났습니다.
마음 같아선 비엔티안, 방비엥을 거쳐 루앙프라방까지 코스로 돌고 싶었지만 해변구경도 하고 싶어하는 가족들 때문에 파타야 산호섬에도 가보기로 하고 볼과 2박 3일간만 방비엥에 머물렀습니다.
방비엥은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유명한 유적이나 볼거리는 없어도 산과 물 그리고 나무다리의 조화... 여행기를 올리는 지금도 쏭강의 풍경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늘 그랬듯이 저같이 초행길로 가시는 초보여행자들을 위하여 감상 위주에서 벗어나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하였고 문장은 존대가 아닌 그냥 서술형으로 하였습니다.
항상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는 태사랑 요술왕자님과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럼 떠나겠습니다.
1. 첫째날 (12/20. 수) -방콕 도착
오후 5시 40분 아시아나 비행기다.
가족들과 배낭을 하나씩 메고 집을 나섰다.
이제 4번째 여행을 떠나선지 그다지 떨림은 덜했지만 처음 가보는 라오스가 있어 서 약간은 긴장이 되었다. 초행길은 항상 호기심과 설레임이 있어서 좋았다.
공항은 생각 외로 사람이 적어서 10여분만에 탑승 수속을 마쳤다.
남는 시간을 이리 저리 보내다가 탑승. 국내 비행기 이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웬지 좀 편한것 같은 느낌도 든다.
정시에 이륙하는 비행기가 드물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15분 가량 늦게 이륙했다.
난 도착 즉시 잽싸게 빠져나가서 농카이행 버스를 확인해봐야 하는데...
5시간 50분의 지루한 비행을 마치고 새로 지은 쑤완나품 공항에 도착하였다.
현지시간으로 9시50분에 도착.
다행히 앞쪽 문에서 가까운 좌석이라 잽싸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출구 쪽으로 나와서 오른쪽을 둘러보니 곧 하얀 셔틀버스가 도착했다.
아하~ 저거구나 하고 올라타니 다른 사람들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출발한다.
난 시간이 급해서 좋았지만 뒤따라 나오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아마 자주 있는것 같았다.
10여분을 달려 공항터미날에 도착하였다. 제발 11시발 농카이행 버스가 있어다오..
아니면 일정이 하루씩 미루어져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농카이에서 방콕으로 내려오는 밤차 안에서 지내게 된다.
크리스마스를 해외에서 보내는건 처음이라 카오산의 크리스마스 풍경은 어떤가 매우 궁금했었다.
터미널에 도착하여 매표소를 가보니 아뿔싸..농카이행 버스는 밤 9시였다.
이미 떠났다는 얘기다.
<공항터미날>
할 수 없이 방콕으로 가서 하루밤을 묵기로 하고 556번 버스를 탔다.
이제라도 동대문의 재석아빠님에게 연락을 하여 숙소를 부탁하려고 마침 앞에 앉은 신혼 부부로 보이는 남자분에게서 가이드책을 빌려 동대문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로밍해간 핸드폰으로 걸었는데 웬 태국 말만 나오고 통화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 동대문에 가서 얘기하니 전화번호가 바뀌었댄다.
버스는 10시 50분에 출발하였다.밤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었고 도로도 막히지 않아서 50분도 채안되는데 벌써 민주기념탑에 도착하였다.
앞에 앉은 젋은 부부들과 얘기를 해보니 자기들도 마침 우리가 24일 예약했던 에라완 하우스를 찾아가는 길인데 초행이라 잘 모르겠다라고 하길래 우리도 그리 가는 중이라고 하고 우리만 따라오라고 하였다.
카오산에 열댓번을 드나들어서인지 2년여만에 왔는데도 기념탑을 보니 방향이 훤하게 잡혀진다. 초행길이라는 젊은 부부들에게 카오산 거리 구경도 시켜줄겸 카오산 거리에 들어섰다.
밤 12시가 넘어서인지 거리는 파장 분위기가 완연하다.
거리는 변함이 없을텐데 왜 올때마다 그렇게 좁아보이고 작아 보이는건지..
처음 왔을때의 카오산 풍경과 트레이드 마크인 D&D Inn의 환한 간판은 얼마나 가슴 벅차게 설레였던가..
하지만 여러번 오게되니 그냥 그저 심드렁했다.
똑같은 곳을 여러번 가도 초심의 설레이던 마음을 오래 간직하는 방법은 없을까..잠시 생각해 본다.
뒤에서 따라오는 젊은 부부들은 카오산을 처음 보는지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따라왔다. 좀 더 초저녁이었으면 더 볼만한게 많았을텐데 술취한 웨스턴들이 이리 저리 몰려다니고 영 거리가 지저분했다.
동대문에 가서 재석아빠님을 만나 그 부부를 인사시키고 헤어지고는 우리 사정 얘기를 했다. 농카이 가는 버스를 예정대로 타지 못하여 24일 에라완 숙소를 취소하고 지금 방을 달라는건데 1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재석아빠는 어떤 일행들과 앉아있던 자리에서 기꺼이 일어나 그 옆의 람부뜨리 하우스로 우리를 데리고 갔다. 딱 하나 밖에 방이 없었다.
결국 우리 식구는 첫날을 우리 부부는 람부뜨리 하우스에서, 애들 둘은 에라완 하우스에 묵는 이산 가족이 되고 말았다.
방은 같지 않아도 같은 숙소에 어떻게 안되겠느냐 했지만 다 큰 애들인데 모가 걱정이냐 에라완은 안전하다는 재석아빠님 말에 그러기로 하였다.달리 방법도 없었다. 방이 없었으니. 게다가 허긴 애들도 다 크긴 했다.대학생과 고등학생이니..
그 늦은 시간에 무작정 4명이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리 저리 안내하고 전화 걸어주면서 숙소를 잡아준 재석아빠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방의 구조는 둘이 비슷하나 에라완은 좀 오붓한 분위기였고 욕실은 람부뜨리가 더 컸다. 우리는 짐을 대충 내려놓고 요기를 하러 밖으로 나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골목길도 여행자들의 거리로 유명한 람부뜨리 거리였다.늘 카오산 메인로드만 들낙거려서 이쪽의 골목길은 처음이었는데 여기도 게스트하우스가 꽤 많았다. 이곳에서 강쪽으로 나가면 파쑤멘 요새가 나오는 큰 거리인 파아팃 거리가 나오는 거였다. 시간은 어느덧 12시반이 되고 있었다
우리는 도로를 건너서 람부뜨리 반대쪽 골목(카오산 윗부분 거리)으로 갔다.
쭉 거슬러서 올라가니 우리가 처음 태국에 와서 새벽에 나가보았던 세븐일레븐 노점 거리가 나왔다. 그때 우리는 그 곳을 불량 청소년 거리라고 불렀었다.
여전히 거기는 외국인들과 청소년(?) 들로 붐볐고 노점 여기 저기 벌려놓은 테이블에서 부지런히들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어디선가 1층 가게에서 생음악 소리가 나길래 들여다보니 어둑컴컴한 홀에서 젊은 현지인 애들이 북적북적 춤을 추고 있었다.
예전엔 없었는데 새로 생긴것 같았다.
우리도 출출해서 그곳 포장마차에 자리를 잡고 쌀국수와 죽을 먹었다.
죽은 처음 먹어봤는데 여기 노점의 죽집은 유명하다기에 꼭 먹어보고 싶었다.
죽 2그릇과 쌀국수 2그릇 다 합해서 90바트였는데 죽은 달걀을 하나 풀어주고 옥수수 가루를 풀은듯한 고소한 냄새와 함께 아주 맛이 있었다.
다시 우리는 동대문이 있는 골목으로 건너오려고 카오산 쪽으로 쭉 들러보면서 경찰서 쪽으로 돌아 걸어가고 있었는데 웬 젊은 남자가 그 늦은 시간에 헬로 태국을 펼쳐보며 해메고 있다가 우리를 보고 길을 묻는다.
자기는 동대문 골목쪽에 있는 메리V라는 게스트 하우스를 찾고 있는중인데 도저히 못찾겠다고 혹시 아느냐고 했다.
햐...카오산에 여러번 들르다보니 이젠 길 물어보는 사람이 다 생기는구나 싶었다.
난 못들어본 이름이라 책을 달래고는 가리키는 약도를 봤다.바로 동대문에서 에라완 하우스 가는 길목에 있는 숙소였다.우리도 그쪽에 가는 중이라고 따라오라고 하고는 동대문까지 안내해주고는 가리켜주었다.
카오산에 자주(?) 와서 그 동네 길이 약간 훤하다보니 밤 늦게 길을 헤맬뻔한 두팀을 구제해준거 같아서 나름 뿌듯하기도 했다.
시간은 벌써 새벽 2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카오산은 이번에 떠나면 이번 여행에선 다시 오지 못하는 곳이었다.라오스에서 파타야로 온 후에 바로 공항으로 가기로 되어 있었기 떄문이다.
그걸 생각하니 약간은 피곤했지만 길가 카페에서 맥주를 한잔 마시고 들어가기로 했다.
애들은 과일 쥬스를 우리는 싱아 맥주를 마시면서 늦은 밤거리를 지나다니는 여행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딸아이들을 에라완에 데려다 주고는 우리도 돌아와 잠에 빠져들었다.
<오늘 쓴 돈 내역>
식사 및 간식대 : 319바트
교통비 : 140바트
숙 소 : 1530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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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1989바트(₩55,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