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밧으로 다녀온 방콕기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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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밧으로 다녀온 방콕기차여행

엉클 잼 2 1986
오래된 태국여행잡지에서 '딸랏 플루'(Talad Phlu) 기차역에 관한 기사를 보고 불현듯 교외기차를 타고 싶다는 생각에 날이 밝자마자 '웡위안 야이'
(Wong Wian Yai)역으로 달려 갔습니다.
'웡위안 야이'역에서 '마하차이'(Mahachai)역 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요금은 10밧 입니다. '웡위안 야이'역 부터가 시장통에 자리잡고 있는지라 훨람퐁이나 톤부리역 보다 훨씬 서민적이고 정겹습니다.
아침 7시 40분에 기차는 종소리(기적소리가 아닌)를 울리며 출발했습니다.
다음 역인 '딸랏 플루'역 까지는 약 5분? '딸랏 플루' 역 까지는 3밧 이지만, 돌아올 때 내려서 사진을 찍기로 하고 내쳐 종착역인 '마하차이'역 까지 가보기로 작정했습니다.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총총걸음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학교에 가는 교복입은 꼬마들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지나가는 엄마, 작은 손수레 위에다 자욱한 연기를 내며 꼬치튀김을 굽는 상인들이 차창 밖을 스치며 지나 갑니다. 기차 창문과 거의 맞닿을 듯 있는 기차길 옆 오막살이(?)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어린 손녀를 안고 길가에 나온 할머니는, 손녀에게 손 흔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있고 2살 남짓한 꼬마는 지나가는 기차에다 대고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듭니다. 마주 손을 흔들어 주었지만 휙 하고 지나가는 기차에 탄 사람을 보았을리 만무입니다. 차창 밖으로 지척으로 보이는 작은 방에서 아직 자고 있는 남자꼬마 어린이의 모습도 손에 잡힐듯 보입니다. 아침을 먹고 설겆이를 하는 주부들, 학교 가는 어린 딸의 옷매무새를 고쳐주고 있는 아빠의 모습도 보입니다. '딸랏 플루'역을 지나서 '왓 씽''왓 싸이'역을 뒤로 하고 기차는 다시 칙칙폭폭(소리는 없음) 달립니다.
왓(사원)이 붙어 있는 역이니까 당연히 큰 사원들이 보입니다. 탁밧 나갔다 돌아오는 노스님, 동자승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랑포'역 쯤을 지나니까 이제는 기차 옆면과 거의 맞닿을 듯 바나바 나무 등 무성한 나무들의 터널입니다.
캠코더 찍느라고 나대다가 나뭇가지에 얼굴이 스칩니다. 아픕니다. ㅠㅠ
조금 더 지나니까 광활한 초원이 펼쳐지고 공장건물 들도 보입니다.
8시 40분 경에 기차는 종착역인 '마하차이'역에 도착했습니다. 말이 역이지, 기차난간을 내려서면 바로 수많은 노점들이 맞닿아 있습니다. 방금 지나온 기찻길 위에는 또 다른 노점들이 펼쳐 집니다. 익숙한 솜씨로 좌판을 펴는 상인들, 야채를 고르는 아주머니들, 동네 꼬마들은 기차레일 위를 뛰어 다닙니다. 다음 기차가 지나갈 때 까지 기찻길은 삶의 터전입니다. 물론, 정식기차역으로 안나가도 아무도 안 잡습니다. 기차역 뒤로 펼쳐진 좌판을 기웃기웃 구경하다가 연결되어 있는 시장통으로 들어섭니다. 보통의 태국 아침시장 분위기 처럼 왁자지껄, 부산합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항구도시라 그런지('마하차이'는 정식이름이 '싸뭇 사콘'입니다.) 생선과 건어물들이 유달리 많다는 점, 그리고 씨클로가 많다는 점 정도일 것 같습니다.
기차의 배차시간은, 출퇴근 무렵이 약 3~40분 간격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약 1시간 간격입니다. 약 1시간 정도, 시장구경도 하시고 좌판에서 아침식사도 하시고--- 조금 더 시간여유가 있으시면 어슬렁거리며 시장 옆에 있는 공원이나 부두를 구경하셔도 좋습니다.
돌아 오는 길에는 '딸랏 플루'역에 내렸습니다. 오래 전에 중국사람들이 많이 이주해 온 탓인지 중국풍의 건물들도 보입니다. 역부근은 말그대로, '포토제닉'합니다. 털모자를 뒤집어 쓴 갓난아기를 안고 기찻길 옆에 나와 있는 주민들, '쭐라'(연)을 날리는 동네개구장이들, 란닝구 바람으로 나무의자에 앉아있는 동네할아버지들--- 참! 정말 기찻길 옆이라 그런지 유달리 아이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뭏든, 20밧으로 한 유쾌한 3시간 남짓의 여행이었습니다.
^^*
2 Comments
시골길 2006.12.30 13:20  
  섬세한..기분 좋은 나들이..저두 함께한 것 같군요..-_-
폴로피아 2007.01.02 10:11  
  사진도 함께 했었음 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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