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터클 한달 동남아여행] 베트남 나짱, 뻔질나게 들락거린 포(Pho)가게
2006. 06. 05(월)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가장 맛있는 쌀국수를 먹은 곳을 얘기하라고 하면 난 단연 나짱에서의 “쌀국수”를 들 것이다. 이 가게는 유명한 곳도 아니고 다른 집과 다른 재료를 쓰는 곳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수하고 진하고 뜨거운 국물맛 때문에 내가 반했던 곳이다.
TIP 베트남 오픈 투어 버스 티켓이란?
난 호치민 “해피투어”여행사를 통해 베트남 오픈 투어 버스 티켓을 샀었다. 베트남은 남북으로 길쭉한 나라라 이동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그래서 그곳을 여행하려면 비행기, 기차, 버스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중 버스를 이용한다면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오픈투어 티켓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오픈 투어 버스 티켓은 각 여행사마다 자기네 버스를 연계하고 각 도시의 연계된 여행사를 연결시키는 티켓인데 저렴하게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간혹 질떨어진 여행사와 연계되어 이상한 숙소에서 자라는 둥-_- 자기네 여행프로그램을 이용하라는 약간의 단점이 있다. 하지만 살짝 거절해도 되는 정도이므로 베트남을 저렴하게 이용하려면 오픈 버스 티켓이 좋다.
난 오픈 버스 티켓을 이용하여 “해피투어” 여행사를 통하는 버스를 타고 베트남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왔었다. 호치민을 출발해서 도착한 첫 번째 도시가 나짱이었다. 나짱의 여행사 앞에 내려 그곳 2층에 숙소를 잡고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쌀국수집으로 향했다. 포 국물냄새가 구수하게 가게 내부를 진동했다. 으~ 좋아좋아!!! 물론 첨에는 배가 고파 아무생각없이 간 가게였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부터는 대놓고 들락날락거렸다^^
완전 더운(기온이 보통 35도는 넘는 듯~)오후에 뜨거운 햇볕을 피해 쌀국수집으로 기어 들어와서는 뜨거운 국물과 쫄깃한 쌀국수를 먹고는 시원하다를 외쳤댔었다.
*53 Pho Bone Cafe
-위치 : 베트남 나짱 TM Brother's Cafe 바로 건너편
-가격 : 포보(10,000동=약700원), 아이스커피(5,000동=약350원), 베트남 바게트 샌드위치 “반미”(5,000동=약350원)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포 보(베트남에서 쌀국수를 포라고 하는건 다 아시죠? 그리고 ”보“는 소고기를 뜻합니다. 결국 포 보는 소고기가 들어간 쌀국수이지요~=_=)”와 시원하고 달달한 아이스커피(물론 연유가 들어간 밀크 커피로~~)를 주문한후 난 자연스럽게 이곳저곳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다-_-
나의 사진찍는 행태가-_- 신기한지 나이가 좀있는 듯한 딸이 연신 날보고 웃고 커피를 갖다주면서도 날 빤히 쳐다봤다. 그러면서 내 두건을 보곤 어디서 샀냐부터 시작해서 우린 갖가지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통해 대화를 시작했다--v
가게의 딸은 올해 22살이며(난 나보다 언니인줄 알았는데-_- 아니두만.. ㅋㅎㅎ) 한국드라마를 무지하게 좋아한다 했다. 당시 텔레비전에서도 한국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내가 한국에서 보지도 못한 드라마를 베트남에서 딸과 함께 시청하며 줄거리를 전해들었다. 큭~
이 딸과 아예 친해지는 바람에 두 번째, 세 번째 가게를 방문할땐 아예 내 자리가 정해져있었고 그 자리에 앉아 서로 얘기하고 쌀국수를 더 가져다 주기도 하고 디저트로 과일까지 챙겨주기도 했다. 게다가 내가 달달한걸 좋아하는걸 알고선 아이스커피에 넣는 연유를 따로 더 가져와주기도 했었다. 센스있는 딸~
나짱에서 뻔질나게 들락거렸던 포가게에요.
아주 평범한 특별할 것도 없는 가게랍니다.
하지만 포 국물하나는 정말 특별하고 구수했어요^^
매일 아침 눈뜨고 아침먹을때, 낮에 한참이나 돌아다니다가 배가 출출할 때
그리고 심심할 때
언제랄것 없이 진짜 심심하면 들러서 포를 먹었어요~
가게안에 있던 텔레비전에서는
제가 한국에서도 보지 못했던 우리나라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었어요.
내 기억으론 당시 SBS에서 했던 드라마였던거 같은데
송윤아가 나왔던 드라마였던거 같아요~ 큭
베트남 바게트 빵인 “반미”도 팔고 있어요.
“반미”는 베트남 샌드위치로 바게트 빵안에 야채, 고기 등을 넣어 먹어요.
가격은 5,000동(약350원)
반미를 만드는 곳 바로 옆 큰 찜통에서 포 국물이 펄펄~ 끓고 있어요.
아응~ 국물향이 막 상상되요.
요즘 포가 너무 먹고 싶어서 못 참을땐 “포들면”을 사다놓고 먹었어요^^
주인 아줌마가 제가 주문한 포를 만들고 있어요~
달달하고 진하디 진한 아이스커피!
물잔에 얼음을 가득 넣고 갖다주는데 먹지않고 커피색만 봐도
얼마나 진한지 대충 감이 오죠?
얼음이 다 녹아 없어져도 정말 진한 맛은 그대로랍니다.
그리고 연유의 달달함 때문에 전 거의 입에 커피를 달고 살았어요~
포를 먹을때 함께 넣어 먹는 향신료들~
전 이런 향신료를 넣는 것보단 그냥 국물 그대로 먹는게 더 좋아요~
포에 넣어먹는 베트남 야채
야채의 향이 강하고 맛이 지독-_-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요
베트남 현지인들은 이 야채를 듬뿍 넣어 먹던데 전 영~ 입맛에 맞지 않더군요.
냄새가 너무 강해요-_-
꺄아~ 포보가 나왔어요.
엉엉엉~ 그리운 녀석!!!
포에 올려진 고기가 저에게 오면서 조금씩 익혀져가네요.
음~ 맛나보인다^^
어흑흑~ 먹고싶고나!
가까이 한번 보시죠?
부드러운 살코기!!!
국물이 달작지근하면서도 곰탕냄새가 나는데요.
전혀 비리지 않고 느끼함이 없어요.
국물에 기름이 보여 입안에서 기름지지나 않을까 싶지만
담백함 그 자체였답니다.
이건 정말 중독되어서 국물을 계속 한숟갈씩 떠먹게 되요!
면은 투명하고 호치민에서 먹었던 쌀국수보다 조금 더 두꺼웠어요.
이렇게 국물까지 다 먹었어요!!!
정말 맛난 포!
아응, 국물이 너무 그리워요~
함께 간 애는 포보(소고기 쌀국수)와 포가(닭이 들어간 쌀국수) 둘다 먹었는데
“포가”가 더 맛났다고 하더라구요.
가게 딸이 준 디저트 과일
이름은 “오이(호이?)”였는데 맛은 모 그냥 저냥 씹어먹는 맛-_-
그래도 정성이 고마웠던 과일이었다지요~
나짱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가게를 방문했을때 가게 딸에게 뭔가 줄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폴라로이드로 그 친구와 동생의 사진을 따로 찍어주었고 내 머리방울을 꺼내어 줬었다. 계속 해서 내 머리방울에 관심을 주길래-_- 으흐흐~
단 3일동안 나짱에 있으면서 심심하면 찾아가 뽀를 먹고(하루에 2번넘게 먹었다-_-) 그 친구와 수다를 떨었었다. 다음에 베트남에 오면 꼭 나짱으로 방문하라고 했으며 자긴 몇 년이 지나도 엄마와 함께 쌀국수집을 하고 있을거라 했었는데... 다음에 나짱에 가면 꼭 쌀국수를 먹으러 이 친구네집에 갈 것이다^^
쌀국수의 맛이 그리운 것도 있지만 이 친구의 쌀국수 만드는 솜씨가 궁금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