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명☆™의 태국여행기 - 3rd
2007년 1월 16일 화요일
에라완하우스에 도착한 시간 새벽 4시, 시작부터 문제가 생겼다
지금은 체크인이 안된다는 거다
이유인즉, 원래 숙박업소 체크인 시간이 보통 12시다
근데 난 방콕 한인업소 동대문 통해서 에라완하우스 예약할 때 추가비용없이 새벽 5시에 체크인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그 말만 철썩같이 믿고 왔건만 방이 다 차서 안된다는거다
그럼 이 시간에 도대체 어디에 가라고...
그 직원은 12시이후에 오란 말을 남기고 카운터 옆 피씨방으로 들어가버렸다
■ 사진에서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그 뺀질이 태국인이다
첫날부터 완전 자유여행의 묘미를 느끼고 있다
일행 다섯중 셋은 남고 나를 포함해 둘만 방을 찾아나섰다
파아팃로드의 게스트하우스 4~5곳을 돌았으나 모두가 "Full!"이라며 손사레를 친다
그나마 빈방이 있는 집은 방2개 값이 10만원을 넘는다
12시까지만 버티면 되는데 그런 거금을 투자할 수는 없고 마지막인 셈치고 한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갔다다행히 영어가 쫌 되는 태국남자가 방 있다면 하룻밤에 380B이란다
나쁘지 않다! 방 2개에 2만원쯤이라면 고맙지~~
방을 보러 올라가는데 갑자기 복도 벽쪽에서 도마뱀 한마리가 나타나 잽싸게 지나간다
방 문을 열었다... 쾨쾨한 냄새가 코끝으로 느껴진다
침대 2개가 ㄱ자로 겨우 놓일 정도의 방인데 그걸로 결정했다
방 하나는 여자들이 쓰고 다른방은 남자 셋이서 쓰는데 짬 안되는 나랑 동생이 싱글침대 하나에서 자는데 돌아누울 공간조차 없다
사실 그 보다 더 문제는 내가 벽쪽에서 잤는데 도마뱀이라도 나올까 싶어 맘 편히 잘 수가 없다는 거였다
그래도.. 그래도 잠이 오는 걸 보니 피곤하긴 했나보다
■ 문제의 그 게스트하우스.. 그래도 우리의 구세주다!
4시간가량 잤나... 10시반쯤 잠에서 깼다
빨리 에라완하우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 일찍 눈이 떠졌다
얼른 샤워하고 짐 챙겨서 에라완하우스로 돌아왔다
아까의 그 뺀질이는 없고 친절한 여자직원들이 방을 안내해준다
완전 천국이다!
침대도 깔끔하고 TV도 있고 욕실도 깔끔하고....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보던 그대로다
짐만 간단히 풀고 점심을 먹으로 동대문으로 향했다
솔직히 따지고도 싶었다
사장님 말만 철썩같이 믿고 온 우리가 새벽에 느낀 당혹스러움이며 그 불친절은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난 꾹 참고 사장님한테 음식 정말 맛있단 칭찬만 하고 나왔다 ㅎㅎ
그도 그럴게 김치말이 국수가 과연 입소문대로 너무 맛있는 거다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것이 어디서 못먹어본 오묘한 맛이다
일행 다섯명 모두 감탄하며 먹었다
■ 동대문의 김치말이국수
첫 일정지인 왕궁, 사원으로 향했다
관광안내소에서 15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고 해서 걷기 시작했는데 횡단보도 찾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게다가 무더위는 사람을 더욱 지치게 한다
왕궁으로 가려다 한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보았는데 그렇게 친절하게 설명할 수가 없는거다
영어 실력도 좀 되고... 근데 우리보고 지금 왕궁가면 좀있다 문 닫는다며 다른날 가라는거다
가이드북에서 그럴 경우 보석가게로 유인한다고 그랬는데...
그 사람은 우리 보고 운하 주변을 도는 보트가 있다며 태국인들이 사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좋다고 한다
조금 의심스럽기도 했지만 그 사람이 잡아준 뚝뚝이를 타고 선착장으로 향했다
뚝뚝 기사가 흥정을 하는데 아무래도 커미션을 받고 소개를 해주는 모양이다
우리 일행 다섯명만 태우고 운하를 도는데 1시간가량 걸리고 1인당 350B 달라는걸 300B씩으로 깎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우리가 탄 건 수상택시, 일명 '긴꼬리배'이다
■ 운하를 도는 긴꼬리배
처음엔 속는셈치고 탔는데 현명한! 선택이었다
짜오프라야강을 가로질러 운하쪽으로 들어갔는데 운하 양옆의 모습은 태국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수상목조 가옥부터 부호의 별장처럼 보이는 집들까지 다양한 집들이 있었고..
또 물가에서 헤엄치며 노는 아이들, 우릴 향해 손 흔들어주는 아이들,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물끄러미 허공을 보고있는 노인들, 동네 개들...
이게 진짜 태국의 모습이다
이게 바로 서양인이 90%이상인 카오산과는 다른 진짜 태국의 모습이다
뜻하지 않은 즐거움으로 아침의 그 고생도 잊고 즐거운 방콕의 첫날을 만들었다
저녁땐 숙소 근처 카오산로드로 돌아와 길거리 음식인 팟타이로 저녁을 먹었다
1인분에 20B밖에 안하는데 한끼를 떼울 수 있다니 행복하다
첫날밤을 이대로 보내긴 아쉬워 우리 일행은 숙소 앞 대형 바(BAR)에 갔다
우릴 빼고는 모두 서양 사람들이다
그네들은 안주도 안시킨다
혼자든 여럿이든 맥주만 마신다
우린 피자 안주를 시켜 병맥주를 먹었다
그렇게 방콕에서의 첫날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