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하루의 여행일기 #3 첫날 범룽랏병원 솜분시푸드
비행기안에서 한컷
바깥 온도가 영하 60도를 오르내리다 보니 유리에도 서리가 끼었다
가끔씩 난기류를 만나면 비행기가 요동을 치는데 날개가 심하게 퍼득대는게 보였다
타이 항공의 기내 풍경
생각보다 깨끗하고 승무원들의 서비스도 친절했다
특히 승무원들의 타이스타일의 유니폼이 인상적이었다.
2007년 1월 16일 밤 10시경
오랜 비행으로 비몽사몽 지친 몸으로 쑤완나품 공항에 내렸다
후끈하게 더운 공기가 탑승톨로를 통해 밀려왔다 태국에 온것인가?
태사랑에서 배운대로 이층 입국장으로 올라가서 막 손님이 내리는 택시를 탔다.
기사는 그냥 돌아갈 길에 손님 태웠으니 기분이 좋은가보다...
고속도로를 이용시 두번의 톨게이트를 지나가야 빨리 간다는 요왕님의 정보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 어줍잖은 영어와 태국말로 팔람까오 팔람까오 반복하니 기사 알아들었다는 듯이
웃는다...제대로 갈까? 바가지 씌우려고 돌아가지 않을까?
태사랑 정보로는 택시기사는 모두 사기꾼이나 다름없다고 하지 않던가?
의심의 눈초리로 기사 뒷통수를 노려보는 사이에 방콕시내로 택시는 들어서고 있었다
수쿰윗 2가 까지 미터로 190 밧 정도...톨게이트는 한번도 거치지 않았다
톨게이트비 포함 300밧 정도 예상하고 있던 나로선 너무 빨리 싸게 온것이다
기분 좋게 팁으로 50밧해서 250밧 주고 내렸다
첫째날 아침 시차관계로 눈이 일찍 떨어졌다
카메라를 둘러매고 방콕시내의 아침햇살을 찾아 나섰다
수쿰위 5가 정도 랜드마크라고 쓰인 건물 맞은편에서 첫 셔터를 눌렀다.
찰칵거리는 셔터음!!!똑딱이에서는 느낄수 없었던 그 상쾌한 손맛...
이 태국의 첫날 첫사진은 아마 평생 잊을수 없을것이다.
수쿰윗거리가 나의 첫 방콕 인상이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아침공기는 상쾌했다...
그러나 이내 차량들의 매연의 압박과 여기 저기서 맡을수 있는 알수없는 냄새...
인도는 지저분하고 여기 저기 구덩이가 파여있고 도로표지판, 전봇대, 가로수, 행상, 간판, 개똥 등
온갖 장애물들이 길에 널려 있어 마치 지뢰밭을 지나가는 듯했다
심지어 머리높이에 전기줄들이 늘어져 있어서 감전위험까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내내 그랬지만
길건널때의 생명에 대한 위협감...
횡단보도라곤 없고 신호등도 거의 지켜지지 않고...
무엇보다 좌측통행이라서 길을 건널때 왼쪽을 쳐다보고 '차가 안오는구나 건너야지'하면서
건너가다 오른쪽에서 달려오는 차에 칠뻔 한적이 많았다...
시간이 흘러 요령이 생겼는데 그게....태국 현지인들이 건널때 묻혀서 함께 건넌다...이거다^^
그런데 이런 불쾌하다면 할수있는 것들이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는것이다
오히려 더 신기하고 재미가 있었다
마치 미지의 세계를 향해 밀림을 헤쳐나가는 탐험가 처럼...
그날 아침 교통정리 하던 날씬한 교통경찰의 카리스마...
느닷없이 웬 병원?
와이프의 개인적인 용무로 방콕에서 이틀간 이 범룽랏 병원에 들르게 되는데
이 병원에 대해서 잠깐 소개할까 한다....
Bumrungrad 병원...태국 전체 아니 아시아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의료 시설과 규모,
최고급 의료진을 갖춘 국제적인 병원이다
병원마다 인증해주는 협회가 미국에 있는데 이 병원 인증받기가 정말 힘들다고 한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인증을 받은곳이 바로 범룽랏 병원이며
아직 한국과 일본 조차도 인증을 받은곳이 없다
태국의 의료기술을 반신 반의 하던 나도 이곳에서 직접 건강진단을 해보니...
특급 호텔 수준의 시설과 친절한 의료진, 그리고 환자수 보다 많은 스탭들의 극진한 서비스...
빠른 진료와 의료수준에 감탄해 마지 않았다
무엇보다 의료비용이 정말 저렴했다...
범룽랏병원 안에 있는 맥도날드
태국 맥도날드아저씨는 사왓디 캅하면서 와이하는 모양이다
나오는 입구쪽 저녁시간이라서 교통혼잡이 극심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방콕 시내의 저녁 교통정체가 어느정도인줄 몰랐다
수쿰윗의 밤거리
이태원을 연상시키는 거리라고 들었는데 참으로 맞는 말이다
수쿰윗 2가에서 5가 까지 아침에 걸었던 길을 걸었는데 혼잡하기가 말이 아니다
신호대기중에 수십대의 오토바이들이 개떼 처럼 슬금 슬금 앞으로 몰려나와서
신호가 바뀌면 마치 경주 트랙위의 깃발이 올라간 모양 달려나간다
그 혼잡함과 무질서에 그만 기가 질려버렸다
그러나 신기한건...그 무질서 속에서 어떤 질서라는게 있다는것
참 표현하기 어려운데...어쨋거나 거의 묘기에 가까운 운전으로 사고 없이 다니는게 신기했다
어느 술집골목 수쿰윗 4-5가 근처...
근처에 아랍인들의 거리가 있는듯 술집과 식당에 많은 아랍사람들이 보였다
맛사지걸들이 길거리에 나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위해 약간 야한 옷을 입은 팀도 보였다
이 팀들은 그래도 얌전한 축에 속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종합경기장 옆에 있는 솜분시푸드 본점을 가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솜분시푸드 가자고 하니까
아니라 다를까 택시기사 "솜분시푸드 노굿~~솜분디 굿~~"능글거리면서 말하는게 아닌가
'아차아슥!! 내가 태사랑에서 온갖 사기행태를 다 연구하고 온걸 모르는군'
'야 네가 솜분디 가면 택시비 안줄거야 솜분시푸드 가자고... 경기장옆에 있는 ...
왜 솜분디 가면 솜분디 주인이 개솔린쿠퐁이라도 주냐?' 대충 이렇게 말한거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로 거기가면 50밧 짜리 개솔린 쿠퐁을 준다는게 아닌가...(허걱!! 나 점장이로 나설까?)
택시기사 속마음이 들통나서 멋쩍은지 씩웃으면서 우리를 솜분시푸드에 내려준다
난 차안에서 솜분시푸드 간판을 확인하고 내렸다(태사랑에서 얻은 정보 중에는
내리고 나서 보니까 엉뚱한 곳...이란 말을 많이 들어서...마지막 까지 확인 또 확인)
음식은 당연 뿌밧뽕까리부터 시키고 그다음엔 생굴 1인당 4개씩 8개...그리고 게 구이
저녁 9시 무렵이라서 그런지 한가했다
웨이터가 무언가 갖다 주길래 보니까
공지사항이다
엉뚱한(솜분디)식당에 택시기사가 데려가면 차번호 적어서 신고해달라는...
얼마나 사기에 시달렸으면 하는 안쓰러움.. 과 동시에 웃음이 났다
우리를 서빙하던 웨이터...
이 분 팁에 얽힌 에피소드...
잔돈이 사십 몇밧 나오길래 팁으로 가지라고 하면서 돈을 건넸는데
영 표정이 똥 씹은...
아차 얼른 눈치 채고 잔돈을 달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다른 웨이트레스가 잔돈 가지러 간사이에 날 바라보면서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비빈다...
'자슥아 팁은 캐쉬로 직접줘...' 이표정이다
아 글쿠나 잔돈을 팁으로 줘봐야 주인이 꿀꺽하는 모양이다
팁은 직접 손에 쥐어줘야 하는구나
팁을 손에 쥐어주니까 4-5명 되는 동료들 쭉서서 어떻게되나 구경하다가
모두 안도하면서 웃는다 부러운듯...
생굴이 먼저 나왔는데 선도가 영~~이다.... 입맛 까다로운 와이프 벌써 신경질이다
"그러게 한식 먹으러 가자고 했잖아"
"아 그러니까 여기가 방콕에서도 유명한
뿌빳뽕까리 식당이라니까....함 그거 먹어봐...여행가면 그 곳 음식도 먹어봐야
여행이쥐..."등에 식은땀이 흐른다....뿌빳인지 뽕까린지 맛없으면 이젠 죽음이다....
생굴이 계속 보이면 신경질도 계속이다
얼른 8개를 내가 먹어치웠다 ...속이 느글 거리는게 안좋았다
드디어 기대하던 뿌빳뽕이 나왔다
매콤 달콤한 소스에 계란풀이 그리고 게...게는 별로 먹을게 없었고
맛은 우리 입맛에 맞았다...
그다음 나온게 게구이...이것도 완전 실패작이었다
그냥 생게를 잘라 불에 구워 게 특유의 맛이 사라지고 텁텁한 게살 맛이
어째 영 이상했다
배가 불러 도저히 먹지 못하고 거의 남겼다
그러더니 배가 아파온다
과식인지 굴이 상한건지 모르겠다
호텔로 돌아와서
설사를 쫙쫙 퍼대면서...방콕의 첫날밤은 저물어갔다
"그러게 한식먹자고 했잖아!!!" ...그날의 자장가 노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