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명☆™의 태국여행기 - 7th
2007년 1월 20일 토요일
사실상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 새벽 6시 40분 방콕발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하기에 오늘은 최대한 몸을 피곤하게 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아침은 ‘헬로 태국’ 책에 나와있는 일식점인 ‘미스터렉 라멘레스토랑’에서 먹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다
카오산을 좀 더 지나서 좁은 골목 쪽에 있다는데 주변의 건물은 다 맞게 있건만 도무지 그 식당은 오리무중이다
현지인들한테 묻고 또 물어도 결국 그 근처만 30분 넘게 헤매다 결국 다른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일식당으로 일본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트래블러스롯지’에 딸린 식당이다
여긴 비교적 쉽게 찾았다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고 있던 일본남자 두명이 우릴 보자 같은 일본인이라도 되나 싶은지 눈을 마주치고서도 시선을 피할 생각을 안한다
난 일본인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큰소리로 일행들에게 말했다
“여기 맞네!”
우리로 치면 ‘동대문식당’즘 될 듯 여기저기 일본말이며 일본책, 일본지도가 있다
근데 음식을 하는 분들은 태국분인 것 같다
■ 트래블러스롯지 식당안.. 좀 너저분하다
클리어파일에 철이 된 친절한 메뉴판을 보고 이것저것 음식을 시켰다
난 무난하게 야채볶음밥을 시켰다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하여 중간은 하는 나만의 음식 선택 노하우!!
태국에선 볶음밥 종류가 젤 무난하고 이상한 고기보다는 해물이나 야채종류가 젤 안전빵이다!
영어 메뉴를 볼 때엔 American이란 말이 들어간 음식을 선택했는데 이는 우리가 미국식 맛에 익숙해져서 그런거다
우리가 먹는 피자도 이탈리안식이 아닌 미국식 아닌가?!
새로운 맛에 대한 도전도 좋지만 익숙한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내 생각 때문이다
야채볶음밥 반은 그냥 먹고 나머지 반은 준비해간 튜브형 고추장을 뿌려 섞어먹었다
음~ 좋아!
■ 트래블러스롯지에서 먹은 야채볶음밥... 무난한 맛이다
아침을 먹고 기운을 차린 우리, 마지막 날의 주된 목적인 쇼핑을 위해 일단 짜뚜짝주말시장으로 향했다
각종 가이드북을 보면 필수코스로 꼭 가보라는 짜뚜짝주말시장, 근데 생각보다 너무 썰렁하다
소매치기 조심하라고 해서 크로스백에 채울 자물쇠까지 준비해왔건만 기우였나보다
친구들에게 줄 기념품을 먼저 골랐는데 향초나 아로마 제품 등이 가격이나 포장 등에서 적당해 보였다
싸면서도 그리 싸보이지 않고 코끼리 모양이 들어간 것이 태국제품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그런 매력들이 있어서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나무 젓가락 세트도 몇 개 샀다
해외 간다니깐 친구들도 은근히 혹은 대놓고 출발 전부터 선물 타령을 하기에 좀 고민이 되기도 했었는데 대충 해결됐다
■ 짜뚜짝주말시장 모습... 의외로 차분하다
자, 이제 일정대로 조금 고급스런 선물을 사기 위해 씨얌으로 간다
택시도 좋지만 현지의 대중교통을 이용해보고자 방콕의 지상철인 BTS를 타기로 하고 머칫역으로 가기로 했다
상인들한테 물어보니 머칫역 가는데만도 멀다기에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머칫역으로 가자고 했는데...
의외로 너무 오래 간다
혹시나 싶어... “머칫스테이션! 서브웨이! 오케?” 말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한참을 가서 무슨 종합운동장 같은데 내려다 주는거다
맞겠거니하고 BTS 타는데를 물어보는데 여기가 아니란다
여기는 북부터미널이란다 ㅡㅡ^
터미널 직원이 손으로 저멀리를 가르치면서 BTS를 타려면 저기까지 가야하고 걸어서는 20분정도 걸릴거란다
결국 BTS타기는 포기!
■ 택시기사가 잘못 내려준 방콕 북부터미널
다시 택시를 타고 씨얌으로 이동했다
여기가 방콕의 명동과도 같은 곳이라더니 역시나 태국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마분콩 센터 앞은 분홍색 티셔츠와 노란색 티셔츠를 맞춰입은 듯한 학생들이 넘쳐난다
태국 여행 와서 태국인보다 카오산의 서양인들을 훨씬 더 많이 본 듯한데 신기하다
마분콩센터는 정말 발 디딜 틈이 없다
주말이라 더더욱 그런지 현지 젊은이들이 바글바글~
고개를 올려다보니 친숙한 우리의 LG 광고가 눈에 띈다
■ 마분콩센터 내 LG전자 초콜렛폰 광고
■ 마분콩센터 바깥 벽면은 삼성전자 차지다!
태국에선 한국제품 보기가 쉽지 않다
자동차는 90%이상이 일제다... 도요타가 젤 많고 혼다가 그 다음이다
얼마전 태국에 진출했다는 기아차도 아주 가끔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가전제품도 딱히 한국제품을 선호하는 것 같진 않다
근데 방콕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마분콩센터에 저렇게 큰 광고가 있는걸보니 그래도 위안이 된다
음반 / DVD샾 앞에선 태국인들이 문근영이 주연한 ‘댄서의 순정’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고 말이다
대충 훑어보고 센트럴월드로 향하기로 했다
씨얌스퀘어를 거쳐서 갔는데 거기선 그동안의 방콕 이미지를 말끔히 씻을 수 있을만큼 세련된 모습이었다
깔끔한 상점들, 세련되고 예쁘게 치장한 젊은이들... 우리 시내와 흡사하다
센트럴월드에 도착했다
‘나라야’라는 매장에 가기 위해서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가이드북에도 나와있고 싸고 좋은 가방이 많다길래 가족들 선물이나 살까하고 갔는데...
여기도 완전 한국사람판이다
여기서 잠깐!!!
태국 여행 중 한국 사람이 가장 많았던 세곳을 말하자면...
1위는 당근 산호섬이다! 여긴 그냥 동해라고 보면 된다
2위 알카자쑈... 산호섬에서 놀던 사람들이 저녁땐 다 알카자쑈 보러 가나부다
3위는 오늘 간 나라야매장... 여기도 90%이상이 한국인이고 점원들이 계산할 때 한국말로 가격을 말해줄 정도다
“언니언니, 여기 진짜 싸”
“나 좀만 더 살래”
“엄마, 일루 와봐! 이거 진짜 예뻐”
아주 신난 한국여인네들, 큰 바구니에 나라야 가방을 듬뿍듬뿍 집어넣고 있다
질이 떨어져보이진 않는데 우리 돈으로 1만원 안팎인걸 보면 싸긴 한가보다
나도 누나들이랑 엄마 드릴 가방 몇 개를 샀다
그걸로 오늘의 쇼핑 끝!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5시다
두손 가득 선물 보따리를 한가득 들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이제 태국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러 또다시 동대문으로 갔다
첫날 먹었던 김치말이국수의 맛을 잊을 수 없어 또다시 찾았다
역시나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한국인들이 북적북적~
김치말이국수는 물론 참치김밥, 야채김밥, 굴전까지 시켜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 저녁 해치우고 마지막으로 카오산로드로 갔다
여전히 낮보다 더 화려하고 활기찬 그곳..
길을 지나다 우리가 짜뚜짝에서 샀던 나무젓가락이며 아로마제품이랑 똑같은 것들이 보였다
살 마음은 없는데 가격 조사차 한번 물어봤다
이 사기꾼들! 짜뚜짝 가격의 두배를 부르네
ㅎㅎ 근데 기분좋다! 우리가 제대로 샀군~ ;;;
일행중 한명 형은 카오산에서 모자를 산다며 가격을 물었더니 상인이 300B을 부른다
근데 도대체가 가격에 신뢰가 안가는거다
안되겠다 싶은지 일행중 여자 동생이 나선다
“팽 빠이! 팽 빠이!” →태국어로 ‘비싸다’
“짜뚜짝 이즈 베리 칩”
사실 말도 안되는 영어다... 짜뚜짝이 싸다니... 짜뚜짝 땅값이 싸다는 소리야 모얌 ㅋㅋ
암튼 카오산 모자 상인도 그 말을 알아먹었는지 200B으로 깎아줬다
여러분들도 카오산에서 쇼핑할 때 꼭 그 말을 써 먹길...
“짜뚜짝 이즈 베리 칩” ㅋㅋ
이제 마지막 카오산을 뒤로 하고 숙소로 향했다
언제쯤 이곳에 다시 와 볼 수 있을까...
조용할 날 없는 그 곳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 카오산로드
이렇게 방콕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 씻고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해야 한다
5일 남짓한 시간 머물렀지만 참 볼거리도 많고 할 것도 많고 문화적 다양성도 공존하고, 내 몸도 마음도 자유롭던 그 곳
이젠 떠나야 한다니 못내 아쉽다
태사랑이나 태초 카페에 많은 사람들이 왜 태국을, 그리고 카오산을 그리워했는지 나도 이해할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난 이제 내일의 여정을 위해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내일 새벽 2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