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명☆™의 태국여행기 - 6th
2007년 1월 19일 금요일
오늘은 이틀만에 팟타야를 떠나는 날이다
여행오기전 루트를 짜면서 항상 하루일정에 뭔가를 꽉꽉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도 여유로이 풀장 옆에서 독서를 즐기는 서양인들은 나를 깨우치는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하루쯤은 비워두고 아무 일정도 없이 호텔 풀장에서 썬텐하고 책도 읽고 하면 좋았을 것을.... 뒤늦은 후회만...
그래도 난 나의 일주일을 알차게 보내야 할 의무가 있다
어제와는 달리 느지막히 아침 뷔페를 먹으러 갔다
9시가 넘어서 그런지 아기를 데리고 온 외국인 부부도 있었는데...
서양아기는 실제로 보기 힘들어서 그런지 무척이나 신기하고 더 예쁜 것 같다
뭐 서양인들도 동양 아기들 보면 신기해한다고 하드만...
암튼 그 아기를 데리고 부부가 식당으로 들어오자 호텔 직원들도 이쁘다고 만지고 웃고 난리다
서양인들은 대부분 장기체류자들이라 직원들하고 관계가 더 돈독해서 항상 부럽다
우리같은 뜨내기들하고는 다른 그들만의 끈끈한 정이 느껴진달까
오늘은 아침 식사후 오전까지는 따로 일정이 없다
침대에 누워 밀린 일기를 쓰고 음악도 듣고 그러다가 테라스를 내다보니 일행 중 한명인 누나가 야외 탁자에 앉아 책을 읽는 게 아닌가
우와~ 나름 멋지다!
아래 사진 왼쪽 중간에 보이는 바로 그 탁자에서였다
헉~ 저렇게 좋은 자릴 놔두고 팔꿈치 아프게 침대에서 계속 일기를 썼네
바로 일기장을 들고 야외로 나가서 일기를 썼다
30분후면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아쉬웠지만 말이다
■ 우리방에서 내다본 호텔 야외... 저기 보이는 탁자에 앉아 일기를 썼다... 간만에 분위기 있어 보였을 거다 ㅋㅋ
팟타야 떠날 채비를 일찍 끝내고 픽업 시간 30분전부터 호텔 로비에서 기다렸건만 픽업기사는 거의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엊그제 불법주차 사건 때문에 그랬나.. ㅎㅎ
나 혼자 속으로 웃는다
■ 팟타야 픽업서비스 미니밴... 방콕, 팟타야 주변에는 이렇게 생긴 미니밴이 굉장히 많다
2시간 남짓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처음의 숙소인 에라완하우스로 돌아왔다
호텔보다는 떨어지지만 여기도 꽤 있을만하다
1시간여 게스트하우스에서 쉬다가 오늘의 유일한 일정인 디너크루즈를 하러 출발했다
그때 시간 오후 5시...
택시를 잡아 인터넷에서 배운 태국어 “빠이 미터캅”이라고 말을 했는데....
트래픽잼이 어쩌고 하면서 다들 승차거부다
할 수 없이 요금을 흥정해서 200B으로 한 대를 잡아 샹그릴라호텔로 갔다
세계 10대 호텔에 뽑힐만큼 유명하다는 샹그릴라호텔은 그동안 우리가 갔던 곳과는 격이 다른 것 같다
시간이 남아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복장부터가 꿀리는 느낌이다
우린 배낭여행객들답게 상당히 후줄근하게 입고 왔으나 다들 정장을 입거나 적어도 운동화 차림은 거의 드물었다
나만 그런건지 아니면 우리 일행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건지 다들 침울모드다
내가 뭐 알았나.. 나도 해외여행 처음인데... ㅡ,.ㅡ
저녁 7시쯤 되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선착장으로 향했다
바우쳐를 보여주자 자리로 안내해주는데.... 2층 실외석 맨 앞 자리다
자리 완전지대다! 인터넷에서 남들이 가장 좋다던 자리가 될줄이야...
■ 사진에서 테이블은 없지만 배 앞부분 오른쪽이 내 자리였다
샹그릴라 디너크루즈로 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
디너크루즈 선택을 놓고 끝까지 고민을 했었다
물론 가격 때문이다
1700B이니깐 여기가 다른 데보다 쫌 비싸긴 하다
그날 먹고 추가로 계산한 음료 값만도 다른데서 식사할 정도다
그래도 어디서 그 돈 주고 호텔 서비스 받으며 멋진 야경을 감상하며 또 우아한 음악을 들으면서 식사할 수 있겠는가
지금 생각해봐도 황홀하다
내가 대한민국 땅에서 그런 호사스런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을까
나 같은 월급쟁이는 당연히 “No!”다
크루즈가 출발을 하고 뷔페가 시작됐다
일시에 다들 음식 받느라 실내가 북적북적댄다
역시나 대부분은 나이가 지긋한 서양어른들이고 중간중간 일본 젊은이들도 있다
일본사람은 어디 가서 노나 했더니만 이런 고급스런 데서 노는구만
암튼 혼잡한 와중에 나도 한 접시 떠왔다
■ 호라이즌 디너크루즈 뷔페.. 내가 떠온 첫 접시
사진을 보니 기억나는데 사실...
저기서 랍스타 같은게 보일거다
난 저것도 껍질채 먹어도 되는줄 알고 입에 물었는데 얘는 새우 껍질과는 다르게 씹어도 씹어도 쪼개지지 않고 도무지가 목으로 넘어갈 생각을 안하는거다.. 그래서 결국 뱉었지뭐...
이건 일행들도 못봤다 ^^;;
두 접시 정도 먹었건만 배는 벌써 불러오고...
그렇게 조금밖에 못먹는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
뒤이어 후식체제로 변환... 케잌, 초콜릿, 과일 등을 먹으며 야경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배가 불러오니 이제 야경을 볼 여유가 생기는가보다
역시 사람은 등 따시고 배가 불러야...
■ 디너크루즈에서 본 방콕의 야경
식사 분위기가 끝나자 차 주문을 받는다
나는 녹차를 먹으며 야경도 보고 일행들 사진도 찍어주고....
어느새 배는 유턴을 해서 출발지인 샹그릴라호텔로 향한다
■ 어느새 크루즈는 출발지로 다시 돌아오고...
2시간여 되는 그 시간이 아직도 그렇게 그리울 수 없다
특별한 서비스를 받으며 왠지 특별한 사람이 되는듯한 그 느낌... 잊을 수가 없다
고급스런 음식들과 클래식한 음악과 낭만적인 야경들...
그 여운을 간직한채 우리는 다시 시장판 같은 카오산으로...
호텔 같은 우아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카오산도 좋다
늘 젊고 활기차다
오늘도 세계의 젊은이들, 카오산 일대의 바를 점령하고 맥주를 마시고 있다
우리도 세계의 젊은이로 동참, 맥주 한병씩 먹고 숙소로 돌아갔다
이제 슬슬 여행의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이 될 내일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