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만 하다 돌아온 3박 5일 파타야/방콕 (3) - 산호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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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만 하다 돌아온 3박 5일 파타야/방콕 (3) - 산호섬

fish4u 24 4907

이 글을 읽을때의 주의사항.

1) 너무도 자세하여 살짝 지겨울수 있음 (스크롤 압박)

2) 사진이 없어 더 지겨울 수 있음 (사진기 안 가져감)

3) 반말임 -_-;;


눈이 저절로 떠져 시계를 보니 6시 반이다. 한국시간으론 8시 반.. 이런 이런 ㅋㅋ

시차 적응이 필요하다. 더 잘려고 해봐도 잠이 안온다. ㅠㅠ

어제 엄마한테 전화 못한게 생각나 로밍폰으로 다시 시도해 봐도 여전히 전화가 안된다.

설명대로 다 해봐도 안된다. ㅠㅠ (자동로밍 해갈분은 미리 잘 알아보고 가시길.. ^^)

원인을 알 길이 없어 결국 밖으로 나갔다. 어제 봐둔 인터넷 숍에 가서 네이트온으로 문자를 보내기 위해서다.

우이씨 아직 문을 안 열었다. ㅠㅠ 그렇다면 콜렉트콜로 전화를 함 해볼까?

세븐 일레븐 앞에 가서 전화기를 쳐다봤다. 1밧을 넣고 통화음이 나자 콜렉트콜 번호를 눌렀더니 반응이 없다. -_-;;

또 혼자 삽질하고 있는데 청소하던 세븐 일레븐 종업원이 도와주까?? 이런 눈빛을 보낸다.

그래서 "아임 네셔널 콜" 이랬다..ㅋㅋ (이건 어느나라 말이야? 완전 콩글리쉬 ㅋㅋㅋㅋ)

역쉬나 개떡같이 말해도 콩떡같이 알아듣는다. ^^;;

어디로 걸려고 그러냐고 물어보길래 "까올리" 그랬다. 한국이래니까 "오 까올리? 와우!" 이런다. 멀리도 건다는 표정이다.

안에 들어가 카드를 사란다. 생각해보니 차라리 그게 편할거 같다.

"인터네셔널 카드"

라고 말했더니 300밧이란다. 카드넣고 엄마한테 걸었더니 안 받으신다. ㅡㅡ;; 출근하셨나보다. ㅠㅠ (한국시간 9시)

일단 호텔로 들어가서 조식을 먹었다.

생각보다 먹을게 많았다. ^^;; 토스트나 쿠키종류, 빵과 샌드위치, 우유와 씨리얼종류, 태국음식과 볶음밥, 쥬스, 과일 등..

어제 하루종일 먹은게 물말은 밥, 맛없는 기내식, 오뎅꼬치 2개, 바나나팬케잌이 전부라서

정말 게걸스럽게 먹었다. -_-;; 여러번 왔다갔다~ 히히 ㅋㅋ

그런데 태국음식은 입맛에 너무 안 맞는다. 향이 너무 강하다 ㅠㅠ 아~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건가.. ㅠㅠ

분명 호텔에 한국사람이 60%란 글을 태사랑에서 읽은거 같았는데 눈씻고 찾아봐도 이 호텔에 한국인은 안보인다.

가끔 동양인으로 보이는 가족이 있어서 귀를 쫑끗세우고 들어보면 일본말이거나 중국말이다.. -_-;;

(결국 호텔내에서 2박 3일동안 한국사람 한명도 못 만났다. 카운터에 물어보니 거의 안온단다. ㅋㅋ)

어쨌든 오늘 일정을 슬슬 시작해야 하는데 벌써 귀차니즘이 몰려오신다.ㅋㅋ 이 더운데 어딜가냐구~ ㅠㅠ

그렇게 방에서 미적거리며 한숨 더 자고 천천히 씻고 산호섬이나 놀러가서 수영하자고 마음 먹었다.

어제 입고 온 흰색 긴바지를 또 입으려고 봤더니

오 마이 갓~ ㅋㅋ 흰바지 아래부분이 온통 새까맣다.. -_-;; 거리가 더러웠는지 물이 튄건지 정말 더러웠다. 켁

(여행시 흰바지는 권하고 싶지 않다~ ㅋ)

바지를 대충 비누로 빨았는데 뜨거운 물이라 그런지 잘 빨린다. ㅋ

옷걸이가 있길래 대충 짜서 말려놓고 치마를 입고 나갔다. (저녁에 돌아오니 다 말라 있었다. ^^)

지도를 보니 선착장이 워킹 스트릿 끝부분에 표시되어 있다.

걸어서 가도 될거 같길래 천천히 걸었다.

걸으면서 쪼리를 살려고 계속 물어봤는데 150밧, 110밧, 젤 싼게 70밧이다. ㅡㅡ;; (어제 40밧주고 살껄 ㅠㅠ)

이사람들이 엄청 바가지를 씌운다.. 결국 물어보기만 하고 걷다보니 벌써 선착장이다. (20분정도 걸렸다)

치마에 운동화에 크로스백.. -_-;; 엄청 부자연스러운데다 갑갑하다. 꼭 쪼리를 사야 될거 같아서 이젠 비싸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선착장에 들어서니 큰 건물이 하나 있다.

산호섬에 들어가는 배가 3종류 정도 있는거 같다. 가장 싼 20밧이라고 써 있는 배가 12:00에 있다. 시계를 보니 20분 남았다.

건물에는 음료수 파는 가판대랑 쪼리 몇개랑 수영복 몇개를 걸어놓고 파는 가판대가 보인다.

가장 싸보이는 쪼리 하나를 고르고 "타오라이 카?" (얼마에요?) 라고 물으니 계산기에 150을 찍는다.. -_-;; 장난해?

"와우!!" 그러면서 정말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랬더니 "쏘리"그러면서 자기가 계산기에 잘못 찍었다는 제스쳐를 보이더니 다시 50을 찍는다. ㅡㅡ^

(아니, 1자하고 5자하고 가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잘못 찍긴.. ㅉㅉ)

"포티 밧, 노?" 그랬더니 태국말로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어쩌고 저쩌고 한다..

그래, 이제 더이상 살데도 없는데 먹고 떨어져라~ 그러면서 50밧을 줬다.

쪼리로 갈아신고 나니 이제 운동화가 걸치적거린다.

손짓 발짓 콩글리쉬 다 섞어가며 나 산호섬 놀러갔다 올테니까 신발좀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이 가판대 아줌마, 못알아들은건지 정말 곤란한건지 손을 휘휘 젖는다.. ㅠㅠ

할수없이 봉지에 담아 손에 들고다니게 됐다.

(여기서부터 슬슬 암울한 기운이 뻗힌다.. -_-;; 두둥)

기다란 선착장을 걸어 거의 정면에 있는 2층으로 된 배에 올랐다. 이미 많은 외국인들이 자리에 타고 있다.

멀미가 나지 않게 거의 정면 한가운데에 앉았다. ㅋㅋ

나중엔 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배에 사람들이 꽉 찬다..

12시 7분에 배가 출발한다. 출발하자마자 태국인이 또 돈통을 들고 돈을 걷으러 다닌다.

표를 끊어서 탄 사람도 있고 그냥 현금을 건네주는 사람도 있다.

난 동전으로 20밧을 건네줬는데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 ㅋㅋ) 세보지도 않고 바로 주머니에 넣는다. 19밧만 낼껄 ㅋㅋ

배가 커서 그런지 다행히 멀미가 안났다.

정확히 34분만에 산호섬에 도착했다. 괜히 스피드 보트 500밧 주고 20분걸려 가는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잘 온거 같다. ㅋ

무엇보다 다양한 민족이 한자리에 모여 같이 간다는 것 자체가 희안하고 이국적인 경험이다..

'음, 바로 이게 여행의 묘미군..' 오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사람 구경하면서 잼있게 갔다. ㅋㅋ

산호섬 선착장에는 해양스포츠 그림이 그려진 피켓을 든 아저씨들이 마구 꼬신다.

내 바로 뒤에서 한국말이 들려 돌아보았더니 젊은 아가씨 셋이서 해양스포츠 할까? 하면서 고르고 있다.

대충 들어보니 뭔진 모르지만 200밧짜리, 500밧짜리 등등이 있는거 같다.

세명의 한국 아가씨들이 그 아저씨를 따라 어디론가 떠나고, 배에서 내린 외국인들도 모두 쏭테우를 타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ㅡㅡ;;

또 나혼자 어리버리 모드에 들어갔다. ㅠㅠ

저 앞에 한무데기의 외국인들이 어디론가 걸어간다.

잘 모를땐 무조건 외국인들 쫓아가는 거다. ㅋㅋㅋ

외국인들 주차장 같은 곳으로 가더니 쏭테우에 나눠 탄다.

나도 동양인 4명이 이미 앉아있는 쏭테우에 올라탔다. 내 뒤를 따라 외국인들이 마구 탄다..

혼잣말로 "더 이상 탈자리 없을것 같은데.." 라면서 중얼거렸더니 옆의 4명의 남자들이 아! 어! 하면서 날 본다.

알고봤더니 한국청년들이다. 친구 넷이서 투닥거리면서 여행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정말 오랫만에(? 그래봤자 하루 ㅋㅋ) 한국말로 대화해 보는 거라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대구에서 왔댄다. 그러고보니 사투리가 정감있다. 나보고 혼자라고 대단하다는 눈빛을 보낸다. 괜히 고수가 된듯 으쓱하다.ㅋㅋ

십분도 못가서 눈앞에 정말 이쁜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절로 탄성이 나올만치 아름다운 해변이다.

우릴 내려주고 20밧씩 걷어가더니 다시 손님을 태우러 쏭테우가 떠난다.

나 : "이제 또 혼자놀기 모드로 들어가야 겠네요.^^"

청년들 : "아.. 우리랑 같이 노실래요?"

나 : "아니에요, 남자 넷이서 잼있게 노세요 ^^;;"

청년들 : "아, 네~ 잼있게 노세요..^^"

착한것들.. 말이라도 고맙다. ㅋㅋ 그래도 남자 네명에 껴서 노는건 좀 그렇다 ㅋㅋ


해변에는 노점 음식점, 수영복점, 옷가게, 꼬치가게, 해물음식점, 샤워장 등이 쫙 있다. (쪼리 여기서 살껄 ㅠㅠ)

일단 치마가 너무 불편하다. (배에서 타고 내릴때 정말 곤란 곤란 ㅋㅋ)

옷가게에 들어가서 반바지를 하나 샀다.

이 아줌마 내가 가격을 물어볼때마다 잠시 생각하고 대답한다. -_-;; 부르는게 값이라더니 딱 그짝이다.

120밧 달라는거 100밧에 깍아서 (이거 깍은거 맞아? ㅋㅋ) 얼릉 사서 갈아입고

점심을 먹으러 노점에 들어갔다.

음식을 어디에 주문해야 할지 몰라 어리버리대고 있으니 청소하던 종업원이 친절히 다가온다.

"메누?" 이러길래 "OK, 메누" 그랬다.

메뉴를 갖다주는데 전부 태국글씨다. ㅡㅡ;;

매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짖자 날 어디론가 데리고 간다.

이것저것 잔뜩 시켜서 먹고 있는 태국 아저씨 테이블로 데리고 간거다. ㅋㅋ 여기서 골라보란다.

물고기찜(?)에 소스 뿌린거, 게찜에 소스 뿌린거, 이상한 야채 볶음 등을 먹고 계신다.

전부 태국스러워 보여 약간 망설여진다. 할수 없이 수첩을 꺼내 여기서 적어간 태국음식을 말해본다.

적어간 한국어 발음과 현지발음에는 상당한 갭이 있었다. ㅋㅋ

내가 여러번 말해야 겨우 알아듣는다. 발음 자체가 많이 틀렸다..

문제는 대부분의 메뉴들이 다 없단다. ㅡㅡ^

뿌팟퐁까리, 팟씨유쁠라믁, 끼여우, 꿰이띠여우, 카우니여우, 뜸양꿍 아는건 다 말해봤는데 전부 없단다. ㅋㅋ (도대체 뭐파니~)

결국 카우팟(볶음밥)했더니 겨우 표정이 밝아지면서 그건 있단다.. ^^;;

그래서 카우팟 능 하고 앉아있었더니 자꾸 뭔가를 더 물어본다. 그래서 워터, 플리즈 했더니 그거 말고 또 뭔가를 요구한다.


'아씨~ 도대체 뭘 더 시키라는 거야~'

살짝 짜증이 났는데 손짓발짓을 유심히 보니 볶음밥에 뭘 넣을지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ㅋㅋ


수첩을 들여다 보니 '다진 돼지고기=무 쌉' 이렇게 적혀있다.

그래서 "쌉"이러니까 ? 이런 표정이다. 이런, 두 단어중에 하나 찍은건데 하필이면 '다진'이란 뜻인갑다. ㅎㅎ

다시 "무" 그랬더니 "오~ 무! 오케이" 이러면서 주방으로 휑 간다.. ^^;;


겨우 돼지고기 볶음밥 하나 시키는데 종업원이랑 나랑 진이 다 빠진다. ㅋㅋㅋ

옆에서 티비를 보면서 밥을 먹던 현지인들 날 신기하다는 듯 자꾸 쳐다본다.. ㅋ


볶음밥이 나왔다. 오우~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다. 계란도 많이 들어있고 돼지고기도 담백하다.

나름 만족하면서 먹는데, 내 식탁이 정말 초라하다. 딸랑 볶음밥하나..ㅋㅋ

하나 더 시켜볼까 싶어 "깽쯧"(맑은 국) 이라니 다행히 한번에 알아듣고 주방으로 간다.

국을 기다리면서 볶음밥을 먹는데, 아까 이것저것 시켜먹고 있던 태국 아저씨가 다 먹고 내 테이블로 온다.

볶음밥 달랑 하나 놓여진 테이블을 보더니 뭐라 뭐라 태국어로 물어본다.

하나도 못 알아듣겠는데 손가락 하나를 펴보이면서 능 이런 단어를 말하길래,,

아~ 나 혼자 여행왔냐고 묻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yes" 그랬다.

그랬더니 아저씨 뭔가 참 안됐다는 몸짓을 한다.. 뭐야, 혼자 여행오면 안된건가? 쳇.. 맘상한다. ㅠㅠ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건 딸랑 볶음밥 하나 시켰냐? 안됐다. 이런 뜻이었던거 같다. ㅋㅋㅋ)

조금 지나니 맑은 국을 들고온다. 헉! 양이 장난 아니게 많다. ^^;;

김, 순두부, 다진 돼지고기 등이 들어있는데 생각보다 시원하고 맛있었다.

그런데 양이 너무 많은데다가 더워서 다 못먹고 남겼다.

이 무더운날 뜨거운 볶음밥에 뜨거운 국을 먹고 있는 날 보면서 현지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ㅋㅋㅋㅋ

처음으로 무사히 노점에서 음식을 시켜먹고, 맛도 좋아 나름대로 뿌뜻한 기분으로 계산을 하러 갔다.

헉! 볶음밥 80밧, 맑은국 50밧, 물 10밧.. 모두 140밧이나 적혀있다. 50밧 정도 생각했다가 깜짝 놀랐다. ㅋㅋ

140밧을 내고 나오려는데 카운터 여자가 자꾸 내 테이블을 가르키면서 뭐라 뭐라 한다.

"아이씨, 또 뭐라는 거야~ ㅠㅠ"

어리둥절 하는데 자꾸 테이블을 가리키는 걸로 보아 우리나라 급식처럼 그릇을 저쪽에 내놓고 가란 뜻인가 보다..

그릇을 들었더니 막 당황하더니 가만 놔두란다. -_-;;

남자 종업원을 부르더니 그릇 치우라고 시키고는, 날 보고는 한숨을 한번 쉬더니 그냥 가라는 손짓을 한다..

뭔가 찝찝했지만 가라니 그냥 갈수밖에 ㅡㅡ;; 나오는데 "아리가도"라고 하면서 자기들끼리 이뿐 어쩌고 저쩌고 한다.

이뿐이란 일본인이란 뜻.. 아마 내가 일본여자인 줄 알았나보다..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도 너때문에 종업원이 고생했으니 팁을 놓고 가라는 뜻이었던거 같다. ㅋㅋ)

그것도 모르고 그릇을 치울려고 했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꼬..ㅋㅋㅋ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너무나 민망하여, 그 이후론 그 근처에 얼씬도 안했다. ㅋㅋ

다행인건 날 일본인으로 생각했으니 그나마 나라망신 안 시킨건가? ㅎㅎㅎ

아씨, 팁은 가이드나 벨보이한테만 주는 건줄 알았는데 노점에서도 줘야 되는 건가보다. ㅠㅠ

(그래서 이 일이 있고 난 후부턴 팁을 신경쓰게 되었다. ^^;;)


이제 배도 부르고 노는 일만 남았다.

파라솔 아래 비치 의자를 하나 골라 앉았더니 돈을 받으러 온다. 20밧이란다.

20밧을 주면서 튜브를 가르키며 하나 달라고 하자 50밧을 더 달란다.

"one hour?" 물었더니 "all day"란다. 와우~

파라솔은 한 구역씩 각각 담당자가 따로 있는 거 같다.

거기에 물건을 놔두고 수영을 해도 봐주기 때문에 물건 분실 위험이 없다.

바다는 세구역으로 나눠놓았다. 왼쪽은 스피드 보트, 오른쪽은 제트스키나 바나나 보트를 타는 곳, 가운데는 그냥 수영하는 곳.

바다가 잔잔하니 수영하기에 딱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영을 못하는 나는 튜브를 떡하니 허리에 끼고 당당하게 바다로 들어간다. ㅋㅋ


누가 산호섬엔 한국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했던가.. (한국사람은 또 다 어디에 있는거야~~)

내가 보기엔 프랑스인이랑 이탈리아인이랑 미국인이 90%인 것 같다.

동양인은 나랑 아까 그 네명의 청년들이 전부다. ㅠㅠ (이것도 나름 좋다 ㅋ)

우리 다섯명만 반바지에 티셔츠 입고 놀고 있다. -_-;; 외국인은 모두 비키니다~ ㅋㅋ


한적한 바다에 파도도 잔잔하고 발밑이 훤히 보이는 푸른 빛의 물속에서 혼자 물장구치며 잘도 놀았다. ㅋㅋ (쌩쑈한다.)

'진짜 천국이 따로 없군' 이런 생각을 하며 튜브에 올라타 동동 떠다녔다.

문뜩 정신을 차려보니 조류에 밀려 해변에서 너무 멀리까지 떠내려왔다.

허걱! 발이 안 닿는다. 죽을 힘을 다해 발과 팔을 저어보았지만 제자리다. -_-;;

물론 내 뒤에선 외국인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_-;;

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아무렇지 않은척 해변으로 갈려고 발버둥쳤다... ㅡㅡ^


에이, 도저히 해변쪽으로 안가진다. ㅜㅜ 무섭다. ㅠㅠ 발에 힘이 빠진다..

안되겠다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았더니 노란 비키니를 입은 외국처자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ㅡㅡ;;

나 : "Help me, please~~"

외국인 : "What's up?"

나 : "push me, please~~"

고맙게도 내 튜브를 끌고 헤엄쳐 해변쪽으로 데려다 준다. ㅋㅋ (정말 삽질도 가지가지다)

너무 민망하여 아임 낫 스위밍을 외치며 땡큐~를 연발했다. ㅎㅎㅎ


외국인 : "where are you from? Chinese? Japanese?"

나: "Japanese"


그냥 일본인이라고 대답해 버렸다. ㅋㅋ

어리버리한 수영못하는 웃긴 여자애=일본인 이라고 인식시키는게 나라망신 안시키는 유일한 길이다. ㅋㅋ


발 닿는 곳까지 오니 너무 안심이 되어 이제 됐다고 고맙다고 했다...

그 순간! 튜브를 놓힌거다.ㅠㅠ 조류에 밀려 순식간에 떠내려간다.

외국여자애 한숨을 쉬더니 헤험쳐서 튜브를 찾아온다... -_-;;

(그 이후로 내가 물에 있을 때 마다 내 근처에서 수영하더라~ ㅋㅋ 가끔 걱정스런 눈길로 쳐다보며..^^)

그렇게 물놀이도 하고, 파라솔 아래 누워 낮잠도 자고 시간을 보냈다. (좀 추웠다..)

시계를 보니 4시.. 슬슬 가야 할거 같아서 샤워장엘 갔다.

30밧을 내고 사물함에 물건을 넣고 샤워장엘 들어가니, 왠걸~ 왠 좁은 콘크리트 칸막이에 샤워기 하나씩 꽃혀있다. ㅋㅋ

모래가 워낙 곱다보니 몸에 모래가 붙어있지도 않다. 머리에서도 모래가 나오거나 하지 않는다. (한국은 장난 아닌데..)

샤워를 대충 하고 (물이 미지근하다) 나올려니 수건이 없다. ㅡㅡ;;

호텔입구에서 해변에 가는 사람들을 위한 수건이 있었는데 깜박하고 안 갖고 나온 거다.. ㅠㅠ

손수건으로 대충 닦고 짜고 닦고 짜서 물기를 제거하고 그냥 옷 입었는데 순식간에 초고속으로 마른다. ㅋㅋ

나와보니 파라솔 아래 외국인들이 모두 어디로 사라졌다. -_-;;

대기하고 있던 쏭테우도 사라졌다. ㅠㅠ 혹시 배 떠난거 아냐?

불안한 마음에 오토바이 택시 아저씨한테 "빠따야" 그랬더니 "five o'clock, last" 이러면서 타란다.

내가 치마를 가르키면서 어떻게 타냐는 몸짓을 했더니, 옆으로 타는 시늉을 하면서 문제 없단다. ㅋㅋㅋ

살짝 옆으로 앉았더니 아저씨가 살살 조심히 운전해 주신다.. ^^;; 가격도 20밧, 쏭테우랑 똑같다. ㅎㅎ

(이때 오토바이 택시도 비싼건 아니구나.. 하면서 가끔 이용해 줘야지.. 하는 마음을 먹게 만들었다)


선착장에 도착했다. 아직 20분이 남아서 외국인들 노점에서 기다리고 있다.

배 값 20밧을 준비하려고 봤더니 수중에 딸랑 500밧자리 하나 있다.

'이걸 내면 욕먹겠지?' 싶어서 과일쥬스 하나 먹으면서 바꾸기로 했다.

(이때부터 슬슬 불운의 기운이 뻗쳐온다... ㅠㅠ)

이상하게 생긴 과일을 가리켰더니 망고 그런다, 또 다른걸 가르키니 오랜지 그런다.

여행기에 수박쥬스가 맛있었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나서 수박을 가르키면서 "믹스, 오케?" 했더니 "오케이"한다.

그런데 이 아저씨, 내가 가르켰던 망고, 오랜지, 파인애플, 수박 모두다 넣고 믹스하고 계신다. -_-;; 이런.. 내 뜻은 그게 아닌데..

뭐, 괜찮겠지 싶어서 가만 놔뒀다.

500밧 내니 옆집가서 거슬러다 준다.. ^^;; 쥬스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 완전 진한 과일맛 그대로다. ㅎㅎ 가격은 40밧.

쥬스를 마시며 배를 타러 갔다. 이번엔 입구에서 돈을 걷는다..

꼬깃한 돈 속에서 20밧을 찾는데 바람이 너무 분다.

돈이 날라갈려고 하길래 나도 모르게 팔에 힘을 꽉 줬다.

아아~~ 이럴수가.. 결국 지폐 한장이 바람에 날라가 바닷물로 퐁당한다. ㅠㅠ

게다가 더 과관인건 플라스틱 쥬스 용기가 깨졌다.. -_-;; 쥬스가 흘러 내가 들고있던 운동화가 든 비닐봉지로 흘렀다..

다행히(?) 봉지로 쥬스가 흘러 옷이나 가방엔 피해가 없다.

그치만 외국인들 안됬다는 듯이 마구 쳐다봐 주시고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대충 손수건으로 수습하고, 깨진 용기를 운동화 봉지에 같이 넣고 일단 배에 탔다.

배에 탄후 바로 앞에 종이박스로 만든 쓰래기통이 있길래 거기에 신발을 버렸다.

어차피 이마트에서 산 5천원짜리 운동화인 데다가, 어제 파타야를 걸어서 매우 더러우니 미련없이 버렸다..ㅋㅋ

(아~ 여기까지 쓰니 그때가 또 생각나 가슴이 쓰리다. ㅠㅠ)


배가 출발하니 맘에 좀 여유가 생긴다. 돈을 세어보니 아까 날라간 돈은 다행히 20밧짜리였다. ㅋㅋ

20밧 쯤이야, 라면서 편히 맘 먹었더니 금방 까먹는다.. ㅋㅋ (그래, 나 단순하다. ㅋㅋ)

주위를 둘러보니 샤워하고 옷 갈아입은 사람은 나밖에 없는듯 하다. ㅡㅡ;;

그냥 막 수영복만 딸랑 입고 있거나 수영복 위에 티만 걸치고 있다.. 나 또 삽질한거야~~? ㅋㅋ

35분쯤 지나니 파타야 선착장에 도착이다. 신발이 없으니 가벼운 가방 하나 딸랑 메고 편하다. ㅎㅎ

내리자 마자 또 외국인들 쫄래쫄래 따라간다.

이젠 자연스럽게 쏭테우에 타주신다. ㅋㅋ 벌써 적응했다. ㅎㅎ

쏭테우 타고 가다보니 비벌리 호텔이 보이길래 벨 누르고 내렸다.

호텔로 돌아와 젖은 옷 대충 빨아서 널어놓고, 침대에 누워 잠시 쉬었다.

'아~ 정말 잼있었다.. 이젠 뭘하지??'

이러면서 그동안 쓴 돈이나 결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수첩을 꺼냈다... (쓴돈도 별로 없다 ㅋㅋ)

"!!!!!!!!!!!!!!!!!!!!!!!!!!!!!!!!!!!!!!!!!!!!!!!!!!!!!!!"


갑자기 머리속이 새까매진다... 아~ 정신이 아득하다...


"내 신발~~~~~~~~~~~~~~~~~~~~~~~~~~~~~~~~~~~~~~~~~~~~~~!!"


미친듯이 외치며 옷을 주서입었다. 치마가 불편하단걸 깨달았으니 아침에 널어둔 흰바지를 입었다.


주머니에 대충 돈만 딸랑 쭈셔넣고 호텔을 미친듯이 뛰쳐나와

호텔앞에 진을 치고 있던 오토바이 택시 하나를 무작정 집어 탔다..ㅡㅡ^

내가 이러는 이유인즉 이러하다..

태사랑에서 소매치기에 관한 글을 자주 읽어서 불안한 마음에

가방을 몽땅 잃어버렸을 경우를 대비해서

신발 밑창에 각각 1000밧씩을 넣어뒀던 것이다. ㅠㅠ

2000밧 정도면 적어도 집에는 돌아갈수 있을것 같아서였는데 그걸 버리고 온거다. -_-;;

이 다음 편은 신발을 찾기위한 눈물나는 사투가 펼쳐진다... 두둥....

24 Comments
생얼 2007.02.16 20:05  
  ㅎㅎㅎ 정말 재미 있군요..기대가 되네요..
마사루 2007.02.16 20:10  
  혼자 낄낄거리며 잼나게 보구 있어요~ 저두 조만간 혼자 여행을 떠나려고 해서 그런지 백만배 공감합니다~ 얼렁 다음편 올려주세요~
스라리네 2007.02.16 22:26  
  헉...정말 흥미진진해요.!저 내일 방콕가는데.ㅠ 다음편읽고갈지.ㅠㅋㅋ 진짜 재밌게 읽고있어요
고구마 2007.02.16 22:54  
  fish4u 님 여행기 보니까 저도 혼자 여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 듭니다. 역시 첫여행의 에피소드는 제일 기억이 남지요. 근데 그 돈 찾았겠죠? 다음편 기대 됩니다.
투 비 컨티뉴드~~ 빨리 올려주세요~~
Adelaide 2007.02.17 00:06  
  아 어떡해ㅜㅜ
원래 이런거 귀찮아서 잘 안 읽는데;;;
너무 재밌어요ㅠㅠ
빨리 올려주세요~~~~~~~~~~
명절에도 쉬지 마시고 꼭 올려주세요 ㅋㅋㅋ
완전 재밌어요 ㅋㅋㅋ 과연 신발은 찾으셨을지ㅠㅠ
요술왕자 2007.02.17 00:08  
  신발 꼭 찾으시길 바래요... 근데 그 배를 어디서 찾나.... ㅠㅠ
저도 예전에 꼬 싸멧의 숙소에서 침대 밑에다 항공권과 태국에서 쓰는 통장을 감춰둔 걸 까먹고 방콕오는 길에 생각 난 적이 있습죠...
어라연 2007.02.17 12:17  
  ㅋㅋ...1편부터 잼나더니..이번 편은 압권이군요..얼렁 담편..신발찾아 삼만리 읽으러 가야쥐~
순진무구녀 2007.02.17 14:59  
  미련없이 버린 신발을 왜그리 허둥지둥 찾으러 가나했더니~ 푸하하~~ 정말 최곱니다 최고!! ㅎㅎ
덧니공주 2007.02.18 15:53  
  첫여행은 다그런거아니겠어요?ㅋㅋㅋ.
저의 미친유럽여행기가 자구 오버랩됩니다요~ㅋㅋㅋ
빵양 2007.02.19 06:11  
  너무 여행기가 재미나요~~~
흐음..., 2007.02.20 10:36  
  완전 우껴욧....ㅋ  회사에서 읽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나보고 왜 혼자 웃냐고....ㅋㅋ
성굴이 2007.02.20 15:51  
  완젼 잼나..일해야 하는데...혼자 킥킥거리면서 미치겠네...ㅋㅋㅋㅋ 신발 어케해....빨리!
jjung~ 2007.02.21 03:11  
  아.. 저 완전 미쳐요~~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벽에 3편을 후다닥 읽어버렸는데 다음편이 너무너무너무 궁금해요~~~~~~~ 글구 님 너무 귀여우세요~ ㅎㅎㅎㅎㅎ
쩡은쩡은 2007.02.22 18:21  
  그 용기가 부럽습니다~ 저도 용기만 있다면 혼자 떠나고 싶오요~
story 2007.02.22 20:11  
  아... 넘 잼나네요. 스릴과 서스펜스까지....^^
서바이벌게임 을 보는듯한 이 흥분의 의미는....ㅎㅎ
신발이 이렇게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다니...!!!!!.
야누스의눈물 2007.02.26 16:23  
  님 물건이시네여..~~!! ^^  넘 잼있슴더...
p.leah 2007.03.07 13:29  
  회사에서 사람들이 미쳤냐고 물어 봅니다. --- 모니터 보고 혼자서 웃고 있다고 T_T
gunmi85 2007.03.18 21:33  
  저도 회사에서 혼자 웃습니다.. ㅋㅋㅋㅋ
샤르코 2007.03.19 13:54  
  잼게 잘읽었어요~섬에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중이었는데 힘이생기네요~삽질을 두려워하지않고 모험해볼렵니다
다니엘킴 2007.04.22 15:00  
  재미있어요. ㅋ
머쉬멜로우 2007.05.16 17:01  
  와~~~~실감납니다
lover 2007.05.20 15:46  
  튜브타고 떠내려가는 장면에서 넘 웃겨서 큭큭 거렸습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
예로 2007.06.05 05:45  
  밤새 일하고 ...뭐 없나 해서 기웃거린 태사랑...나 죽는줄 알았습니다,,,온 집안 식구들...날 미친 사람 취급 하네요~^^  아아...잠 안올텐데...어쩌죠^^ㅋㅋ..  이건 뭐 정말...엄청난 그 무엇 이로군요^^
예로 2007.06.05 05:46  
  바로 떠오르지 않아요~? '아...잼났었다...(혼자 호텔 방안에서,,) 이젠 뭘 할까......뭐...하...아앗!!  신발!!!!

와하하!! 이건 뭐...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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