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하루의 여행일기 #10앙코르(6) 쁘레 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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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하루의 여행일기 #10앙코르(6) 쁘레 룹

참새하루 15 1646

안내 책자에는 두곳의 일몰 포인트가 있는데
쁘레 룹과 프놈 바켕이다.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 '쁘레 룹'은 오늘 내내 보아온 칙칙한 회색빛 사암이 아닌 붉은색 진흙벽돌로 세워진 힌두교식 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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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붉은색이 감도는 사원전체의 모습이 일출이나 일몰때 더욱 인상적이라서 추천장소가 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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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일몰을 보러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나 구름이 나즈막히 깔려서 해를 볼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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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과 문이 거의 무너져내려 사람들이 아무데고 출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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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무렵의 옛 성터... 뽕짝가요의 한대목이 생각나 흥얼 흥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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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출입구 역시 너무 훼손되어 옛날의 모습을 짐작하기 어렵다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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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정상부로 오르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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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층에서 돌사자(?)를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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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상층부의 탑들...붕괴를 막기위해 받혀놓은 나무버팀목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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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원의 이름이 화장하고 난후의 재를 뜻하는 쁘레 룹 '육신의 그림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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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장례식 사원으로 추정하고있다. 이 아름다운 사원이 장례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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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입구에서 본 화장터...난 처음엔 분수대인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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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원에서는 파괴된 돌사자(?)상을 많이 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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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내려다 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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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1년에 축조되었으니 근 1000년 넘게 이 사자는 이곳을 이렇게 지키고 있는셈이다IMG_1695_2.jpg

사람들이 마지막 일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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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건물의 실루엣을 보는 일몰이 아니라
이곳에 올라 편안히 앉아서 사방 탁터진 지평선을 바라보는 일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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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구름이 많이 끼어서 먼진 일몰을 보기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내려가기전 구름속에서 한줄기 빛이 새 나왔다
이 한컷이 처음이자 마지막 쁘레 룹의 일몰사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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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로는
캄보디아의 공무원 월급이 40달러 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관광지에 보면 10살도 안되어 보이는 수많은 아이들이
기념품을 팔거나 원달러 외치면서 손을 내미는것을 볼수 있다
불쌍한 마음에 원달러 주거나 물건을 사주면 이돈은 이곳에서는 상상도 못할 큰돈이 되는것이다
그래서 많은 악질 부모들이 아이들을 앵벌이로 내몰고 있다...뭐 이런 말을 들었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난 절대 아이들 한테 물건을 사주거나 돈을 주지 않기로 마음 단단히 먹었다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달려드는 아이들한테 "노땡큐"만 연발하면서 시선 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오늘 본 아이들 중엔 세살도 안된 벌거숭이도 있었다.
이 아이를 보면서 불쌍하다기 보다 이 아이들을 내몰아 동정심으로 받아오는 돈으로 욕심을 채우는 그 부모에게
분노가 일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한소녀를 만났는데...그 소녀의 초롱한 눈망울이 나의 결심을 한방에 날려버린것이다.
어느 한적한 건물 뒷편에서 이 소녀는 부끄러운듯 숨어서 나에게 볼펜을 달라고 했다.
왜 하필 볼펜을...돈을 달라고 했으면 매정하게 쌩깟을텐데...
사진 찍는 내내 이 소녀가 마음에 걸렸다...20분 뒤에 다시 돌아가 찾아보니 없었다.
약간의 후회감과 허탈감에 돌아서는 순간 숨어있던 소녀가 보였다
반가움에 손짓으로 불러서 말했다 "볼펜이 없으니까 돈을 줄께 돈으로 볼펜을 사거라 그러나...
공짜는 없다 이세상에...나의 사진 모델이 되면 돈을 주겠다" 뭐 알아들었는지 모르는지
여자애는 내가 시키는 장소에 오두커니 앉아서 모델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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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키는 대로 손으로 턱 받치는 센스와 표정- 타고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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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장 정도 찍고나서 원달러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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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해였던 이소녀는 이 돈으로 온가족의 저녁거리를 살수 있어서 행복햇을까
아니면 순진한 내가 넘어간걸까...

아직도 오늘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기분좋게 툭툭에 올라 저녁 바람을 맞으면서 달렸다.
다음은 압사라 댄스 저녁부페...

15 Comments
gill이오 2007.02.15 14:17  
  구경잘하고 갑니다 사진을 워낙잘찍어서 여기서 걍 앙코르 갔다온것 같네요..근데 참새가 날아다니기엔 너무먼것 같은데....
흐음..., 2007.02.15 15:17  
  돈을 주기도 그렇고 안주기도 그렇고....  참 난감하더군요....  파타야에서 천원만~하던 여섯살정도의 여자아이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기억이....^^;; 
참새하루 2007.02.15 16:56  
  gill이오님 칭찬 감사합니다 요즘 참새는 칭찬해주면 지구도 한바퀴 돈답니다^^
참새하루 2007.02.15 17:02  
  흐음님...어떤분은 한명에게 돈을 주었다가 주변에 있던 모든 애들이 떼로 몰려들어서 혼줄이 났다는...
돈을 주면 부모가 착복하고 계속 앵벌이 시킨다는 말이 사실인것 같아요...안주는게...차라리 그 지역 교회나 봉사단체에 헌금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덧니공주 2007.02.15 17:50  
  맘이아픈데 저 소녀의 미소가 잊혀지지 않네요~
월야광랑 2007.02.16 03:45  
 
문득 우리나라도 6.25 전쟁 후에 폐허가 되었던 시절에 저랬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도, 우리나라는 부모들이 애들 학교 보내기에 열심이었던 것 같은데...
깔로스 2007.02.21 15:09  
  대부분은 열심히 학교에 보내고
미꾸라지 몇마리는 미군부대로 앵벌이 보내고

세계어디를 가던지 항상 인류가 존재하는 한
천편일률적이지는 않죠.

지역교회나 봉사단체라고 다 믿을 수는 없죠.

그냥 자신의 맘이 내키는대로 편히 생각하고
지나가는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지않을까요? ㅎㅎ

앙콜왓 절대로 안가보려고 했는데
슬슬 돌아서네요. ㅠ.ㅠ
름달 2007.03.01 20:47  
  전 다른 분들 글 읽고....
친구랑 같이 무설탕사탕이랑 볼펜을 주려고 가져갔었거든요...
볼펜을 받을때마다 아이들 모두 손에다가 나오는지 써보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참 마음아팠었답니다...
한 꼬마 여자애는 볼펜을 주니 자기가 그린 그림도 선물로 줬었는데...그게 쁘레룹이었지요...^^
프놈바껭은 넘 사람이 많아서 정신 없었는데..
(그리고 내려갈때 그 계단의 각도란...;;)
쁘레룹은 프놈바껭보단 조용해서 좋았었던 것 같아요...^^
T군 2007.03.23 19:02  
  어쩔수 없는 아픔 현실이죠.... 관광객들이 몰리는 한...
아셀 2007.04.07 20:18  
  볼펜.. 그러니깐 생각이 나는데요..
얼마전 저희 부모님 환갑맞으셔서 여행 다녀오셨어요..
아시죠? 모나미 153볼펜.. 교보에 140원하더라구요..20개사서 엄마편에 보냈지요..
저두 담달 갈때에 모나미 볼펜 사가려구요..
돌이킬수없어요 2017.02.22 17:05  
와~~ 아이 이뻐요!!!
치앙마이에서 저도 정말 이쁜 5살짜리 태국여자애 만났는대..
전 사진 못찍엇어요 ㅜㅜ
앙코르왓 티비에서 너무 많이봐서.. 그다지 생각이 없는대..
고민스럽긴 하네요..
참새하루 2017.02.23 00:21  
와 돌이킬수없어요님
덕분에 타임머신을 타고 10년전으로 되돌아 온것 같아요
평생 다시 읽을것 같지 않게 까맣게 잊고 있엇던 포스팅인데
ㅎㅎㅎ 지금 다시 보니 역시 오글오글

요즘은 한층더 어린아이들을 촬영하는데 조심스럽습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듯

시엠립 안가보셨으면 꼭 추천드려요
페루의 마추피추 인도네시아의 보도부르드 사원
미얀마의 바간 그리고 캄보디아의 앙코르왓
그주 최고는 단연코 앙코르왓일겁니다

티비에서 보는것과 다른점은
그 티비속에서 본인이 거닐수 있다는거지요

제가 유적지를 유난히 좋아하는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패키지팀들이 휩쓸고 지나간
조용한 유적지
 바람소리 새소리
시원한 나무그늘 밑에 누워서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
참 행복합니다 

돌이킬수없어요님의 여행길에서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있었겠지요
그런 에피소드도 듣고 싶네요
돌이킬수없어요 2017.02.23 09:36  
저도 나름 여행기 썻는대... 못보셧군요..ㅠㅠ
카오산-치앙마이-람푼-치앙라이-치앙마이-빠이-치앙마이-카오산 34일..
카오산-무꼬수린-카오산-방비엥-우돈타니-치앙칸-카오산-31일...
여행햇어요^^;;;
캄보디아.. 입국..부터 1달러..불편할것 같고.
툭툭이도 말이 많아서.. 고민스럽더라고요.
전 건축물을 보면 그다지 감흥이 없엇어요 화이트템플 정도가 눈에 들어왓는대..
어떻게 저렇게 화려하게 눈부시게 만들수 있을까? 정도
전.. 자연이 좋더라고요..
그래도 참새하루님의 캄보디아 여행기 보니.. 다시 고려해야갯어요^^
참새하루 2017.02.24 11:57  
지금 여행 게시판을 찾아보니
시간이 많은분만 보세요 라는 여행기를 쓰셨군요
제가 여행기 게시판은 잘 안봐서요
그렇지만 제목은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많은 분만 보세요라는 제목을 보면서
시간이 없는 사람은 못볼 ? 했던 기억이 나네요 ^^
오늘 부터 저도 잘 읽어보겠습니다
벌써 일년전 여행기네요
그리고 한가지 궁금한것은 11편에서 12편으로 넘어갈때
왜 제목이 심심한 분으로 바뀌었을까요?

돌이킬수없어요님 여행 루트를 보니
북부와 섬 방비엥 치앙칸 같은
오지 산지로 다니셨군요
오지 탐험 체질이신가 봅니다
돌이킬수없어요 2017.02.25 15:02  
^^  시간이 많은분이랑.. 심심하신분은.. 같은분들 일것 같아서
제목을 그렇게 지엇어요;; 여행기 처음 쓰는거라 자신도 없엇고요.
이건 비밀 아닌 비밀 인대요..
제 여행지는 가성비 좋은 숙소위주 랍니다^^;;
호텔비는 아깝고..도미토리는 싫어하고요 ㅎㅎ
무꼬수린..은 조카를 위해서 가봣어요.
전 절대 오지 못가요... 한식 좋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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