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하루의 여행일기 #10앙코르(6) 쁘레 룹
안내 책자에는 두곳의 일몰 포인트가 있는데
쁘레 룹과 프놈 바켕이다.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 '쁘레 룹'은 오늘 내내 보아온 칙칙한 회색빛 사암이 아닌 붉은색 진흙벽돌로 세워진 힌두교식 사원이다.
아마도 붉은색이 감도는 사원전체의 모습이 일출이나 일몰때 더욱 인상적이라서 추천장소가 된것 같다.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일몰을 보러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나 구름이 나즈막히 깔려서 해를 볼수 있을지...
벽과 문이 거의 무너져내려 사람들이 아무데고 출입하고 있었다
황혼무렵의 옛 성터... 뽕짝가요의 한대목이 생각나 흥얼 흥얼...
이 출입구 역시 너무 훼손되어 옛날의 모습을 짐작하기 어렵다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
사원 상층부의 탑들...붕괴를 막기위해 받혀놓은 나무버팀목이 안쓰럽다
이 사원의 이름이 화장하고 난후의 재를 뜻하는 쁘레 룹 '육신의 그림자'란다...
그래서 장례식 사원으로 추정하고있다. 이 아름다운 사원이 장례식장?
동쪽 입구에서 본 화장터...난 처음엔 분수대인줄 알았다
이 사원에서는 파괴된 돌사자(?)상을 많이 볼수 있었다...
961년에 축조되었으니 근 1000년 넘게 이 사자는 이곳을 이렇게 지키고 있는셈이다
어떤 건물의 실루엣을 보는 일몰이 아니라
이곳에 올라 편안히 앉아서 사방 탁터진 지평선을 바라보는 일몰이다
그러나 구름이 많이 끼어서 먼진 일몰을 보기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내려가기전 구름속에서 한줄기 빛이 새 나왔다
이 한컷이 처음이자 마지막 쁘레 룹의 일몰사진이 되었다
듣기로는
캄보디아의 공무원 월급이 40달러 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관광지에 보면 10살도 안되어 보이는 수많은 아이들이
기념품을 팔거나 원달러 외치면서 손을 내미는것을 볼수 있다
불쌍한 마음에 원달러 주거나 물건을 사주면 이돈은 이곳에서는 상상도 못할 큰돈이 되는것이다
그래서 많은 악질 부모들이 아이들을 앵벌이로 내몰고 있다...뭐 이런 말을 들었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난 절대 아이들 한테 물건을 사주거나 돈을 주지 않기로 마음 단단히 먹었다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달려드는 아이들한테 "노땡큐"만 연발하면서 시선 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오늘 본 아이들 중엔 세살도 안된 벌거숭이도 있었다.
이 아이를 보면서 불쌍하다기 보다 이 아이들을 내몰아 동정심으로 받아오는 돈으로 욕심을 채우는 그 부모에게
분노가 일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한소녀를 만났는데...그 소녀의 초롱한 눈망울이 나의 결심을 한방에 날려버린것이다.
어느 한적한 건물 뒷편에서 이 소녀는 부끄러운듯 숨어서 나에게 볼펜을 달라고 했다.
왜 하필 볼펜을...돈을 달라고 했으면 매정하게 쌩깟을텐데...
사진 찍는 내내 이 소녀가 마음에 걸렸다...20분 뒤에 다시 돌아가 찾아보니 없었다.
약간의 후회감과 허탈감에 돌아서는 순간 숨어있던 소녀가 보였다
반가움에 손짓으로 불러서 말했다 "볼펜이 없으니까 돈을 줄께 돈으로 볼펜을 사거라 그러나...
공짜는 없다 이세상에...나의 사진 모델이 되면 돈을 주겠다" 뭐 알아들었는지 모르는지
여자애는 내가 시키는 장소에 오두커니 앉아서 모델이 되어주었다
내가 시키는 대로 손으로 턱 받치는 센스와 표정- 타고난 모델?
순진해였던 이소녀는 이 돈으로 온가족의 저녁거리를 살수 있어서 행복햇을까
아니면 순진한 내가 넘어간걸까...
아직도 오늘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기분좋게 툭툭에 올라 저녁 바람을 맞으면서 달렸다.
다음은 압사라 댄스 저녁부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