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하루의 여행일기 #6 앙코르(2) 바욘Bayon
앙코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몇백년 간 밀림 속에 버려져있다가 발견된 고대 유적...
이것이 내가 아는 앙코르의 전부였다.
100배 즐기기에 몇페이지에 걸쳐 소개된 앙코르의 내용은 너무 간략해서 도데체 어떤곳인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반띠아이 끄레이인지 쓰레이 인지...쓰레기인지...당체 발음하기도 힘들고...
외워도 외워도 헷깔리는 지명들...
단지 '시간 죽이기' 용으로 갑작스레 방문했던 캄보디아 앙코르...
당연히 사전준비도 없었고...정보도 부족했다...
그러나 아무생각 없이 찾아간 이 앙코르는 한마디로 나에게는 '대박'이었다...
오늘 방문하는 앙코르 톰은 12세기후반 -13세기초에 건설된
인구 100만이 거주하던 앙코르 제국시대의 마지막 수도였다.
그냥 막연히 불국사 정도로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그 '앙코르 톰(커다란 도시라는 의미)'은 그 크기 만으로도 나를 충분히 압도했다.
이 앙코르 톰 성안에 바욘사원, 코끼리테라스, 문둥이 왕등의
관광 포인트가 흩어져 있다.
신계와 인간계를 잇는 무지개를 뜻하는 해자위의 다리
좌 우로 54개 씩의 수호상이 서있다
왼쪽 줄의 신들은 선한신이라는데...착해보이진 않네...
조그만 말 한필이 힘겹게 끄는 관광마차도 앙코르 톰으로...
대제국 앙코르 시대의 왕궁문이라고 부르기엔 좀 작은듯한 남문
엄청난 관광차량의 통행으로 그 좁은문이 아슬아슬해 보였다 언제 부딪혀 붕괴될지도...
문위 탑위에 앙코르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면상의 얼굴...'방갑습네다^^'
문앞에서 내려주고 관광객들은 문을 감상하면서 안으로 들어서면
그사이에 툭툭이와 버스들은 안쪽 주차장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쪽에서 바라본 남문
앙코르 톰은 높이가 8미터에 이르는 담장으로 둘러쌓인 각변의 길이가 3Km에 이르는 거대한 사각형의 왕성이다.
다시 툭툭을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가는 곳은 이곳 앙코르 톰의 중심에 위치한 바욘 사원.
툭툭에서 내리자 마자
바욘Bayon과의 첫대면...
그것은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처럼 강렬한 충격으로 나의 온몽을 휘감아쳤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첫번째 만나는 순간에 결정되는 첫인상이 평생의 이미지를 좌우한다고 한다.
아무리 감동깊게 본 영화도 두번째 보면 다른 시각, 다른 재미는 발견할지언정
첫번째 받았던 그 감동을 다시 느낄수없는것 처럼
나는 이 바욘에서 받았던 첫대면 첫인상 첫감동을 평생 잊을수 없을것이다.
아름다운 참으로 아름다운, 영원히 기억될만한, 너무도 장엄한, 참으로 찬란한...
온갖 갖은 미사려구로도 표현할수 없는 이 벅찬 감동!!!
이 앙코르제국의 허물어진 사원이야 말로
내가 가진 어떤 언어의 표현능력으로도 표현한 길이 없었다.
그저 아 아 아 아....넋을 잃고 서있기를 얼마나 ...
한무리의 관광객들이 주변에서 소란스럽게 사진을 찍는소리에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 난 무엇에 홀린듯 바욘으로 빨려 들어갔다.
관세음보살이자 그의 화신인 쟈야바르만7세의 얼굴로도 알려져있다
빛에 따라 시간별로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난 약간의 앵글차이 만으로도 표정이 바뀌는 신비함을 느꼈다...(아닌가?...)
앙코르의 미소... 이걸 본거만으로도 나의 캄보디아행은 본전 뽑은거다
유명한 곳인 만큼 관광객들 특히 패키지 한국인 중국인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벽에 부조된 여신상...
앙코르 유적 전체가 그랬지만 코와 가슴등 돌출된 부분은 거의 훼손된 상태였다. 안타깝슴...
800년의 세월을 아무런 말없이 인간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저 얼굴
54개의 탑중 다 허물어지고 36개만 남았단다 그래도 200개나 되는 큰바위 얼굴들...
아니나 다를까 이곳에도 이미 시엠리업 전체에 퍼져있는 상술이 침투해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진을 함께 찍혀주고 원달러 씩 받고 있었다
캄보디아 압사라댄스 무희옷을 입은 아가씨들...
기왕이면 인물도 좀 받쳐주는 서비스라도 ㅠㅠ
의상과 소품등 투자에 비해 수입은 짭잘한듯...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바위를 저렇듯 쌓아올려 정교하게 조각하였다
벽마다 하나도 같은 얼굴, 같은 동작이 없을 만큼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부조가 가득했다...오옷!!!
향초팔던 할매의 휴식시간(근무교대?)...
웬 갑자기 할매?
3층에 있는 바욘의 중심에는 중앙사원이 있는데 그 컴컴한 중앙부 내부에
향과 초가 켜져 있는 제단이 있었다...
위의 할매가 앉아 향과 초를 부처에게 바치면서 지나가는 한 노랑머리 관광객에서
슬쩍 향을 권한다...이 순진남 아무생각없이 받아들고 불을 붙이는 순간,
이 수상남이 나타나 '원달러'하면서 수금해 간다.
판매책과 수금책의 기막힌 팀웍이었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어느 곳을 가던지 이런 장사꾼들이
폐허의 사원 곳곳에 안치된 불상앞을 차지 하고 앉아서 향과 초를 팔고있었다.
이런 세계적인 문화재에 어떻게 저런 개인들이 들어와서 사유재산 소유하듯 태연이 장사를 할수 있을까?...
언듯 이해가 되질 않았다
100배즐기기에 나온 바욘의 사진중 가장 인상깊었던 사진과
똑같은 위치에서 찍어보았다.
부식되기 쉬운 사암으로 만들어져 손만 대도 모래가 묻어 나올지경...
나의 손주들은 이 부조상들을 볼수 있을까?
너무나도 방치 또는 훼손되어 가는 유적이 안타깝다.
스님이라고 관광가지 말란법있냐
패키지 단체투어로 오신 스님...
금방이라도 숨을 쉬고 눈을 뜰것 같은 저 생생한 사면상
이것이 정녕 인간의 손으로 만든 건축물이란 말인가!!!
아쉬움을 뒤로 한채 바욘을 나와서 다시 툭툭에 올랐다.
햇빛이 강렬한 정오가 이미 되어가고 있었다...
이 바욘에서 이미 난 앙코르에 매료아니 중독되어 버렸다.
뒤이어 코끼리 테라스, 문둥이 왕, 피미아나까스 등을 방문했지만
너무나 강렬한 바욘의 첫 충격으로 나머지 유적들은 싱겁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