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여행기. 민선 농키아우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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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기. 민선 농키아우가다!

민선 1 3165
요즘 시계도 없고, 그냥 동네 닭들이 울면 그 소리에 잠을 깬다.

자전거를 반납하러 가는 길에 렌즈세척액 살려고 한참을 돌아다니다 결국은 못샀다. 루앙프라방엔 안경점은 없는 듯하다. 어떻게든 구해볼려구 시장이랑 약국, 병원을 다 뒤져봤지만 결국 들은 대답은 비엔티엔에는 가야 구할 수 있단다..;

숙소를 돌아와 이리저리 짐 정리하다 무지 게으른 탓에 12시가 되서야 터미널에 도착했다.

북부터미널까지 시내에서 좀 많이 떨어져서 우리 게스트하우스서 뚝뚝타고 1달러였다. 후에 다른 사람들 말 들어보니 5000낍 주고 탄 사람도 있었다.

터미널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표 끊는 곳.

민 : 농키아우 가는 버스표 한 장 주세요~

표 아저씨 : 농키아우 가는 버스 다 떠났는데..;

민 : -ㅇ- 네…???????????(아띄,,빨리 좀 올걸…; 하룻밤 더 자야되는건가..)

표 아저씨 : 근데 남빡가는 버스는 아직 있으니깐 그거타고 남빡가서 거기서 농키아우 가는 걸 타세요.

민 : 남빡가면 농키아우 가는 차 있어요?(남빡이 워디래..-_-;)

표아저씨 : 네~

민 : 확실한거죠?

표아저씨 : (옆에 있던 아줌마까지) 확실하다니까~진짜 있어요~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남빡이라는 곳에 가는 표를 샀다.
그러고보니 지도에서 남빡이라는 지명을 본 것 같기도 하구…지도를 펴 놓고 남빡을 열심히 찾았다. 농키아우에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뭐 거기 가면 농키아우까진 얼마 안멀다니깐….

남빡가는 차가 왔다. 포터 트럭 크기의 썽태우였다. 처음에 올라 탈 때는 라오 인 몇 명만 앉아있어서 어케어케 가겠구나 했는데, 나중에 사람들이 더 타면서 큰 가방이랑 이불이랑 과자 박스랑 세제랑 쌀 포대랑 엄청 짐을 올려놓으면서 짐에 끼여서 갔다.

불편은 했지만 재밌었다. 내 옆에 앉은 지윤이랑 갑인 청자켓 라오 소녀가 사탕이랑 과자도 줘서 같이 먹고. 함께 탄 라오인들과도 재밌게 놀면서 갔다. 특히 내 앞에 앉았던 노랑모자 할아버지 무지 웃겼다. 인상적이였던 것은 트럭이 한번 크게 정차하면서 짐 쌓아놓은게 다 엎어졌는데 더운날씨에 짐까지 쓰러져서 짜증낼 법도 하지만 차에 탄 라오인들은 모두 웃으면서 다시 짐을 하나하나 쌓아놓는다. 정말,,인내심 깊은 민족이다…

내리고 싶을땐 별다른 버스 정류장도 없고 내릴 때가 되면 운전 기사한테 손짓을 해서 내려 달라 하면된다. 길을 달리면서 라오 마을을 여러 곳 지났는데 산 길에 몇 십채 정도 집이 모여서 마을을 이룬다. 사람들이 내릴려고 가끔 정차할 때 마을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다.

우리 차에는 방물장수 한 명이 중간에 탔었는데, 그 방물장수는 국자랑 칼 같은 부엌용품과 화장품, 시계랑 여러가지 물건을 서류가방과 보따리에 넣고 팔았다. 어찌나 인기가 있던지 올라타자마자 라오 아줌마 아저씨들은 물건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모두들 좋아했다. 그새 한 아주머니는 국자하나를 샀다.
내가 까올리서 온걸 아는 노랑모자 할아버지. 방물장수가 중국에서 왔다며 나보고 얘기를 해보라고 손짓을 한다. 나 중국말 못하는데…-_-; 생김새가 비슷해서 말이 통한다고 생각하신건가. 옆에 할아버지가 자꾸 얘기해 보라고 한다. 하핫;;

그렇게 남빡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뜨거운 햇볕에 어찌나 덥던지. 모자도 잃어버려서, 햇빛을 가릴만한 것도 없었다. 최악이였다. 결국 모자를 사기러 하고 시장을 둘러봤지만 마땅한걸 못찾아서 결국 프릴 레이스가 달린 자그만한 자주색 우산을 하나 샀다. 우산중에서 그나마 이쁜거 고른거다.

루앙프라방에서 본 건데 라오인들은 우산을 여러모로 이용한다. 비올 때 뿐만 아니라 햇볕이 날 때면 양산으로도 이용을 한다. 우산 - 24,000낍.
그리고 우산을 산 건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였다!! 모자를 사서 썼었더라면 날씨도 더운데 쓰고 있으려니 머리가 답답했을거다. 하지만 우산은 햇볕을 고루 막아주었고 비 올때도 유용했다.

남빡에는 터미널이라고 할 것은 없고 시장근처에 차가 몇 대 서있고, 운전기사들이 모여있었는데 농키아우 가는 차를 탈려면 거기서 기사들과 흥정을 해야한다.

1시간 정도 달리자 농키아우 도착!  보트 타는 곳 근처에서 내렸다. 갈 수 있다면 당일 치기로 무앙응어이까지 가려고 했었는데 하루 한 번 응어이로 가는 보트는 아침에 벌써 출발했단다.

내일 보트로 떠나기로 하고 농키아우에서 하루 밤을 묵기로 했다.

농키아우는 마을 한 가운데로 메콩강이 지나가고 주변이 무지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곳이였다. 등산이나 해볼까 생각해 봤었는데 차마 산이 험해서 오를 엄두도 안난다.

메콩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게스트하우스들이 꽤나 많이 모여있다.

짐은 무겁고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 처음에 들린 곳은 썬라이즈 게스트하우스. 근데 여기 썬라이즈 치고는 분위기가 침울하다…

그리고……가장 결정적인건…닭들이 마당에 무지 많다는거다.
7살때 닭한테 손가락을 물린 기억이 있어서 닭이라면 정말 무서워한다. 먹는거야 좋아하지만..-_-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게 있다면 닭…이라고 말하겠다…

두번째로 들린 곳은 밤부게스트하우스. 가이드북에는 1.5달러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그새 올랐나부다. 2달러다. 썬라이즈와는 대조적으로 굉장히 밝은 분위기에 마당도 참예쁘게 가꿔놓았다. 아줌마두 푸근하게 인상도 좋으시고. 머물기로 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방 앞에 깔아 놓은 돗자리에 누워서 밀린 일기도 정리하고,,
저녁으로는 볶음밥을 먹었다. 주인아줌마 음식 솜씨가 너무 좋으셔서 참 맛있게 먹었다.
저녁에 아줌마랑 그집 딸아이랑 열살먹은 아들, 그리고 아들친구랑 놀았었는데 잘 시간이 다 되서 아줌마가 잠깐만 기다려 보라면서 실타래를 가져왔다.
그러더니 팔목에다가 아줌마 하나, 딸 하나, 아들하나 이렇게 실을 묶어준다.

“여행 잘하고 집에 무사히 돌아가요, 항상 행운이 있기를~”

실을 묶어준다는게 무슨 의민지는 잘 모르겠지만 행운을 비는 거 같긴 하다. 오토가 준 행운알약을 마이한테 주고 약간 찜찜했는데 다시 행운을 얻었다! 쿡쿡 운도 좋지…
우리 옆방 커플도 아줌마가 실을 감아줬다. 근데 뒷방에 재수없었던 미국애들은 안줬다…+_+ㅋㅋ


* 이 글은 다른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이동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꼭 게시판 성격에 맞도록 글을 올려주세요.  ^_^ (2004-10-04 10:57)
1 Comments
해피걸 2004.10.25 13:46  
  전 농키오에서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여...ㅠㅠ
1.5달라라고 하던데 만이천낍에 잤어여...
같이 간 홍콩 남자랑 벽을 하나 사이에 두고...
분명 다른 방으로 들어갔는데 위에가 뚫렸더군요.ㅠㅠ
그래도 농키오 디게 좋지여? 전 몽노이보다 농키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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