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간의 트렁크여행♡ 열째날 - 씨엠립 → 카오산
01/21 Sun.
여행 10일째, 그리고 캄보디아를 떠나는 날..
어제 호텔에 들어오자 마자 쓰러졌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아침. 그래도 긴장을 해서 그런지 7시도 안돼서 일어났다.
일어나서 옆에 깡수와 눈을 마주치자 마자 깡수가 하는 말.
" 야 , 빠우도 남자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말 듣고 진짜 또 10분은 웃은 것 같다.
"왜 ㅋㅋ 왜 웃어"
안웃게 생겼나.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말이 빠우가 남자였다니.
진짜 아닌 밤중에 홍두깨 두드리는 격이었다.
"아니, 어제 클럽 갔을때 있잖아, 빠우가 은근슬쩍 막 손을 잡더라구.
그리고 계속 등을 쓰다듬었어.
난 빠우의 순수하고 수줍었던 모습을 좋아한 거였는데 ㅠㅠ 결국 빠우도 남자였던거야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말 듣고 기절하게 웃겼다.
빠우도 웃기고 그걸 '빠우도 남자였어'라고 말한 것도 웃기고..
여행 최대의 어록이었다. ㅋㅋㅋ
어쨌거나,
어제 미리 쌓았던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하러 내려온다.
망고스틴과 망고는 냉장고에서 아주 시원해졌는데 먹을 시간이 없었다.
체크 아웃 후 빠우를 기다리며 몇개를 먹었다.
하지만 급하게 먹느라 제대로 맛도 못느꼈다. 엉엉 ㅠㅠ
빠우가 왔다.
어제 피곤해서 그런지 평상시에는 항상 먼저 와서 기다리던 빠우인데 조금 늦게 왔다.
이제 정말 친해졌는데... 헤어져야할 시간이라니....
빠우의 회사인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그동안의 모든 비용을 계산한다.
정말 끝이구나!
사실 오늘 빠우와 이곳 씨엠립에서 헤어지는 건 아니다.
빠우가 친구를 만나러 갈껀데 그 곳이 국경과 씨엠립 중간 쯤에 있는 도시란다.
이름이 씨소폰이라나.. 정확한 지명은 (캄보디아말은ㅠ) 가물가물..
그래서 어쨌거나 우리는 1시간반 정도는 빠우와 함께 드라이브 여행을 하게 된 것이었다.
원래의 예정은 빠우의 아버지가 우릴 데려다 주시는 건데
(이 상황을 기대했는데.. 단란하게..ㅋ)
아빠가 바쁘시단다. 그래서 또 다른 친구아저씨가 데려다 주신다고 한다.
친구를 만나러 가서 그런가 빠우도 옷도 이쁘게 입고 가방도 맸다.
"뭐 호텔에 두고 온거 없어?"
"응, 없어"
"그래, 그럼 출발!!"
빠우의 아빠는 안전운전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 아저씨는 스피드에 생명을 건다.
얼마간의 포장도로가 끝났는데 비포장도로에서 90~100Km/h를 유지하신다.
그럴때마다 차가 엄청나게 흔들렸는데 빠우는 그때마다 우리 눈치를 본다.
그러더니
"마사지야, 꽁짜 마사지 ㅋㅋ 좋지?" ㅋㅋ
그리고 또 다시 알게된 우리가 빠우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던 점.
우리는 빠우네 집이 씨엠립에 있는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빠우는 현재 24살.
20살때 운전면허를 따고 씨엠립으로 이사왔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친구를 만나러가는 동네가 빠우가 원래 살았던 동네라고 한다.
그래서 아~ 옛날 동네 친구를 만나러 가는구나 했다.
근데 또 여기서 반전이 있었다. (기대는 하지마세요;;)
거의 빠우네 동네에 도착했을 무렵에 빠우가
"여기가 우리동네야~~ 우리집 볼래? 내 왕궁 ㅋㅋ"
그래서 지나가다가 옛날에 살던 집을 보여주려고 하나~ 했더니
빠우네 진짜 집에 바로 거기었다.
그냥 빠우는 돈을 벌러 씨엠립에서 머물고 주말?이나 쉬는 날에는 이렇게
진짜 집으로 돌아오는 모양이었다.
여기서 또 깜짝놀랬다.
나는 솔직히 맨처음 국경에서 씨엠립을 들어올때 양옆으로 늘어져있던
그 수많은 집들이 아마 국경지대에 있는.. 캄보디아 최빈민층정도가 사는 곳이려니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빠우가 말하는 빠우의 옛 동네는 그런 집들 사이로 난 도로에 있는 그런 동네였다.
설마 난 그 속 안에 하나의 도시가, 동네가 자리잡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어쨌든 상당한 충격을 받고 속으로 들어가자 나온 빠우의 집.
아.. 빠우도 이런 곳에 사는구나..
나는 그래도 옷도 이쁘게 입고 깔끔하게 하고 다니길래 빠우는 좀 잘 사는 편에 속하는 줄 알았다.
아니, 잘사는 편에 속할지도 모르지.
여튼, 집 풍경을 상세하게 찍고 싶었으나 실례가 될 것같아 찍지는 못했다.
그냥 빠우를 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워 집까지 들어간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아주머니. 빠우의 엄마.
그리고 바쁘다던 빠우 아빠 ㅋㅋ 여기서 쉬고 계셨다. ㅋㅋㅋ
그리고 빠우의 친구들, 사진에 보이는 강아지 뒤에 보이는 꼬마. (아마 조카)
아주머니께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들어오라고 앉으라고 하신다.
그리고 물도 주신다. 감사했다.
놀고 싶었다 -_-..
하지만 여기에 우리가 계속 있을 사람은 못되고 폐를 끼칠까봐 곧 자리를 뜬다.
그리고 빠우와의 마지막 사진...
"캄보디아 또 올꺼야?"
"응, 당연하지!"
"오면 나한테 전화해."
"그것도 당연하지 ㅋㅋ"
"언제 올껀데?"
" 글쎄?? ^^;;"
"내년에??"
그렇게 빨리 올 생각은 없는데... 켁.. 근데 또 다시 가고 싶다.
그리고 빠우와 작별인사를 했다.
택시에서 내리면 어떻게 하라고 당부당부를 한다. 방콕 도착하면 메일 보내라는 말도 잊지않은채.
꼭 다시 만날꺼야 ㅠㅠ
그리고 우리는 곧 캄보디아를 벗어나는데..
그 이후로 정말 급격히 사진을 안찍었다.
그리고 한 5일간 계속 빠우, 캄보디아 타령.
아마 우리는 캄보디아와 헤어지면서 빠우, 애런, 그리고 그 귀엽던 아이들과
모두 같이 헤어졌기때문에 그 타격이 컸던 것 같다.
어쨌든 이제 카오산으로 가야지~~
스피드 아저씨 덕택에 정말 빠르게 국경을 통과했다.
그리고 다시 출국심사, 입국 심사.
근데 택시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출국심사대까지 가는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어떤 사람들이 수레에 막 짐을 다 싣는다.
근데 우리꺼만 따로 싣는 거다.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트렁크가 너무 무겁기도 하고 버스도 공짜여서
이것도 그냥 해주는 건가.. 싶었는데 한 중간 쯤 걷다가 깨달았다.
쟤네 돈 받고 해주는 애들이라는 것을.... 하지만 이미 늦었다.
아오.. 화나.. 결국 나중에 돈뜯겼다는거.
완전 때릴 듯이 쳐다봤다.
또 짜증나는거.
국경에서 카오산까지 가는 버스를 예약을 안해둬서
어제 리버사이드에서 예약을 했는데 15불이었다.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불안해서 샀는데, 국경와보니 200B.
진짜 뭐니 -_- 화나........... 차라리 카지노 버스 탈껄..
이래~저래 돈 쓸데없이 버린다.
근데 카오산으로 가는거, 버스가 아니라 봉고차다.
이그.. 암튼 봉고차여도 상관없지하고 얼른 탔는데 쪼금있다가
버스아저씨가 우리 둘보고 앞에 타란다.
덩치가 산만한 북유럽애들이 늦게 와서 앞자리밖에 탈게 없는데
우리가 쬐그마니깐 걔네랑 자리를 바꾸라는 거다.
참..기가막혔지만.. 어쩔수 없었다. 엉엉 ㅠㅠ 짜증 252네...
가특히나 캄보디아에서 떠나는거 짜증나는데 이런 일까지..
(생각같아서는 캄보디아에 머물고 싶었지만 치앙마이 비행기표가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이날 돌아와야만 했다.)
앞자리에서.. ㅠ
오늘도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안먹었다. 위장이 난리친다.
맨날 꼬박꼬박 3끼 먹어줬더니 이게 이제 한끼만 안먹어도 난리친다.
정말 더워죽겠는데 짐낑낑끌고 다시 람부뜨리로드로 향했다.
하지만 망고라군 full.
밥이나 먼저먹자.
밥도 맛도 없네...............
그리고 다시 낑낑거리며 간 람푸하우스 full.
너~ 무 힘들어서 옆에 그냥 람부뜨리로 갔다.
근데.. 람부뜨리 게스트하우스 완전 비추에요! 가지 마세요..
같은 가격대라면 다른 곳이 훨 나은 듯..
딱 한가지 좋은 점은 엘레베이터가 있다는것.
팬룸은 없어서 할 수 없이 또 (이제야 느꼈다. 우린 에어콘이 필요없다는걸)
에어컨룸을 잡았다.
그런데 에어컨 고장나서 안나온다.
아저씨를 불러서 고쳤다.
근데 버튼 켰다 껐다하기 넘 불편! 리모콘이 없자나!!!!
이건 필시 에어콘 못틀게 하려는 심보가 틀림없어.
콘센트도 너무 위에 달렸어!!
핸드폰 충전의.. 안습...
대충 짐을 열고 샤워 시작..
먼저 들어간 깡수의 비명.
"캬악!!!!!!!! 수건에서 때나와!"
때는 아니고.. 초록색 수건이었는데 그 실이 물기를 닦으니 몸에 다 달라붙는 단다.
우리는 수건이 없었다. (짐줄이느라고 버렸다 ㅠㅠ)
티셔츠를 희생한다.
가뜩히나 캄보디아를 떠나온 스트레스도 컸는데 이런 기타 등등의 사건들이
겹치며 정말 이날은 기분이 별로였던 하루였다.
그래도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카오산을 다시 향한다.
그리고 인터넷룸에가서 빠우한테 메일도 쓸겸 한국소식도 접할겸 했는데,
유니 자살했다네.. 나도 평상시에 욕 좀 했었는데.. 미안했다.;;
집에 전화도하고 (캄보디아에서는 전화하기가 쫌 그래서 한번밖에 안했다.)
카오산 둘러보기~~ 이제 카오산은 내 집 앞마당같다. ㅋㅋ
쉐이크랑 로띠 먹고 어슬렁 어슬렁~
그러다 신기한 아저씨 !
물컵연주~
그리고 다시 집에 돌아왔다.
일기를 쓰는데 정말 오늘 한 일이 없다.
빠우~~ 그리워~~~
그리고 이날 이후로 나는 캄보디아를 사랑하게 되었다.
다음에 다시가서 꼭 모두를 만날거다..
..........................
사진이 대략 난감하게 없네요 ㅠㅠ
켁 이제 사진 없는 날은 몰아서 써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