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짧았던 태국 3박5일 - 5.산호섬과 마사지
이날은 파랑새가 기대하던 산호섬으로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밥먹고 산호섬으로 가는 배를 탄다.
근데 아들이 가장 기대하던 스노클링을 안 한다는 것이다.
흐~ 그거 땜에 투어 신청한 거인디...
수상스포츠 할 사람 신청하라 해서
남편과 아들은 꿩대신 닭이라고
스노클링 대신 씨워킹을 하기로 했다.
중간에 낙하산 탈 사람 내려서 하는 거 기다리고
좀 가다가 다시 씨워킹 할 사람 내리고
산호섬 해변에 내려준다.
산호섬 해변 풍경
우리 팀 사람들 바다에 들어가 사진찍고 수영하고 노는데
씨워킹 하는 남편과 아들이 영 오질 않는다.
거의 1시간을 기다리니 그제서야 온다.
엉뚱한 쪽에 내려줘서 한참을 찾으며 걸어왔다고.
그리고 아들은 바다에 들어가자마자 귀가 아파서 바로 올라오고
남편만 했는데 아들 혼자서 밖에서 30분 넘게 기다렸다고.
가엾은 우리 아들ㅠㅠ
남편 말로는 바다속은 뿌옇고 아무것도 없어서 별 재미없고
아이가 하기엔 좀 위험한 면도 있었다고.
씨워킹도 그렇고 수상스포츠는 최소 중학생 이상은 되어야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스노클링 장비를 하고
입수준비 완료
괜히 시간만 보낸 우리 가족은 이제부터 놀아보자 하고
바닷물에도 뛰어들고 바나나보트도 타고 노는데
우리만 점심 안 먹었다고 빨리 밥 먹으란다.
뒤에 있는 식당에서 밥 먹고 나서 더 놀려고 하니까
11시반에 출발한다고 준비하라네.
엄청 실망하는 파랑새.
막판 한 10여분 더 바다속에 들어갔다 나와서
짐 챙기고 돌아올 준비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재밌는 사건이 하나 벌어진다.
해변에 옥수수, 아이스케키 등등을 파는 상인들이 돌아다니는데
해먹을 파는 아저씨도 다녔다.
우리팀 처자 한명이 재미삼아 얼마냐고 물어보니
500바트란다.
처음부터 굳이 살 생각이 없었던 지라
이 처자 350바트 부르며 너무 비싸다, 돈도 없다 그랬다.
처음엔 350 절대 안 된다더니 자꾸 떨어져서
300바트에 서비스로 가방까지 준단다.
처자 웃으며 한국말로
“아저씨 사도 걸어놀 데가 없어요.
그걸 아파트 어디디가 거냐고?“
이래도 아저씨 포기 안하고 절대 안 간다.
그 흥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우리팀 둘러서서 구경하며 웃다가
내가 불쑥 사고 싶어지는 게 아닌가?
300바트면 괜찮은 가격인 거 같고.
우리집도 좁은 아파트라 걸 데는 없지만
야외나 산에 가서 나무에 걸어놓으면 좋을 거 같았다.
“흥정은 아가씨가 하고 사기는 엉뚱한 사람이 사네”
내가 이러면서 웃으니
우리팀 친정아버님 모시고 온 아줌마가 자기도 산단다.
해먹 아저씨 끝까지 포기 안하더니 신났다.
결국 흥정했던 처자도 친구한테 선물한다며 하나 샀다.
그 아저씨 모두 3개나 판 것이다.
아저씨 장사 한번 제대로 한다.
카오산에서와는 달리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즐겁게 웃으며 기분좋은 쇼핑을 한 것.
우리 가족은 물놀이가 성에 안 차서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마당에 있는 수영장으로 직행, 한 30분 더 놀았다.
홍익비치 수영장에서 남편과 아들
아들, 이제야 좀 만족스러워 한다.
짐정리해서 다시 방콕으로 돌아오니 5시경.
파타야 1박2일 투어를 정리해 보면
20대이상 어른들에겐 괜찮은 투어인 거 같다.
홍익비치 사장님 친절하고 재밌고 숙소도 좋고
긴 일정이라면 이틀정도 한국 사람들끼리 한국음식 먹으며
놀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겠다.
그러나 우리처럼 초등생 아이가 있는
짧은 일정의 가족에겐
그리 권장할 만한 코스는 아니라는 결론.
농눗 빌리지는 여러 가지로 즐거웠지만
알카자쇼나 워킹스트릿은 아이와 함께는 당연 비추고
산호섬은 어른들이 수상스포츠 즐기는 곳이지
아이가 맘놓고 놀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엄마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아이들은 그저 쥐방구리 드나들듯
하루종일 바다에 들어갔다 나왔다
수영하고 물장구 치고 모래장난도 하고
그러는 게 최고지 수상스포츠 다 필요없다.
스노클링 정도면 초등생이 즐길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나마 그것도 없었고.
3박5일 짧은 일정에 굳이 바다에 가고 싶다면
우리처럼 투어는 하지 말고
첫날 공항에서 바로 파타야로 직행해서
둘째날 하루종일 바다에서 놀다가
저녁때 방콕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나을 것이다.
게다가 출입국 하는 날 빼고 겨우 3일인데
그중 이틀을 한국인끼리 다니는 투어에
한국음식만 먹으며 논다는 것은
외국여행이라는 게 좀 무색한 일이다.
그렇다고 무지하게 후회스러운 것은 아니고
불쾌한 일이나 사고없이 나름 즐겁게 잘 지냈으니
그걸로 만족.
카오산으로 돌아와 마사지를 받으러
남편과 나는 발사지 포함 타이마사지 250바트에 하고
아들은 옆에서 사진찍고 기다리고.
마사지가 처음이라 잘 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
구분은 안 갔지만
친절하고 정중하게 해주시는 게 고마웠다.
남편 말로는 아프지 않으면서도 시원하게
잘 해준 거라고 한다.
디디엠 마사지 대기실
다 하고 팁을 주려는데 마사지사들 벌써 나가서
손을 씻고 있다.
다시 불러서 팁을 주고 차랑 과일 먹고 나옴.
생각보다 실내가 깔끔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만족.
호텔로 돌아와 쇼핑하고 저녁 먹으러
월텟과 빅씨를 걸어서 찾아갔다.
가다가 큰길 옆 노점에서 말로만 듣던
족발덮밥을 발견, 하나를 시켜서 먹어봤다.
역시 듣던 대로 아주 맛있다.
주인장이 태국사람 같지 않게 배둘레가 넉넉하신 큰 덩치의
나이 지긋한 아저씨인데
외국사람이 맛나게 먹는 걸 흐뭇하다는 듯이,
그리고 아주 유심히 살펴본다.
여기서 그냥 3개 시켜서 아예 저녁을 먹을 걸
빅씨가서 쇼핑하고 먹으려다가 문닫는 시간이 다 되는
난감한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월텟 나라야에서 가방 몇 개를 사려는데
문닫는 시간이 다 되었다는 것이다.
맘은 급하고 재촉은 하고 선물로 겨우 몇 개를 골라
계산하고 빅씨 푸드코트로 가니 여기도 문닫을 시간.
되는 음식이 몇 개 없다.
되는 걸로 대충 아무거나 3개 시켰다.
그중 겉이 빨간 돼지고기덮밥이 밍밍한 게
아주 맛이 없다.
남편 아예 안 먹겠다고 하고
오히려 아들이 군말없이 의젓하게 잘 먹어줌.
나가다 보니 옆에 피자집이 있다.
남편은 결국 여기서 피자를 먹고 만족해 함.
아들과 난 식품매장에 가서 망쿳과 몇몇 과일을
사서 호텔로 돌아와 맛나게 먹었다.
오늘도 아들 열심히 일기 쓰고 셋째날도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