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여행..기!! no.5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간만에.. 외치면서 시작합니다.
읽어주시고 특히 리플 주시는 님들 싸랑함돠~ ^^
특별히 오늘 여행기는 구청에서 시민을 위해 봉사하시는
'''나타나엘님'''을 위해 씁니다. ㅋ
별 것 없지만... 재밌게 읽으소서~
신나는 금욜~ 오늘도 뱅콕으로 고고씽~
2006. 5. day-2 (무려 첫 날 기록이 네 편.. 흑.. 오늘은 한 방에 갈 수 있으려나?)
헉...
읍네.
읍어..
읍!!!!따!!!!
분명 지퍼락에 담아 핸드백에 짱 박아놓은 여권과 뱅기표가 없다.
-침착하니 잘 찾아봐!!!!
-저러다 또 분명 어디서 뿅 나온다~ ㅋ
아놔~ 심각하다고... 여기가 집두 아니고
달랑 있는 건 캐리어랑 이 핸드백 하나라고!!!!
-야!!!!! 니들 어제 몇 대 맞았다고 나 엿먹이러 장난하는거지?
어서 내놔라!! 좋은 말로 할 때!!!
나 승질 나면 니들 버리고 한국 가는 수가 있어!!!
-어머, 이 대박인간 괜히 우리한테 화풀이네!!
우린 어제 맞은 손목 부여잡고 울며 자느라
여권은 생각도 못했어!!! 아파서 화투장 하나 잡을 힘두 없었고만!!!
휴... 일리가 있다.
아무리 내가 굴욕모드이긴 하지만..
화나면 전기 발사로 깜찍한 탈 벗어 날리는 피카츄 저리 가라인
b형 인간인 것을 엠 윤도 알고 있는 것이다.
순간, 나와 엠 윤은 미친 듯 싸 놓은 짐을 미친 듯 풀어 제끼기 시작했다.
먼저 표적이 된 건 핸드백.
재작년 첫 푸켓 여행 기념으로 죽어라 태국 여행시 이 가방만 들고 왔는데..
태국 땡볕에 안 어울리게시리 쎄무 가방이다.
-어머~ 한여름에 한겨울 쎄무라~ 너무 빼셔너블하당~
푸켓 빠통에서 러블리 모드를 외쳤던 내가..
- 이 웬수 천딱지!!!
당장 불사르고 싶다!!
갈기갈기 찢어 한 밤의 육포마냥 씹어대고 싶다!!
어쩐지... 어제 지퍼락에 돈 여권 뱅기표 다 넣는 것이 찜찜하다 싶더니..
그나마 여행자 수표는 캐리어 밑바닥에..
가방 안쪽 지퍼에 무려 9000 밧!!을 넣어
분산투자를 노린게 다행이지 싶다.
에휴,., 싸 놓은 가방을 풀자니
초안습에 눈에 보이는 게 다 애물단지다.
윽.. 이 먼나라에 뭔 멋을 부리자고 고데기에
일자형 스트레이트기를 가져갔으며..
그나마 바비리스 28피스 롤을 막판에 뺀 건 다행인듯..
모기향은 피우는거 뿌리는거,
심지어 왜왜!!
매트에 꽂는 것까지 가져왔냔 말이다!!!
(이건 엠이 챙겨온건데.. 하여튼 선크림 하나 안 챙겨온게
무슨 모기에 물려 죽는다고. 젠장..)
우린 찾다찾다 결국 쓰레기통 뒤지고,
침대까지 괴력을 발휘해 둘이 들고 한명이 기어들어가
csi 요원마냥 맨손으로 카펫 훑어주기 묘기까지 부렸으나...
없다...
-이런 된장!! !!!안 되겠다. 어서 나가자.
맛사지집, 포장마차, #$%업소 다 뒤져야겠어!!!
-어휴, 니가 기여이 어제 오늘 연타를 날리는구나.
오늘은 아예 3점짜리 말루홈런을 능가하는 대박이야!!
망고겟을 무슨 곗돈 꿍쳐 달아나는 여인네마냥 부랴부랴 나오니
마침 모업소에서 어제 잠시 내가 피난민처럼
엠 윤을 부르짖으며 찾을 때 도움을 주셨던
동갑내기 친구분이 나왔다.
엠씨 몽을 2% 능가하는 분인데..
당시 이 점을 밝혔으므로..
편의상 몽군이라 부르겠다..
몽군님.. 양해하소서~
-엇! 친구들 만났네요?
-네...
-그런데 어디로 이동하세요?
-그게.. 저기..
이 때 톡 끼어드는 윤
-얘요~ 여권 잃어버렸어요.
-네?
질세라 엠
-뱅기표두요!!! 지대 대박이죠.
어허.. 너희.. 초면에 어쩜 이런 망언을 술술..
이 충격은 우리 셋이 감수하자..
그런데 친절한 몽군.
-그럼 한국 못 가는거죠. 여기서 사셔야겠네요.
헉...
-원래 오늘 어디로 가는 날이에요?
-싸무이요..
순간, 공교롭게도 내 머릿속엔 어무이가 문득 스쳐지나갔다..
-음....
심각한 표정의 몽군.
태국을 자기집 드나들듯 하는 듯 싶던데..
이게 고수도 울게 할 심각한 사건이긴 한가보다.
어무이.. 시집도 못간 저는 연애 함 못해 보고..
보증금 들고 튄 죄로..
이 먼 타국땅에.. 홀로 외롭게 떠도는.. #@$%
그런데 순간, 씽긋 웃는 몽군.
-그냥 다녀와요.
엥?
-괜찮아요. 싸무이에서 며칠 있을 거에요?
-일주일이요...
다시 톡 끼어드는 윤
-우리요, 인터넷으로 돈두 다 내고 왔어요!!
윽.. 이것아!! 넌 그깟 돈 몇 푼이 문제냐???
난 내 로망 다 날리게 생겼는데..
-괜찮아요. 갔다 와서 신고해요.
갔다 와서 경찰서에 신고하고 여권 받을 때까지
방콕서 놀면 되겠네요.
-헉.. 그래도 여권 없이.. 여기 외국인데..
-괜찮다니까요.
-아,, 네...
정말 괜찮을까?
하긴.. 싸무이.. 당장 내고 온 숙박비..
알아저씨 리조트 트리플룸 없대서 방 두개
90000 x 5 = 45만원...
그리고 무엇보다.. 내 로망..
차웽비치.. 낭유안..
에잇, 콱 가버려?
허나..
어떤 태국 도사분 말씀하시길..
-아니!!!! 어쩌다가!!!!!
모릅니다..
어제 환전할 때 잠시 걸리적거려 선반에 뒀고..
맛사지를 받았고..
노천에서 새우를 먹고..
툭툭드라이브를 하고...
거리 함 배회하고 돌아와 고스톱 함 때리고 잤는데 없어요..
-허허.. 이거 큰일일세..
이 분..
몽군을 백만배쯤 능가하는 태국 고수인 듯 싶다.
아니 실제로 그럴거다.
그런데 이 분이 이럴 정도면 내가 진짜 만행을 저지르긴 했구나.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떻게 하긴 어떻게 해!!
당장 경찰서 가서 신고하고 사유서 써서 대사관 가고 #@$#$%$%$^&*&
-오늘 안에 끝나죠?
-오늘 안에 끝나긴 뭘 끝나? 적어도 3일은 걸릴텐데?
외국 나와 여권 만들기가 그리 쉬운줄 알아?
-그럼 싸무이는..
-뭐 싸무이? 이 아가씨가 지금 정신이 있냐 없냐.
지금 싸무이가 문제냐?
그거 없음 한국도 못 가, 아가씨!!!!!!!
-아니,, 그냥 며칠 늦어도 괜찮을 듯 싶어서..
-허허.. 이런 일이 있었다.
여기 태국에서 여권 비싸게 거래돼.
그런데 어떤 사람이 여권을 잃었는데
이 사람이 재발급을 받아갔는데도
이미 전여권으로 일찍 들어가는 바람에
원래 주인인 이 사람이 도리어 입국 거부당했어.
허걱... 순간 싸무이, 낭유안, 45만원?...
이미 내 머릿속 지우개로 지웠다..
엠 윤도 장난이 아님을 실감했는지..
먹던 국수 면발 끊다 멈췄다.
-썬, 너 여기서 기어코 말뚝 박는거야?
그래야 하는거냐? 우린 어쩌냐?
너없인 말한마디 못하는데?
이것들아!!!!!
내가 죽게 생겼다!!!!!
니들은 적어도 여권은 있단 말이다!!!!!
-어서 경찰서부터 가.
웬수같은 소가방메고 망고거리 나서니..
정말 눈 앞이 캄캄하다.
현금카드, 민증, 학생증, 회수권 2만원어치 잃었던
소싯적 충격의 백만배쯤은 되는...
여행 꼴랑
이틀째의 비극..
엠 윤..
아닌 게 아니라...
간만의 직딩에서 벗어나
마실나온 이들은 또 어떻게 할까..
셋이 아무 말 없이...
망고 거리를 느릿느릿 걷다..
몽군을 또 마주쳤다.
-결정했어요? 사무이 가기로?
-아뇨.. 고민 좀 더 해 봐야겠어요.
-왜요? 정말 괜찮아요. 그렇죠? 형?
옆에 아는 지인이 스쳐 가는데,,
그 분 아무 말씀이 없다.
괜찮지 않나 봅니다.. 몽군님..
-그래도.. 돈이면 이 정도 걱정까진 안 하는데.. 여권이라 걱정되네요.
오늘 안에 결정 내려야겠어요.
어쨌든 어제 오늘,,
잠시 마주치는 몽군이지만,
너무 고맙다.
(만약,,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몽군님, 어르신, 감사합니다. 꾸벅~)
역시.. 그래도 외국에 나오면 기댈 곳은 동포들밖에 없다..
아침을 대접하고 싶다하니 몽군 괜찮다며 굳이 사양한다.
그래도 가자고가자고 우기니 그럼 커피 한 잔 사란다.
맛나는 커피 노점상이 있단다.
우리는 함께 걷고 걸었다.
걷다가 새우를 먹은 노천식당을 지나고..
어제 마지막으로 여권을 본 장소인 환전소도 지나고..
곧 가게 될 경찰서도 지났다..
죄인마냥 덜컥대는 심장을 안고서..
선택은 이제 둘.
설마.. 누가 나보다 더 빨리 한국을 가겠어.
난 예정대로 싸무이로 고고~
아니야... 나 여기 짱 박혀 말뚝 박아야할 지 몰라..
백옥같은 내 피부 고국가서 고수해야해.
만들어, 여권!!!!! 어서~
엠 윤!
니 둘은 어쩔거니?
나랑 같이 남을래, 먼저 싸무이 갈래?
선택의 기로에 서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모르겠지만..
때리는 갈등을 안고 거침없이 고고씽?? ㅠㅠ
<사진.. 한 장 올리는데 백만년 걸린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