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왕국여행기]九.저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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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왕국여행기]九.저는 행복합니다

Minsson 6 1251

ฉันดีใจทีมีเธอ ฉันดีใจที่เจอเธอ
그녀가 있기에 행복합니다. 그녀를 만나 행복합니다...

내가 태국와서 들은 태국가사 상업음악중 가장 맘에 드는 노래의 제목이자 가사이다.

비단 그녀뿐이겠는가...

여행을 도와준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을 내 인생에서 만날 수 있었기에...

동행자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현지인 친구...

그들이 있기에... 그들과 만날 수 있었기에... 나는 행복하다.

태국사람은 짝수를 좋아하고 그보다 숫자'9'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 이 이야기도 프롤로그를 포함한 열번째 이야기,

방콕에서의 아홉번째 이야기에서 끝을 맺으려 한다.

한국에 온지 며칠 되었지만 더워도 방콕날씨가 그립다. 건조한 서울바람이 관절에 스미자 전신이 아려왔다. 불친절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은 왠지 좀 불편했지만 며칠 지나자 적응되었다. 나는 한국에서 살아온지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며칠만에 쉽사리 재한화(再韓化)되었다.

음주고성방가와 불친절함은 한국인을 만나는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오는 비행기 내내 양주 가져다 마시고 미국에 9년 살면서 이혼을 몇번 했다느니 떠들어대는 나이값 못하는 머슴아들. 정말, 순간적으로 여권을 찢고 싶었다. 그들의 시끄러운 짓거리에 우리 뒤쪽 옆자리에 앉은 서양인(영어권)이 한국인에 대해 비난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9년 살았다는 인간이 외국인이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 조차도 못듣다니... Ugly Korean의 교과서적 모습을 철저히 보여주었다. 착륙에 임박하자 그 정신나간 사람이 벨트를 풀고 일어섰다. 승무원들이 놀랐다.

"Do you wanna be dead??!!(죽고싶나?)"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나온 말이었다. 정말 화가 났었다. 술에 취한 미국 9년 살았다는 허풍쟁이 인간이 내 말을 들을 리는 없었겠지만... 비교적 소심한 성격인 내가 들고 있던 볼펜으로 뒤통수를 찔러주고 싶을 정도였다...

우리의 인내력에 감탄했는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대사를 들은 것인지, 내릴때 우리 뒤쪽에 앉았던 서양인이 길을 내주며 먼저 나가라고 웃었다.

내릴 짐이 있다고 했더니 그들이 갑자기 짐칸 문을 열고 하나, 둘 우리에게 짐을 내려주는 것이 아닌가! 나라야 브랜드의 연필꽂이를 보더니 이것도 내것인가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 자신이 갖는 시늉을 내었다. 우리는 웃었다.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오기위해 버스에 오르려하자 버스기사가 이상한 눈으로 우리를 째려보았다. 왜냐고 몇번 물었더니 티켓을 따로 사야한단다. 성대는 장식품이고 목소리는 기적이니? 말을 좀 해주면 안되겠나?

태국에선 영어만 할줄 알아도 몸짓해가며 물으면 초행길도 쉽게 간다. 여기는 한국어를 유창히 해도 초행길에는 애를 먹는다. 이 불편함이 외국인 노동자는 오죽하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어쨋든 한국이다. 이렇게 불친절한 사람을 데리고도 관광객을 유치하고 말겠다는 똥베짱을 가진 나라. 지긋지긋하고 밉긴해도 여전히 사랑한다.

태국 거리를 거닐면서도 태극기를 볼때마다 왼쪽 가슴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미운짓을 할때마다... 정말 정나미가 떨어진다.

그래도 이해할 수 밖에. 태국인의 느릿느릿 하는 것이 그들만의 문화이고 매력이라면...

다소 불친절함과 지나친 신속성은 제한시간내에 농사짓지 않으면 얼어죽을 환경에서 뿌리를 내린 한국인들의 문화고 매력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한국인 시각에서 보면 태국인도 엉망인 경우가 있다. 택시기사가 차를 몰고 가다가 전화가 오면 손님 있건말건 세워서 전화 받는 장면. 경찰이 순찰은 안하고 신문을 보거나 역 내부 음악에 맞춰 스텝 밟는 모습 등등... 이런 것들을 본다면 말이다.

나는 오늘 이 음악을 들으며 잤다.

왕궁을 다녀오느라 피곤한 나는 전철에서 잠들었다.

싸얌(Siam)역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하지만 미스터문은 나를 깨우지 않는다.

일부러 자는 척하다가 그에게 따질 생각으로 전철 문이 열리자마자 눈을 확 떴다.

우리 집이었다.

그저께는 어제는 어이가 나의 핸드폰을 빼앗아 짜뚜짝 시장에 숨어버린 슬픈 꿈을 꾸었다.

나는... 아직도 꿈꾼다...

2006년 10월 20일 금요일. 파랑색의 날이다.

태국에는 요일마다 색상이 있다고 하던데...

내가 기억하는 것은 월요일은 노랑, 수요일은 내가 좋아하는 초록. 금요일은 어이가 가장 좋다는 파랑색의 날.

내일(토요일)이면 새벽같이 출국이다. 아침도 못먹게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어이로부터 공원에서 보자는 연락이 왔다.

공원은 내가 택한 장소. 그녀가 매번 에어콘 아래에서 떨었기 때문이다.

자! 이제 나의 가을특선 단편드라마, '타이왕국여행기'의 마지마막 씬을 촬영할 차례가 왔다.

시즌2는 2년 반 후쯤에 방콕을 벗어나서 더 넓게 촬영될 것이다.

갑자기 힘이 났다. 전역 후에 다시 여행할 생각을 하니, 군입대도 즐거워진다.

내가 태국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공원. 프롬퐁 역에 있는 분수있는 공원이다. 미스터문과 도보여행하며 몇번 지나쳤지만 들어가본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름다운 분수. 다음에 또 오거든 이곳 부터 들러야지

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마지막이 무엇인지 모른다.
여행 마지막 날을 멋지게 장식하는 법은 모른다.
하지만 다시올 그날을 약속하는 법을 알고 있다.
"만약 우리가 내일 비행기 타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될거야."
태국에 남은 한국인 불법체류자라... 시시한 내 말에 셋은 피식했다.
"이제 너의 제스처도, 목소리도, 눈동자의 깜빡임도 그리울거야..."
이야기가 끝나고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그녀를 먼저 보내고 공원에 남아서 기운을 더 느끼기로 했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프롬퐁 역으로 향했다.
한가지 섭섭했던 것이, 내가 태국어를 6개월동안 준비해 짧은 몇마디 태국어를 그녀에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대부분의 태국인은 나를 보고 놀란다. 외국인이 태국어를 한다며...
(그만큼 태국어를 하는 외국인이 없는 것 같다. 관광대국이다보니 관광지는 대다수 영어로 통한다.)
예전, 중국어를 배운적이 있었기 때문에 내 억양은 확실이 중국억양의 태국말이었다.
그것을 보며 어이는 그저 "괜찮아. 넌 외국인이잖아..."라는 말만 되풀이하는데...
안그래도 인천공항에서도 버림받은 외모. 해외 나가서도 외국인으로 구분지어지면 좀 외롭다.
열흘정도 지나니 중국식 성조가 좀 죽어가면서 그나마 태국어처럼 들린다고...
미스터문이 나에게 전했다. 동시에 탱글리시(Thai-English)도 입에 붙은 것도 같다고 하던데...

하도 돌아다녀서 닳아 구멍이난 운동화를 버리고 새 캐주얼 구두를 Lotus에서 구입하였다.

태국 사이즈 44~45가 나의 사이즈이다. 이제 태국 치수도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헌데 이제는 돌아가야만 한다.
미스터문이 아쉬워하는 나에게 멋진 말을 전했다.
"우리가 가야만 하는 한국이란 나라는 린이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나라야..."
맞는 말이다! 돌아감을 전혀 섭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짧은 일정과 초행. 이번 여행은...
방콕만 다녀오고 태국갔다왔다고 말하기는 좀 뭐한 여행이었긴 했다.
카오산도 가보지 못했다.(영화 '옹박1'에 보면 카오산에서 엄청 싸운다.)
하지만 목적은 안전한 첫 배낭여행이었고 그 목적을 달성하였으니 후회는 없다.
쑤완나품(Suvarnabhumi) 공항 창 밖으로 보이는 비행기. 이제 곧 떠난다.
마지막... '황금의 대지'라는 뜻을 가진 쑤완나품 新공항에서 어이와 통화했다.
"Hey... You're my friend..... Good friend...
듣기 좀 쑥스럽지만...
세상에 '좋은 친구'라는 말 처럼 듣기 좋은 말은 없다.
국위선양을 한 것 같아 좋았고, 좋은 사람으로 보여진 것 같아 기뻤다.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내가 태국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한국말과 흡사한 형태의 인사말 때문이다.
만나서 반가울때 좋은 말인 "안녕สวัสดี!"
헤어지는 사람에게도 처음의 그 마음으로 당당히 말하는 "안녕สวัสดี!"
똑같은 글자, 똑같은 억양의 "안녕สวัสดี"이란 말을 말하면서도 사람들은 웃고 운다.
나, 첫날처럼 이곳에 말해본다! 안녕สวัสดี!
이제 떠나면서도 똑같은 어투로 말해본다. 안녕สวัสดี!

สวัสดีไทย ทาย
안녕, 태국. 안녕, 자유.

ขอให้มีความสุขจนกว่าจะพบกันอีกนะ!
다시보는 그날까지... 안녕!

<끝>

มาจากที่http://blog.naver.com/kdonitz
6 Comments
솜누스 2007.04.02 14:29  
  단편 소설을 읽은 느낌입니다....덤덤하게 또다른 모습으로 태국이 다가옵니다..^^
험한세상의다리 2007.04.02 16:13  
  차분한 느낌의 여행기 잘봤습니다~  ^^
덧니공주 2007.04.02 23:23  
  음,정말 때려주고 싶은 한국분이시군요~뭐가 그리 자랑스럽다구,술먹구 그러는지~주무시던지~
음,태국여행기가 다른분들과 틀려서,조곤조곤 아주 잘읽었어요~군대잘댕겨오시구요~
낙화유수 2007.04.03 06:05  
  한폭의 수채화 같이 잔잔하고 서정적인 여행기를 오랜만에 접한 탓인지 첫 회부터 마지막 편 까지  깊이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한 나라를 여행하고 난 후의 감상이 이런 식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진한 감흥과  신선감을 듬뿍 느낍니다.......
레나짱 2007.04.11 04:18  
  정말...재밌게 읽었어요...읽으면서...잔잔한 감동도 느낄수 있었고,,,마지막편에서는 정말 뭉클했답니다...
 혹시 한국외대 분이신가요?;; 글 도중에 한번 언급이 되어서 ㅋㅋ 암튼,,,군대생활 건강하게 잘하시다 오세요~
Minsson 2007.05.28 10:56  
  외대 아녜요... 외대 터키어학과 떨어졌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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