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뒤떨어진 3년전 여행기 - 마인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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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뒤떨어진 3년전 여행기 - 마인필드

쪼냐~* 2 866
여행을 다녀온 후 얼마 안 되어 며칠사이에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봤었다.
지뢰를 뭍고, 지뢰에 팔과 다리가 잘리는 장면을 보면서,
캄보디아를 여행하던 기억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가끔씩 삶은 그렇게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
마치, 영화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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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봉언니를 깨웠다.
"언니, 아침이야."

하룻동안 뚝뚝이를 빌려 시엠립과 톤레삽을 보기로 했다.
우리의 뚝뚝이 기사는 인상도 좋고 무척이나 친절하다.
그리고, 언제나 웃음이 가득했다.

봉언니와 나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며, 무척이나 뿌듯해 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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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나는 킬링필드에 가달라고 했다.
킬링필드가 관광상품으로 전락하기는 했지만, 왠지 킬링필드로 가달라면서,
미안한 마음이 감돌았다. 이들에게는 상처일텐데,

봉언니는 킬링필드에 도착해서 유골과 유품들을 보면서 사진 안찍냐고 묻는다.
차마, 카메라를 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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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나는 사원 안으로 들어가 기도를 하기로 했다.
사원 안에는 부처가 태어나서 출가 후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신화들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봉언니는 붓디아 였다. 나는 붓디아는 아니지만, 개신교가 좋아? 불교가 좋아? 라고 묻는다면 불교라고 답할거다.

언니는 부처와 관련 된 신화들을 내게 설명해 주었다.
아는 이야기도, 모르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판타지 소설만큼이나 재미있었다.

언니와 내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자꾸만 캄보디아 남자애가 와서 Donation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캄보디아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학교에 가지 못한다.
이들은 배우지 못해, 계속 가난하고 배고프게 살아야 한다.라고 하면서
계속 언니와 나를 조른다. 물론 그들이 힘든건 알고 있지만,
그런식으로 Donation할 수는 없다고, 우리는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 지도 모른다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 Donation 하겠다고 했고,
가지고 있던 리엘을 꺼내어 Donation Box에 넣었다.

그리고 그 남자애는 우리에게 자꾸 말을 붙인다.
어디에서 왔냐, 사우스 코리아냐 노스 코리아냐,
캄보디아에 온지는 얼마나 되었고 언제까지 있을 것이냐,
궁금한 것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더니 그 남자애는 나에게 남자친구가 있냐고 묻는다.
왜 없으면 나랑 사귀게?

그리고 내 카메라를 보더니 찍은 사진을 보여달라고까지 한다.
그래서 여태까지 찍었던 사진 몇장을 보여주고,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내 얼굴은 하얗게 나왔는데,
자기 얼굴은 까맣게 나와서 맘에 안 든다며, 자꾸 다시 찍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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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전경, 이 곳을 킬링필드라 볼 수는 없고,
캄보디아 전체가 킬링필드 였다.
이곳은 킬링필드시절 희생 된 사람들의 유골과 유품을 모아 놓고,
추모하는 곳, 캄보디아에는 이런 크고작은 킬링필드가 많다.

영화 킬링필드로도 유명한 캄보디아,
선장을 잘 못 만난탓에, 아직까지 체제의 아픔을 겪고 있다.

그 공산주의의 광풍이 지금 캄보디아인들의 아픔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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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뚝뚝이 기사,
Mine Field로 가는 중,
언니와 나는 라다크의 'Reh'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언니가 주로 그리는 그림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했다.
언니의 그림 주제는 히말라야였다.

킬링필드에서 많은 충격을 받았는지, 언니와 나는 달라이라마가, 티벳을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고, 달라이라마의 teaching을 받았다는 언니와 나는 더욱 흥분 하여, 티벳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정말 100분 토론이 따로 없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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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시골 풍경,
언니와 나는 시골 풍경을 보면서 개발에 대한 이야기도 빼지 않았다.
반드시 개발 되는 것만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개발에 눈 멀어 소중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했다.

실제로 라다크의 'Reh'나 티벳 사람들은 서구의 사람들은 일하지 않고 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발 된 국가의 사람들은 돈을 주고 러닝머신을 뛰고, 비싼돈을 주고 유기농 야채를 사먹으며, 자연 그대로의 것을 추구하지만, 레와 티벳 사람들은 화학비료와 농약이 들어간 야채가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개발이 시작 되면서 그들은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정치적으로도 그들은 흔들리게 되었다.

정작 어리석은 자는 개발에 눈먼자들이다.라는 얘기를 계속 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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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Mine field에 도착했다.
문앞에서 언니와 나는 몇번이고 다시 뚝뚝이 기사에게 물었다.

여기가 Museum이 맞냐고,

작고, 허름했지만, 캄보디아의 근현대사를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 약간의 엄숙한 분위기 까지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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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지뢰와 수류탄 들을 전시해 놓고, 지뢰 때문에 불구가 된 사람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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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해 보이지만, 아직도 캄보디아 사람들은 지뢰에 시달리고 있다.
작은 판자집에 수만가지 사연과 지뢰들을 전시해 놓았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지뢰들은 모두 안전한 것이라는 문구도 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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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걸려있던 세계지도, Sea Of Japan이다. 바보들 East Sea 인데,
봉언니와 나는 갑자기 애국자가 되었다.

언니와 나는 세계지도를 보고 이야기 했다.
"나는 세계지도를 보면 막 가슴이 뛰고 그래"
"어, 나도 그런데, 언니도 그래? 막 설레이고 그렇지?"
나는 지도보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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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게 쌓인 지뢰들, 벽에는 사용법과 분해법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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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벽에는 Mine Field를 위해 일 해줄 자원봉사자를 찾는다는 홍보물도 제법 여러개 붙어 있다. 이곳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운영수익금은 이곳을 알리고, 지뢰때문에 팔과 다리를 잃은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쓰인다고 쓰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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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지뢰사용법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원숭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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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는 나무를 타다가는 저렇게 테이블을 오가다가는 조용히 자고 있는 개를 괴롭힌다. 그리고는 쏜살같이 도망간다.귀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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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

see u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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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조용하던 Mine field 가 소란해 졌다.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깐 다 팔과 다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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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언니는 들어와서 놀아도 된다고 하길래,
언니와 앉아서 저 꼬마와 함게 이야기 하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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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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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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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언니와 나는 Mine Field를 나와서 다시 시엡리엡 시내로 왔다.
뚝뚝이 아저씨에게 올드마켓으로 가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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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나 사람 사는 모습 다 똑같다는 말은,
시장을 가보면 더 잘 느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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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전시회도 많이하고 국전에서도 상을 받은 제법 유명한 화가였다.
그림을 보면서 나는 이그림이 맘에 들어, 이그림은 어때 하고 말하니깐,
언니는 이런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이야, 나는 잘 모르겠다고 그러니,
언니는 붓의 터치를 이야기 해주면서 그림 이야기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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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외국인 관광객이 제법 많아서 캄보디아 스럽기 보다는 제법 이국적인 분위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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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점심을 먹기 위해 베트남 식당으로 갔다.
언니는 베트남 쌀국수를 무척이나 먹고 싶어했다.
분위기도 좋았고, 맛도 제법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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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킨 볶음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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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시킨 덮밥,
언니는 밥을 덜어 내 국수에 얹어 주었다."
2 Comments
월야광랑 2007.03.20 20:24  
  좋은 분들을 여행에서 많이 만나신 것 같군요. ^.^
덧니공주 2007.03.20 23:20  
  슬픔과 아픔을 가진 캄보디아,킬링필드...
지뢰때문에 겪는 아픔들,다친아이들,전쟁은 과연 언제
끝날것인가? 캄보디아의 지뢰가 다 제거되는 그날이오길~~~
베트남식당에서 시킨 국수의 당근만 보이는군요~
덮밥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팍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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