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여행 생초보를 위한] 35세 독거노인 방콕 표류기 (6)
역시 바로 앞 글에서 이어지느라 시암 비벌리 호텔에 대한 이야기 밖에 없네요.
시암 비벌리 호텔에 대해 관심이 없으신 분께서는 이번 글 그냥 넘어가셔도 될 듯 해요~
=============================================================================
이제까지는 뭐가 좀 맘에 안들어도 좋게좋게 이야기했으니 이제는 뭔가 나쁜 쪽으로도 이야기 좀 해보죠. 제가 원체 까탈스러운거라곤 별로 없는 둔감형 인간이라지만 다 좋고 양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잖아요?
* 이 개미들은 뭐냐?
저는 발과 다리가 4개가 넘어가는 생명체들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다행히 머무는 동안 다른 혐오스러운 수준의 생명체들은 접하지 않았으나, 일부 개미들이 한쪽 벽면에 나타났습니다.
에어콘 쪽에 있는 나무틈에서 나오는거 같더군요.
붉은 색이 도는 아주 작은 개미들이었습니다.
물론 개미들도 좋아하는건 아니고, 더구나 동거할 생각은 없었던지라 처음에는 계속 죽여봤는데 뭐 꾸준히 나오더군요.
근데 가만히 보니 그 한쪽 벽면에서도 자기들이 다니는 길 쪽으로만 다니고 다른데로는 안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다지 숫자가 많은 것도 아니었고~
그래서 서로 그 벽면을 경계로 하여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는 걸로 타협을 지었습니다.
다만 나중에 딱 한번 일부 개미들이 그곳을 벗어나 TV 옆에 있는 티슈박스에 협정을 위반하고 진출하였기에 그들만을 학살하였습니다.
딴 방은 설마 안나오겠죠?
* 왜 안주세염? 칫솔, 슬리퍼, 가운
지금도 궁금한건데 이건 왜 안주셨던 걸까요?
어차피 전 칫솔이 있었고, 원래 가운보다 가벼운 반바지에 면 티셔츠 차림으로 잠드는걸 좋아하기에 별상관은 없었습니다.
다만 슬리퍼는 그래도 좀 아쉽긴 했지만~
일회용 비누도 매일 새로 채워주시고, 타올 깨끗하게 매일 바꿔 넣어주시고 하시면서 가장 기본적인 칫솔과 슬리퍼가 없다니, 잘 이해가 안갔습니다.
달라면 안주진 않겠죠?
* 세이프티 박스는 하나 만들어주시지~
여행지에서 귀중품과 현금 관리는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걸 맨날 카운터에 맞기고 찾는 것도 번거로운 문제잖아요.
그렇다고 혹시라도 방에 뒀다가 서로 불편한 문제가 생길 것도 신경쓰이는 부분이고~
방문에 귀중품은 프런트에만 맞길 수 있다고 아주 크게 써붙여놓았더군요.
세이프티 박스만 있었음 참 좋았을거 같아요~
전 사실 숙소는 어디가나 청결과 위생 문제 외에는 별로 신경을 안씁니다.
아침도 잘 안먹고, 고소공포증이라 높은데 안좋아하고, 비키니 입은 이쁜 언니들 없으면 호텔 실내 수영장 갈 이유도 없으며(ㅎㅎ 글 길어지니까 슬슬 본성 나오네요 ^^; ), 여행와서까지 헬스장 가서 땀 안뺍니다.
근데 일단 침구가 깔끔하고 에어콘 잘 나오니 전 그것만으로 만족입니다~
매일매일 청소도 아주 깔끔하게 해주시더군요.
확실히 전해 듣던대로 가격대비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일부 불만사항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1,100바트란 사실에 웬만하면 용서가 될 정도더군요. (단지 개미하고 욕조만 빼면)
그렇습니다, 이 호텔은 고급호텔이 분명히 아닙니다.
가격대비 효용이 높다기에 선택한 것이고, 그 기준으로 보자면 분명히 꽤 괜찮은 호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가족단위 여행객이나 신혼여행 등 특별한 의미를 위해 찾는 분들보다는 혼자 또는 친구와 같이 2분 정도 오시는 그런 여행자들께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시내에서 약간은 떨어진 곳이기에 아무리 택시비가 싸고 이동에 시간이 많이 더드는건 아니더라도 당연히 시내중심만은 못합니다. 어르신이나 애들 동반하시면 아무래도 시내가 여러 면에서 조금이라도 더 편하시겠죠.
깨끗하고 편안하긴 하나 럭셔리한 분위기와는 거리 있습니다. 가족끼리 좀 편안하고 안락한 시간을 만드시려면 좀 더 부대시설과 내부 인테리어 및 가구가 고급인 쪽인 나으실 겁니다.
또 대부분의 저가형 호텔들이 그렇듯이 이 호텔의 방음도 극악한 정도는 아니나 딱 그러한 저가형 호텔 수준입니다.
이런 점들 참고하시면 이 호텔이 본인의 숙소로서 어떨지 생각해보시는데 조금 도움이 되시겠죠? ^^
* 시암 비벌리 호텔에 대한 더 많은 정보
- 정보위치 : “태사랑-여행게시판-호텔이야기-2361번, 여행동자님 글(「시암비벌리호텔-라차다-강추」)”
아, 중요한거 하나 빼먹었네요.
택시 기사들이 대부분 이 호텔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걱정은 안하셔도 되요. 그렇다고 택시 타고 여기 오는게 힘들다는 말은 아니거든요.
일단 “라차다피섹” 가자고 하면 다 알고 그쪽으로 가구요,
라차다피섹까지만 오면 (시내방향에서 오실 경우) 길 건너편으로 시암 비벌리 호텔이 보입니다.
기사가 유턴해서 내려줄겁니다.
정히 기사가 감을 못잡으면 “스위소텔 르 콩코드” 라고 말씀하세요.
시암 비벌리에서 약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중가격대의 호텔로 건물도 크고 택시기사들도 여기는 그런대로들 아는거 같아요.
아님 “로빈싼 디파트먼트스토어 at 라차다피섹 로드”에 가자고 해도 됩니다. “로빈슨 백화점”이겠으나, 여기서는 “로빈싼”으로 발음해야 알아듣습니다. 제가 일전 글에서 그랬잖아요, 영어발음 많이 다르다고~ ㅋㅋ
방콕 시내 여러 곳에 있는 저가형 백화점으로 여기서 대각선으로 약간 앞쪽 건너편이 시암 비벌리 호텔입니다.
택시타고 돌아오는데 불편느껴본 적 없으니 그 점은 염려 않으셔도 될 듯 싶어요.
============================================================
후아~ “호텔이야기” 게시판 가도 이렇게 긴 글은 없겠네.
호텔 이야기로만 글을 두편 쓰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참 무서운 인간입니다. ㅎㅎ
길고 긴 글들 읽으시느라 너무나 노고들이 많으십니다.
다시 한번 배꼽인사와 함께, 정중히 꾸벅~
보기 편하시라고 활자를 약간 키웠더니 그것 때문에 글이 내용량에 비해 좀 많이 길어지는 것도 있는 듯 하고~
그래도 눈이 편한게 더 나으시죠?
이제 정말로 호텔을 떠나서 시암니라밋쇼를 보고 색소폰 바에 갔다가 훼이꽝 야시장을 들러서 첫날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여행기라는 글이 여섯 편 올라왔는데 아직까지 뭐 구경하고 본건 하나도 없네요. ㅋㅋ
다만 이제부터는 정말 여행 스토리가 중심이 되어 흘러가기에 주저리주저리는 약간 덜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 지켜봐주시는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오늘의 마지막 사진은 방콕의 명물 중 하나인 수상 버스 “르아 드언”입니다.
제 여행기 안에서 한번 같이 타시게 될거에요,
물론 이용법도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물살을 가르는 르아 드언을 타고서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