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비의 밤하늘에 열아홉의 마침표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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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비의 밤하늘에 열아홉의 마침표를 -3-

낭랑18세 1 2060

카오산, 그 어지러움 속 좋은 인연


카오산거리와 그 일대는 외국인 여행객들의 안식처이자 아지트라고 할 수 있다. 동남아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방콕으로 들어와서 카오산에서 며칠 쉬어가며 지내는데, 아침 7시쯤 도착한 카오산 거리는 벌써 낯선 외국인들이 가득했다. 몇몇은 밤새도록 술을 마셔서 이제 귀가하는 듯 보이고, 몇몇은 정신이 약간 간 것 같기도 했다. 요란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히피 차림의 사람들도 꽤 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게들이 하나둘씩 열었고, 식당도 문을 열더니 어느새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이 불어났다. 가게 대부분은 기념품 가게이고, 음반을 복제하여 파는 가게, 왕의 장수를 기원하는 노란 티셔츠 가게, 여행 가이드북이 가득한 서점도 있었다. 나는 머리가 어지러워 가장 가까운 곳을 구경하려고 지도를 들고 숙소를 나왔다. 카오산거리 끄트머리에는 작은 절이 하나 있는데, 여행 첫날인 만큼 무사귀환을 위해 불공이나 드리자는 마음으로 절 안으로 들어갔다. 태국의 절 안에 들어가면 항상 노란색의 꽃이 놓여져 있다. 나는 그저 다른 사람들을 흉내내어봤지만 영 모양새가 나지 않아 옆에 있던 태국인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저기, 이 꽃들로 어떻게 하는 건가요?”

“여기로 와 봐요, 이 꽃을 들고 앉아서 기도를 하고, 꽃을 불상 옆에 놔두세요.”

꼭 중국인처럼 생기신 아저씨가 친절하게 가르쳐주신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자기네 풍습을 배우려는 이 외국인을 보고 싱글벙글 웃어주었다.

“어디서 왔어요?”

“한국이요. 오늘 새벽에 도착했어요.”

“아, 잘 됐네요. 마침 오늘 내가 휴가인데, 방콕에 있는 사원들 구경시켜드릴까요?”

이게 웬 떡이냐! 그렇지 않아도 시험 공부 다고 영 시원찮게 여행준비를 해서 대책이 없었던 나에게 이런 행운이! ‘컵 쿤 카!’(감사합니다.)를 연신 외치면서 아저씨를 따라 뚝뚝을 탔다.


www.cyworld.com/chamjean56


1 Comments
덧니공주 2007.04.15 10:57  
  와우,적극적이신 모습,영어루다가 대화하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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