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여행 생초보를 위한] 35세 독거노인 방콕 표류기 (14)
본 여행기는 태사랑 윤리규정을 준수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밤문화(?) 이야기입니다. 다만 밤문화 이야기라지만 나름 가릴거는 가리고, 여행자 입장에서 혹여 처하실 수 있는 위험을 피하실 수 있도록 정보를 드리는 목적 중심으로 정리해보려 했습니다. 만약 그래도 지나친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곧장 삭제,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노골적인 이야기나 오히려 너무 지나친 정보로 악용우려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제가 알아서 다 커트했습니다. 그런 정보를 구하시려는 분은 아마 다른 글을 찾아보심이 나으실 듯 합니다.
여성분들 중에서도 어고고바에 관심있으신 분들이 꽤 있으시던데, 글쎄요, 여성분들도 가실만한데인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호기심 많은 분들은 한번쯤 가 보실만 하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외에 이런 문화에 거부감이 기본적으로 깔리는 분들께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진 않군요.
한번 어떤 곳인지 읽어보시고 직접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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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일차, 3월 31일, 토요일]
12. - 드디어 어고고바를 가다
렛츠 릴렉스에서 무려 2시간 45분에 걸친 마사지를 받자 몸이 상당히 노곤~ 합니다. 조금 살만해지자 금방 또 객기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렛츠 릴렉스에서 호텔까지 걸어서 돌아가기로 합니다. 가는 길에 노점상에서 이것저것 사 먹어가면서 토요일 오후에 분주한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어갑니다. 역시 전 이런게 참 좋습니다.
생수를 사가지고 호텔방에 들어온 저는 약 3시간에 걸친 휴식 + 작전회의에 들어갑니다. 바로 가슴 떨리게도 어고고바에 진출할 시간이 왔기 때문입니다. ^o^ 정말로 심장이 콩당콩당합니다. 뭔가 살짝 나쁜 짓을 할 때 느껴지는 긴장감과 기대감, 약간의 흥분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아, 그래~ 이런 순간 난 진정 살아있는거야~’ *_*
신중한 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잘못 시비 붙으면 예비군 훈련 때 외에는 볼 일 없는 총기를 볼 수 있다는 글도 봤습니다. 자리에 앉은지 3분만에 12만원짜리 바가지를 썼다는 분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들뜨는 마음을 다 잡고 사전에 준비해온 자료(?)들을 면밀히 재검토합니다. 어고고바란 어떤데인가부터 시작해서, 가격, 그곳에서 필요한 매너, 어떤 업소가 비교적 안전하며 어떤 업소가 그렇지 않은지~
* 어고고바 (A go go bar) : 저를 공손하게 만드는 분들이 극소량의 의류만을 착용하고 춤을 추고 계시는 곳. 맥주와 음료를 한잔 하면서 구경할 수 있음.
‘으흠, 좋은 곳이네~ 근데, 「어 고고」는 대체 뭐야? 우리 말로 하면 「오빠, 달료~ 달료~ 바」 뭐 이 정도 되는거야?’
* 어고고바 영업시간 : 오후 6시 경 - 새벽 2시 경
‘그래? 10시까지 가면 적당하겠군’
드디어 9시를 좀 넘어 콩당콩당하는 가슴을 안고 호텔 앞에 정차해 있는 택시를 타려고 합니다. 어디 가냐고 묻길래 ‘나나 엔터테인먼트 플라자’ 라고 대답합니다. 나나 엔터테인먼트 플라자는 바로 방콕에서 어고고바들이 밀집해 있는 3곳(팟퐁 야시장, 쑤쿰윗 쏘이 카우보이, 쑤쿰윗 나나 플라자) 중 한 곳입니다.
제가 접한 정보에 따르면 세 곳 중에서 처음으로 어고고바를 가는 여행자에게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한 곳이 나나 엔터테인먼트 플라자라고 합니다. 오늘은 나나 엔터테인먼트, 내일은 쏘이 카우보이, 모레는 팟퐁에 가보겠다는 생각으로 머리 속이 뿌듯하고 보람찹니다. ^o^
근데 출발하기 전에 기분이 살짝 상합니다. 택시 기사가 100바트 달랍니다. 이제 슬슬 택시요금에 대해 필이 오기 시작하는데, 라차다피섹에서 나나까지 가는데 100바트나 들 리가 없습니다. 이건 분명히 유흥가에 가겠다는 인간이니 호구로 보고 떠보는게 틀림없습니다.
“백바트를 나한테 주면 내가 운전해서 당신을 거기다가 태워다 주겠소~”
라고 속으로만 말하고, 겉으로는 지극히 가식적인 미소를 날리며 “노 땡큐” 합니다.
호텔 길가 쪽으로 걸어 나와 주행 중인 택시를 잡아서 탑니다.
* 시암 비벌리 호텔(라차다피섹)에서 나나 엔터테인먼트 플라자(쑤쿰윗 쏘이 4)까지 택시요금 : 61바트(팁 포함 70바트 지불)
택시기사가 내려준 골목에서 내려서 또 생수를 한 통 사먹으며 주위를 살핍니다. 작은 골목을 따라 양쪽으로 어고고바가 아닌 그냥 보통 바들이 즐비합니다. 서양인들 천지입니다. 그 골목을 따라서 약간 들어가니 과연 왼쪽으로 나나 엔터테인먼트 플라자가 있습니다.
근데 제가 생각하던 것과는 뭐가 좀 다릅니다. 여기서 나나 엔터테인먼트 플라자에 대해 제 여행안내 책자에 나와 있던 설명을 한번 돌이켜 봅니다.
“팟퐁과 함께 방콕을 대표하는 유흥가다. 야시장이나 레스토랑, 상점이 들어선 팟퐁과는 달리 나나에는 3층짜리 엔터테인먼트 플라자 하나가 주변의 모든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3층 건물 중앙은 노천 비어 바로, 건물 내부는 어 고고 바로 가득 메워져 있다.”
이걸 읽으시면 머리 속에 어떤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제가 생각한 건 중앙에 펼쳐진 잔디밭 주위로 쭈욱~ 돌아가며 테이블이 놓인 넓은 노천 비어 바, 그리고 상당한 규모의 크기의 나나 플라자 건물에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어 고고 바가 수십여 개 밀집해 있는, 뭐 그런 좀 웅장한 광경(?)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으시나요?
근데 실상은 중앙은 노천 비어바는 비어바인데, 해봐야 테이블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도 않고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도 매우 좁은데 사람만 많아서 답답해 보입니다. 청담동이나 여의도에 벌려놓은 대형 포장마차 정도는 될거라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훨씬 작습니다. 어고고바가 가득하다는 3층 건물도 한국의 웬만한 동네에 있는 쇼핑상가 하나 보다도 훨씬 작습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린 적 있지만, 대체로 규모라는 면에서는 못미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중후장대하고 자극적인데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걸까요?
여튼 노천 비어바를 1분만에 다 돌아본 저는 별문제 없이 안전한 편이며 볼거리도 많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해 놓은 어고고바로 향합니다. 가게 이름이 궁금하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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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정말 긁으시려고 동전 꺼내신 분은 안계시겠죠? ^^; 이미 말씀드린대로 미성년자분들도 볼 수 있는 곳에 지나치게 자세한 정보는 자체 검열입니다. 필요하시다면 어고고바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인터넷에 충분히 많습니다. 성인분들이시라면 얼마든지 따로 구하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자, 그럼 비교적 안전한 곳이라고 했는데요, 그럼 그 안전하다는 기준은 뭔지, 그리고 안전하지 못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건지 한번 정리 해보겠습니다.
* 좋은(?) 어고고바를 고르는 생활의 지혜~
1. 절대 삐끼를 따라가지 않는다
: 가장 기본적인 상식임에도 결국 많은 분들이 실수를 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하긴 삐끼들은 그 분야의 프로페셔널인걸요~ 세상 모든 삐끼는 손님이 지불한 비용에 대해 일정한 커미션을 먹습니다. 당연히 삐끼를 따라 가면 바가지 쓸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가게 앞에서 안내하는게 아니라 일정 거리 이상 나와서 호객하여 자기 가게로 데려가려는 삐끼는 절대 따라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바가지에다가 이후의 안전문제도 불안합니다.
혹여 잘못해서 바 안으로 들어가셨더라도, 그 순간이라도 ‘아차’ 하며 제정신이 드시거든 그대로 돌아서 나오세요. 어고고바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주류 및 음료값만 받습니다. 그대로 돌아나오셔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2. 으슥한 곳(?)에 있는 업소는 찾지 않는다
: 이건 나나보다는 팟퐁쪽에 해당하는 이야기인데, 골목길 안쪽에 위치하거나 2층에 있거나 지하에 있는 업소는 찾지 않으시는게 안전합니다. 뭐든 개방된 곳이 음습한 곳보다 안전하기 마련입니다.
3. 손님이 많은 곳이 좋은 업소다
: 이것도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세상 어디서나 모든 바가지는 손님 없고 장사 안되는 업소에서 씌우는거지, 장사 잘 되는 집은 그런 거 없습니다.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이야깁니다만, 손님없는 집에 혼자 덩그러니 가서 앉아 있어 보세요. 그 집에 있는 푸잉(아가씨)들이 일제히 달려들어서 님에게만 음료수를 사달라고 할 겁니다. 물론 진시황이 된 느낌을 즐기시며 까짓 얼마 안되는 돈 기분좋게 쓰시겠다는 생각이시라면 별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저라면 그 금액이 크던 적던 간에 그 자리에서 적합한 비용 이상을 낸다면 그건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듯 합니다. 차라리 서비스가 마음에 들면 제가 알아서 팁을 더 주고 말지 말지요~
또 손님이 많다면 만약 무슨 불미스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당연히 적겠죠?
4. 한국 여행객들이 추천하는 업소
: 제 글 처음에도 나온 이야기입니다만, 뭐든 이미 겪어본 선배들 이야기만한게 없습니다. 다녀오신 분들이 별문제 없었다는 쪽으로 가시는게 낫습니다. 역시 인터넷 뒤지시면 얼마든지 구체적인 정보 많이 찾으실 수 있습니다.
여튼 저는 이런 기준으로 미리 갈만한 업소를 선정해 두었습니다. 밖에서 두리번 거려봐야 구경거리가 전혀 없다는 걸 이미 알게된 저는 주저없이 그 간판이 보이는 가게로 쏙 들어갑니다~ 가게 입구 쪽에서 물어봅니다.
“혼자 오셨삼?”
“네~”
“이쪽으로 와서 앉으셈”
자리를 안내해 주는대로 가서 앉습니다. 그리고 맥주를 한 병 주문합니다. 여기서는 “기본 가져와” 아니면 “하이트 세 병하고 마른 안주 하나” 뭐 이러시는거 아닙니다. 그냥 한 병씩만 시켜서 드세요. 술이 안 땡기시면 음료수를 드셔도 상관없습니다.
맥주 한 병이 금방 나옵니다. 무슨 대나무통 같은데 넣어서 가져오네요. 오래 시원하라고 그런건가? 여튼 겉에 습기 안차고 좋기는 합니다.
* 어고고바에서 맥주 한 병 가격 : 90 - 130바트 정도가 일반적
요즘엔 거의 가격표가 비치된 곳이 많습니다. 시키기 전에 가격표를 확인하세요. 맥주 한 병이 90 - 130바트라고 말씀드렸는데, 뭐든 약간씩 가격 편차는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맥주 한 병에 최대 150바트를 넘으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맥주를 가져오면서 계산서도 같이 가져옵니다. 반드시 계산서를 슬쩍 꺼내서 한 번 확인해 보세요. 계산은 나중에 나갈 때 합니다.
이제 정신을 차리고 가게 안을 한 번 돌아봅니다. 역시 서양인들만 천지입니다. 동양인은 저 혼자 뿐이군요. 토요일밤이라서 그런지 가게 안이 거의 만원 사례입니다. 가게 안은 좁습니다. 손님들이 만원 이래 봐야 한 30명? 여튼 40명 넘게는 절대 못 앉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게 입장에서도 손님들이 더 많이 받아서 너무 빽빽해도 안되는게 손님 옆에 푸잉들이 와서 앉을 자리가 적당히 남아 있어야 합니다.
서양이나 일본의 여자 관광객들은 간혹 가다가 어고고바에서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팟퐁에나 해당되는 이야기인지 이 쪽 업소에는 한 분도 없습니다. 밖에 보통 바들이 늘어서 있는 곳에는 여자 손님도 많은데 말이죠.
가게가 좁으니 손님들 자리하고 무대까지의 거리도 아주 가깝습니다. 주의하실게 너무 특정한 푸잉과 자주 눈을 맞추시면 나중에 곤란하실 수 있습니다. 그건 ‘난 너한테 관심 있어’ 란 뜻이 됩니다. 아마도 그 푸잉은 오늘밤에 님과 함께 같이 나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 십상일 겁니다. 가능하면 적당히 시선 나누면서 기분좋게 보고 나오시는 쪽이 나으실 겁니다.
누군가에게 특별히 시선을 안던지셔도 어차피 잠시 후면 (님이 남자분이라면) 한 푸잉이 님 옆에 와서 자연스럽게 앉아있을 겁니다.
가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번에 15명 - 30명 정도 되는 푸잉들이 좁은 무대 위에서 춤을 춥니다. 비보이 댄스 같은거 기대하시믄 안되고 -_-;, 그냥 춤이라기보다 가볍게 몸 흔드는 정도입니다. 물론 가끔 매우 므흣한 액션에 능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또 업소에 따라 쇼를 구성해서 하기도 합니다. 팟퐁 쪽은 그 쇼라는게 매우 원초적(?)이며 지나치게 노골적인(?) 수준의 기인열전(?)이라 들었는데, 이 나나 엔터테인먼트 플라자 쪽은 그런 건 없는 듯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제가 안 가본 업소 중에 그런 쇼를 하는 곳도 있는지~ 또는 제가 같은 가게더라도 보통 더 진한 공연이 이루어진다는 2층에는 안 올라가고 1층에만 있어서 그런건지도~
뭐든 그런 법인데 올때는 기대감에 콩당콩당 하더니 정작 와서는 그냥그렇습니다. 오는 동안 가졌던 긴장감이 이제야 살짝 풀어지고, 거기에 맥주가 한잔 들어가니 더 그렇습니다.
특히 이 가게는 특이하게도 한쪽에 대형 TV가 있습니다. ESPN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를 중계해 줍니다. 역시 자리를 가득 메운 유럽인들, 열심히 축구 봅니다. 마침 이날 경기는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맨유의 경기입니다. 저도 열심히 봅니다. 분위기가 마치 월드컵 때 호프집 온거 같기도 합니다. ^o^
그렇게 무대 보다가 축구 보다가 하고 있던 잠시 후~ 드디어 제 옆에 한 아가씨가...... 아가씨가...... 아가씨가? 아가씨가 아니라 왠 청소년이 하나 와서 앉습니다? 아무리봐도 너무 앳됩니다. 여튼 이 아가씨(?)를 일단 지금부터 초상권 보호를 위하여 ‘박양’으로 부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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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뭐 글 길게 쓰는 습관 어디 가겠어요?
다음 글로 그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