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일기
수완나폼 공항은 돈무앙공항보다 별로다.
외형은 무슨 징글맞게 생긴 곤충같고 전혀 효율적이지 않은 구조다.
화장실을 찾는데 도대체가 입국장에서는 끄트머리 구석탱이에
겨우 한개가 있었다.(내가 못찾은 건지도 모르겠다ㅡ.ㅡ;)
우리 엄마 소피 싸실 뻔했다.ㅡ.ㅡ;;;
공항버스를 타러 1층으로 내려갔다.
엄마와 나, 두사람이므로 공항버스 타는 돈에 쫌 보태면
택시를 탈 수도 있었으나
공항버스는 미터기를 안봐도 되고 돌아가나 안가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택시보다는 두배쯤
마음 편하고 몸도 불편할 것 없다. 다이렉트 카오산이니ㅋㅋ..
공항버스 안에는 나와 엄마, 그리고 한국남자 한 분,
서양 아저씨 한 사람이 다다.
배낭여행하는 사람들 다들 셔틀타고 556번 타러 갔나 싶다.
돈무앙에서 공항버스를 탔을 땐
운좋아야 겨우 앉아서 갈 수 있을만큼 많은 배낭여행자들이
함께였는데 편히 가니 좋긴하지만 태국 온 기분이 조금은 덜 났다.
자기 키와 맞먹는 봇짐 진 배낭족을 봐야 여기가 태국인가 싶은데...
그래도 편하게 앚아 버스를 통채로 전세낸 듯 한국 남자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카오산 로드에 도착했다.
거진 2년만이다.
카오산은 2000년 처음 여행한 이후 방문할때마다 깨끗해지고
이뻐지고 비싸진다.
카오산에 오면 멀리 외출했다 집근처에
다다랐을 때 느껴지는 안도감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팔할이 나를 키운 카오산.ㅡ.ㅡㅋ
골백번을 변하여도 카오산은 카오산이다.
급하게 오느라 숙소고 뭐고 준비할 틈이 없었다.
비행기표도 출발 전날 후딱 해치운 터라
게스트하우스에 여장을 풀기로 한다.
엄마한테 괜찮냐 물었더니
엄마는 2000년 나와 함께 방콕을 여행할때 당시 한국인
합숙소였던 라자타에서 머물던 향수도 느껴볼 겸 좋다고 하신다.
난 내심 여행사 가서 호텔을 알아보라 할 줄 았앗는데
낭만을 아시는 엄마 덕분에 돈이 굳는다...
처음 엄마와 내가 함께 여행을 했던 2000년 방콕, 카오산......
라자타에서 만났던 정겹고 정겹던 대구 아저씨 잘 사실까?
공항에서 우리 엄마의 말도 안되는 모든 부탁을 들어주셨던
살면서 그처럼 착한 분을 보지 못했다... 재준아범님도 ..보고싶어요^^
평생 잊을 수 없을 분들....
뉴씨암3로 간다.
첨부터 아무생각없었던 뉴씨암을 왜갔는지 나도 모른다
걍 갑자기 엄마가 어디로 갈꺼냐 묻길래
뉴씨암갈거라고 하고 발길을 돌렸따.
짐을 던져놓고 번들거리는 얼굴 물청소해주고
동대문으로 가서 김치말이 국수를 시켜 먹었다,
달달한 것이 시원하고 이만하면 좋다 싶은 맛...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
카오산로드로 나가 난 맥주 엄만 수박쥬스를
시켜 지나가는 사람들 모냥에
세상만사 온갖것들을 보고 또 잊는다
근데 우리는 여기 왜 또 온거야? 엄마가 내게 묻고
나도 엄마한테 묻고
맥주한모금 빨고 사람 한번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