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아줌마의 태국여행 3.
평소엔 늦잠을 자서 남편 아침도 못차려주더니만 낯선 땅에오니 꼭두새벽에 눈이 번쩍 떠진다. 아들녀석 손잡고 아침시장이 열린다는 곳을 찾아 나섰다. 태사랑 지도를 보면서 우리동네처럼 편안하게 찾을 수 있었다. 이기회를 통해 요왕님께 감솨~~
앗! 그렇게 먹고 싶었던 망고 스틴이 지천에 깔렸다. 시골 아줌마 출세했네~어라? 껍질이 이렇게 두꺼운데 어떻게 먹나? 난 칼도 없는~~ 아저씨한테 아들녀석 시켜서 물어봤다 "How can I eat?? " 못 알아 듣는다.. 대략난감. 바디랭귀지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아저씨 내 질문 알아 듣고는 망고스틴을 붙잡고 살짝 비틀어 보인다. 별거 아니구만. 우린 망고스틴을 먹을 수 있다는 기쁜맘에 2kg을 사들고 발걸음도 가볍게 시장 구경을 했다. TV로만 보던 곤충튀김도 보고, 더운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과일들, 우리와 생김새가 다른 각종 야채들.... 아들한테 좋은 구경 시켜주었다. 아들아 넌 엄마 잘 만난 거다. 남들 학원다니는돈 모아서 여행 시켜주는 엄마가 그리 흔하지 않단다. (울 아들 학원가면 죽는줄 알고 학교만 열심히 다니고 있음.)
아침 식사후 예약해둔 픽업 차량을 타고 파타야 우드랜드로 갔다. 나무도 많고 조용하고 참 예쁜 리조트였다. 가방들어준 도어맨한테 모기 없냐고 물었더니 걱정하지 말란다. 이런 뻥쟁이 같으니라구~~ 도어맨이 나가는 뒤통수에도 모기가 붙어 있더만~~ 모기약도 살겸해서 빅씨로 갔다. 쌩태우 100밧 부르는거 애들 핑계대면서 80밧으로 갔다. 빅씨에서 우린 반가운 "컵라면-신라면"을 발견했다. 어찌나 반갑던지~~ OK! 저녁은 이걸로 간단히 때우고 밤에 놀러 가는거야!!! 계산대에서 참 난감한 태클 들어왔다. 컵라면을 가르키면서 젓가락을 달라고 했더니 컵라면 속에 들어 있다고 박박 우기는 것이다. 이상하다? 분명히 한국산 신라면 맞는데??? 말은 안통하고 갑갑하긴 해서 직접 뜯어 보았다.... 봐라! 아무것도 없잖아... 빨리 젓가락 줘라.. 자기들은 모른단다. 그럼 날 더러 어쩌라구??? 나 이거 꼭 먹어야 하는데... 나중에 안 사실인데 태국 컵라면에는 플라스틱 포크가 들어 있단다. 그러니 계산원들이 우길 수밖에..
날도 덥고 어제의 피곤도 풀리지 않고 해서 오늘은 리조트에서 풀장에 발 담그고 썬텐 의자에서 뒹굴다가 하루가 다 갔다. 참! 컵라면은 호텔방에 있는 티스푼으로 떠 먹었다. 진짜 별짓을 다해본다. 지천에 깔려 있는 나뭇가지를 꺽어 젓가락을 만들어 보려 했으나 나무가지들이 어찌 그리 힘이 없는지 쓸모가 없었다. 호텔방에 모여서 먹는 라면맛이 정말 끝내줬다. 애들도 어쩜 그렇게 잘 먹는지....BUT!!! 난 그렇게 힘들게 먹은 컵라면 먹고 체해서 밤에 놀러 가는건 물건너 가고 새벽까지 변기통 붙잡고 있어야 했다. 젓가락이 없다고 했을때 라면 먹는걸 포기해야 했어... 신의 계시를 어겨서 벌 받은거야!!! 다음날 아침에 알았는데, 울엄마는 망코스틴을 너무 많이 먹어서, 조카는 용과를 많이 먹어서 탈이나 ㅅㅅ 을 하고 지사제까지 먹었단다. 어딜가나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니깐!